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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서자인 다크 엘프는 드루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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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9.07.21 23:05
최근연재일 :
2019.10.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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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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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호족의 전사.

DUMMY

“세계수, 위그드라실의 나뭇가지. 현재 대륙에서 발견된 삼십여 개도 되지 않는 희귀한 물건중 하나죠.”


귀족 영애, 폭스가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부채로 자신의 입을 가리며 말을 이어갔다.


“말은 거창하지만, 관상용으로밖에 쓰이지 못해요. 일종에 과시용 장식품이죠. 하지만 가격은 더럽게 비싼···.”


집사의 헛기침이 들려왔다.

폭스는 집사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저 그런 물건이죠.”


그녀의 말투에 나는 자연스레 경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경매 시작가는 얼마나 하는 거야?”

“그곳에 나와 있잖아요. 금화 150닢부터예요.”


이름 옆에 경매 시작가가 나와 있다.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관상용치고는 상당히 비싸다.


“무슨 이유로 가지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지만, 관상용으로 비싸게 주고 사는 건 별로 내키지 않을 거예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필요한 느낌이다.


그래, 아서에게 그락토퍼스의 검이 있다면, 나에게는 이 나뭇가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유는 모르지만, 거의 본능적이었다.


“내가 가진 물건을 팔면 얼마 정도가 나올까?”


나의 물음에 폭스가 집사를 쳐다봤다.

집사는 나와 폭스를 번갈아 보더니 턱을 짚었다.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힐끔 검정사 노인을 쳐다봤다.


“최소 한 송이에 금화 1닢으로 시작할 겁니다. 그것이···.”

“쿠렌 약초는 150송이 정도가 있습니다.”


집사에게 그렇게 말하자, 집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디까지나 최소 시작가입니다. 치료보다도 성장 촉진을 위한 물품인 만큼, 한 송이에 최대 금화 5닢 정도가 되겠지요.”


금화 750닢.

생각지도 못한 금액이다.

폭스도 살짝 놀란 표정이다.


그녀가 힐끔 나를 쳐다보더니 부채를 접고 팔짱을 낀 채 입을 열었다.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닌가요?”

“원래라면 금화 3닢 정도겠지요. 하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성장 물품으로는 상당히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집사의 말을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타락귀가 강림해 나라들이 무너지고 있다.


현재 아르노 제국은 상당히 떨어져 있어 평화로웠지만, 그것도 한순간일 뿐이다.


제국의 중앙귀족들은 아카데미의 최종 입학 테스트 때 있었던 습격 사건을 알고 있다.


타락귀와 숭배자들이 언제 자신들을 위협할지 모르는 만큼, 그것에 대비해 세력을 키우려 할 것이다.


“하지만 황제의 눈 밖으로 내보내기 싫다면, 함부로 병사를 징집할 수도 없겠지요. 다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병과 기사단을 성장시킨다면 아르노 제국의 황실 측에서도 함부로 끼어들 명분이 없습니다.”


즉, 이미 있는 사병들을 강하게 육성한다는 말이었다.


“감정이 끝났습니다.”


대화하던 우리에게, 감정사 노인이 직접 다가왔다.

그는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상당히 대단한 물건들이었습니다. 이번 찾아주신 고객분들은 상당한 거물분들이 많으니, 금액이 잘 나올 것입니다. 고로.”


건장한 사내들이 다가와 금화와 은화를 퍼붓던 상자를 내밀어 땅에 내려찍었다.

노인이 미소 짓고 말했다.


“우선 금화 120닢, 은화 500닢을 빌려 드리겠습니다.”


* *


이곳 새벽의 거리에 들어오고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오전에는 농사지었던 약초를 수집했고, 오후에는 새벽의 거리에 찾아왔다.


그리고 폭스와 만나, 감정을 받고 경매장을 안내를 받아 지금쯤 늦은 밤.

혹은 새벽이 되었을 것이다.


“특등석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폭스 아가씨도 합석을 원하시고 경매장의 단골이시니, 원하시는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꼽추의 감정사 노인은 우리를 안내했다.


“딱히, 단골은 아니에요.”


폭스가 불만스러운 듯이 말했다.

긴 복도를 걷고, 붉은 커튼이 쳐진 곳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은은한 불빛이 보였다.


“자, 보십시오ㅡ!”


그곳은 마치 오페라 화우스 내부를 보는 듯했다.

무대와 같은 곳을 중심으로 수백, 수천이 넘는 관중석이 있다.


주변에는 악기를 통한 연주가 들려왔다.

하지만 관중들의 시선은 연주자들에게 향하지 않았다.


마법 확성기를 든 가면을 쓴 경매장 사회자가 소리쳤다.


“자, 보십시오. 이번에 참가할 선수를ㅡ!”


