검과 전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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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7.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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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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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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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갈등.(10)

DUMMY

463. 갈등.(10)





10일 후!


장지성이 있는 곳은 선궁의 본진이 있는 형산이었다. 철수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장지성은 원래 말을 타고 갔었기 때문에 오는 도중 그것을 다시 찾아 타고 왔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형산에 도착했다. 기성수를 비롯한 네 사람도 다시 장지성과 함께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선궁의 무사들과 같이 행동해야 했기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더더욱 그들이 돌아갈 기회는 멀어진 상태였다. 배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육로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러면 용문사 구역을 통과해야 한다. 이미 네 사람의 얼굴을 알고 있는 용문사 무사들도 많아 그것은 어려워졌다. 결국 네 사람은 용문사의 허락이나, 또는 그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묘책이 없다면 남쪽에서 계속 머물러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네 사람도 이젠 이곳에 적응하여 상인일 때보다 더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어 돌아갈 생각이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철수해 형산에 도착하고도 장지성은 쉴 수가 없었다. 원정 가느라 미뤄둔 선궁 내부의 일들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또 철수를 완료했다고는 하지만 오행 왕들 진영도 신경 써야 했다. 장지성은 며칠 동안 그런 잡다한 일로 바빴다. 말을 달렸기 때문에, 형산에는 금방 도착했어도 장지성은 원정 갔던 선궁의 무사들처럼 한가롭게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영웅 놀이 하지 못했다.


-덜컹!


“궁주님!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태양호법 원대승이었다.


“아! 또 왔습니까? 이번에는 무슨 일입니까?”


장지성은 궁주 집무실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그동안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이젠 약간 쉴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전서구도 이번만 온 게 아니었다,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이 왔었다. 선궁의 병력은 철수했지만, 정보병들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었다. 화령교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는 항상 파악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화령교보다 더 중요한 곳은 용문사였다. 병력을 뒤로 물린 그들도 이젠 선궁의 적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동료였지만 이젠 다시 적이 되었다. 장지성이 주의를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직접 보십시오.”


원대승이 전서구를 내밀었다.


“예!”


장지성은 원대승이 내민 전서구를 받았다.


-개방 패배!


전서구의 내용은 간단했다. 개방이 패배했다는 내용이었다. 개방과 중원 무림인들은 선궁과 용문사가 철수하고도 추격을 계속 이어갔다. 장지성이 철수하고 벌써 열흘이 지났으니 그동안 개방도 화령교의 영역 깊숙한 곳까지 진격해 들어갔다. 진군하는 길에 있는 화령교의 작은 분파들은 개방의 공격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함락당한 곳이 많았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는지 개방과 중원 무림인들은 화령교 영역 더 깊은 곳으로 빠르게 진격해 들어갔다. 그러다가 어제 화령교의 대군과 만났다는 전서구가 장지성의 손으로 날아왔다. 오늘 날아온 전서구는 어제의 결과였다.


“궁주님! 이젠 처지가 반대로 되겠습니다. 개방이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후후후!”


원대승이 이미 앞날을 본 사람처럼 말했다. 하긴 그의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


“아쉽게 되었습니다.”


장지성이 말을 받았다. 실내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선궁의 본진에 왔으니 태음호법 황미주는 굳이 궁주인 장지성과 같이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궁주인 장지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녀가 가장 먼저 달려올 것이다. 덕분에 장지성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좋았다.


“이 일은 이미 예상된 일입니다. 용문사와 우리가 빠진 무림연합은 화령교에 맞설 정도는 되지 못합니다.”


원대승이 말했다.


“결국 여기까지인 모양입니다.”


장지성이 말을 받았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이 들어갔습니다. 저는 바로 화령교의 공격을 받아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원대승이 말했다.


“화령교도 무사들을 다시 모아야 했을 것입니다. 곧바로 반격하지 못한 것은 그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장지성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아마 그들도 우리와 용문사가 부하들을 물렸던 날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궁주님의 말씀처럼 그들에겐 무사들을 한곳으로 모아 반격을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했을 것입니다.”


원대승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개방이 패배했다면 화령교가 다시 중원으로 쳐들어올 수도 있겠습니다. 이젠 오히려 그들이 추격을 시작할 것이니까요.”


장지성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원대승이 말을 받았다.


“그래요? 어떻게 다릅니까?”


장지성이 물었다.


“물론 그들도 우리가 철수했던 지역까지는 추격할 것입니다. 그곳부터 화령교의 영역이니 말입니다. 자신들의 영역을 다시 찾으려 하겠지요. 하지만 그곳에서 멈출 것입니다.”


원대승이 장지성의 물음에 대답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장지성은 궁금해서 또 질문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화령교도 타격이 너무 컸다는 것입니다. 우리와 두 번의 전투로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화령교 부하들은 아직도 중원을 떠도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돌아가다가 길을 잃은 사람도 많고요. 아마 결국 돌아가지 못하고 중원에 남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원대승이 대답했다.


