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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서자인 다크 엘프는 드루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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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9.07.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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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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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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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새로운 힘.

DUMMY

* *


로제는 박제용품점에서 나왔다.

그녀가 대기하고 있는 마차 올라서기 전, 뒤에서 다크 엘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 이 빚은 언젠가는 갚을게.”


그녀는 뒤를 돌아봤다.

머리 위에 까마귀를 올려놓고 있는 렌이 싱글벙글 미소 짓고 있다.

참으로 특이한 다크 엘프다.

오크 우두머리를 상대하고, 또한 아서의 검을 골라준 이.

과연 정체가 뭘까?


“왜 그래, 얼굴에 뭐 묻었나?”


렌의 질문에 로제는 흠칫 놀라며 헛기침을 했다.

너무 뻔히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 빚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하다.

쓰다 버릴 법한 가죽 털을 구해준 게 과연 빚이라고 할 수 있을까?


로제는 무안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팔짱을 꼈다.

뭔가 말을 돌려야 할 분위기다.

그러고 있기를 잠시, 로제가 입을 열었다.


“오크 우두머리, 당신이 죽인 거죠?”


원래라면 묻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가 판단하기엔 케비어 아르티오는 오크 우두머리를 상대할 실력자가 아니다.

물론, 그렇게 따진다면 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크의 옆구리를 벤 단검, 입을 관통한 석궁은 렌의 것이 분명했다.


“아쉽게도 그때의 나는 겁에 질려 벌벌 떨었어.”


웃으며 시원하게 즉답했다.

존대가 아닌 반말이었지만, 로제는 그마저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겁에 질려 있었다고?’


진실일까, 거짓일까.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았다.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에 로제는 묘하게 설득당했다.

렌이 활시위를 당기지 못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럼···. 역시 케비어 아르티오가 오크를 잡은 걸까?’


확실히 캐비어 아르티오의 검술을 본 적이 있다.

형인 루안은커녕, 아서보다도 못한 실력.

그렇다고 형편없어 보이는 것도 아니다.


또래의 사람들은 따라오지 못할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직접 보지 못했지만, 케비어가 무슨 사정이 있어 단검과 석궁을 썼을 수도 있었다.


로제는 렌의 표정을 살폈다.

거짓이 없어 보였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저렇게 쉽게 말하기도 힘들겠지.’


하지만 아서의 성력 응용법과 골라준 검, 그리고 그때 마나가 담긴 목소리는···?


잠시 생각에 빠진 로제에게 렌이 말을 걸어왔다.


“아, 혹시 요 근처에 돈이 될만한 일이 있을까?”

“돈이 될만한 일이요?”

“사실 우리 가문형편이 좀 어렵거든.”


말이 가문이지, 사실상 아르티오라는 이름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르노 제국 측에서도 귀족으로 인정해주었지만, 사실상 작위조차 없는 상태.

당연히 국가의 봉급조차 아카데미 지원 말고는 없다.


‘돈도 없으면서 그 박제품을 사려고 했다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의문만이 계속해서 쌓여갔다.


‘만약 오크를 죽인 게 렌이나 케비어라면.’


그 나잇대의 실력치고는 출중하다.

천재에 가까울 재능일 터.

지원을 아끼지 않고 빚을 늘려 노예처럼 속박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특히 세상 물정 모르는 온실 안의 화초들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순수하게 미소 짓고 있는 다크 엘프를 보고 있자니 양심이 찔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직 아르티오 가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만큼, 신중해서 나쁠 게 없었다.


로제는 가벼운 마음으로 중얼거렸다.


“글쎄요. 기껏해야 영지 옆에 있는 마수의 숲에서 몬스터 사냥을 하거나 혹은···.”


로제는 페르마 영지의 암묵적 노예 시장.

지하의 불법 투기장인 [새벽의 결투장]을 떠올렸다.


“불법 투견장이 있기는 하죠.”


로제는 지하 투기장이 야만적이라 생각해 무심코 그렇게 묘사했다.

인간, 몬스터 가릴 거 없이 말 그대로 개싸움처럼 무식하게 싸우는 곳.

로제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너무 잔혹하고 야만적이라 한 경기를 다 보기도 전에 나와버리고 말았다.


‘그런 개싸움이 뭐가 그리 재밌다고 희희낙락하던지.’


