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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서자인 다크 엘프는 드루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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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9.07.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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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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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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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작

DUMMY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낸 로제는 자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차에 올라탔다.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집사 알프렌, 그를 보며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알프렌, 당신답지 않네요. 이유가 뭔가요?”


로제는 수십 년을 가문을 위해 일해온 알프렌에 대해 알고 있다.


그는 로제의 지인에게 무례를 범할 사람도, 그렇다고 헛소리를 할 인물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두 가지 실수를 범했다.


하나는 무례하게 주인의 허락 없이 마법서를 본 것.


두 번째는 대뜸 렌에게 가정교사를 맡아달라는 헛소리를 한 것이다.


렌 또한 당황한 나머지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죄송합니다. 잠시 이성을 잃었군요.”


알프렌은 가슴에 손을 올려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로제는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제 성격 알잖아요. 같은 또래의 소년에게 가정교사?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도 않을뿐더러, 렌은 그 정도로 수준이 높지도 않아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네?”


알프렌이 그녀를 쳐다봤다.

로제는 곰곰이 알프렌의 행동을 생각해봤다.

노망이나 치매가 들지 않는 이상, 알프렌은 그러한 일을 하지 않을 터이다.


분명 이유가 있다.


“그분의 수준이 정말로 낮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야 당연히···.”


로제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차마 당연하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녀는 렌이 숨기고 있는 진짜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전에 그 엘프분, 정말로 아가씨와 같은 또래인지요?”

“...무슨 뜻이죠?”


알프렌은 마차 밑에 집무용 양피지와 펜을 꺼내 들었다.

잉크를 묻히고, 양피지에 펜을 눌린다.

로제는 그 모습을 한동안 지켜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양피지에 적힌 내용.

마나 배열과 계산식이다.

전에 렌이 노마법사 교수의 수업 중 작성하는 것과 매우 흡사했다.


“무엇인지 보이십니까?”


알프렌이 작성한 계산식을 멍하니 바라본 로제는 이질감을 느꼈다.


“단순하네요. 이해하기 쉽고.”

“네, 맞습니다. 단순한 만큼, 무서울 정도로 효율적입니다.”


알프렌이 다른 양피지를 꺼내 적어 내려갔다.

그것은 레온하르드 가문에서 내려온 마나 응용법이다.

마나 응용법 둘을 같이 들어 로제에게 보여줬다.


“차이점이 보이십니까?”

“...”


계산식은 알프렌 임의로 만들었을 터. 하지만 결과는 같다.

렌의 마나 계산식이 레온하르드 가문의 계산식에 수배는 되는 속도로 계산할 수 있었다.

옛 마탑 소속의 알프렌은 말을 이어갔다.


“이는 아가씨 또래의 마법사가 창시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이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응용법을 연구해야만 나올 수 있는 결과이지요.”

“과연, 검성 가문의 마나 응용법인 모양이네요. 이 정도로 마나를 다루는 정밀한 기술이니, 당연히 옛 영광에 이름을 날릴 만해요.”


로제는 옛 노르딘 왕국의 탈주 가문.

아르티오의 검성이 만들어낸 마나 응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프렌은 달리 생각했다.


“이건 검사들이 쓰는 마나 응용법이 아닙니다.”

“그럼?”

“근력 강화, 근접 격투,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마나 응용법.”


로제가 움찔거렸다.

알프렌이 말하는 뜻을 그녀는 이해하기 때문이다.


“레온하르드 가문에 특화된 마나 응용법입니다.”


* *


나는 아서와 함께 도심의 거리를 걸었다.

손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식물도감들이 들려 있었다.


“미안한걸, 도와달라고 해서.”

“친구의 부탁인데 당연하지.”


아서가 기분 좋은 표정으로 양손에 도감들을 들고 나르고 있다.


아, 정말로 착한 녀석이다.

그래, 그렇게 옳고 바르게 자라렴!


나중에 어떤 히로인이 데려갈지 모르겠지만, 내가 너의 주례를 맡아주마.


물론, 그때까지 사지가 멀쩡하다면야.


“내가 지켜주마.”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미소를 지었다.

머리 위 후긴이 고개를 저었다.


ㅡ저 놈은 네 아들이 아니야.

“허어, 내 친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ㅡ중증이네.


나는 길을 걷가가 시장 거리에 들어섰다.

시끄러운 시장 거리에서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타락귀나 숭배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이다.

아서 또한 성장해 그들의 앞길을 막아서겠지.

문제는 내가 끼어든 만큼 아서의 싸움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렇담.


“경험을 쌓도록 도와주면 되겠네.”


지하 투기장.

그곳에서 아서의 경험치를 올린다.

오크 우두머리에서 못 얻은 경험치, 그리고 숭배자를 죽일 때 나의 조력에 빠져나간 경험치까지 모두 채워 넣어야 한다.


