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군필 마법소녀의 우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바나나국밥
작품등록일 :
2019.07.21 08:37
최근연재일 :
2019.08.31 08:22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795
추천수 :
282
글자수 :
128,758

작성
19.08.14 07:10
조회
153
추천
13
글자
12쪽

견습 마법소녀

DUMMY

문을 열고 건너편으로 넘어간 우리를 반기는 건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이었다. 문 하나를 사이로 공기가 완전히 바뀐 것에 당황한 것도 잠시 재빨리 시선을 움직여 여기가 어떤 곳인지 주변을 살펴본다. 주변을 살펴보는 시야에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닷물과 희고 흰 모래벌판, 그리고 그 위에 서있는 마법소녀들이 보인다.


‘바닷가? 픽시는 어디에...?’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괜히 마법소녀력을 사용했다가 자극이라도 하면 큰일이어서 마법소녀력 없이 픽시를 찾아 헤매는데 공기가 떨려오며 굉음이 울려 퍼진다. 고음과 함께 동반된 전신이 찌그러질 듯한, 압력에 온몸이 떨려온다. 거세게 몰아치는 소리의 압력을 견뎌낸 후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본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형편없이 야윈 볼 위에 있는 초점을 잃은 눈동자였다. 모든 걸 빨아들일 것만 같은 공허한 눈동자를 본 순간 천적을 앞에 둔 초식동물같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아...으...”


그러다가 누군가의 억눌린 비명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리며 픽시의 눈에서 시선을 떼니 전신에 주름이 잡혀있는, 픽시의 생선을 닮은 볼품없는 외견이 시야에 잡힌다. 온 몸이 썩어 문드러져 사방에 썩은 비린내를 흩뿌리는 픽시에게는 흐물거리는 팔이 잔뜩 달려 있었고 그 끝에는 하나같이 서슬 퍼런 손톱이 달려 있었다.


유치원생이 그린 낙서 같은 모습임에도 그 모습에 안도감을 느끼는 마법소녀는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다. 우스꽝스런 외향이지만 그것이 하늘에 떠있는 태양을 가릴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를 가지니 웃기기보다는 숨 막힐 것 같은 위압감을 가지고 다가온다. 그 압도적인 박력에 어린 소녀들은 모두 정신을 못 차리고 아무 생각도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 크리처를 통해 영상으로 봤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시각, 후각, 청각 등 오감을 통해서 전해지는 살아있는 박력에 압도가 된다.


“이게... 무슨....”


경악한 상태로 움직일 생각도 못하고 있는 우리와 상관없이 픽시는 계속 움직이고 있다. 픽시가 크게 휘두른 팔들의 궤적을 따라 땅과 바다가 갈라진다. 나무가 가루가 되서 날아다니고 바다에서는 빌딩만한 크기의 파도가 일어난다. 픽시가 자세를 잡기 위해 땅을 딛을 때마다 지진이 난 듯 땅이 흔들린다.


그때서야 픽시와 싸우는 마법소녀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법소녀의 공격이 픽시에게 부딪칠 때마다 얼마나 힘을 실었는지 이곳까지 닿을 정도의 충격파가 일어난다. 창, 칼, 주먹 등 다양한 공격들이 피할 생각이 없는 픽시에게 적중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법소녀들의 공격이 성공해도 픽시에게는 아무런 데미지가 없어 보인다. 마법소녀들의 절망적인 표정이 우월한 신체능력 덕분에 선명히 보인다. 그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쪽이 불리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지금 픽시와 싸우는 인원은 4명밖에 없고 심지어 그 중 한명은 한 쪽 팔이 날아 간 중상을 입은 상태로 사방팔방으로 피를 흘리면서 싸우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긍정적인 생각이 안 나는 상황에 어ᄄᅠᇂ게 해야 할지 하급마법소녀에게 말을 건다.


“저... 저기.... 아무래도... 위험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듣고 나서 다른 소녀들도 마법소녀가 불리해 보이는 상황을 확인했는지 불안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그리고 보라 단발이 질문하는 순간에 마법소녀 한명이 픽시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터져버렸다. 하나의 생명이 너무나 쉽게 죽어버리는 사실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비를 상황도 잊고 넋 놓고 바라본다.

한 순간 한 순간 시간이 지나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 아무리 봐도 승산이 없어 보인다.


“....모두 잘 들어 도망치다가 픽시와의 싸움이 끝나면 하얀 문이 나타나는데 그 문을 통해 돌아갈 수 있어.”

“...언제까지 도망쳐야하는데?”

“....픽시가 죽을 때까지”


굳은 얼굴로 말을 꺼낸 하급마법소녀가 픽시의 싸움에서 눈을 돌리지 않은 채 여기서 흩어지자고 말했다.


“같이 가는 건 안 돼?”