VIP 석에서 귀족들이 가면을 쓴 채 웃는 것이 참으로 어이가 없을 정도다.


“그곳이라면 내기를 걸어 푼돈 정도는 벌 수 있겠죠. 다만 수표는 추적 때문에 허용되지 않아요.”


말을 하면서도 로제는 움찔거렸다.

혹시 오해라도 살까 봐 말을 덧붙였다.


“아, 참고로 저는 그런 개싸···. 투기장 같은 곳에는 관심이 없어요.”


로제의 마지막 말에는 흥미가 없는지 렌은 잠깐 생각에 빠졌다.


“오크를 데려가려 했던 그곳을 말하는 건가···.”


로제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마치 알고 있는 듯한 말투다.


“고마워, 덕분에 자금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아.”


렌의 표정이 가벼워지며 미소가 지어졌다.

아르티오 가문이 그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던 건 걸까.

저절로 동정심이 생긴 로제가 렌을 보며 말했다.


“천만에요.”


그녀가 마차에 올라탔다.


“그럼 내일 아카데미에서 보죠.”


마차가 출발했다.

창가에 내비치는 모습에서 렌이 손을 흔들고 있는 게 보였다.


“필요도 없는 박제용품을 사셨군요.”


반대편에 앉아 있던 집사가 흐뭇한 미소를 짓고 말을 걸어왔다.


“뭐, 어때요. 집이 허전했는데 장식 정도는 두어도 좋죠, 원래라면 아버님께 드릴 작은 선물이나 보낼까 했는데.”


괜히 돈 낭비를 한 것일까.

점차 멀어지는 렌의 모습에 로제는 바로 맞은 편에 앉은 집사를 보며 말했다.


“아르티오 가문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되었나요?”


깔끔한 집사복의 노인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조사를 맡기신 지 일주일 채 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남대륙의 베르노크 왕국에 조사단을 파견하려면 족히 한 달은 걸립니다. 또한 아르티오 영지는 이미 파멸했고, 타락귀라는 괴수가 진을 치고 있던 터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렇군요.”


아쉬움에 기운이 빠진 로제였다. 그 모습에 집사는 눈웃음을 짓고는 허리를 숙였다.


“다만.”


앉아 있던 마차의 밑 칸에 두었던 서류 봉투를 꺼내 들었다.


“아르티오 가문이 망명을 요청을 할 때, 제국 귀족 측에서 조사한 기록이 있습니다.”


로제의 관심이 집사의 서류 봉투를 쳐다봤다.


“조금 전 엘프 도련님을 보았을 때 자금난을 겪는 거처럼 보였지만, 꼭 그런 건 아닌 모양입니다.”

“아르노 제국에 자금이 있다는 건가요?”

“타귀족들도 그러듯, 아르노 제국은 비밀 보장이 철저한 곳입니다. 돈세탁하는 데 이곳만큼 좋은 곳도 없지요. 아르티오 가문은 검성이 있는 이름 있는 가문이기도 하지만.”


집사는 서류 속 내용을 떠올렸다.


“100년 전, 북방 노르딘 왕국의 탈주 가문이기도 합니다.”

“정말요?”


로제는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북방 노르딘 왕국이라면 죽음의 주술과 용병, 약탈을 양식으로 삼는 야만 국가였다.

그곳의 머리는 은발에 가깝고, 눈은 황금빛을 띤다.


‘혹시나 했는데···.’


설마 북방의 탈주자일 줄은.


“또한 지하 광산과 항만이 발달해 부귀한 가문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상당수의 자금을 제국 측에서 보관하고 있지요.”

“그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나요?”

“알고 있다면 엘프 도련님이 로제님께 빚을 질 리가 없겠죠.”

“...”


하긴, 제국 측에서도 주인이 모르는 돈을 돌려주려고 하지 않을 터.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집사가 서류 봉투를 뜯어 문서를 로제에게 내밀었다.


“돈이 없다 생각해서인지 검성의 후계자라고 지목받는 루안 아르티오.”


로제는 문서를 받았다.

지하 투기장을 그려놓은 듯한 그림.

그리고 그곳에 있는 한 명의 까마귀 가면을 쓴 초상화.


“그가 몰래 지하 투기장, [새벽의 결투장]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겁니다.”


로제는 서둘러 서류를 살폈다.


“어떻습니까?”


