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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업자 - The Smugg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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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7.28 20:59
최근연재일 :
2019.09.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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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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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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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화 - 밀수선

DUMMY

행성 ‘페리에’. 인구 400만 정도의 행성으로, 인류가 자리 잡은 몇몇 도시나 마을들을 빼면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은하 전체로 보자면 중심부에 비교적 가까이 있지만, 세오네 제국에서는 어중간한 변방에 자리 잡은 행성이다. 노이에란트, 마토로 등의 나라들과도 멀지 않으며, 이레시아, 살테이로 등의 다른 종족들의 영역과도 멀지 않다.


페리에 남반구, 해변가에 있는 인구 5만의 도시 ‘라보’. 산에 둘러싸인 분지 한가운데 있는 도시로, 전형적인 ‘개척 도시’의 풍경을 띠고 있다. 세온이나 헤라 같은 행성이었으면 도시 축에도 끼지 못하겠지만, 이 행성에서는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도시다.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우주선 착륙장이 있고, 착륙장 한쪽에는 크고 작은 우주선들이 정박된 우주선 정박지가 있다.


관세청 직원 한스 미터마이어는, 우주선 정박지에 있는 우주선들을 일일이 돌아보고 있다. 페리에 행성은 위치상 밀무역이 빈번한 곳이어서, 관세청은 항상 이 행성을 주시하고 있고, 각 도시를 불시에 점검하기도 한다. 미터마이어 역시 밀수 관련 신고를 받고 점검차 라보의 우주선 정박지에 나온 것이다.


정박지의 우주선들을 둘러보던 중, 미터마이어는 한 우주선 앞에 멈춰선다. 높이는 10m 정도, 길이는 100m 정도 되는, 유선형의 중형 우주선이다. 우주선을 이리저리 돌아본 다음, 미터마이어는 직관적인 확신이 선다. 이것은 분명, 밀수선이다! 그렇다면... 분명히 이 안에는 밀수품들이 있을 터다! 우주선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마침 우주선의 문이 열려 있다. 문 안으로 막 들어가려는 순간...


“엇!”


미터마이어는 우주선의 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누군가와 마주친다. 가죽점퍼를 입은 2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미터마이어는 자기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아... 관세청에서 오셨군요.”


“......”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는 미터마이어가 입은 근무복을 보고는 눈의 깜짝임도 없이 태연히 말한다. 미터마이어는 순간 당황해서 할 말을 잠시 잊을 정도였지만,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침착하게 입을 연다.


“제가 왜 여기에 왔는지는 잘 아시겠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선생이 여기에 잘못 찾아왔다는 것까지도요.”


“호오, 그렇게 단언할 수 있겠습니까?”


미터마이어는 밀수업자를 잡아낼 때, 마약 유통업자를 잡아낼 때와 같은 눈빛으로 그 남자를 응시한다. 사냥감을 노리는 사냥꾼의, 바로 그 눈빛이다.


“네, 그렇고말고요. 정 궁금하시면, 안이라도 한 번 보시지요.”


남자는 태연히 말한다. 미터마이어는 겉으로는 웃음을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절대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게 어디서 날 속이려 들어. 내 동물적 감각은, 네가 악질적인 밀수업자라는 걸 잘 말해 주고 있다고. 얼굴을 보면 다 쓰여 있지. 결정적인 증거가 잡히는 대로, 법이 명시된 한도 내에서 최고액의 관세를 부과하고 교도소로 보낼 테니 그리 알아라.’


미터마이어는 남자를 따라 우주선 안의 화물칸으로 들어가며 말한다.


“이 우주선, 종류는 뭐로 등록되어 있죠?”


“연구선입니다.”


“연구선이라... 등록증은 있습니까?”


“물론이죠.”


남자는 바로 연구선 등록증을 보여 준다. 미터마이어는 등록증을 스캔해 본다. 잠시 후, 미터마이어는 약간 당황하는 표정으로, 남자에게 연구선 등록증을 다시 내어준다.


“네. 등록증은 이상 없습니다. 그런데, 사진과 실제 얼굴이 일치하지 않는데... 여기 ‘김주경’이라는 이름은 혹시 뭡니까?”


“아, 제 삼촌입니다.”


“삼촌이라... 알겠습니다. 그럼, 화물칸을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터마이어는 남자를 따라 화물칸으로 들어간다.


‘이 녀석 제법이군. 밀수선을 연구선으로 등록해 놓고, 등록증까지 갖춰 놓는 치밀함은 인정해야겠어. 그래서 더 알아보고 싶군. 어디 한 번 직접 확인해 보자고.’


화물칸에 들어가자, 남자는 자신만만하게 불을 켠다.


“보시다시피, 여기에는 연구용 장비들밖에 없습니다.”


남자가 다시 미터마이어의 뒤로 가서 서려는데... 발이 갑자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손을 들어 보려 한다. 그러나 팔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 보려 하나, 돌릴 수 없다. 오직 눈만 굴릴 수 있을 뿐... 마치 그 자리에 원래부터 있었던 석상처럼, 남자는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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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당황했을지도 모르겠군요.”


“무... 무슨...”


“제 능력을 좀 사용했습니다.”


“느... 능력이라니...”


“하지만 금방 끝날 겁니다. 혹시나 해서 조치를 해 놓은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미터마이어는 남자를 한 번 더 돌아보며 말한다.


“물론, 그쪽께서 떳떳하다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답은 그쪽이 더 잘 아시겠지요.”


