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전문가 인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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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도전
작품등록일 :
2019.07.14 00:32
최근연재일 :
2019.11.0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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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477

작성
19.08.0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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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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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글자
8쪽

검고, 빠르고, 징그러운 것

DUMMY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중, 담당 공무원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한번 친절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마 길드는 인원이 2명이라 정식길드로 등록이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1년 안에 총원 5명 이상으로 만드셔야 정식길드가 되고요, 그렇지 않으면 길드 등록이 취소됩니다. 정식길드가 되면 던전특별세 2% 감면 혜택이 있고요, 헌터 연금 가입이 가능합니다. 대신에 1년에 2회 신규 던전 정찰 임무를 수행하셔야 하고요, 탈주 몬스터와 관련되어 동원될 수 있습니다.”


귀찮은 의무도 많지만 혜택도 있었다. 특히 헌터 연금은 직업 특성상 많은 이들이 꼭 필요로 하는 혜택이었다. 서진에게는 큰 귀찮음을 피해 작은 귀찮음을 떠안은 것이지만 말이다.


모든 일을 마치고 던전관리청을 빠져나온 뒤 서진은 단체 문자로 자기가 길드를 만들었다고, 지난 며칠간 귀찮게 한 사람들에게 알렸다. 마음 같아서는 욕도 한구절 적어서 보내고 싶었지만, 참고 넘겼다.


“길드원은 어디서 구하죠?”


“구하기는 뭘 구해, 1년 동안 그냥 있으면 귀찮은 놈들이 날 잊을 게 뻔한데, 그때는 길드 해산하면 되는 거야”


종수는 연금이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서진이 돈을 나누는 것에 인색함이 없기에, 아쉬움을 털어내었다.


“그럼 이제 뭐 하죠?”


“흠”


사냥은 한동안 쉴까 고민했지만, 인방은 꽤 재미있는 일이었다. 특히 악플을 다는 놈들을 고소할 날을 기다리며 증거를 모으는 것은 서진이 최근 가장 열정을 쏟는 취미였다.


“이제 너도 나와 함께 방송 출연하니 같이 콘텐츠 기획이나 하자.”


얼굴에 정말 싫다는 티를 팍팍 내는 종수였지만 서진은 그를 무시하고 가까운 카페로 이동했다.


“몬스터 사냥 영상 어때요?”


서진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이미 우리가 생방송으로 몬스터 사냥을 했는데, 또 하라고? 그런 건 한 달에 한 번도 많은 거야.”


“너튜브는 보통 한 우물만 쭉 파던데... 사냥이면 사냥, 먹방이면 먹방, 리뷰면 리뷰 한 분야만 계속 파야지 구독자가 늘잖아요.”


“그래서 나도 한 우물만 파잖아, 던전 하나만”


이 무슨 답정너도 아니고 이미 ‘나는 옳으니 너는 아이디어나 짜내라.’ 식의 말인가? 종수는 가슴에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올 것 같지만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기본을 충실히 하죠. 형은 이미 마법 교육 영상도 만들었고 먹방 영상도 만들었잖아요. 너튜브는 반복이라고요. 그 반복에 바리에이션을 다양하게 하는 거예요.”


서진은 놀랍다는 얼굴로 종수를 보며 말했다.


“너 그렇게 분석적인 놈이었어?”


서진의 말 뒤에는 ‘멍청한 줄 알았는데’ 라는 표현이 빠졌을 뿐 얼굴에는 다 드러나고 있었다. ‘기본에 충실하라’, 좋은 말이며 마법, 무공 등에서는 핵심을 꿰뚫는 문장이다. 하지만 서진이 하는 것은 너튜버 활동이며 여기에 기본은 무엇이라 정의하기 매우 모호한 것이다. 영상, 사운드, 편집? 그런 것은 다 구해진 상태이다. 그렇다면 콘텐츠가 기본이 되어야 하며 이 콘텐츠의 기본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는 이상 서진의 너튜브 채널은 표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종수는 자기 일 아니라는 듯이 커피만 쪽쪽 빨아 먹었다.


‘던전은 던전 자체가 콘텐츠가 되어서는 안 된다. 헌터란 존재가 콘텐츠가 되어야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사람들의 흥미를 끈다. 그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얼마나 버는지, 무엇을 먹으며, 어떤 능력이 있는지’


“흠, 방향을 잡았어.”


“그래요?”


