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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남궁회귀록南宮回歸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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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뇨
작품등록일 :
2019.07.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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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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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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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DUMMY

새하얀 백골로 이루어진 골좌骨座 위에 비쩍 마른 체구의 사내가 앉아있다.

그리고 그 아래.

흑의인 하나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그래서. 실패했다?”

“예, 예. 어떤 변수가 작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남궁이 예언과 다른 움직임을 보여 기존의 계획이 대거 틀어지는 바람에···”


흑의인이 다급히 변명을 늘어놓으며 스스로를 변호했다.

이에 사내가 골좌에서 일어나 미끄러지듯 흑의인의 앞으로 이동했다.


“고개를 들거라.”

“사, 사군死君···”


사군이라 불린 사내가 흑의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에 흑의인은 덜덜 떨리는 몸으로 내밀어진 손에 턱을 가져다 대었다.


턱-


흑의인의 턱과 뺨을 부여잡은 사군이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회백색으로 물든 그의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 흑의인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종주宗主께선 종종 말씀하셨지. 운명이란 무척이나 예민한 녀석이라 아주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고. 그렇기에 일을 추진할 땐 모든 변수를 파악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이다. 한데···”

“사군···제발···”

“넌 종주의 말씀을 어긴 것 같구나.”


사군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흑의인의 얼굴에 핏줄기가 치솟으며 터질 듯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흑의인이 황급히 소리쳤다.


“아, 아닙니다! 전 분명 기존의 계획대로 움직였습니다!”


흑의인이 쉴 새 없이 입술을 움직이자 사군이 검지로 그의 입술을 지그시 짓눌렀다.


“그럴 리가. 종주의 말씀은 틀린 적이 없고 그렇기에 예언이라 불린다. 그런 종주께서 말씀하셨다. 대야월과 남궁의 싸움은 남궁이 몰락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한데 그 결과는 어떠한가? 남궁이 두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기 시작했지. 일이 왜 이렇게까지 틀어졌다고 생각하느냐? 다 너 때문이다. 네놈이 변수를 다 파악하지 못하였고,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말이 틀렸느냐?”


억울했다.

사소한 변화까지 변수로서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일이 이렇게 틀어진 것은 자신이 아닌 부연사 때문이었다.


제 임무를 망각하고 기루에서 여자와 술에 취하여 남궁세가주에게 허무하게 붙잡힌 그 부연사 말이다.


하지만 흑의인은 더는 말 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억울함을 대변해야 할 머리가 터져버렸으니까.


퍼엉─


사방으로 살점과 핏물이 튀어 나갔다.

특히 얼굴을 맞대고 있던 사군의 얼굴은 붉은 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흑의인이 사망하자 사군은 미련 없이 등을 돌려 골좌를 향해 걸어갔다. 그때, 그의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천박한 일 처리는 여전하네. 깔끔하게 심장을 찔러버리면 될 것을 굳이 이렇게 지저분하게 처리했어야 했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군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초승달 모양을 그리는 눈구멍만이 있는 새하얀 가면을 쓴 사내가 있었다.


“귀군鬼君.”

“어떻게 할 거야?”

“무엇을 말인가.”

“알잖아. 남궁세가 말이야.”


귀군의 말에 사군은 잠시 입을 다물더니 다시 골좌를 향해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귀군이 팔짱을 끼며 투덜거렸다.


“취향 하고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니까? 종주께 보고는 올려야 할 텐데 이대로 보고할 수는 없잖아. 남궁. 어떻게든 손을 써둬야 하지 않겠어?”

“변수를 바로잡으려 할수록 변수는 더욱 커지기만 할 뿐이다.”

“뭐?”

“그러니 변수를 바로잡으려 하지 마라. 종주의 가르침이다.”

“남궁을 상대로 준비했던 일들은? 그 많은 것들을 다 포기하자고?”

“대계를 생각한다면 남궁은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말하며 사군이 지긋이 귀군을 노려보자 그것을 마주 응시하던 귀군은 이내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알았어. 알았다고. 대신 최소한의 감시는 계속할 거야.”


이것까지는 말릴 생각이 없는지 사군이 두 눈을 감아버렸고 이것으로 이들의 대화는 끝이 났다.




...




연회 이후 하루하루가 바쁜 나날들이었다.

사망한 이들을 위해 위령제를 지내고, 피해를 복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야월의 사업체를 흡수하고 남궁의 영역을 넓히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추진하다 보니 날이 갈수록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만 갔다.


오늘도 밀린 서류 처리에 열중하고 있으니 어느새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불청객이 찾아온 것도 그 무렵이었다.


“가주님. 손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시비가 빙궁의 여인이 찾아왔음을 알렸다.

나는 한동안 그녀를 방치하다시피 했다는 점을 떠올리며 그녀를 집무실 안으로 들였다.