그녀를 손녀처럼 바라보던 집사가 눈웃음을 짓고 말했다.


“오랜만에 다시 한 번 가보시겠습니까?”


로제는 서류 속 까마귀 가면을 쳐다봤다.

렌의 형, 루안 아르티오.


그는 지하 격투장에서 동생들을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었다.


그것도 하루에 두세 번씩 시합에 참가했다.

그리고 나온 결과.


35전 35승.

무패.

그래서 지하 투기장에서 불려 오는 명칭.


무패의 크로우.

검성의 가문은 건재했다.


* *


“로제 덕분에 일이 수월해졌네.”


나는 상자에 있는 곰의 털가죽, 사슴의 뿔, 범의 발톱, 그리고 천산갑의 껍질을 챙겼다.


박제용품점에서 사용하다 남은 물건들이란다.

평범한 동물과는 다른 이름이었지만, 동물의 정식 명칭을 까먹은 지 오래다.


ㅡ처음부터 그렇게 사지 그랬냐.

“그러게, 하지만 뭐 어때. 돈도 굳혔는데.”

ㅡ귀족 가문이면서도 금화 열 닢이 없다니, 이 또한 신선한 충격이네.


거리를 걷던 나는 후긴의 말을 들으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게, 이왕 빙의시킬 거 몸 좋고 부자집 도련님으로 빙의시켜주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


ㅡ그런데 살루티스, 너 어떻게 전투에 그리 능숙한 거야?

“전투에 능숙하다니?”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머리 위, 후긴을 올려다봤다.


“엄마, 까마귀야! 엘프, 엘프!”


길거리에 아이들이 지나가며 손가락질한다.

아이들은 좋아서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어른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피하기 급급했다.


“쉿, 야만인들이랑 같은 머리카락 색이잖아. 저런 사람들이랑 엮이면 안 돼.”


야만인?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릴 때, 후긴이 머리 위에서 균형을 잡고 어깨에 올라탔다.

후긴이 날갯짓을 하며 말했다.


ㅡ마법이야 드루이드의 특성과 메시아 시스템 등의 보조로 쉽게 조종할 수 있다지만.


후긴이 의문이라는 듯 말했다.


ㅡ전투 능력은 아니잖아. 네 움직임, 분명 무기를 한두 번 다루는 게 아니었어.

“엘프의 민첩함과 예민한 감각 때문이겠지.”


엘프는 단검술에도 능하니까.

또한 취미로 회사 사람들과 한 비트 소드와 광선검 펜싱도 도움이 된 듯했다.


ㅡ언령은 어떻게 쓴 거야? 마나 사용법은 알려주었지만, 언령 사용법은 가르쳐 준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야?”

ㅡ네가 아서의 성검을 각성시킬 때 말이야. 네가 언령으로 아서의 성력을 조율했잖아.

“그거 그냥 아서가 천재라서 그런 거 아니야?”


나도 모르는 이야기가 후긴에게서 나왔다.

후긴은 나의 반응에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ㅡ설마 무의식적으로 언령을 사용했다는 거야?


소설책에 묘사된 설명과 그때 아서가 한 행동들.

그것을 종합해 설명했을 뿐이었다.


엉성한 설명에도 아서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그 뜻을 이해하고 성력을 사용했으며, 또한 그락토퍼스의 몰락검을 각성시켰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건만.


ㅡ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단순히 설명을 듣고 각성했다는 게.

“소설 속 주인공이잖아.”


먼치킨 캐릭터들은 다 그러던데.

후긴이 혀를 찼다.


ㅡ네가 마법에 재능있는 건 확실하네. 계약도 빨리 끝낼 수 있겠어. 다음 스토리까지 얼마나 남은 거야?

“앞으로 2주 정도.”


2단계 각성한 아서라면 문제없이 숭배자를 없앨 수 있겠지.

하지만 나로서도 만약이라는 걸 대비해야 한다.


오크 발칸의 사건만 해도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왔으니까.


“오오오오오ㅡ!”


갑자기 들려오는 환호성에 길을 걷다가 멈춰 섰다.

거리에는 아이들과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앞에 있는 광대들을 보고 있었다.


베테랑 광대들이 공 위에 올라서서 날카로운 단검을 저글링을 하고 있다.


과장된 몸짓, 그리고 커다란 웃음소리.

