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한 네크로맨서는 평범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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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귀족
작품등록일 :
2019.07.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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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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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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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신한준.

DUMMY

“그럼 나는 이만 가보지.”

“가보시지요.”


그는 뼛조각을 아공간에 넣었다. 그러곤 헌터 협회장실에서 나갔다.

불쾌하고 희망찬 기분이 속에서 교차했다.

마치 싸고 나서 닦지 않은 기분이랄까.


“역시 도둑놈이군.”


사람들을 속여먹는데도 능숙하다. 저걸 보고 누가 전직 도둑놈이라고 생각할까?

이미 한국 헌터 협회 협회장으로 탈바꿈 했다.


한국인들에게 욕도 많이 먹지만, 존경도 많이 받는 자리다. 도둑놈으로선 크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유연우······.”


이철호는 유연우의 이름을 곰씹었다. 과연 그의 이름값은 헌터들 사이에선 얼마나 클까?

그때 누군가가 이철호의 어깨를 툭 쳤다.


호남형 얼굴에, 울퉁불퉁한 근육질 남자다. 키는 190cm. 가벼운 갑옷을 걸치고 있고, 등 뒤에는 거대한 대검을 매고 있다. 헌터다.

그에 반해, 이철호는 가벼운 근육질에 방어 아티팩트나, 방어구는커녕 명품 옷조차 아니다. 그저 운동 조금 한 일반인으로 보였다.

헌터가 그와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넌 대체 누구실래, 유연우 협회장님의 이름을 막 부르지?”

“그게 별 대수라고.”

“넌 유연우 협회장님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지 아느냐?”

“내가 알 리가 있나.”


이철호는 조금 뜸을 들이더니 이죽였다. 유연우 놈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놈에게 풀기로 했다.

유연우를 괴롭혔다간, 성좌의 사랑을 받는 하수인인 김초홍에게 미움을 받을 지도 모르므로.


“겨우 도둑놈 새끼일 뿐이지.”

“감히!”


헌터는 이철호의 멱살을 쥐어틀었다.

그러나 이철호는 발을 땅에 붙인 듯 편안한 표정이다.

헌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가 틀린 말 했나?”

“협회장님의 클래스가 비록 로그지만, 모두가 존경하실 만큼 위대한 분이시다. 아무리 헌터 협회가 지탄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협회장님은 입지전지적 인물. 너 같은 NPC가 까내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헌터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 정도면 헌터 세계에서 몇 번째로 강할까. 그의 말로 들어봐선, 상당히 자신 있는 것 같은데.


“NPC라······.”

“그래, NPC. 너희 같이 선택 받지 못한 이들. 딱 보니 짐꾼인 것 같은데. 입 조심해라. 다른 헌터들은 나만큼 자비롭지 않으니까.”

“그래?”

“내 이름을 똑똑히 기억해라. 나는 신한준. 세계 랭킹 10위에 이른 헌터다.”


신한준은 이철호의 팔에 손아귀를 가져다댔다. 당장이라도 부러뜨릴 듯 힘을 준다. 좌절된다.


쾅!


유연우가 문을 박살내며 신한준을 발로 차버렸기 때문이다.

신한준이 그를 억울하단 표정으로 본다. 그러나 유연우의 표정은 싸늘하다. 그는 이런 게 처음인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협회장님!”

“대체 무슨 일이지?”

“저 새끼가 협회장님을 도둑놈이라고 모욕했습니다!”

“도둑놈?”


이철호는 뭐가 문제냐는 얼굴로 유연우를 꼬나봤다.

유연우는 말이 없었다. 신한준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니가 도둑놈이지, 아니냐?”

“예, 예. 제가 도둑놈입니다. 됐습니까?”

“······?”


신한준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다. 손가락으로 둘을 번갈아 가리켰다.

내막을 모르니 그럴 만도 하다.


신한준을 유연우를 존경해마지않을 다크나이트와 슈퍼맨으로 생각하고 있다. 모든 걸 수면 아래서 처리하여, 한국을 수호하는 존재. 대외적으로 힘을 써서 한국을 수호해는 존재.

분명한 사실이다.

유연우는 성좌의 하수인이 흩뿌리는 변종 몬스터들을 처리하는 것과 별개로 수많은 머더러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의 손에서 피가 마를 날이 없다.


한국인 랭커들은 그 사실을 안다. 그의 무력과 인격을 존경해마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그에게 주어진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다. 헌터들이 무시하는 민간인. 즉 NPC들을 위한 정책도 많이 펼쳤다.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받는 뇌물도 없다. 청탁도 거의 받지 않는다. 여자는 김초홍 외엔 관심도 없다. 정치인이 정말 어려워한다.


이번에 리치 사건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사내다.


“협회장님 어째서 NPC의 말을 인정하십니까······?”

“이 분의 물건을 제가 훔쳐간 게 맞기 때문입니다.”

“예?”

“전에 제가 귀환자라는 사실을 알려드렸지요?”

“그렇죠. 협회장님의 강함은 귀환자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습니다. 이 신한준이 손도 못써보고 당할 정도니까요.”


신한준은 과거를 회상했다. 자신이 헌터로 각성하고 나서, 성공가도를 달리며 광견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을 무렵.

유연우에게 비 오는 날에 먼지 털듯이 두들겨 맞았다. 정신을 차렸다. 하나의 올바른 헌터로 성장했다. 그에게 충성을 바치기 위해.

