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한 네크로맨서는 평범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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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귀족
작품등록일 :
2019.07.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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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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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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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9- 로그 오브 라이잔도

DUMMY

이윽고 한 달이 지났다. 이철호는 토벌에서 돌아왔다. 그러나 아직 이현우의 토벌 기간이 한 달이 남았다.

그는 하루하루를 지루하게 보냈다. 단순히 천장을 보며 가만히 있는 것. 부모님이 불러서 밥을 먹거나, 유나와 놀아주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지루하군.”

-그럴 만도 하지요. 계속해서 가만히 있으셨으니. 그런 김에 저 좀 살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토벌에 갔다온 사이, 카터스는 집에서 귀염둥이 역할을 맡았다. 부모님은 물론 유나의 총애까지 얻었다.

그러나 카터스는 그런 관심이 귀찮은지 도망치려고 발악하고 있었다.


“그 정도야 괜찮지 않아?”

-괜찮을리가요! 제가 비록 여기서 이러고 있지만, 한 때 드래곤으로 진화를 노렸던 몸입니다.

“뭐, 그렇지. 지금은 안 되지만. 내가 드래곤보다 강해져야 네가 되든 말든 할 거 아냐.”


이철호는 이철환에게서 카터스를 뺏었다. 속삭였다. 카터스는 늘어지게 누웠다. 드래곤이 되지 못한 것에 불만이 많은 모양이었다.

이철호는 녀석의 콧잔등을 검지로 툭 쳤다. 카터스는 아파하는 시늉을 했다. 가족 모두 그 모습이 귀엽다는 얼굴을 했다.


그때 신유연이 카터스를 뺐어갔다. 버둥거렸다. 신유연은 배를 간지럽혔다. 카터스는 어디까지 추락하는 걸까.

카터스도 자신이 이렇게 될지 몰랐으리라.


“넌 집에만 박혀있으면서 뭐하는 거니.”

“예?”

“아니, 일을 안 나가잖아.”

“뭘, 그래. 안나갈 수도 있지. 당신도 집순이잖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완전히 내로남불의 끝판왕이구만.”


이철환은 신유연에게 등짝을 맞았다. 비명을 지르면서 방에서 튀쳐나갔다. 이내 더위를 못이겼는지 육수가 좔좔 흐르면서 돌아왔다.

이철환은 헛기침을 두세 번 정도 하면서 신유연 옆에 앉았다. 서로 티격태격 싸우는 분위기였으나, 야릇해졌다.


“흐흐!”

“호호호!”

“······좋은 시간 보내십쇼.”


이철호는 방문을 열고 나섰다. 후끈한 공기가 그를 몰아쳤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열기를 무시했다.

여느 때와 똑같이 TV를 켰다.


그곳에선 ‘로그 오브 라이잔도’의 대회가 방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막 시작했는지 그가 몹시 좋아하는 해설자가 SWT1과 KINGAIR의 경기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게임은 오랜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할 시간이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잊고 있었다는 게 제일 컸다.

그는 팔짱을 키고 경기를 바라봤다. 그걸 보다가 갑자기 게임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었다.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대답은 없었다. 다만 열정 가득한 숨결이 있을 뿐. 이철호는 짐꾼을 해서 번 돈을 챙겨 나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그의 머리를 적셨다. 바람이 그의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날씨 한 번 더럽구만. 태풍이라니.”


이철호는 이 날씨에 게임하러 피씨방을 가는 자신의 인생이 레전드라며 자조했다. 이내 피씨방에 도착했다.

빗물에 젖은 레전드들이 이곳에 모여있다. 그들은 자신의 몰골에 상관치 않은 채 열심히 화면에 집중했다.


‘이래야 한국의 피씨방 답지.’


그는 회원가입을 한 뒤, 돈을 충전했다. 8시간 정도를 즐기고 갈 생각이었다. 빨리 집에 들어가봤자 할 게 없으니.