화려한 묘기를 뽐내며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서커스단인가 보다.

나는 그것을 보고 스쳐 지나가려 할 때.


“저기, 잠깐만!”


누군가가 옷자락을 잡았다.

멈칫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하얀 은발, 황금빛 눈을 가진 소녀다.


“저기, 공연을 구경했다면 불우이웃 돕기라 생각하고 동화 한 닢만 주면 안 될까?”


소심하게 말을 걸어온 소녀는 나와 비슷한 또래였다.

소녀는 내 눈치를 살피고 있다.

정확히는 내 눈과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과 똑같은 색의 머리와 눈이라 관심을 가진 모양.


손에는 동전이 담긴 바구니를 쥐고 있다.

아마도 서커스단에서 일하며 푼돈이라도 벌려고 구걸하는 거겠지.


ㅡ북방 노르딘 왕국의 아이로군.


노르딘? 그곳이라면···.


“네크로맨서의 왕국.”


나의 중얼거림에 소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경계하듯 뒤로 물러섰다.


북방 노르딘 왕국은 네르로맨서의 왕국이다.

타 왕국과의 교류가 단절된 얼어붙은 왕국.


약탈을 선호하는 무자비한 야만인과 죽음을 다루는 주술이 주로 사용되는 곳이기도 했다.


그것이 소설 속 내용이며, 또한 소설에서 나오는 북방 노르딘 소속의 여자라고 한다면.


‘샤린 노르딘.’


노르딘 왕국의 버려진 왕녀.

첩의 딸로 태어나고, 어머니가 그녀를 살리기 위해 아기를 빼돌린 스토리가 있다.


입학 테스트 후, 아서와 같은 학반에 배치되고, 아서의 파티원으로 받아들여지는 인물이다.


이곳에 노르딘 왕국의 사람이 없다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소설에 나온 제국측, 노리딘 왕국의 인물이면 왕녀밖에 없었다.


“그, 미안. 같은 머리와 눈이길래 너무 기뻐서···. 노르딘 왕국 소속이 이구나, 하고 말을 걸었어. 은발과 금안은 제국에서 처음 보거든. 하지만 다크 엘프일 줄은 몰랐어.”


샤린이 뒤로 물러섰다.

사람들은 노르딘 왕국 사람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약탈하는 야만인들이 많으며, 또한 사령술을 주로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기쁘게 말을 걸었지만, 오히려 경계하는 샤린을 보며 나는 손을 저었다.


“걱정마, 아무 짓도 안 해. 겁줄 생각도 없고.”

“...”


샤린은 소심한 성격이다.

그녀는 살아남고자 노르딘 왕국을 떠났다.

그리고 이곳, 페르마 아카데미에 입학해 자립하려는 거겠지.


분명 소설 속에서 아서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있었다.

입학 전까지 자금을 모은다고 고생했다는 이야기.


주요 인물이다.

아서와 함께 할 인물이기도 했다.


나는 품에서 동화 몇 닢을 꺼내 내밀었다.


“고마워, 즐거운 구경이었어.”

“아, 감사합니다.”


동화가 바구니에 담기자, 샤린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눈웃음으로 보답했다.

일단 주요 인물은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런 생각에 발걸음을 돌리려 할 때였다.


“고맙습니다. 손님.”


방금까지 묘기를 부리던 광대가 바로 코앞에 있었다.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지도 못했다.

엘프의 민감한 귀에서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

갑자기 튀어나온 거처럼 사내 하나가 눈앞에 있었다.


빼빼 마른 몸.

검은 머리카락을 꽁지로 묶고 가늘고 긴 눈매를 가진 사내.


하얀 분으로 얼굴 전체를 덮고 눈매 부분을 검게 화장한 광대.

그가 고개를 돌린 내 얼굴에 바짝 붙여 입을 열었다.


“라훈 훈 바자라 쿠마 하라마 루둔.(찝적 되는 놈이라면 죽도록 패려고 했더니.)”


이질적인 언어.

하지만 머릿속에서 번역되어 들려왔다.

나를 보조하는 메시아 시스템 때문이겠지.


ㅡ동대륙, 싱 제국의 언어네.


후긴의 말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두 번째 주요 인물이다.

싱 제국에서 온 14번째 황손.


린호 싱.

아서의 라이벌 격 되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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