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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알신더
그림/삽화
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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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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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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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44화

DUMMY

상문은 널브러진 범현룡에게 다가가 그가 숨을 쉬고 있음을 확인하고선 가부좌를 틀었다.


‘광기 또한 인간의 본성임은 분명하다. 일종의 몰두라고 볼 수 있겠지만 결국 중도를 지키지 못하고 외도를 걷게 된 것이겠지.’


상문은 그냥 미쳤다고 넘어갈 수 있는 광기를 봤지만,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이 인상적이었을 뿐만이 아니라 자신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모습에 작게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제어와 속박은 억누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비슷하고, 해방과 방종은 자유롭다는 점에서 의미가 비슷하지. 하지만 그 안에 품고 있는 뜻이 다르지.’


크게 보자면 중원인이라는 범주의 규칙이 있었고, 각자 속한 무리의 규칙이 있지만, 행동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사람이었다.


‘사람. 그래서 무인을 강조한 것인가?’


범현룡이 말했던 삼정은 삼정문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 삼정문은 천지인(天地人)이라는 삼재를 기본으로 만물의 이치를 밝히고 세상의 근원을 탐구하려는 자들의 모인 곳이었다.


삼정이라는 이름답게 그들은 세 계파의 집합체였으며, 각 계파는 각각 천(天), 지(地), 인(人)을 궁구해 근원을 밝히고자 했다.


‘그렇다면 범 시주님은 인(人)을 탐구하는 계파 출신이겠군.’


사람에 집착하고 무인에 집착하다가 무에 집착하게 된 것이라면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을 보자면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보는 인간의 본성과 불문에서 보는 인간의 본성이 달라서 그런 건가?’


개인의 경험으로 인한 관점의 차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뒤틀렸다. 그렇다면 경험이 아니라 그렇게 교육을 받아 뒤틀렸다고 생각하거나 그의 본성이 뒤틀리게 타고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성(性)의 차이인 건가.’


성(性)이라는 글자는 마음(心)과 타고남(生)이 합쳐진 글자다. 즉 태어나면서부터 지닌 마음이기에 천명을 부여받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었다.


도문에서는 심보다 생에 치중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삶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고, 더 나아가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여겼다. 그렇기에 작위적인 욕망을 배제한 무위자연을 추구했다.


유학은 마음이 있어서 인간이 인간답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도문과는 반대로 생보다 심에 치중했다. 인의예지를 비롯한 도덕적인 윤리야말로 인간이 인간으로 있을 수 있는 본질이라고 말했다.


‘불문에서 보는 인간이 도문이나 유학과 다른 것이 당연하지만 범 시주님께서 보는 인간은 어떤 시각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군.’


불문에서 보는 인간은 이중적이었다. 윤회의 고리에 갇혀 미계(迷界)를 떠도는 어리석은 존재임과 동시에 깨달음을 얻고 해탈해 오계(悟界)로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였다.


그렇기에 상문 역시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는 불성이 있다고 믿었다. 물론 이번 생애에 불성을 싹틔우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구제 불능인 인간도 있겠지만 상문은 인간이 지닌 가능성을 믿고 있었다.


자신을 비롯해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인간은 불완전했다. 그렇기에 좋아하는 것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을 불쾌히 여기거나 증오하며, 세상을 바로 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상문 역시 인간이 탐진치(貪瞋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깨달을 수 있다는 말과 같았고, 탐진치를 이겨내 열반에 들 가능성이 있음을 믿고 있었다.


‘혼자 생각해봐야 외도로 빠질 뿐이니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범 시주께서 깨어날 때까지 영락없이 기다려야겠구나.’


이대로 역근경을 운용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범현룡이 깨어나리라 생각했지만, 깊은 대화를 나누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고 여겼기에 고민했다.


‘사조님께서 말씀하셨지.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때 술만큼 좋은 게 없다고.’


사부님과 사조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지 고민하던 상문은 술이라는 해답을 찾았다. 마침 바랑을 챙겨 와서 돈은 충분했기에 곧장 몸을 날려 오던 길을 되돌아갔다.


상문은 합강항과 가까운 주루에서 독한 술 한 동이와 채소 만두 몇 개를 사 왔다.


“아이고, 머리야.”


나가떨어졌던 범현룡은 상문이 술을 사 오고도 이 각이 지나서야 깨어났고, 주변을 둘러봤다. 커다란 그림자가 자신의 몸을 가리고 있기에 본능적으로 경계하며 출수를 준비하다가도 그림자의 주인이 상문임을 알아채고선 곧장 자세를 고쳤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웠습니다.”


