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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운명의 협주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글쇠
작품등록일 :
2019.07.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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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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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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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 전쟁

DUMMY

"아틀란티스? 거긴 어딥니까?"


교황의 질문에 주교들이 이마를 찌푸렸다. 게르크 교단 사태 때 자주 언급되었는데 교황은 그새 까먹었다.


"불과 삼 년 전에 펠릭 황제가 공국으로 격상한 영지입니다. 게르크 교단이 공왕인 바칸을 암살하려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한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바칸은 먼저 겔트 왕국을 점령했습니다."


"아. 그 과정에 게르크 교단의 제단을 부수고 게르크가 가짜라고 공표했었지요."


"이어서 펠릭 황제가 왕국으로 격상하고 대공주 올리비아를 바칸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페코 공국과 플란코 왕국이 아틀란티스 왕국과 합병했습니다. 지르 왕국은 수도가 야만족 기병의 공격을 받아 왕실 혈통이 사라진 후 역시 아틀란티스 왕국에 귀속했습니다."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고딕 황제가 골치 아파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주교들이 서로 눈치를 봤다. 결국, 교황 회의에 참석할 자격을 얻은 지 반년밖에 안 된 주교가 등 떠밀렸다.


"아틀란티스 왕국은 소용돌이와 폭풍의 고신 교단을 위해 제단을 대대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부르크 신을 악마라고 공표했습니다."


교황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젠 몇 가닥 남지 않은 수염이 애처롭게 떨렸다.


"교황. 상대가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위신이라는 게 있다. 뱉은 말을 자주 주워 담으면 위신이라는 것이 마모되고 사라진다. 가뜩이나 최근 치매로 의심되는 행동을 자주 보여 위신에 금이 갔는데 여기서 함부로 전쟁을 외쳐 신성 제국에 피해를 주면 교황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부르크의 여러 계파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인물을 교황 자리에 앉히려면 또 한바탕 드잡이해야 한다.


군사력만 강하고 행정력을 비롯한 국가 운영은 거의 초보나 다름없는 부르크 제국이기에 장기전은 불리하다.

새로 교황을 선출하면 권위를 세우려고 이런저런 광대 짓을 벌여야 한다. 현재 교황을 계속 옹립한 채 빠르게 고딕 제국과 펠릭 제국을 해치우고 제국을 통일하는 게 부르크 교단의 유일한 선택이다.


"그래. 원하는 게 뭡니까?"


예전엔 앞장서서 의견을 내고 주교들을 토론케 했던 영명한 교황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 의견을 묻는 허수아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아틀란티스는 펠릭 황제와 사이가 가깝습니다. 일부러 우릴 도발한 건, 우리랑 고딕 황제가 연합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고딕 황제는 북쪽에 아틀란티스가 있고 서쪽에 펠릭이 있으며 남쪽엔 우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하고라도 손잡아야 하는데, 둘을 배제하면 우리밖에 없습니다."


"고딕은 펠릭보다 우릴 더 싫어하죠. 억지로 연합해도 오래가지 못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아틀란티스와 펠릭은 그저 지켜보기만 해도 고딕 제국이 와해하는 모습을 볼 겁니다. 더불어 신성 제국도 지금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 될 것입니다."


과일주를 한 모금 마신 교황이 눈을 빛냈다.


"아틀란티스와 펠릭의 연합은 단순한 혼인 동맹뿐입니까? 대륙의 패권이 걸린 일에 그렇게 느슨하게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틀란티스는 명분에 집착하는 펠릭에게 드워프 장신구를 제공합니다. 펠릭은 궁핍한 아틀란티스에 철광석을 비롯해 식량 등을 공급하는 거로 파악했습니다."


플란코와 지르 그리고 페코 모두 식량을 사들이는 국가였다. 게다가 겔트 왕국도 여섯 개 지역 중 네 개가 자급자족이 어려운 상황이다.