“앉으시오.”


여인에게 자리를 권하며 차를 건네자 여인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차를 한 모금 마신 여인이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절 정의맹주와 만나게 해주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그건 어렵지 않소.”

“정말인가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얼굴을 들이대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워 검지로 그녀의 이마를 밀어내며 말했다.


“단. 습격자들이 왜 그대를 노렸는지 또한 그대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이야기해준다면 이라는 조건이 붙소만.”

“북궁연. 제 이름이에요. 그쪽이나 그대가 아니라 북궁연이에요.”


대답 없이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

북궁연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뭐. 좋아요. 대신 저도 조건을 걸어도 될까요?”

“무엇이오?”

“첫째. 정의맹주를 만날 때까지 제 안전을 보장해 줄 것.”


어렵지 않은 조건이었다.


“그리하지.”

“둘째. 정보는 정의맹주와 이야기를 나눌 때 전부 털어놓는 것으로 하고 싶어요.”


이건 조금 고민해봐야 할 문제였다.

내가 고민한다는 것을 느꼈는지 북궁연이 말을 덧붙였다.


“선금이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정보를 하나 드리죠.”

“들어보고 결정해도 되겠소?”

“그러세요.”


북궁연은 목이 마른 지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남궁가주님의 동생분. 이름이 남궁설아였던가요?”


순간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북궁연이 지지 않고 기세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건 이해하지만 조금 진정하시는 게 어떨까요?”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기운을 갈무리했다.

설아의 이야기가 나오자 순간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

내 불찰이었다.


“실례했소.”

“동생을 무척 소중하게 여기시나 봐요.”


북궁연의 말에 답을 주지는 않았다.

딱히 대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북궁연 역시 대답을 바라고 말한 것은 아니라는 듯 말을 이어갔다.


“음밀궁에서 동생분을 첩자로 만들려고 노리는 중이에요. 그러니까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환세십이궁에서 설아를 노리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였다.

실제로 회귀 전의 그들은 설아를 첩자로 만들기도 하였고.


“그들이 왜 설아를 노리는지 짐작 가는 바가 있소?”


내 물음에 북궁연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답을 주었다.


“음밀궁이 포섭 행동을 할 때 보통은 해당 문파의 소외된 이들이 포섭대상 중에서 최우선 순위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뭐. 남궁가주님이 동생분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이건 아닌 것 같지만요.”


그녀의 말에 조금은 안도감이 들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환세십이궁은 더 이상 아이를 노리지 않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겠소. 소저는 빙궁의 직계로 추정되오만 내 생각이 맞소?”

“맞아요. 정확히는 살아남은 유일한 직계죠.”


말하며 그녀는 자조적인 웃음과 함께 ‘지금은 쫓겨난 신세지만요.’하고 중얼거렸다.


역시나.

북궁연은 단순히 정보원으로서만이 아니라 그녀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가 살아남은 유일한 직계라면 그녀는 현재 북해빙궁 내에서 가장 유력한 계승 후보라는 말이고 이는 그녀를 통해 북해빙궁의 내부분열을 유도하거나 혹은 북해빙궁을 아군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


따라서, 그녀의 처우에 대해서 조금 더 신중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었다.


“두 번째 조건도 받아들이겠소.”


내가 두 번째 조건까지 승낙하자 북궁연은 깜빡 잊었다는 듯이 말했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어요.”

“무엇이오?”


내 물음에 북궁연이 조금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무슨 부탁을 하려 하기에 저리 망설이나 싶었다.


“편히 말 하시오.”


내 말에 결정을 내렸는지 북궁연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웃어주세요.”


···뭐?


“한 번만 웃어주시면 안 될까요?”


어처구니가 없어 황당하단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니 북궁연이 황급히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그냥···얼굴에 표정이 드무신 게 제가 아는 사람을 닮아서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이야기는 끝난 듯하니 이만 가보시오.”


더 들을 건 없을 듯싶어 축객령을 내리자 북궁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몇 번 입을 달싹이더니 중얼거리듯 말했다.


“마지막 부탁은 잊어주세요.”


말하며 북궁연이 빠른 걸음걸이로 처소를 떠나갔다.

떠나가는 북궁연의 귓불은 홍씨 마냥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




남궁휘의 집무실을 나선 북궁연은 문 앞을 서성이는 한 소녀를 발견했다. 여성임을 감안해도 그리 큰 키가 아님에도 그녀의 허리춤에나 겨우 오는 작은 소녀였다.


허리까지 오는 갈색 머리칼에 머리에는 나비 모양으로 분홍빛 비단 천을 묶고 사슴같이 맑고 예쁜 두 눈동자와 포동한 두 볼이 유독 눈에 띄는 무척이나 귀엽게 생긴 아이였다.


“누구세요?”