지난번에는 멍청한 녀석이 난입했기에 흥이 깨져 제대로 결착을 내지 못한 채 물러났지만, 오늘은 한동안 피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만큼 실컷 싸우고 제대로 결착을 냈기에 만족스러웠다. 그러다가도 상문의 옆에 놓인 항아리로 시선을 옮겼고, 상문은 말없이 마개를 열어 그에게 술을 한잔 따라줬다.


“감사합니다.”


기절했다가 일어났음에도 괜찮은지 묻는 대신 술부터 권한다면 누구라도 황당함에 어안이 벙벙해질 것이었다. 하지만 범현룡은 스승에게 첫 술잔을 받는 제자처럼 공손하게 술을 받고, 항아리를 건네받아 상문의 잔에도 술을 따랐다.


상문이 탁발할 때 쓰던 그릇이기에 잔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진 않았지만 두 사람은 가볍게 잔을 부딪치고선 단숨에 술을 털어 넣었다.


“독하군요. 게다가 씁니다.”


합강항에는 영금장뿐만이 아니라 다른 상단의 하역장도 많았기에 인근의 주루는 일을 마친 인부들이 하루의 고단함을 푸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그곳에서 파는 술은 싸고 독하지만 쓴맛이 느껴질 정도로 저질 술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문은 아무런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선 다시 술을 한잔 권했다.


술이 몇 순배가 돌고, 범현룡이 채소만두를 먹어 치우고 나서야 상문이 본격적으로 입을 열었다.


“여쭙고 싶은 것이 있어서 기다렸습니다. 시주님께서는 왜 그렇게 강함에 집착하십니까?”


범현룡은 무게를 잡고 물어보는 상문의 모습에 긴장하다가도 그 내용이 정말 별것 없음을 알아채고선 맥빠지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선문답이 날아들 줄 알고 긴장했다가 너무 쉬운 질문이 날아오자 맥이 풀려서 그랬습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중원에서 태어난 아이가 중원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중원에서 태어난 아이는 중원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 때문에 중원말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처럼 자신 역시 무인이기에 강해지는 열망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공을 갈고닦는 것 역시 강해지는 방법인데 어찌하여 내공을 주로 익힌 자들을 그리 멸시하십니까?”


초식 하나를 파고들어 정교하게 익히거나 외공으로 몸을 단련하는 것보다 내공으로 경지를 끌어올리는 것이 무림의 대세였다.


쓸데없는 근육을 붙이지 않기 위해 어릴 때를 제외하면 마보나 외공은 수련하지 않고, 권법이나 장법으로 기초적인 무리를 다진 다음 검법이나 도법 같은 무공을 통해 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상문 역시 그런 방법이 일반적이며 또한 나름대로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배웠지만, 두 분께 배운 것과는 다른 길이기에 알고만 있었다.


“내공을 익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을 멸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무인임을 자처하면서도 무의 본질을 망각한 자들을 멸시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받아들이려는 상문과는 다르게 범현룡의 태도는 단호했다.


“내공만으로 강해진 자들을 고수라고 떠받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스님께서 내공만 많은 바보였다면 스님께 관심조차 두지 않았을 것이고, 나아가 스님을 죽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공은 무인에게 강한 힘을 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범현룡은 내공만 많다고 해서 고수 대접을 받고, 내공으로 고수의 경지가 갈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말을 계속했다.


“일류고수는 반 갑자의 내공이 있어야 하고, 절정고수는 일 갑자의 내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십 년 동안 꾸준히 자신의 무공을 갈고 닦은 데다가 실전경험이 풍부하지만 십 년의 내공이 전부인 이류고수와 사십 년의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심법에만 치중해 보법과 신법이 형편없는 강호초출의 일류고수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요?”


그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남을 배웠기에 상문은 두 사람의 대결이 이류고수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짐작했다. 상문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한다고 믿었기에 범현룡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


“스님께서도 아시겠지만 그런 대결은 경험 많은 이류고수의 승리로 끝납니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죠. 무인과 무인이 맞붙어서 이류고수가 승리했음에도 그는 결국 패배하게 됩니다. 어린 일류고수가 죽음으로 결말을 맞이한다면 그를 키운 가문이 나서 이류고수를 척살합니다. 패배에서 끝났다면 어린 일류고수는 가문의 힘을 빌려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거나, 나중에 압도적인 내공으로 짓밟아 복수하겠죠.”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일일지도 모르는 데다가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상관효를 직접 겪은 상문이었기에 반박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상문은 그 말에 반박할 생각이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길어지다 보니 다른 곳으로 샜군요.”