"펠릭은 군사력이 약하니까 명분에 집착하고 군사를 키울 시간을 벌려고 하죠. 그러나 아틀란티스는 자원이 궁핍하다고 하니 장기전에 불리하여 속전 속결하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부르크 신을 악마라고 헛소리한 것도 우릴 자극해서 빨리 전쟁을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펠릭과 아틀란티스는 바다로 연결되었겠죠?"


"아틀란티스의 배가 직접 와서 물건을 실어 나른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배를 집결해 아틀란티스로 돌아가는 선박을 공격하고 화물을 압수합니다."


###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펠릭은 군사력이 가장 약하다. 평지가 많은 제국의 특성상 기마병의 쓰임새가 많다. 그러나 알프스나 카르챠 모두 고딕 황제에게 속했다.

펠릭으로선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 기마병을 육성해야 한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군사력이 강한 부르크나 고딕은 군대 유지 때문에 삶이 궁핍해질 가능성이 크다.


"부르크는 멍청이가 아닙니다."

바칸은 과일주를 입술에 살짝 댔다가 뗐다.


"아틀란티스가 북부에서 압박하면 고딕은 부르크와 연합하려 할 겁니다. 군사를 북쪽으로 올리자니 부르크가 치고 들어올 것 같겠죠. 둘이 함께 싸우는 건 어려운 일이나 아마도 고딕이 북쪽으로 오고 부르크가 폐하를 공격할 겁니다."


"그 정도는 나도 안다."


"지금 아틀란티스는 고딕과 부르크 둘을 동시에 도발했습니다. 특히 부르크는 반드시 아틀란티스와 싸워야 하는 형편입니다. 부르크는 당연히 고딕 제국과 연합하면 파멸만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고딕과 부르크의 선택은 세 가지다. 고딕이 아틀란티스와 싸우고 부르크가 펠릭과 싸우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다음으론 둘이 힘을 합쳐 아틀란티스 혹은 펠릭을 공격하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둘이 함께 아틀란티스를 공격하면 고딕 좋은 일만 시켜주는 셈이다. 북부의 우환이 가신 고딕은 수비로 전환하여 때를 기다리면 된다. 고딕 제국보다는 부르크가 먼저 붕괴할 가능성이 크니까.


둘이 함께 펠릭을 공격하면 땅 분배 문제가 대두한다. 어디까지 누가 점령할지 실랑이하다가 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저는 부르크에게 네 번째 선택을 줬습니다. 아틀란티스는 식량도 광산도 부족한 국가이기에 장기전을 하려면 펠릭 제국의 지원이 필수라는 정보를 흘렸습니다."


"부르크 제국의 해군을 유인해서 섬멸하자는 뜻인가?"


"그렇습니다. 이 전투에서 이기면 이점이 매우 많습니다."


부르크 해군이 소멸하면 펠릭 제국이 바다로 통하는 길이 열린다. 배로 사람을 실어서 부르크 소속의 섬도시를 점령하고 연해 영지를 약탈할 수 있다.

게다가 해안선이 긴 부르크는 대규모 병력 이동을 배에 의존하는 일이 많다. 최대한 많은 배를 나포하고 침몰시키면 부르크의 군대 이동이 느려진다.

행군으로 급하게 이동한 군대는 피로도가 높을 게 뻔하니 전투력도 하락할 것이다.


"아틀란티스는 부르크 신이 악마라고 선포했습니다. 부르크는 반드시 아틀란티스를 공격해야 합니다. 그런데 바다로 갈 배가 사라지고 나면 남은 건 육로와 강밖에 없습니다. 육로보다는 고딕의 땅을 흐르는 강이 더 입맛에 맞지 않겠습니까."


고딕 황제의 땅을 에돌아 육로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아틀란티스까지 어느 세월에 도착할지도 문제고 피로도 역시 문제다.

