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한 네크로맨서는 평범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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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귀족
작품등록일 :
2019.07.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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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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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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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성좌

DUMMY

그는 깊은 심연 속에 있다. 뼈와 암흑으로 이루어진.


그러나 그는 이 공간이 너무나도 익숙하다고 느꼈다. 깊게 자리 잡은 안개와 부유하는 형상들을 제외하면 ‘심연의 혼’을 얻었던 뼈의 구렁텅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여긴 대체 왜?’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이런 꿈을 꾼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자각몽이라기엔 여기서 행할 수 있는 행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는 이내 마력을 느꼈다. 자신의 왼팔을 잠식한.


그곳을 돌아보니 심연의 혼이 그 기운을 뭉게뭉게 피우고 있다. 그 주인인 자신조차 압도할 정도로 강력하게.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강하다.’


그를 잠식한 것만 해도 그를 뛰어넘는 힘을 가졌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가 베일에 쌓여있었다.

지금 이 순간 어렴풋하게 느꼈다. 심연의 혼은 적어도 8서클 이상이다.


그리고 심연의 혼의 제작자는 8서클의 끝에 이른 자나, 9서클 초입에 이른 자리라.


“······!”


이윽고 심연의 혼의 마력이 밀집되더니 뭉뚱그려진 형상을 만들어냈다. 사람과도 같고 짐승과도 같은 형상이다.

이철호는 그것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이 심연의 혼의 제작자인가?”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게 무슨 소리지?”

-나는 심연의 혼의 제작자의 잔류사념. 만약 소유자가 차원이동 마법을 썼을 때 눈을 뜨게 되어 있다.

“대체 무슨 의도로?”

-그 마법을 썼다면 드래곤들을 비롯한 성좌들이 소유자를 주목하게 되기에.

“성좌? 성좌가 뭐지?”

-별들의 주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존재 자체가 별과 같은 힘을 자들. 더 쉽게 설명하자면 네 기준에서는 8서클 중반. 수식언을 얻은 존재들.

“그렇게 설명하니까 얼마나 강한 지 가늠이 가질 않는다.”


잔류사념은 자신을 반으로 갈랐다. 그것을 보며 이철호는 강령술을 더 나아가면 저런 것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내 잔류사념은 반으로 가른 자신을 뭉갰다. 그러곤 하나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완성된 흑색 그림은 살아숨쉬었다.


거대한 드래곤이 있다. 그 드래곤은 태양을 한 입에 삼킬 정도로 컸다. 또한 마법적 능력도 상상을 초월해 그것이 주문을 외울 때면 주변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2초 정도 오른 발에서 팽창하던 마법이 발사됐다.

그것에 맞은 행성은 초토화가 되거나 산산조각으로 으스러졌다. 이내 파스스 우주 먼지로 흩어졌다.

이철호는 경악했다. 8서클에 중반에 이르러 수식언을 받았다고 저렇게 강해졌다고?


그야말로 절대적에 가까운 힘이었다.


그가 아무리 신과 같이 세상에 의지를 투영해, 언데드들을 산 자들로 바꿀 수 있다고는 해도 저런 무지막지한 짓은 못한다.

저건 말도 안 되는 거다.


“정말로 저런 자들이 나를 주목하고 있나?

-물론. 많은 이들이 호의적으로 보고 있고, 또한 많은 이들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나의 본체는 중립인 편이다.

“뭐야, 중립이라니. 호의적인 편이어야지 않나?”

-그건 너 하기 따라 달렸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말하긴 그렇지만 내 본체는 굉장한 괴짜다. 나를 점잖게 만들었기에 내가 점잖게 보이는 것 뿐.

“것 참······.”


그는 할 말이 많았지만 하지 않는다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나만 더 물어보지. 내가 없을 때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지?”

-그다지 큰일은 없었다. 물론 우리 성좌들 기준에서는 말이야.

“설명해줄 수 있나?”

-물론. 하지만 넌 나중에 두 번째 증명을 해야 한다.

“두 번째 증명?”

-그렇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 몰라도 된다.


두 번째 증명이라는 것이 참 수상했다. 정황상 첫 번 째 증명이 그 정신적 고통을 버텨내라는 것인데.

두 번째 증명은 과연 얼마나 어려울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참 궁금하군.”

-궁금증은 궁금증으로 남겨둘 때 좋은 법이지.


잔류사념은 흐릿하게 웃었다. 이철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수 많은 정보들이 그의 머릿속에 흘러들어갔다.

그가 사라지고 1년 후부터 게이트라 불리는 던전이 세계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류는 몬스터에게 속수무책으로 밀려 10억의 인구가 죽었다.

그 과정에서 각성자들이 나타났다. 현재 헌터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그들은 전체 인구의 소수밖에 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군대가 해내지 못했던 과업을 성취했다. 몬스터들을 몰아냈으며 인류를 구제했다.

그러나 여전히 과거에 오버 플로우한 게이트는 많았다. 강력한 몬스터들의 숫자는 거의 줄지 않았다 말해도 무방하다.

헌터들은 레이드를 하기 위해 공대를 세웠고, 그것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길드를 세웠다. 그러다보니 덩치가 비대해져 협회를 세웠다. 각 나라에 지부를 지었다.

현재 세계 4대 길드는 오딘, 블레이즈, 강철 이빨, 파멸. 이렇게 네 개다.


그들로 하여금 세계정세가 돌아간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한국은 현재 혼란 상태이다.