제 말을 경청하는 상문이 있기에 필요 이상으로 이야기했음을 깨닫고선 헛기침하며 본제로 돌아왔다.


“저는 그런 인간들을 경멸합니다. 내공이 많다고 무인이라 자칭하지만, 기본도 없는 것들을 말이죠. 진정한 강함이란 무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겁니다. 기본조차 갈고닦지 않은 무인이 강하다고 으스대는 꼴을 보기 싫었습니다.”


불문에서도 아는 것의 중요성을 설파했기에 상문은 어느 정도 범현룡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나무아미타불. 진정한 무인의 가치는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무를 닦는 것이야말로 무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상문의 말을 들은 범현룡은 깨달은 것이 있는지 잠시 턱을 괴고 고민에 빠졌다. 상문이 느긋하게 술 두 잔을 마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턱을 괸 손을 푼 범현룡은 제 무릎을 철썩 쳤다.


“과연 그렇군요. 스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시원하게 인정한 범현룡은 술을 단숨에 들이켜고선 살짝 흥분한 기색으로 말을 시작했다.


“광랑을 비롯해서 내공을 주로 수련한 무인임에도 제가 경멸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는 신념이 있는 무인이기에 강했고, 전 강하다는 것만 보고 그를 나름대로 인정했습니다. 결국은 신념입니다.”


깨달음을 얻어 신난 그는 술을 술잔에 따르는 대신 항아리에 술잔을 넣고 그대로 퍼서 제 입으로 가져가 시원하게 들이켰다.


“무인이라면 신념이 필요합니다. 스님께서 아시다시피 신념이라는 건 거창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스님의 불살이 신념이고, 의로운 자와 함께하겠다는 것도 신념이며, 날 욕보인 자들을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것도 신념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무인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신념을 가져야 하는 군요.”


잠시 말을 멈춘 그는 반짝이는 눈으로 상문을 바라봤다.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은 기뻐할 만한 일이지만 시주님의 눈에 깃든 광기는 여전하니 걱정이군.’


상문의 걱정과는 상관없이 범현룡은 제 깨달음을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제가 무인이기에 무력만을 강함의 척도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말씀 덕분에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강함은 신념에서 나온다는 것을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신념입니다.”


강하면서도 통렬하게 단언하는 모습에 상문은 불안함을 느꼈다. 동료였던 자의 목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벴던 전적이 있지만, 자신을 무인이라고 여기며 무인의 신념을 관철하는 그였기에 양민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고 믿었다.


“보답을 드릴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은혜를 입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경험과 깨달음을 거름 삼아 다음에 뵐 때 반드시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말이 자신을 반드시 베겠다는 말로 들렸지만, 상문은 그가 자신을 목표로 한다면 무고한 사람이나 다른 무인들이 위험하지 않으리라 생각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보답할 겸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스님께서 일하신 곳의 주인에게 소향상단과의 거래를 끊으라고 전해주십시오. 소향상단은 성혈정화교가 위장한 상단의 이름이며, 제가 그 상단의 도방 직위를 맡고 있습니다. 조만간 십만대산에서 성혈정화교를 들쑤실 겁니다.”


자신을 받아준 영금장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이기에 상문은 고마웠지만, 그가 굳이 해줄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고개를 갸웃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작은 보답입니다. 게다가 십만대산의 머저리들이 스님 곁을 배회한다면 제가 나중에 찾아가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겠습니까?”


십만대산의 후기지수들과 이미 얽힌 상태에서 한두 명 정도 늘어나 봐야 상관없는 일이지만 영금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범현룡다운 이유라고 생각했기에 상문은 엷게 미소를 지으며 반장했다.


자신의 호의를 받아준 모습에 역시 상문이라고 생각한 범현룡은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선 남은 술을 단숨에 들이켜더니 포권하고선 몸을 날렸다.


범현룡이 왜 강함에 집착하는지 궁금했던 상문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생각할 거리가 많이 생겼지만, 지금은 횃불에 비친 강물을 안주 삼아 남은 술을 마저 비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숙제에 숙제가 거듭 생겼지만, 오늘은 쉬어도 괜찮겠지. 술도 안주도 풍족하니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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