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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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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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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작업 32. 강제 철야 작업중

DUMMY

아무리 눈이 빠지라 집중해도 특이한 점을 찾을 수 없었던 이무기는 결국 눈을 비비며 숨을 돌렸다. 그리고 무작정 바라보지 않고 좌측부터 하나하나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가장 왼쪽에 붙인 현상들이 가장 큰 사건들이고, 다음으로 이어지는···.'


팀장은 칠판에 정리된 여러 문서를 차분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무기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갑자기 이무기가 칠판으로 다가가 칠판 한구석을 가리켰다.


"팀장님? 저 부분이 이상한 것 같은데요?"


이무기는 칠판 중심 부분, 여러 메모가 겹쳐진 부분을 가리켰다. 팀장은 정답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뭐가? 어디가 이상하다는 거야?"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한 팀장은 이무기가 천천히 칠판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무기는 메모가 겹치듯 만난 부분을 지적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한 번에 많은 수가 솟아나는 괴물에서 파생되어 생겼던 현상이랑 지하에 잠들어 있다는 식물 군락에서 시작된 현상이 만난 이 부분이요!"


"그래. 그게 어디가 이상하다는 거야?"


팀장은 이무기에게 대답을 재촉했다. 그제야 이무기는 팀장이 자신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차분하게 대답했다.


"이 괴물로 인해 피해를 받은 부분이 지하 식물 군락이 발견되는 곳과 거의 유사해요. 그렇다면 이 두 현상은 어떻게든 관계가 있을 게 분명해요"


"완벽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합격이야."


팀장은 이무기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으며 격려했다. 일부로 눈에 띄기 쉽게 배치해 두었지만, 눈썰미가 좋지 못하면 찾기 힘들었을 부분이었다. 팀장은 포기하지 않고 찾아낸 이무기가 기특했다.


"이 식물 군락이 형성되고 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 괴물들이 쏟아지기 시작하지. 대충 유추하자면 저 식물을 먹이로 수를 불리고 땅으로 솟아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 물론 그저 후 대리가 모아오는 자료로만 추측할 뿐이지만 말이야. 그렇지만 저 식물 군락을 해결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저 단체로 솟아나는 괴물들도 먹이를 잃고 번식하지 못하니 멸종하지 않을까요?"


이무기의 대답에 팀장은 웃음을 터뜨렸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괴물이 먹이로 삼는 물체가 그저 식물뿐만이 아니었다.


"하하하!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야. 우선 이 지표를 따라가 보도록."


팀장은 이무기가 실수한 부분을 짚어주며 하나하나 설명을 시작했다. 이무기도 실수를 지적당했다는 생각보다 더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니 무작정 제거한다고 능사는 아니란 소리지. 보기보다는 복잡한 상태인 거야. 그렇다면 어느 부분을 관리자가 해결해주면 문제가 쉬워질까?"


"음···. 잠시만요. 그러니까···. 저 부분이요?"


"땡!"


팀장은 이무기에게 질문하며 답을 유도했고 이무기는 고심하며 대답하길 반복했다. 그러면서 관리자 하에나가 해결하면 작업에 도움이 될 몇 부분을 추려낼 수 있었다.


"우선은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부분 하나, 2순위가 3개 정도군. 일단 가장 심각한 상황만 해결한다면 우리 작업도 숨통이 트일 거야."


이무기는 팀장을 도와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테이블에 가득 펼쳐져 있던 자료를 요약했다. 팀원들과 상의하고 의뢰자 하에나에게 전달할 사본까지 5장이었다. 그렇게 자료 정리가 끝났을 때, 후긴이 갈라테이아를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타이밍 좋게 한자리에 모인 팀원들은 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지겹겠지만 회의를 시작한다. 의뢰를 빨리 끝내든가 해야지. 정말로···."