그것은 이철호 본인 때문.


수많은 한국의 주력 헌터들이 카터스에 의해 압사당한 것. 때문에 다른 나라 길드들에 의해 하룻밤 사이에 많은 혼란이 야기되었다.

그 외에도 많은 상세한 설명들이 있었다.


‘일단 일어나면 헌터들을 부활부터 시켜야겠군.’


보통 그는 언데드들을 잡은 놓아주는 법이 없다. 그 개체 하나 하나가 나약하다고 해도, 그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뼈의 거인을 강화시키는 데나 물량을 채우는 데 사용하면 되니까.

그러나 이번 문제는 심각하다. 그의 보금자리가 될 대한민국의 헌터계가 흔들릴지도 모른다.


또한 그의 동생 또한 헌터다. 아마 그가 생각하기엔 동생을 지켜주기 위해 ‘평범한 짐꾼’으로 자신을 부려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다른 직업을 가지기엔 난 너무 무능력해졌어.’


강령술과 여타 다른 능력들은 얻었지만, 컴퓨터 사용, 복사기 사용, 면접, 자기소개 등 현대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퇴화했다.

다시 배운다면 적응이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어린 아이와 다를 바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결론만 따지자면 현재로선 사무직을 수행할 능력 없는 잉여란 소리다.


‘심지어 그 두 번째 증명이라는 게 십 년 뒤가 될지, 백 년 뒤가 될지 누가 알아?’


그들의 스케일은 너무 컸다. 그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 1년이나 10년이나 찰나의 시간에 불과하리라.

그때까지 자신에겐 가족 모두를 지키며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었다.


‘그래도 수련하긴 수련해야지. 7서클을 넘어 8서클에 다다르려면.’


성좌들은 8서클 중반 이상에 이른 자들이다. 그들게 맞서려면 지금의 그로선 턱도 없다. 방금 본 걸로 따지면 십 분을 끌기도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길잃은 어린아이와 다르지 않다. 어디로 나야가야 할지 모른다.


-깊은 고민 마라. 8서클로 이르는 길은 각기 다르다. 누군가는 끝없는 노력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불현 듯 찾아오는 깨달음 덕에 이른 자들도 있다. 넌 아직 살아온 세월이 고작 8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

-그리고 내가 보기엔 넌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처지다. 이미 강령술의 이해에 대해선 8서클에 이미 올랐으니. 모든 망자들의 절대자와 그 잔류사념인 내가 보증하는 사실이다.


그는 고개를 마지못해 끄덕였다.


‘빌어먹을 언제 8서클이 될지 모른다는 거 아냐?’


이러다가 다 늙어죽은 뒤에 8서클에 이르는 것이 아닐지 심히 의심됐다.


-자꾸 스스로를 채찍질 하지 마라. 지금 네게 다음 경지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건 휴식이니. 넌 재능이 있다. 흠······. 마침 시간이 다 끝났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보지.


그가 흩어졌다. 심연의 혼이 철푸덕 땅에 쓰러졌다. 시야가 점차 멀어졌다. 뼈들이 바스라져 하늘로 승천하고 어둠은 빛에 먹혔다.

이내 그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허억, 허억.”


거친 들숨과 날숨이 오갔다. 가쁜 호흡은 오랜만이다. 그런 만큼 심장이 크게 벌렁댔다. 다음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휴식을 취하라고······?’


잔류사념이 남긴 말을 곰씹었다. 그러나 그에게 휴식이란 멀어져버린 말이다. 하지만 그가 휴식이라 느끼면 휴식일 것이다.

그는 일단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을 해결하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일단 헌터들을 부활시키는 것부터.’


그는 세상에 의지를 투영했다. 그러자 세상의 모든 자들의 의지가 보였다. 대부분은 아주 작고 미약했다.

가끔씩 눈에 띄게 큰 의지들이 보였으나 그에겐 작게 느껴졌다. 그가 힘을 사용했다.


일단 죽은 헌터들을 죽었던 자리에서 일으켰다. 스켈레톤들이 허공에서 소환됐다. 그는 의지를 일으켜 그들을 살렸다. 사라졌던 살점들이 붙고 다시 피가 흘렀다. 이윽고 그들의 피부가 돋아났다.

그들은 살아났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의 몸을 쳐다봤다. 그러다가 불현 듯 이철호에 대해 압도적인 경외나 두려움 느꼈다.

부활의 부작용아닌 부작용이었다.


그는 의지 투영을 멈췄다. 아니, 멈추려고 했다.


“음······? 나를 제외하고 이렇게 큰 의지가 둘이나 있다고?”


두 개의 큰 의지가 느껴졌다. 아틀라스 대륙에선 신이라 불리는 작자들이 있어, 큰 의지들이 많았지만 지구엔 신이 없다.

대체 누구지?


그는 그들을 살펴봤다. 하나는 선한 의지이고 하나는 중립적인 의지이다. 그는 넌지시 그들에게 의사를 물었다. 만나볼 의향이 있냐고.

두 의지는 고민하는 듯하더니 그렇다고 답했다.


그들은 합의하에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들 외에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불가침 지대. 그곳에서 그들은 정신체로 만났다.

선한 의지는 주변에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천사 같은 미인, 중립적인 의지는 까마귀를 어깨에 올려놓은 미남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그들의 정체를 알아볼 수 없다. 이철호가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누구지?”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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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 신한준. +2 19.08.03 682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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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성좌 +1 19.07.24 1,817 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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