가장 좋은 선택은 길이 잘 닦이고 강으로 얼기설기 이어진 고딕 제국을 통과하는 것이다. 보병과 보급품은 배로 싣고 기마병은 길을 따라 달리면 한 달도 안 걸려서 아트란티스에 이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고딕도 부르크도 연합할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부르크는 반드시 고딕의 땅을 통과해야 하고, 고딕은 그저 길만 내주는 거로 북방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길 테니깐요. 더구나 돌아가는 부르크의 지친 군대를 습격하면 제국 통일을 몇 년 안에 이룰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펠릭은 고민에 빠졌다. 바칸의 제안이 정말 훌륭하긴 한데, 뭔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계획을 말해보아라."


"드워프 장신구 대금으로 철광석과 식량을 주십시오. 부르크가 반드시 움직일 정도로 확실히 해야 합니다. 플란코 해군과 해적섬에서 고용한 해적들이 매복하여 부르크의 배를 공격할 겁니다."

"싸움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펠릭 제국의 해군은 틈을 타서 가까운 항구를 점령하는 게 좋습니다. 항구를 점령한 후 투석기 등을 이용해 이기거나 져서 돌아오는 부르크의 배를 공격하면 됩니다."


"그래. 성공할 가능성이 큰 작전이니 성공했다고 치자. 그다음엔?"


"부르크는 고딕의 땅을 통해 북상할 겁니다. 급한 건 부르크 쪽이니 협상에서 손해 볼 겁니다. 그 손해가 아까워서 빨리 아틀란티스를 끝내고 싶을 겁니다. 저는 지르와 플란코 그리고 페코까지 버리면서 시간을 끌겠습니다."


"고딕의 움직임은?"


"폐하를 공격하면 부르크를 북으로 보낸 게 의미 없습니다. 부르크와 함께 자신도 약해지니깐요. 그러나 그대로 있으면 부르크와 폐하가 손잡을까 봐 걱정일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딕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부르크와 함께 아틀란티스를 공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돌아오는 부르크를 공격한 다음 폐하를 급습하는 것입니다."


"대책은?"


"시간입니다. 아틀란티스가 시간을 최대한 끌겠습니다. 폐하는 그저 변경으로 군대를 옮겨서 고딕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해군으로 부르크를 지속해서 괴롭히고요."


###


삼 백 척에 가까운 배가 항구를 떠났다. 부르크의 첩자는 종이에 배 숫자를 적은 후 비둘기 다리에 매달아 날렸다. 다섯 마리 비둘기를 모두 날린 첩자는 일을 끝내고 부두를 떠나는 일꾼들 사이에 섞여들었다.


무거운 철광석은 증기 기관을 탑재한 아틀란티스의 배에 실었고 식량은 해적섬과 율족의 배에 실었다.

항구가 안 보일 때까지 느린 속도로 움직이던 배들은 돛을 내리고 멈춘 후 사슬과 밧줄로 서로를 엮었다.


증기 기관을 단 배 한 척이 다른 배 다섯 척에서 열 척까지 끌었다. 해류를 탄 것보다는 느리지만, 노 젓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배들이 움직였다.


목표 지점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을 때 커다란 슴새 한 마리가 지휘선 갑판에 내렸다.


"야. 방향 틀어. 부르크 배가 마중 오고 있다."


할 말을 마친 슴새가 떠났다. 지휘관은 고동 소리를 연신 내서 다른 배들의 주의를 끈 다음 깃발로 방향을 틀 것을 지시했다.


각 배의 선장과 항해사가 키를 돌렸다. 증기 기관을 탑재한 배는 키가 여러 개여서 급히 방향을 틀거나 할 땐 여럿이 들러붙어야 했다.


방향을 틀고 두 시간 정도 지나서 부르크 제국의 함선들이 보였다. 망원경으로 살피던 지휘관이 코웃음 쳤다.


"숫자만 많은 수수깡이 배들뿐이군. 차라리 도망가지 말고 우리가 해치워도 되는데."