아녜스가 옆에서 눈을 초롱초롱 뜨며 구경했다. 어차피 그녀는 할 줄도 모른다. 그는 대충 그녀의 것도 만들어줬다.

서든 배틀 어택2에 드랍하곤, 그는 로그 오브 라이잔도를 켰다.


“언 랭이라······.”


그는 랭크가 적혀진 곳을 바라봤다. 전엔 골드에서 브론즈로 내려간 이상, 올릴 수밖에 없다. 그는 1인/2인 랭크 게임에 들어가 미드, 탑을 고른채 큐를 잡았다.

흘러나오는 익숙한 BGM. 그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해설자의 명대사를 떠올렸다.


‘난······! 키워서 먹어, 이 애송아.’


그는 자신의 실력이라면 브론즈 정도는 씹어먹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잡힌 큐. 미드가 잡혔다.

그는 처음엔 텔론을 할 것처럼 올려놓고, 에이트록스를 벤했다.


그리고 그의 차례가 왔을 때, 그는 바로 챔피언을 바꿔치기했다. 빛보다 빠른 속도. 이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좋아하는 해설자. 그 자체. 초록붕대괴물. 이명으론, 괴라는 나물.


나랑 친구해줘서... 고마워...


그가 선택한 것은, 미드 애무무. 누렁이도 거를만한 픽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팀원들의 정치.


김눌엉: 아니. ㅡㅡ 미드 아무무 뭐냐고!!

입털면던지는사람: 진짜 랭크가 장난이냐?! 나 이거 이기면 실버 승격전이란 말이야! 이 미친놈ㅇ아!!

쉔의 오른다리: 형님...오늘도 쓰레기 같으십니다...

인민의 힘: 내래, 이 게임의 미래를 봤어. 이 게임은 떡발린다우.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누가 닷지할지 말이다. 10, 9, 8, 7······2, 1.


입털면던지는사람: 재ㅔ발 닷지해주ㅓ!! 이것마누 이기면 실버야!11!!

쉔의 오른다리: 본인 방금 실버되는 상상함.

인민의 힘: 하지만 어림도 없지. 승격 실패!

김눌엉:아 ㅋㅋ 이걸 닷지 안하네. 자살 마렵다.


로딩이 시작됐다. 이철호의 아무무 점수는 자그마치 57점. 어떻게 달성했는지 의문인 수치다.

그걸 보는 팀원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 게임은 개터졌구나.


이윽고 게임이 시작됐다. 다들 아무 말도 없었다. 처음으로 말을 꺼내는 사람이 정치를 당한다는 걸 깨달은 거다.


상대 라이너는 아뤼였다. 애무무를 괴롭히기 정말 좋은 픽이다. 그러나 이철호는 인간을 초월한 거나 다름없다. 당연히 피지컬도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지 한참 됐다.

때문에 타겟팅 스킬은 맞을 수밖에 없었지만, 논타겟팅 스킬은 다 피했다. 하지만, 그래도 애무무 애무무. 절대 애뤼를 라인에서 잡을 수 없었다. 맞춘다고 하더라도 피만 깠다. 그때마다 오히려 피 손해가 더 심했다.

오히려 평타에 얻어맞느라 피가 쭉쭉 닳았다.

갱킹을 기다렸으나, 정글은 매스터E를 잡고 RPG만 하는 충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부터 게임의 판도는 뒤바뀐다!’


그가 아이템을 샀다. 이제부턴 딜이 부족해서 잡지 못할 일은 없다. 그 순간, 바텀에서 기이한 소리가 들렸다.


[적 더블 킬!]

[적이 미쳐날뛰고 있습니다!]


김눌엉:ㅁㄷㅊㅇ ㅈㄱㅊㅇ

인민의 힘:내래,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우. 미아도 안쳐주다니. 이건 정말 너무한 거 아니네?


그는 탭을 후다닥 눌렀다. 상대 원딜인 케이틀륀이 7/0/0을 하고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는 수치.