“으음....!”


장지성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 사람들은 화령교의 주력 무사들입니다. 그렇게 떠도는 화령교의 무사들이 다시 모여 중원으로 들어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화령교 무사들을 더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의 본진이 비게 될 것이니까요. 그런 좋은 기회를 서역의 다른 문파들이 놓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원대승이 계속 말을 이었다.


“그렇군요. 호법님의 말씀을 들으니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당분간 화령교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이 없겠습니다.”


장지성이 말했다.


“예! 맞습니다. 화령교는 이제 힘이 빠졌습니다. 다시 중원으로 들어오려면 그 힘을 회복해야 합니다.”


원대승이 말했다. 원대승은 오랜 연륜과 선궁을 이끌어온 경험을 토대로 현재 무림이 돌아가는 상황을 장지성에게 상세하게 말해 주었다.


“예! 다행입니다. 우리 선궁이 또 출전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장지성은 일단 안심했다. 원대승의 말이 정확하다면 당분간 화령교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궁주님과 화령교와의 두 번의 전투가 중원을 살렸습니다. 궁주님이 없었다면 중원은 이미 화령교의 손으로 넘어갔을 것입니다. 용문사가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원대승이 미소 지으며 장지성의 칭찬을 늘어놓았다.


“하하하!”


장지성은 가볍게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문제는 용문사입니다.”


-스윽!


장지성의 웃음을 들으며 원대승은 품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무엇입니까?”


장지성이 물었다.


“용문사의 그 늙은이가 드디어 손톱을 드러냈습니다.”


원대승이 대답했다.


“장현대사님의 서찰입니까?”


원대승의 말로 장지성은 장현대사가 보낸 서찰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렇습니다.”


-끄떡!


원대승이 고개까지 끄떡이며 대답했다.


-스윽!


“무슨 내용입니까?”


장지성은 서찰을 받아들며 물었다. 이미 원대승은 서찰의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장지성에게 보고되는 모든 것은 일단 그의 손을 거치기 때문이었다. 특히 외부에서 온 서찰은 그의 주 관심 대상이었다. 독이라도 묻어 있으면 곤란했다. 원대승이 특별히 꼼꼼하게 점검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가 장지성보다 먼저 내용을 알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직접 읽어 보십시오.”


원대승이 말했다.


“음....!”


-스윽!


원대승의 말에 장지성은 천천히 서신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서신을 꺼내며 장지성은 내심 불안했다. 만약 좋은 소식이라면 원대승이 장지성이 묻기도 전에 먼저 말했을 것이다. 장현스님이 보낸 거라고 이미 알고 있는데도 장지성은 펼쳐 든 서신에서 유소연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서신을 보낸 거 같은 착각이 순간적으로 들기도 했다.


- 장궁주님 안녕하십니까?


서신은 장현스님답게 시종일관 정중한 어조를 유지했다. 서신만으로 그의 인품을 유추해 본다면 역시 오랜 고행을 한 수도승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미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장지성은 별다른 느낌 없이 빠르게 읽기를 마쳤다.


-스윽!


“........!”


장지성은 서신을 탁자에 놓고는 생각에 잠겼다.


“궁주님! 결국 우려했던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장지성이 다 읽은 것을 확인한 원대승이 조심스럽게 한마디 했다.


“으음!”


장지성은 마음이 복잡해 짧은 숨을 내쉬었다.


“그 늙은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원대승이 한마디 더 했다.


“그렇습니까....”


장지성이 낮게 대답했다. 장지성의 이 한마디는 그의 복잡한 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음성이었다. 그 정도로 서신의 내용은 그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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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강물만 흐르고. 22.04.27 226 5 11쪽
465 갈등.(12) 22.04.25 206 6 9쪽
464 갈등.(11) 22.04.22 213 5 8쪽
» 갈등.(10) 22.04.20 209 6 10쪽
462 갈등.(9) 22.04.18 202 6 9쪽
461 갈등.(8) 22.04.15 213 5 10쪽
460 갈등.(7) 22.04.13 206 5 10쪽
459 갈등.(6) 22.04.11 207 6 12쪽
458 갈등.(5) 22.04.06 217 5 12쪽
457 갈등(4) 22.04.04 206 5 10쪽
456 갈등.(3) 22.04.01 223 7 11쪽
455 갈등.(2) 22.03.30 218 6 9쪽
454 갈등. 22.03.28 225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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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 추격.(10) 22.03.21 253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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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추격(4) 22.03.07 258 6 9쪽
444 추격.(3) 22.03.04 259 7 12쪽
443 추격(2) 22.03.02 261 6 13쪽
442 추격. 22.02.28 255 6 12쪽
441 승부수.(12) 22.02.25 250 7 12쪽
440 승부수.(11) 22.02.23 25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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