현재 세계 랭킹 10위를 찍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지금도 상대가 되질 않지요.”

“그렇지요? 혹시 신한준씨에게 지팡이와 관련된 걸 말해도 되겠습니까?”


이철호는 정보를 퍼뜨리지 않는 조건으로 흔쾌히 수락했다. 그는 가족에게만 고백할 자신이 없다. 다른 이들은 상관없다.


“제가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가 이분의 지팡이를 이름 모를 신에게 공양했기 때문입니다.”

“겨우 지팡이로요? 제가 아무리 그쪽을 잘 모르지만 S급 지팡이를 바쳐도, 그 비스무리한 것도 안 된다는 것 정돈 알고 있습니다.”

“평범한 지팡이가 아니야. 내 자식이나 다름없는 지팡이다.”


그는 둘을 매섭게 노려봤다. 신한준은 오한이 느껴진다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예,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 지팡이는 S급 지팡이와 비교도 안 됐기 때문입니다. 참살굴의 거인왕 워록. 모든 거인들을 잡아먹고 세상에 고독히 우뚝 선 자. 그레이트 와이번. 아틀라스 대륙에 조차 하나밖에 없고, 드래곤으로서 진화를 바라는 괴물. 크기는 왕국 하나의 크기. 드래곤이 되기 위해 대륙의 가장 깊은 곳에 거주하는 자. 제국의 초대 건국왕. 황야에서 태어난 자. 악마들을 무참히 도륙냈고, 인간들을 바로 세운 자.”


이철호가 죽인 것들이다. 죽은 그레이트 와이번은 카터스가 되었고, 나머지는 그저 지팡이의 재료로 전락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들로 엮어낸 지팡이였습니다.”

“대체 그들은 얼마나 강합니까?”


설명만으로 그들의 강함을 담아낼 수 없었다. 유연우가 대충 생각하더니 답했다.


“지구의 모든 병력과 싸워도 이길 수 있을 정도.”

“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핵은요!”

“그들에겐 핵도 먹히지 않을 겁니다다. 차원이 다른 강자니까. 오히려 날아가는 즉시 없애버리겠지요.”


신한준은 그런 사기 캐릭터가 어디 있냐며 어처구니 없어했다. 그리고 새삼스레 다른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러면 죽었었다는 용사님이 이분이십니까?”

“아니, 오히려 그 반대지. 이 분이 마왕과 용사를 둘 다 죽였습니다. 항거할 수 없는 폭력. 그 자체였다. 이 분의 망치가 둘은 파괴했습니다.”

“망치요? 지팡이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럼 마법사 아닙니까?”

“그래. 하지만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이 분은 네크로맨서. 망치의 의미는 최강의 언데드. 뼈의 거인 아모가로스.”


뼈의 거인 아모가로스. 뼈를 합쳐 만드는 거대한 존재. 뼈의 구렁텅이에서 처음 만들어낸 거대 언데드이자 그의 망치.

압도적인 물리력으로 압도적인 폭력을 발휘한다. 카터스 본래 크기조차 아모가로스의 한 손에 들어올 정도.

만약 지구에서 그가 평균 크기의 아모가로스를 소환한다면, 유리시아 대륙이 가라앉는 걸 볼 수 있다.


“정말 미쳤네요.”

“그렇죠. 나도 이 분에게서 지팡이를 훔친 걸 천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걸 천운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맞는 말이잖습니까. 제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


갑작스레 두려움이 신한준을 엄습했다. 그런 사내를 자신이 NPC라고 무시한 것이다.


“이제 잘 알겠지? 내가 이 놈을 도둑놈이라고 한 이유를.”

“네, 넵!”


이철호는 신한준의 귀를 잡아 뜯었다. 귀가 통째로 찢어졌다. 피가 주르륵 흘렀다. 아픈 티를 내지 않았다.

자신이 존경하는 유연우조차 눈앞의 사내, 이철호에게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헌터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강한 자에겐 약하고, 약한 자에겐 강해야 한다.


“적당히 사리면서 살아라. 다음에 또 그런 모습 보이면 죽는다. 그리고 서열 정리도 잘 해놓고.”

“옙! 알겠습니다!”


신한준은 실망한 중대장 앞에선 군인처럼 크게 외쳤다. 그는 신한준의 귀를 땅에 버렸다. 집으로 향했다.


“빌어먹을. 지구를 이렇게 바꿔놓은 성좌놈은 반드시 내가 죽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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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 기만의 마녀 아녜스 19.08.05 528 16 10쪽
13 12- 격류의 탑 19.08.04 592 16 10쪽
» 11- 신한준. +2 19.08.03 683 13 9쪽
11 10- 한국 헌터 협회장 +1 19.08.02 769 14 12쪽
10 9- 리치 19.08.01 832 12 9쪽
9 8- 경매 19.07.31 861 17 11쪽
8 7- 보상 19.07.30 1,004 13 11쪽
7 6- 트롤 킹 +1 19.07.29 1,053 16 11쪽
6 5- 짐꾼(2) 19.07.27 1,106 15 10쪽
5 4- 짐꾼(1) +1 19.07.26 1,361 14 11쪽
4 3- 대화하다. 19.07.25 1,555 16 9쪽
3 2-성좌 +1 19.07.24 1,817 19 10쪽
2 1-귀환하다. +2 19.07.23 2,110 21 11쪽
1 0-프롤로그 +3 19.07.22 2,393 2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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