“더 쉽게 발견 될 거야. ...몇이나 살아남을지 모르겠지만 이 위기에서 살아남으면 이름 정도는 얘기해 줄게....“


몇 명은 하급마법소녀와 같이 가고 싶어 했지만 이어지는 설명에 애써 이해하는 눈치다. 하급마법소녀의 말을 마지막으로 모두 픽시를 피해 흩어져서 도망친다.


나도 일단 일행들을 이끌고 숨을 곳을 찾아본다. 숨을만한 장소를 알아보기 위해 픽시에게 들키지 않게 픽시의 반대쪽으로 조심히 그림자를 퍼트린다.


‘....미친‘


그리고 바로 그림자를 통해서 우리가 있는 곳이 절망스럽게도 그렇게 넓지 않은 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정도 크기의 섬이면 아무리 거리를 벌려도 저 픽시에게는 별 의미가 없을 거다.


‘그렇다고 바다로 도망가기에는 저게 물고기 같이 생겨서 더 위험할 것 같고.....’


“무슨 일 있어요?”

“.....우리가 있는 곳은 작은 섬이야. 멀리 도망칠 수는 없어”


이걸 말해줘야 하나 잠깐 망설였지만 이런 정보는 알려주는 게 낫겠다고 여겨 알려준다. 다행히 크게 동요하지는 않으며 서로 대책을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 어떡할 거야?”

“이쪽으로 오지 않길 바라며 지켜봐야겠죠.”


대화를 하면서도 숨을만한 장소를 찾는 것을 멈추지 않으며 걸음을 옮기던 중 싸우는 소리가 멈췄다. 한순간에 찾아온 정적에 다급히 고개를 돌려 픽시가 있던 곳을 확인해보니 그곳에는 마법소녀들의 피로 전신이 새빨갛게 물든 픽시가 생선 대가리를 움직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픽시와 싸웠던 마법소녀들은 어디 있는지 잠시 찾아보니 픽시의 주변에 마법소녀였던 잔해가 눈에 들어온다. 살아있는 마법소녀는 없다는 것을 깨달으니 자꾸만 새빨간 무언가에 시선이 가려는 것을 막으며 싸움을 마친 픽시가 어디로 갈지 긴장하며 주시한다.


“휴.....”


다행히 픽시는 우리의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조금이지만 멀어지는 픽시의 뒷모습을 보고 모두 동시에 한 숨을 내쉰다.


-아아아아악!!!!!!-


하지만 픽시가 반대편으로 가는 것에 안심하는 것도 잠시, 픽시가 향한 곳에서 누군가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 처절한 절규소리를 듣고 모두 몸을 경직시킨다.

그리고 나는 단순히 비명소리에 놀란 것이 아니라 그림자 위로 느껴지는 마법소녀의 수가 줄었다는 것에서 저 비명이 어떤 상황에서 지른 비명인지 파악한다. 뛰쳐나가고 싶은 것을 입술을 깨물고 간신히 참는다.


‘안 돼.... 참아야 해. 여기서 나가봤자 개죽음일 뿐이야.... 애초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그럴 의무는 없어.....’


비명소리는 금방 끊어졌고 그 후에도 픽시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 픽시가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땅이 울린다. 그리고 나는 비겁하게도 저 픽시가 이쪽으로 오지 않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저희 살아갈 수 있을 까요?”

“불길한 소리는 하지 마”

“그렇지만....”


모두 위기감과 공포감에 정신이 마비된 것 같다. 더 걷기보다는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조금이라도 안정을 찾게 하기 위해 바짝 붙어 앉으니 불안감에 바들바들 떨리는 몸들이 느껴진다. 그래도 우리는 나은 상황이다. 그림자를 통해서 픽시에게 사력을 다해 도망가고 있는 마법소녀들의 울음소리가 천둥같이 크게 들려온다.

귓가에 크게 울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자기 최면을 걸 듯 계속 반복해서 말한다. 그렇게 자기위로를 하며 마법소녀들이 픽시에게 하나 둘 붙잡혀서 죽어가는 것을 애써 외면한다.


“이선? 괜찮은 건가요?”


그렇게 외면한 나를 붙잡는 작은 손이 느껴진다. 내 몸에 조심히 접근한 손길에 감았던 눈을 뜨고 앞을 보면 나를 걱정스럽게 보고 있는 세 쌍의 눈동자가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이들이 아직 솜털도 가시지 않은 너무나 어린 애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왜 이렇게 작은 거야.’


걱정스레 날 만지는 손이 너무 작아서, 그리고 내가 너무 바보 같아서 화가 난다.

안 되겠다. 더는 무시하고 외면할 수가 없다. 이렇게 살아남는다고 해도 저 어린 것들의 죽음으로 이 상황을 넘어간다는 걸 안 이상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생을 살 거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꼭 살아 돌아갈게요.’