무대 중심으로 철장이 들어서 있고, 그곳에서는 우뚝 서 있는 수인이 있다.


그 반대편에는 굶주린 오크 셋이 쇠사슬에 묶여 괴성을 지른다.


수인은 맨손, 그리고 중요부위만을 넝마와 같은 천으로 가렸다.

온몸이 황금색 털에 백색 갈기를 가진 호족의 사내다.


반대로 오크들은 갑옷을 입고, 낡은 무기를 든 채 수인과 대치 중이다.


“...”


나는 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로 야만적이야.”


폭스는 불만스러운 어조로 중얼거렸다.


“경매장이 아니었습니까?”


나는 감정사 노인을 보며 말했다.

노인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원래 굽어 있던 몸이라 그런지 머리가 땅에 닿을 거 같다.


“이런, 죄송합니다. 저희 네메시스 경매장은 새벽의 투기장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네메시스의 자랑거리기에, 불쾌하게 생각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진실성이 느껴진다.

고객에게는 확실히 대우를 해주는 모양이다.


“원하신다면 대기실로 안내를···.”


나는 호족의 사내를 쳐다봤다.

범과 인간을 섞은 듯한 사내다.

분명 지상에서 처음에 보았던 아내를 보호하던 녀석이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백.

그에 오크들은 주춤거리며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아니요, 구경 좀 하죠.”

“그렇습니까? 혹 필요한 일이 있다면 종을 울려주시길.”


나의 말에 감정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감정사 노인이 나가고 사내들이 금이 담긴 상자를 바로 옆에 두었다.


나는 특등석에 앉았다.

푹신한 소파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저런 야만적인 싸움을 구경하실 건가요?”

“단골이라고 하지 않았나?”

“좋은 물건이 있어 자주 오기는 하지만, 투견장 같은 곳은 정말로 싫어하죠.”


그녀는 마치 감옥에 있는 이들을 개로 취급했다.


하긴, 인간의 기준으로 오크는 몬스터다.

수인의 경우는 몬스터와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

폭스는 그러한 인식을 가진 것이겠지.


그것은 집사도 마찬가지인 모양.

오히려 집사는 이러한 구경거리가 좋은지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뭐야? 왜 싸울 준비를 안 해?”

“어이, 고양아. 겁 먹었냐? 덩치가 아깝다!”


우뚝 서서 무방비한 수인.

누군가가 본다면 포기한 듯 두 손을 늘어뜨린 거처럼 보인다.


그에 관중들이 야유를 터트렸다.

특등석은 귀족이, 그 외에는 상인과 여행자, 용병 등이 관객석에 있다.


그들은 비싼 돈을 주고 입장한 만큼, 그에 걸맞은 피의 싸움을 보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인은 마치 포기한 듯한 모습이다.

당연히 결과는 뻔하다고 생각한 거겠지.


“포기하지 마, 이 새꺄!”

“네놈에게 돈을 걸었어!”


그렇지, 투기장에서는 배팅도 가능했다.

나는 종을 울렸다.

사내 하나가 커튼을 걷고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저 호족에게 돈을 걸죠.”

“얼마를 거시겠습니까?”


나는 들고 있던 금액 모두를 내밀었다.


“모두.”

“네?”


사내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중앙 철장에 있는 호족을 쳐다봤다.


사내가 식은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말했다.


“미리 말씀드리는 거지만, 배팅에서 손해를 보신다면 저희 측에서는 배상해드리지 않습니다.”

“물론입니다.”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상자를 가지고 갔다.


“기껏 가진 돈을 다 버릴 생각인가요?”


폭스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설마.”


내가 이렇게 있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첫째 이유는 저 호족의 사내를 가까이에서 봤기 때문이다.

그때 느꼈던 위압감은 오크 우두머리 발칸을 능가했다.


둘째, 그에게는 연인이 있는 듯했다.

처음 수레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아내를 꼭 껴안고 있었다.

여기서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사실 나도 이런 야만적인 싸움에는 별로 관심은 없어. 하지만 저 사내.”


나는 호족의 사내를 보며 말했다.


“강할 거 같아서.”


폭스가 호족의 사내를 쳐다봤다.


“공짜로 돈을 부풀릴 기회잖아. 놓칠 수는 없지.”


폭스는 접은 부채로 턱을 짚었다. 상당히 고민하는 듯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 또한 종을 울렸고, 호족의 사내에게 돈을 걸었다.


“당신을 믿도록 하죠.”

“너무 믿지 마. 그러다 후회할 수도 있어.”


나의 말에 폭스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과연, 아내를 위해 싸우는 이 호족은 간악하고 흉포한 오크 셋을 상대할 수 있을지ㅡ! 자, 경기···.”


주체자가 손을 들어 올리고 내렸다.


“시작ㅡ!”


오크들의 목에 묶여 있던 쇠사슬이 풀렸다.