팀장은 팀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팀원들도 몰골이 말이 아닌 상태였다. 후긴이 기록한 자료를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낸 팀장과 이무기는 얼굴에 그늘이 져 있었고, 작업을 위해 하에나가 관리하는 세계를 구석구석 조사하고 하에나까지 만나고 온 후긴도 퀭한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개조형 인형을 준비하느라 오려 묶은 머리에 먼지가 내려앉은 상태인 갈라테이아도 피곤해 보였다.


"그럼 직접 의뢰자, 하에나를 만나고 온 후 대리 보고부터 듣지."


"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현재 관리자 하에나의 본체를 직접 보고 온 제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이미 회복 기간에 강제로 들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상황이라 판단했습니다. 의지로 버티고 있더군요. 그러므로 해결해야 할 의뢰자가 직접 제거할 잔여 찌꺼기들이 있다면 최소한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을 거로 판단됩니다."


"역시···. 아바타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보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그럼 사역마나 사념체를 요청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나?"


"아니요. 이미 준비해 놓았더군요. 저희 팀과 몇 번 작업한 경험이 있어서 만일을 대비해 미리 준비해 놓았다고 합니다. 이건 그 사역마의 기운입니다."


후긴은 한 손으로 감싸 쥘 수 있을 크기의 푸른 빛으로 빛나는 큐브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러자 팀원들 모두 후긴이 꺼낸 큐브에 시선을 집중했다.


"어느 정도 능력도 부여한 상태입니다. 소환될 인물과 연결될 작업이 필요합니다."


"갈 실장. 내가 부탁한 개조형 인형으로 이 작업이 가능한가?"


"네. 충분합니다. 저번에 팀장님이 가져오신 암석이 순도가 높아서 문제없습니다."


갈라테이아는 자신 있게 대답하며 큐브를 가져갔다. 그리고 팀장은 이무기와 함께 정리한 자료를 후긴과 갈라테이아에게 나누어 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후 대리가 기록한 자료를 토대로 유추한 결과를 정리해놨다네. 이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모든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없지. 우선 다음 장을 넘겨서 세 번째 단락을 봐주게."


팀장은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 진지한 태도에 팀원 모두 경청해서 설명을 들었다. 대략적인 설명이 끝나고 팀장이 후긴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선 나와 막내가 유추해본 내용은 여기까지네. 하지만 직접 상황을 관찰한 후 대리 의견이 필요할 듯하군."


"제가 큰 도움이 될진 모르겠습니다만, 제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우선 대부분 동의합니다. 그래서 관리자 하에나가 제거할 수 있다면 제거를 부탁할 부분도 확실히 정리해 두셨고요. 그런데 아까 5번···. 째 사항에 대해선 이견이 있습니다. 독초로 인한 피해를 말씀하셨는데···."


후긴은 팀장과 이무기가 정리한 자료를 보충하며 설명했고 그녀 의견에 따라 누락된 부분을 추가하고 굳이 필요 없는 사족을 제외했다. 이무기는 그녀의 말에 따라 자료를 수정해 나갔다. 그녀의 말이 끝났을 때, 팀장은 이무기에게 수정된 자료를 받아 테이블에 던졌다. 그러자 팀장 손을 떠난 자료가 제멋대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 팀장과 이무기가 칠판에 정리한 순서대로 정렬되었다. 팀장은 후긴이 지적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다.


"우선 나와 막내가 정리한 자료, 그리고 후 대리가 정리해준 내용을 기준으로 해서 가장 먼저 제거할 필요가 있는 찌꺼기부터 순서대로 분류하자고! 내가 생각하는 1순위 제거 요소는 하늘의 깨짐 현상이다."


"잠시만요. 그보다 산맥에 봉인된 드래곤을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닐까요? 직접적으로 주변에 영향을 주는 건 그쪽 문제가 더 심각할 텐데요?"


"어머? 저는 생명체를 잡아먹는 식육 식물을 먼저 해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팀원들은 각자 의견을 나누면서 소환자 작업을 위해 하에나가 1순위로 해결해야 할 찌꺼기부터 하나하나 분류해 나갔다. 그렇게 토의를 거쳐 하에나가 회복 기간을 갖기 전, 우선 해결할 필요가 있는 문제를 간추릴 수 있었다.