벌써 바텀을 깨고 미드로 향했다. 고작 7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 애송이들! 쓰레기 냄새를 풀풀 풍기는 군!’


이철호는 미드 복귀에 서둘렀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케틀의 평타 한 대를 맞을 때마다 피가 반피가 닳았다.

서폿의 타겟팅 씨씨를 맞으면 죽을 걸 알았기에, 경험치의 냄새조차 맡기 힘들었다.


순식간에 포탑방패와 함께 미드타워가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제 상대 바텀은 탑으로 갔다. 그도 따라갔으나 통제불능이었다.

스턴을 걸고, 궁을 예술적이게 걸어놔도, 그냥 팀은 뒤에서 멀뚱히 쳐다봤다. 들어오면 죽이는 각인데.


‘이 애송이들이!!’


정확히 13분50초에 탑 타워까지 박살났다. 케틀은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헤드샷 평타에 궁 한 방이면 누구든 죽었다.

그리고 나온 15서렌. 이철호는 자신이 피지컬 챔프를 했으면 이겼을 거라 생각했다. 예를 들면 야스옹이라던지 이룰리아라던지.

하지만 자신의 모스트 챔프인 오리애내를 찬란히 빛내고 싶었다. 다음 판은 오리애내를 하는 것이 확정되었다.


철컹! 퉁! 탕!


언 랭의 상징이 사라졌다. 그 자리를 메꾼 것은, 똥색. 심지어 브론즈 3이다. 하지만 이철호는 낙담하지 않고 다시 큐를 돌렸다. 김눌엉, 쉔의 오른다리, 입털면던지는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이철호에게 마구 정치질을 시작했다. 다른 한 명도 그들과 동조해 입을 털었다.


‘이 애송이들이 어디서 야리를 틀어? 더러운 토끼들은 곱게 짜져 있어야지!’


그는 해설자의 말투를 머릿속으로 되뇌였다. 그리고 오리애내를 픽했다. 그에게서 자신감이란 것이 흘러넘쳤다.

세계 최고 미드의 관록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당신의 적을 죽이겠어요. 재미있겠네요.


오리아나는 피지컬보단 뇌지컬 챔피언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철호는 자신만만했다. 그는 네크로맨서.

머리를 많이 쓰는 직종이다. 뇌지컬은 피지컬보다 두 배 이상은 앞섰다.


다시금 게임이 시작됐다.


작가의말

괴라는 나물-by CloudTemp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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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 장상길 +2 19.08.15 255 7 9쪽
21 20-로그 오브 라이잔도(2) 19.08.14 293 9 8쪽
» 19- 로그 오브 라이잔도 +1 19.08.13 314 13 9쪽
19 18- 이현우의 패배. 19.08.12 385 13 7쪽
18 17- 하렌. 19.08.10 382 13 9쪽
17 16- 전투짐꾼 19.08.08 434 13 11쪽
16 15- 토벌 19.08.07 425 11 11쪽
15 14- 회유하다 19.08.06 486 16 11쪽
14 13- 기만의 마녀 아녜스 19.08.05 528 16 10쪽
13 12- 격류의 탑 19.08.04 592 16 10쪽
12 11- 신한준. +2 19.08.03 682 13 9쪽
11 10- 한국 헌터 협회장 +1 19.08.02 769 14 12쪽
10 9- 리치 19.08.01 832 12 9쪽
9 8- 경매 19.07.31 860 17 11쪽
8 7- 보상 19.07.30 1,002 13 11쪽
7 6- 트롤 킹 +1 19.07.29 1,052 16 11쪽
6 5- 짐꾼(2) 19.07.27 1,105 15 10쪽
5 4- 짐꾼(1) +1 19.07.26 1,360 14 11쪽
4 3- 대화하다. 19.07.25 1,554 16 9쪽
3 2-성좌 +1 19.07.24 1,815 19 10쪽
2 1-귀환하다. +2 19.07.23 2,109 21 11쪽
1 0-프롤로그 +3 19.07.22 2,392 2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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