경험이 곧 그의 성장이 될 테니까.


또한 지하 투기장 근처에 불법 경매장도 있다 하니, 쓸만한 아이템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전에 일단 약초부터 살까.”

“약초?”

“응.”


아서가 의아해하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식물도감에 있는 약초들을 살 생각이다. 또한.


“삽이랑 쟁기, 그리고 또 뭐가 필요할까?”


농사 도구도 사야 했다.


“그것들은 왜···?”


아서의 질문에 나는 미소 짓고 말했다.


“농사를 지을까 하고.”

“...”

“집 앞에 마당이 있거든, 작게 농사를 지을 생각이야.”

“그래?”


아서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렌은 특이하네.”

“응?”

“누군가를 대할 때는 평민이든 귀족이든 거리낌이 대하니까. 게다가 귀족답지 않게 농사를 짓는다느니, 전혀 귀족 같지 않아.”


솔직한 아서다. 보통 그런 건 대놓고 말도 못할 텐데.


“몰락 귀족인 걸 빠르게 인지했을 뿐이야. 돈도 못 벌면 자급자족이라도 해야지.”


나는 가볍게 말하며 앞을 바라봤다. 가고자 했던 꽃가게가 있다. 그곳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긴 은발을 밀짚모자에 숨긴, 황금빛 눈을 가진 소녀.


“샤린 노르딘.”


북방의 노르딘 왕녀다.

그녀는 가게에서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다.


“아는 사람이야?”

“응? 아, 그냥···. 길거리 서커스 공연에서 만났었어.”

“서커스 공연?”


아서가 샤린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커스단원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단순히 돈을 벌려고 일하는 거겠지.”


우리 둘의 시선을 느꼈을까?

샤린이 고개를 틀어 나와 아서를 바라봤다.


“아...”


얼빠진 얼굴을 한 그녀를 보며 나는 옆에 있는 아서를 힐끔 쳐다봤다.

주요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는 아직 아서와 만나는 일은 없었지만, 지금은 괜찮겠지.


이미 시험은 쳤고, 합격 결과만 나오면 된다.

지금에서 샤린과 아서가 만난다고 해서 같은 학반에 배속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오랜만이에요. 손님.”


샤린은 나를 경계하지 않았다.

저번에 가볍게 대했던 것이 효과가 있나 보다.

문제는 아서를 경계한다는 거지만.


아서는 샤린의 눈, 그리고 겨울인데도 쓰고 있는 밀짚모자를 쳐다봤다.

밀짚모자 사이의 하얀 은발을 보며 무언가를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쳤다.


“아, 노르···.”


샤린이 움찔거리자, 나는 아서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제야 아서는 입을 다물었다.

노르딘 왕국의 사람이 제국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 잘 아는 것이다.


“아, 그 아서라고 합니다.”


대뜸 이름을 말하는 아서를 보며 샤린은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잠시 후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샤, 샤린이에요.”

“설마 이 가게에서 일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나는 말을 돌리기 위해 꽃가게를 쳐다봤다.

정말로 몰랐다.

소설 속에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내용은 있어도, 꽃가게 점원으로도 일할 줄은.


“아, 돈이 많이 필요해서요.”


샤린이 어색하게 웃는다.

나는 그녀를 보다가 생각난 것이 있어 책을 내려놓고 품을 뒤적거렸다.

샤린은 식물도감들을 보며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꽃을 좋아하나 봐요.”


나는 식물도감을 힐끔 쳐다봤다.

제목은 약초 관련된 것이지만, 겉면 표지가 꽃이 핀 그림이다.

그걸로 착각한 거겠지.


“여러 가지로 관심이 있어. 고로, 이것들이 필요한데.”


나는 도서관에서 정리한 메모장을 내밀었다.


“아, 잠시만요. 린호! 손님이야.”


나와 아서가 시선을 꽃가게 안으로 향했다.

농부들이 입을 법한 차림새, 검은 눈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사내.


린호 싱이 걸어 나왔다.

린호 역시 같이 일을 하고 있었던 건가?

그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낯이 익군요. 저희 어디서 봤습니까?”

“서커스 공연.”

“아하! 그때의 손님.”


샤린이 메모를 린호에게 내밀었다.


“약초 씨앗과 꽃, 그리고 채소와 과일 씨앗이 필요하데. 그리고···. 뭔가 구하기 힘든 것들도 있어. 아, 강철 호박씨도 필요한 모양이야.”


린호 싱은 메모장을 받아들였다.

린호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이거 모두 있는 건 아닙니다.”

“있는 것만이라도 좋아.”


나의 말에 린호는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


“그런데 식인 식물은 여기서 안 팝니다.”

“그래?”

“그리고 이것들, 모두 귀한 약재로 쓰이는 꽃이로군요. 상당히 비싸기도 합니다. 특히 강철 호박씨는 자체가 구하기 힘든 거라, 하나에 은화 10닢 정도 합니다.”