"드레이크 제독이 실력을 숨겨야 한다고 했다. 우린 전쟁에 참여하지 못할 거야."


그냥 올리비아호로 쭉 밀어버려도 된다. 천 척이 넘어서 시간은 꽤 걸릴 것 같긴 하지만, 증기 기관을 단 배의 속도가 노 젓는 배보다 몇 배나 빠르다. 게다가 와륜으로 하는 방향 전환은 노로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부드럽다.


"저들은 좋겠다."


목표한 섬에 도착하면 해적과 율족 배에 실은 식량을 전부 부리고 전투에 참여시킬 작정이다. 그 대가로 아틀란티스는 고신 교단의 설계도에 따라 드워프가 만든 배를 주기로 했다.


허름한 나무배가 고대 제국의 기술을 응용하고 드워프가 직접 제작한 배로 바뀌는 셈이다. 지휘관은 분명히 일부러 자기 배를 침몰시키는 몰염치한 놈들이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새로 만드는 배는 우리 배보다 훨씬 튼튼하고 멋지던데."

보좌관 역시 영지에서 출발하기 전에 새로 만든 배를 잠깐 구경한 적 있었다. 비나크 교구에서 바칸이 얻은 제국 학자들이 설계한 배보다 훨씬 대단했다.


작가의말

해전을 준비하며 아틀란티스 해군 지휘부는 명량을 단체관람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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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샌가의 수호자 +6 19.10.13 32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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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위기의 바르 부족 +10 19.10.12 355 23 12쪽
98 올리비아 여행기 +6 19.10.12 327 18 12쪽
97 펠릭 황제 +8 19.10.12 351 21 12쪽
96 부르크 +6 19.10.11 375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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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국으로 +10 19.10.11 364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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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격변하는 정세 +8 19.09.28 517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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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몬스터 소탕 +8 19.09.25 560 38 12쪽
62 아틀란티스 공국 +14 19.09.24 600 37 12쪽
61 계략의 바칸 +8 19.09.23 604 40 12쪽
60 묵은 원한 +8 19.09.22 596 45 12쪽
59 주술사의 예언 +14 19.09.21 612 51 12쪽
58 특별한 손님 +12 19.09.20 611 4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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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신의 선물 +12 19.09.18 629 46 12쪽
55 삼각 무역 +10 19.09.17 638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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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바르 부족 +11 19.09.14 673 38 12쪽
51 태양의 눈물 +9 19.09.13 716 44 12쪽
50 월야의 지배자 +17 19.09.12 680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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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뇌물은 언제나 옳다 +11 19.09.07 767 44 12쪽
44 영지 구획 +14 19.09.06 798 53 12쪽
43 마나의 비밀 +12 19.09.05 814 61 12쪽
42 장신구 경매 +18 19.09.04 817 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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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치명적 사고 +12 19.08.23 872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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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얽히고 설키고 +6 19.08.20 947 44 12쪽
24 담판을 짓다 +12 19.08.19 936 44 12쪽
23 각자의 꿍꿍이 +6 19.08.18 951 48 12쪽
22 복병이 나타나다 +4 19.08.17 965 50 12쪽
21 귀족가의 사정 19.08.17 1,027 44 12쪽
20 사람인가 19.08.16 1,010 48 12쪽
19 베르크의 자작 +8 19.08.15 1,014 48 12쪽
18 추격과 도주 +7 19.08.14 1,024 50 12쪽
17 사냥이 끝나면 +6 19.08.13 1,054 55 12쪽
16 마을 건설 +2 19.08.12 1,057 51 12쪽
15 기사의 출현 +6 19.08.11 1,076 53 12쪽
14 신의 은총 +2 19.08.10 1,131 52 12쪽
13 작전 성공 19.08.09 1,142 53 12쪽
12 분리 작전 +2 19.08.08 1,175 53 12쪽
11 톰슨과 미클 19.08.07 1,207 6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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