자유가 되자, 오크들이 괴성을 지르며 호족의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검과 손도끼, 메이스를 마구잡이로 휘두른다.

호족의 사내는 몸을 틀어 피했다.


“오크 이겨라! 오크 이겨라!”

“젠장, 전부 오크에게 걸었잖아? 이래서는 배팅한 의미가 없다고!”

“그래, 호족, 네 녀석 갈기갈기 찢어져서 죽어라. 그럼 구경거리라도 되겠지!”


관객들이 소리친다.

호족의 사내가 아슬아슬하게 무기들을 피하며 작은 상처들을 입었다.


검에 베여 두꺼운 가죽이 찢어진다.

창에 옆구리가 스쳐 피가 흐른다.

메이스에 맞아 신음성을 냈다.


“이런 미친! 질 거 같잖아!”


이번건 관객들의 말이 아니다.

바로 옆자리, 폭스가 벌떡 일어나 부채를 마구 흔들며 소리친 것이었다.


“아가씨.”


집사의 말에 폭스가 멈칫 놀라며 나를 힐끔 쳐다봤다.

그리고 헛기침을 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웃음이 나올 뻔했다.


“얼마나 걸었어?”

“...금화 50닢이요.”

“많이도 걸었네? 도대체 뭘 믿고 그런 거야?”

“당신을···.”


폭스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


“덕분에 반년 치 용돈이 날아가게 생겼어요.”

“...역시 부르주아 놈들은 다르구나.”


금화 50닢이 반년 치 용돈이라니.

게다가 내 말만 믿고 걸었던 모양이다.


나는 호족의 사내를 쳐다봤다.

솔직히 나도 긴장했다. 내가 건 돈이건만, 설마 모두 탕진하는 게 아닐까 하고.


“저 사내, 강한 거 맞아요?”

“확실히.”


집사가 턱을 집었다. 신중히 호족의 사내를 관찰했다.


“그는 상당히···.”


그가 말하려는 마지막 말.

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응, 강해. 적어도 오크 우두머리보다도.”


그 말에 폭스가 나를 쳐다봤다.

말이 끝나자마자, 오크들이 다시 달려든다.

검과 창, 메이스의 연계.


상당히 싸움에 도가 튼 베테랑들인 듯 동작들이 깔끔하다.


그것을 바라보던 호족의 사내가 몸을 움직였다.


“약속했던 5분이 지났다.”


다리를 벌린다.

허리를 숙이고 양손을 활짝 펼치고는 손가락을 구부렸다.


“죽어라, 수인-!”


오크의 외침, 그리고 내려 찍히는 낡은 손도끼.

호족의 사내가 눈을 번뜩였다.


몸이 회전한다. 다리가 들어 올려진다.

그리고.


“...”


나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섬광이었다.

번쩍임과 함께 오크의 손도끼가 박살 났다. 그리고 두 번째 섬광이 있을 때쯤에서야 나는 볼 수 있었다.


호족의 돌려차기.

첫 번째 일격에 손도끼를 부서지고, 두 번째 돌려차기에 오크의 얼굴이 완전히 박살 났다.


퍽-!


머리통이 터져 사방으로 피와 두개골 조각이 흩어진다.


달려들던 다른 오크들이 멈칫 놀라며 굳어졌다.

그것이 실수였다.


호족에게 기회가 생겼다.

주먹을 움켜쥔다.

끌어당겨 숨을 들이켰다.


“미안하다. 네놈들에게는 원한이 없지만.”


그의 다리가 지면을 밟고 몸이 튕겨 나갔다.

두 주먹이 동시에 오크의 무기를 부숴버리며 명치를 가격했다.

아니, 꿰뚫었다.


“죽어다오.”


오크의 등 뒤가 터져 피가 뿌려진다.

철장 너머로 온갖 피와 장기들이 흩뿌려졌다.


오크들의 표정 변화가 없다.

호족의 움직임조차 파악하지 못해 그대로 즉사했다.


오크 둘이 스르르 쓰러졌다.


“...”


경매장 내부에서는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모두가 경악에 휩싸여 있는 눈.

관객들이 입을 다물며 호족의 사내를 쳐다봤다.


그리고 자신들의 얼굴에 튄 피를 슬쩍 만졌다.

몸을 부르르 떤다.

그리고.


“와아아아아아ㅡ!”


전율이 깃든 환호성이 경매장 내에 울려 퍼졌다.


“방금 봤어? 전혀 보이지 않았었어!”

“호족이 엄청 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벌떡 일어났던 폭스가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


“맙소사···.”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는 호족 사내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대박이네.”


그래, 오늘 대박을 터트렸다.

나에게 금덩이들이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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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타락귀 숭배자. +5 19.10.18 676 3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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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첫 번째 에피소드. +6 19.10.10 931 4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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