"우선 필수적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는 건 하나, 나머지는 제거할수록 우리 작업이 편해지는 사항이 되겠네. 이제 소환될 인간 후보를 선별할 필요가 있어."


"그러고 보니 이번 의뢰자 세계 상태가 너무 불안해서 신경 쓰다 보니 소환자 선별 문제를 소홀히 했네요."


"그래. 지금 다들 바빠서 정신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일단 내가 추천하는 후보가 셋 있네."


팀장은 주머니에서 사진 세 개를 꺼내 테이블에 올렸다. 사진에는 중년 남성, 교복을 입은 여학생, 운동복을 입은 20대 남성이 있었다. 후긴은 사진을 바라보며 팀장에게 물었다.


"언제 후보들을 준비하신 거죠? 바빠서 시간이 없었을 텐데요?"


"이건 의뢰를 받았을 때, 하에나 세계와 영혼이 맞은 인간들을 대충 뽑아놓은 거야. 평소였다면 검증하고 다른 후보도 모색해야 하지만 의뢰자가 당장 쓰러질 것 같으니 어쩔 수 없지."


팀원들은 오 팀장이 테이블에 올려둔 사진을 비교하며 각자 나름대로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1번 후보, 정치인 아니었습니까?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2번 후보인 소녀는 영혼만 갖춘 인재네요. 그거 말곤 다른 장점이 보이지 않아요."


"3번 후보가 무난하지 않을까요? 영력 상태는 겨우 합격점 수준이지만 체대 출신이라 체력 조건도 좋아요."


팀원들은 후보 셋에게 각각 의견을 냈다. 실제로 많은 인원을 대표한 경험이 많은 엘리트지만 뇌물 수수 혐의로 구치소에 들어간 후보 1번, 영력 조건이 최고로 좋다는 점 말고는 그저 평범한 소녀인 후보 2번, 체대 출신이지만 부상으로 일찍 은퇴하여 구직 생활 중인 후보 3번 청년까지 팀원들의 의견이 나뉘었다.


"자! 후보는 셋뿐이지만 우리 의뢰자가 남은 찌꺼기를 얼마나 많이 제거할 수 있느냐에 따라 소환될 영혼이 달라질 거야. 개인적으론 다 제거해줬으면 하지만 말이지."


후긴은 오 팀장이 푸념처럼 내뱉은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였다. 급하게라도 후보가 정해진 이상, 의뢰자에게 회의에서 정해진 내용을 전달하고 다음 과정을 준비해야 했다. 팀장은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준비하는 후긴에게 우선 제거 사항이 적힌 쪽지를 건넸다. 후긴은 쪽지를 받은 뒤 날개를 펼치고 팀장을 돌아보며 말했다.


"전달만 하고 바로 올까요? 아니면 어느 정도 제거 사항을 확인할까요?"


"하에나가 얼마만큼 제거할 수 있을지 모르니 끝까지 확인하고 오도록. 대신 하에나가 거의 잠들기 직전일 테니 상황에 따라선 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소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달해."


"그럼 사념체를 미리 준비해야겠네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후긴은 하에나 세계를 향해 떠나고 팀장은 갈라테이아에게 질문했다.


"그럼 후 대리가 진행 상황을 보고 돌아오기 전에 미리 계획을 짜 보자고. 기술자 입장에서 갈 실장이 보기에 상황에 따라 가장 어울리는 영혼을 갖춘 인간은 누구라고 생각해?"


"음···. 우선 의뢰자가 거의 문제를 해결 못 했다면 2번이네요. 우리가 찌꺼기라고 부르는 문제가 다수 남아있는 상황에선 의뢰자 세계에 부담을 적게 주는 소환자가 필요할 테니까요."


"그럼 반대로 거의 해결한 경우라면?"