서진은 던전관리청 공식 앱, ‘오!던전’을 켜고 자신이 원하는 던전이 나타나면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했다. 그 뒤로 커피를 쪽쪽 빠는 종수를 이끌고 고블린의 성지로 끌고 가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


*


3일이 지나고 서진, 종수 두 사람은 강원도의 태백, 외진 산골에 도착해 있었다. 자동차도 들어갈 수 없는 좁은 산길에 급하게 사람 발자국이 수없이 나 있는 것이 이미 많은 사람이 도착한 듯 보였다. 체력이 월등히 성장했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워낙 급하게 오르는 길이라 종수는 ‘훅훅’숨을 내쉬며 서진을 뒤따르고 있었다. 서진은 늘어난 마력을 바탕으로 발을 살짝 띄워 미끄러져 나가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산중 공터에는 공무원과 강력한 화염방사기로 무장한 군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진이 신분확인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다가갈 때 하늘에서 ‘우다다다다’ 하는 소리와 함께 헬기가 나타나 공터 위를 선회하기 시작했다. 로프가 내려지고 멋스럽게 차려입은 사람 몇 명이 로프를 타고 ‘촥’소리를 내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혼란하다. 혼란해”


저렇게 임대 헬기가 공터 주변을 서성인 게 벌써 5번째라고 하니 이런 종류의 던전은 인기폭발이었다. 서진은 빠르게 등록을 마치고 종수를 이끌고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드론을 띄운 서진은 화면을 종수와 자신을 중심으로 맞추고 자세를 잡았다.


“너도 방송 준비해.”


“정말 저도 합니까?”


“그럼 해야지, 같은 길드잖아.”


긴장한 얼굴에 종수와 환한 얼굴의 서진은 적당한 곳으로 이동했다.


“안녕하십니까. 워호스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파천검 인사드립니다.”


인사가 쓸데없이 길다는 편집자 윤석의 말에 간편하게 줄어든 서진, 종수의 인사, 그런데 종수의 닉네임이 무척이나 우매한 느낌이었다. 파천검, 말 그대로 하늘을 깨부순다는 허세 가득한 작명은 서진의 강권으로 이루어졌다. ‘능력은 최고가 될 수 없어도 허세는 최고가 되어라‘는 서진의 악의가 느껴지는 작명에 종수는 얼굴을 붉혔다.


“오늘은 헌터들에게 최고로 인기가 많은 던전에 들어왔습니다. 일단 주변을 보시죠.”


드론이 던전 내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황폐한 평원은 붉은색과 분홍색이 섞여 있지만 아름답지 않고 마치 역병에 걸린 듯 보였다. 하늘은 맑았지만 나무도 풀도 거의 보이지 않는 풍경이었다. 던전의 출입구 근처에는 사람의 발자국이 사방팔방으로 퍼져있으며 멀리서 사람들의 비명과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곤충형 몬스터가 나오는 던전입니다. 특히 오늘의 던전은 거대바퀴벌레가 나오는 곳이죠.”


서진의 말에 종수는 몸을 부르르 떨며 몸서리를 쳤다. 그때 던전 입구로 사냥 나갔던 헌터 팀이 돌아오고 있었다.


“야 종수야 가서 인터뷰 가능한지 물어봐라.”


‘내가 왜?’란 표정이 얼굴에 다 드러났지만 지난 3일간 서진에게 본격적인 검술 수련을 받아본 종수는 불만을 함부로 표출하지 않는 순한 양이 되었기에 힘없이 그들에게 다가가 자신들의 사정을 설명하고 인터뷰를 허락받으려 했다.


“미친놈 아니야?”


“비켜!”


“되지도 않는 너튜브는.... 정신 차리고 사냥이나 해라”


그들의 애정이 담긴 말에 종수는 눈가에 살짝 습기가 차올랐다. 처진 어깨를 하고 돌아온 종수의 등을 힘내라고 후려친 서진은 계속해서 촬영을 이어갔다. 거대바퀴벌레의 습성, 사냥법, 크기 등을 설명한 서진은 종수를 끌고 던전의 깊은 곳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기 있네요, 거대바퀴벌레”


소름 돋는 발소리를 내는 길이 1.5미터 크기의 바퀴벌레 무리가 흙을 입에 넣고 뱉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었다. 뱉어진 흙은 붉은색으로 변했고 역한 냄새를 풍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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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황릉에서 2 +3 19.09.28 658 17 7쪽
71 황릉에서 +2 19.09.27 905 19 7쪽
70 예쁜 사랑하세요. +5 19.09.26 737 21 7쪽
69 핫플레이스 +8 19.09.22 824 24 7쪽
68 주인공 행새 +2 19.09.21 804 23 7쪽
67 골렘 등장 +1 19.09.20 829 22 8쪽
66 유적 발견! 2 +1 19.09.18 824 23 7쪽
65 유적 발견! +2 19.09.17 852 24 8쪽
64 시산혈해 +6 19.09.16 861 19 8쪽
63 암벽 타기 +1 19.09.15 915 26 8쪽
62 그들의 사정 +1 19.09.14 960 24 7쪽
61 황금옥 +3 19.09.12 952 21 8쪽
60 길드원 쉴드! +1 19.09.11 984 19 7쪽
59 본격적인 던전 탐험 +5 19.09.10 1,004 2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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