아이. 남궁설아가 북궁연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난 북궁연이라고 한단다. 우리 꼬마 숙녀님은 이름이 뭐니?”


북궁연이 쪼그려 앉아 남궁설아와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


“남궁설아에요.”


남궁설아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대답하자 방긋- 미소 지어 보이며 북궁연이 두 손을 모아 펼쳐 보였다.


“이거 한 번 볼래?”


그녀의 펼쳐진 두 손에서 새하얀 눈바람이 작게 소용돌이치더니 이내 눈으로 된 나비가 되어 눈가루를 흩날리며 날개를 파닥였다.


그 신기한 광경에 남궁설아의 눈이 함지막하게 커지며 초롱초롱 빛나며 호기심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만져 봐도 되나요?”

“그러렴.”


북궁연의 말에 남궁설아가 조심스레 검지 손가락을 뻗어 눈으로 된 나비를 살짝 만져보았다. 그러자, 순식간에 눈가루가 되어 흩날리듯 사라져 버렸다.


“아! 사라졌다.”


아쉬운 듯 바라보는 남궁설아를 북궁연이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또 만들어줄까?”

“네!”


북궁연이 다시 눈으로 된 나비를 만들려 하는데 둘의 목소리가 시끄러웠는지 남궁휘가 집무실 문을 열고 나왔다.


“오라버니!”


남궁설아가 재빠르게 달려가 남궁휘의 품에 뛰어들 듯 안겨들었고 남궁휘는 능숙한 동작으로 그런 남궁설아를 안아 들었다.


“무공수련을 하고 오는 길이더냐?”

“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구나.”


남궁휘가 미소 지으며 남궁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 모습을 북궁연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왜 그리 보시오?”


남궁휘가 묻자 정신을 차린 북궁연이 황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보다 역시 설아를 무척이나 아끼시네요. 보기 좋아요.”

“···설아?”


친근하게 남궁설아를 부르는 북궁연의 말에 남궁휘가 남궁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언제 친해졌느냐?”

“방금요! 연 언니가 눈 나비도 만들어주셨어요!”


북궁연을 잠시 바라보던 남궁휘는 남궁설아에게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라 말할까 고민했지만 이내 그만두기로 했다.


남궁설아가 북궁연을 제법 마음에 들어 하는 기색인 데다 두 사람이 친해진다면 북궁연을 회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업무 때문에 바쁘니 저녁이나 함께 하자꾸나.”


남궁휘가 남궁설아를 바라보며 말하자 남궁설아가 조심스레 물었다.


“언니도 같이 먹으면 안 돼요?”


간절하게 바라보는 남궁설아의 눈빛에 남궁휘는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려무나.”


남궁휘의 수락에 북궁연이 그를 바라보며 눈짓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곤 남궁설아의 앞에 쪼그려 앉아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설아야. 언니한테 세가 구경시켜주지 않을래? 답례로 언니가 이따가 눈 나비 말고 더 예쁜 것도 보여줄게.”

“좋아요!”


두 사람이 떠나가자 비영이 어느샌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저런 모습이었을까요?”


비영의 물음에 남궁휘는 멀어져가는 북궁연의 뒷모습에 어머니, 모용혜의 모습을 투영해 보았다.


“그럴지도···”


남궁휘의 중얼거림에 비영이 남궁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작게 미소지었다.


“고맙습니다.”


그 뜬금없는 말에 남궁휘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엇이 말인가?”

“이렇게 잘 자라주셔서 말입니다.”


남궁휘는 순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비영은 그런 남궁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전대 가주님 사후에 방황하시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랬고 가모님 또한 그러셨지요. 설아 아가씨께서 태어나던 날 전대 가주님께서 사망하시고 가주님께서 세가를 떠나시던 날 기억하십니까?”

“기억하네.”

“그 전날 가모님께서 정말 많이 우셨습니다. 사실 가모님께서도 가주님께서 설아 아가씨를 미워하시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채고 계셨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에 남궁휘가 떨리는 눈동자로 비영을 바라보았다.


“그 말. 정말인가?”

“가모님께서는 전대 가주님을 잃은 상실감에 그런 것이라며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것이라 믿으셨습니다. 한데 3년 후에 가모님 마저 세상을 떠나시고 가주님께서는 그 상실감을 설아 아가씨를 미워하는데 쏟아부으셨지요.”

“그랬지···”


씁쓸한 기억에 남궁휘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 자책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결국, 지금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볼 때 가주님께서는 아주 잘 하고 계십니다.”


비영의 말에 남궁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병 주고 약 주는군.”

“뭐. 지금까지 절 걱정시킨 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잘하겠네.”


남궁휘가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차갑게 식어버린 차 맛이 오늘따라 유독 달게 느껴졌다.


작가의말

음.. 글 공부를 좀 더 하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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