"그렇다면 1번이죠. 우리 소망대로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문제 해결보다는 여러 종족을 결집할 인재가 필요하니까요."


"그렇다면 어정쩡하게 해결된 상태일 경우엔 3번이겠군."


"별수 없죠. 셋 중에선 가장 영혼 상태가 안 맞지만 갖춘 능력이나 인성은 가장 뛰어나요. 부상으로 인한 몸 상태도 복구해줄 수 있으니 활동에도 문제가 없고요. 물론, 정확한 배경도 모르는 상태로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정확하다고 할 수 없네요."


갈라테이아와 이야기를 나누던 팀장은 무언가 결심한듯 재킷을 들고 일어났다. 그리고 갈라테이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급하게라도 세 후보를 관찰해보고 올게. 짧게라도 정확한 정보가 필요해. 그러니 막내 좀 돌보면서 쉬고 있어."


팀장은 갈라테이아에게 인사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갈라테이아는 졸음 때문에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이무기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작가의말

오늘도 철야하신 분들이 계시겠죠?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응원합니다.

이 글은 아침에 올라가지만 고생 많으셨고 오늘 하루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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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다섯 번째 작업 41. 꾀 부리다 걸리면 된통 당한다. 19.08.28 19 0 13쪽
43 다섯 번째 작업 40. 배 나온 아저씨는 강하다 19.08.27 25 0 12쪽
42 다섯 번째 작업 39. 불청객은 강아지 머리 19.08.26 23 0 12쪽
41 다섯 번째 작업 38. 아무데서나 각성하지 마라 19.08.23 24 0 13쪽
40 다섯 번째 작업 37. 모든 계획이 참신한 건 아니다. 19.08.22 29 0 12쪽
39 다섯 번째 작업 36. 초월자들도 사냥꾼이 있다?! 19.08.21 40 0 12쪽
38 다섯 번째 작업 35. 훈련 후에 교육까지 받는 이무기. 19.08.20 28 0 12쪽
37 네 번째 작업 외전. 이세계에 와버린 전(前) 체대생 19.08.19 37 0 13쪽
36 네 번째 작업 34. 작업이 끝나다. 19.08.18 29 0 13쪽
35 네 번째 작업 33. 작업이 마무리 되어간다. 19.08.17 32 0 11쪽
» 네 번째 작업 32. 강제 철야 작업중 19.08.16 31 0 12쪽
33 네 번째 작업 31. 어떻게든 진행한다 19.08.15 25 0 12쪽
32 네 번째 작업 30. 의뢰자 상태가 더 심각했다! 19.08.14 33 0 12쪽
31 네 번째 작업 29.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다 19.08.13 31 0 12쪽
30 네 번째 작업 28. 회의 시간 19.08.12 64 0 12쪽
29 네 번째 작업 27. 게임 폐인 의뢰자 19.08.11 36 0 12쪽
28 네 번째 작업 26. 단골 의뢰자 19.08.10 31 0 13쪽
27 네 번째 작업 25. 엉망진창인 일상 19.08.09 34 0 12쪽
26 세 번째 작업 24. 합의 종료 19.08.08 38 1 13쪽
25 세 번째 작업 23. 개운치 못한 마무리 19.08.07 34 0 13쪽
24 세 번째 작업 22. 상상도 못한 제안 19.08.06 36 0 12쪽
23 세 번째 작업 21. 탐탁지 않은 연락 19.08.05 44 0 13쪽
22 세 번째 작업 20. 반갑지 못한 목소리 19.08.04 32 0 12쪽
21 세 번째 작업 19. 뜬금없는 연심 19.08.03 36 0 13쪽
20 세 번째 작업 18. 원치 않은 상황 19.08.02 35 0 13쪽
19 세 번째 작업 17. 원치 않은 대면 19.08.01 34 0 13쪽
18 세 번째 작업 16. 원치 않은 협의 19.07.31 30 0 13쪽
17 세 번째 작업 15. 원치 않은 협의 19.07.30 3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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