미터마이어는 AI폰 화면에 화물칸 전체가 들어오도록 한 다음, 스캔을 시작한다. 스캔은 몇 초 걸리지 않는다. 잠시 후, 스캔이 끝나자, 미터마이어는 침을 삼키고 스캔 결과 화면을 찬찬히 본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빨간색 표시가 나오지 않는다. 빨간색은 통관되지 않은 물건, 그러니까 밀수품인데... 밀수품은 스캔 결과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된 거야. 분명 없을 리가 없는데... 다시 한 번...”


미터마이어는 다시 한번 스캔을 해 본다. 약 1분 후, 미터마이어는 다시 스캔 결과 화면을 본다.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 밀수품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거 봐요. 제가 없다고 했잖습니까.”


남자는 태연히 말한다. 미터마이어는 잠시나마 스캔 결과를 의심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아니다... 스캔 결과가 틀렸을 리가 없다. 수백 년 넘게 보완되어 온, 검증된 프로그램이다. 스캔이 없다면 없는 것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분명히 심증은 가는데, 스캔 결과는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으음...”


미터마이어는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분을 애써 삭인다. 심증은 있다. 확실하다. 분명 눈앞의 이 사람은 악질 밀수업자가 분명하다! 그런데 증거가, 결정적 증거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눈앞에서 놓치다니... 그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남자에게 걸었던 그의 능력을 해제한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남자는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우주선을 내리는 미터마이어에게 인사한다. 미터마이어는 겉으로는 웃으며 인사하지만, 뒤로는 잔뜩 이를 간다.


‘이 우주선에 대해서는 등록 정보를 다 파악해 뒀지. 연구선 얼리버드 호였지. 내가 나중에 확실한 증거만 잡으면 반드시 네게 최고액의 관세를 물리겠다.’


미터마이어는 조금 전에 자신이 나온 우주선, 얼리버드 호를 한 번 더 돌아보고는, 발길을 돌려 정박지를 떠난다.



조종석에서, 남자는 정박지와 그 주변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눈길이 향하는 곳은 미터마이어. 그는 미터마이어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저 조용히 내려다보기만 한다. 이윽고, 미터마이어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그는 조종석 옆의 화장실을 돌아보며 말한다.


“이제 나와도 돼! 관세청 사람은 갔어.”


“정말인가, 수민?”


“갔다니까. 안심하고 나오라고.”


조종석에 서 있는 남자의 이름은 김수민. 밀수업자로, 나이는 27세.


“알았어. 기다려. 금방 나올 테니!”


화장실 문 옆 벽에서, 별안간 한 줄기의 빛줄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들고 나갈 만한 게 없는, 그냥 순전히 벽인 곳에서, 갑자기 빛줄기가 나오는 것이다. 잠시 후, 빛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암청색의 공간 안에서 누군가가 나온다. 도마뱀 같은 머리를 한, 암녹색의 머리가 나온다. 잠시 후, 그 암녹새 머리의 누군가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2m 정도 되는 키에, 암녹색의 거칠거칠한 피부, 그리고 품이 넓은 의복. 전형적인 살테이로족의 외모다.


“아... 나는 또 밖에 무슨 일이 있나 했는데, 별 탈은 없나 보군.”


“화물칸까지 와서 뒤지고 가더군. 거기다가 그 직원, 거의 뭐라고 할까, 용의자를 보는 형사의 눈빛이었어.”


“얼핏 들으니까, 그 직원, ‘능력’이 있는 것 같던데?”


“온몸이 마비되고, 말만 할 수 있었지... 뭐 그 사람도 자네가 공간을 만들어서 거기다 숨겨 둘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겠지만 말이야.”


수민과 이야기하는 살테이로족 남자의 이름은 카르토 라겐 라스. ‘리기온’ 부족 출신의 상인으로 수민과 동업한 지는 3년 정도 됐다.


“물건은 잘 있지?”


“아, 있고말고.”


카르토가 아직 열려 있는 암청색의 공간에서 뭔가를 꺼낸다. 그가 꺼낸 건 철제 상자 2개.


“아, 맞아... 이 안에 명품백, 보석 같은 사치품들이 있었지. 그런데 이거 어디로 가는 거라고 했었지?”


“렌코.. 였던가.”


“렌코? 아, 연향 말하는 거지? 블루오션이지, 거기는.”


“네 말대로야.”


카르토는 수민의 말에 맞장구친다.


“거기 황제가 귀족들한테 사치 금지령을 내렸지? 거기가 원래 유교인가 뭔가 해서 근검절약을 강조하니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거기 귀족들이 그런다고 사치를 안 할 양반들이겠어? 겉으로는 안 그래 보여도 뒤로는 몰래몰래 할 거라고.”


“맞아. 지금 우리에게 거래를 의뢰한 양경원 공작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지. 거기에다가 황제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대귀족이기도 하고.”


“참 고마우신 분들이지. 우리한테 이렇게 먹고살 거리를 다 주고 말이야. 안 그래?”


“연향 귀족들? 아니면 연향 황제?”


“둘 다.”


수민과 카르토는 마치 한 사람이 웃는 듯, 한 소리로 크게 웃는다.



♩♪♬♩♪♬♩♪♬



바로 그때, 조종석 어딘가에서 AI폰의 벨소리가 들려 온다. 수민은 벨소리를 듣자마자 AI폰이 있는 곳을 찾는다. AI폰이 있는 곳은 의자 위.


“네 전화로군.”


“이번에는 또 누구한테서 전화가 왔나... 거래처인가?”


“아니면, ‘호렌’일 수도 있지. 오늘이나 내일 온다고 했는데...”


수민은 조종석으로 가서, AI폰을 집어들고 통화 버튼을 누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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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 베라네 19.08.10 32 1 11쪽
2 2화 - 기쁜 소식 +2 19.08.03 54 1 10쪽
» 1화 - 밀수선 19.07.31 10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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