그래도 용기가 나지 않아서 속으로 나 자신에게 미련한 자식이라고 몇 번이나 욕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일어선다.


“여기 숨어 있으면 괜찮을 거야.”

“자... 잠깐.. 설마 너 저기로 가려는 거야? 네가 나름 강하긴 해도 그건 견습마법소녀 내에서야 저기에 가면 죽을 거야!”

“괜찮을 거야.”


말리는 파란머리에게 뿐만이 아니라 내게도 용기를 불어 넣는 말을 꺼낸다. 빈말은 아니다. 공포에 다리만 굳지 않으면 저 픽시의 공격을 피하며 버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그럼 저도”

“아니, 너희는 모두 여기에 있어. .....돌아가서 보자.”


말을 마치고 이대로 계속 있으면 망설일 것 같아 바로 뛰쳐나간다. 픽시가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다.


픽시와 가까워질수록 곳곳에서 핏자국이 보인다.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터지고 으깨져서 처참하게 죽어간 흔적을 육안으로 직접 보니 욕설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저게 내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다리를 붙잡는다.


“꺄아아아악!!”


잠깐 멈춘 사이에 누군가가 픽시에게 발견된 모양이다. 비명소리를 듣자마자 생각을 멈추고 욕설을 내뱉으며 발걸음을 서두른다. 섬 자체의 크기가 작은 것도 있지만 내 속도도 빨랐는지 픽시의 앞에 도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그곳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치고는 있지만 픽시에게 죽기 직전의 소녀가 보인다.


‘씨발...!’


금방이라도 죽을 듯한, 위태로운 상황을 보자마자 바로 땅을 박차고 튀어나간다. 다행히 내 쪽이 더 빨랐다. 픽시보다 먼저 도착해 소녀를 붙잡고 있는 힘을 다해 뒤로 던지면서 몸을 날린다. 피하는 것과 동시에 내가 있던 자리를 거대한 참격이 휩쓰는 게 똑똑히 보인다. 피한 자리를 확인해보면 지하 3층은 될 것 같은 깊이로 남겨진 흔적을 보고 피하지 못 했을 때를 생각하면 전신의 털이 곤두서는 듯하다.


‘정신없이 던지느라 힘 조절을 못 해서 착지를 잘못하면 어디 한군데는 크게 다치겠지만..... 역시 다른 사람 걱정을 할 때가 아니겠지.’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 방독면이 생각날 정도로 코가 비틀어 떨어질 것 같은 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그리고 악취도 악취지만 63빌딩 서너 개를 이어 붙인 듯한, 압도적인 크기의 픽시를 눈앞에서 보니 싸우기도 전에 정신이 꺾일 것만 같다.


“하...하.. 씨발... 원근법은 어디 엿 바꿔 먹었나... 이런 것과 싸울 생각을 했다니... 분명 미친 게 틀리 없어...”


어이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그래도 한 명은 구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터져 나오는 실소를 참지 않으며, 살아서 돌아가기 위해 핸드폰에서 바꾼 창을 단단히 고쳐 쥐고 픽시를 노려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군필 마법소녀의 우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8/27 수정) 19.08.17 98 0 -
22 견습 마법소녀 +4 19.08.31 94 11 13쪽
21 견습 마법소녀 +4 19.08.27 124 14 12쪽
20 견습 마법소녀 +6 19.08.21 138 14 12쪽
19 견습 마법소녀 +3 19.08.19 132 13 13쪽
18 견습 마법소녀 +5 19.08.17 146 14 15쪽
» 견습 마법소녀 +4 19.08.14 154 13 12쪽
16 견습 마법소녀 +2 19.08.13 135 14 14쪽
15 견습 마법소녀 +4 19.08.12 155 14 14쪽
14 신입 마법소녀 +1 19.08.11 145 16 12쪽
13 신입 마법소녀 19.08.10 155 13 13쪽
12 신입 마법소녀 +1 19.08.07 171 15 15쪽
11 신입 마법소녀 +3 19.08.05 173 12 13쪽
10 신입 마법소녀 +2 19.08.01 201 15 13쪽
9 마법 훈련(물리) +2 19.07.31 195 11 15쪽
8 마법 훈련(물리) 19.07.29 199 12 14쪽
7 입학 +1 19.07.28 235 12 15쪽
6 입학 +2 19.07.26 249 11 13쪽
5 입학 +3 19.07.25 283 12 14쪽
4 계약서에 서명은 신중하게 +2 19.07.24 307 12 12쪽
3 계약서에 서명은 신중하게 +1 19.07.23 359 11 15쪽
2 계약서에 서명은 신중하게 +3 19.07.22 509 11 14쪽
1 프롤로그 +3 19.07.21 534 12 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바나나국밥'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