“괜찮아, 나 귀족이거든.”


린호가 눈살을 찌푸리고, 샤린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귀족이 쟁기와 삽을 직접 사러 왔습니까?”

“농사지으려고.”

“귀족이?”

“불만이냐?”


린호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쿠렌 약초, 꽃잎은 상처 회복을, 이파리는 진통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린호는 약초의 씨앗, 그리고 삽과 쟁기 등을 짚으로 엮은 가방에 넣어 내밀었다.

물건마다 사용법을 각각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기르는 법이라던가, 어떻게 가꾸는지까지.

직업 정신이 특출하다.

아서와는 또 다른 올곧음을 가진 자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강철 호박씨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거···. 뭐에 쓰려고 하는 겁니까? 관상용으로 귀족들이 자주 쓰기는 합니다만. 먹을 수는 없습니다.”


나는 받아들었다.

그리고 강철 호박에 대해 떠올렸다.


말 그대로 강철의 경도를 가진 절대자 호박이다.

그리고 가볍다.

웃기는 일화로 역사의 한 전장에서 무기로 사용했으며, 피의 호박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다만, 뿌리와 줄기를 뽑아내면 3일 만에 썩어 흐물흐물해져 활용도가 떨어진다.


덕분에 전장에서 무기로 쓰던 장수가 어이없게 죽었다는 일화가 있다.


가격도 비싸, 사실상 활용도가 떨어진다.


밤에는 환한 빛이 흘러나와 귀족들이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한다.

덤으로 안의 내용물은 상당히 맛있다고 한다.

문제는 가공이 어려워 먹지 못한다는 거지만.


나는 돈을 지불했다.


“관상용으로 쓸려는 거야.”


샤린이 돈을 받고 기뻐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저거 노르딘인이지?”


샤린의 시선이 돌아갔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끔힐끔 샤린을 보며 중얼거렸다.


“야만인 일족.”

“죽음의 나라.”

“또래끼리 함께 하는 건가? 저기 있는 소년도 노르딘인?”

“귀가 긴 걸 보면 엘프겠지.”


속닥거림에 린호와 아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시민들을 노려보았지만, 속닥거림은 줄어들지 않았다.


샤린은 움츠러들며 몸을 떨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무시했다.

나로서도 좋은 기분은 아니다.

내가 만든 캐릭터가 무시당하는 기분이니까.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행패를 부리는 건 샤린 싫어한다.

또한, 동정심마저 거부하는 성격이다.

이럴 때는.


“아, 그 밀짚모자.”


샤린이 나를 쳐다봤다.

나는 미소 짓고 한 마디했다.


“잘 어울리네.”


그저 칭찬을 해주며 말을 돌리면 된다.


“...그런가요?”


샤린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 *


아서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나는 집으로 들어오며 짐가방을 마당 앞에 풀었다.


워낙 짐이 많다 보니 가방 하나를 시장에서 구입해 오고 말았다.


어느새 밤이 되어 별이 떠 있다.


창가를 통해 집 안을 둘러보자,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루안과 케비어는 또 어딘가로 간 모양이다.


이 녀석들, 도대체 밤마다 어디 가는 거야, 나를 따돌리는 건 아니겠지?


덕분에 작업이 편해져서 좋다만, 어딘가 찜찜했다.


나는 삽을 들어 올렸다.

그러다 주변을 둘러봤다.


집 주변에는 담벼락이 처져 있어, 보통은 고개를 빼꼼 내밀지 않는 한 집 앞마당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쟁기를 들어서 보다가, 주변에 나 있는 잡초들을 쳐다봤다.


“...내가 할 필요는 없지.”


손으로 땅을 짚고 마나를 불어넣었다.

잡초들이 길쭉이 자라난다.

규격 외의 힘으로 땅을 밀어붙여 버린다.


메마른 땅이 마나를 품고, 기름져지며 억지로 땅의 형태를 바꾸어 나갔다.


“이야, 드루이드라는 직업, 농사지으면 대박이겠네?”

ㅡ...확실히, 그들 덕분에 북쪽과 남쪽까지, 세계 전체가 푸른 숲으로 만들어진 적도 있었지.


후긴이 길게 하품을 했다.

잠이 오는지 눈을 감아버렸다.


나는 씨앗들을 아무렇게 뿌렸다.

린호가 설명을 했다.

절대 같이 심지 말라고. 또한, 주의할 점 등을 말했다.


뭔 상관인가!

나는 드루이드다.

식물 성장 촉진제 그 자체.

부작용이 없는 자연산 성장이 가능하다.


그러니.


“무럭무럭 자라거라.”


식물이면 무엇이든 키울 수 있다.


바로 눈앞에 잭과 콩나물처럼 식물들이 요란하게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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