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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아이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문낭호
작품등록일 :
2019.07.3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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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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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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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칸汗;王 (完)

DUMMY

동호변경백 바타르는, 네르구이가 소집한 쿠릴타이의 결과를 얼마 지난 후 고스란히 전해 들었다. 이것저것 논의가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네르구이를 힘으로든 논리로든 누를 수 있는 의족이나 관원이 많을 리 없으니, 거의 네르구이의 뜻대로 이루어진 결과였다. 일찌감치 논의할 내용에 대해서 들은 바타르는, 일부러 쿠릴타이에 들지 않았다. 괜히 원치 않게 대립각을 세우게 될까 저어한 까닭이었다.


“나는 쿤드 모린을 돌려받고, 청문병은 남쪽으로 향한단 말이지.”


적잖이 만족스럽다는 듯 웃는 변경백 바타르를 보며, 쿠릴타이의 결과를 전한 부장은 불만스러운 듯 눈썹을 일그러트렸다.


“하지만 하르부가가 오르스라니요.”

“뭐가 문젠가, 부장.”


동호변경백 바타르는, 부장의 불만스러운 말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동호변경백 바타르는 뒷짐을 진 채로 정원을 바라보았다. 궁궐의 내관들의 손으로 정성스레 관리된 정원은, 겨울이 다가와 푸른빛을 잃었음에도 정취를 잃지 않았다.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나의 변경백?”


변경백 바타르는 발걸음을 옮겨, 정원으로 향했다. 마른 풀이 바타르의 발길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제국 사방 곳곳의 풀이며 덤불, 나무들이 정원에 어울러져 있었다.


“나의 변경백 바타르, 하르부가가 하나가 되고, 그들의 내부가 정리가 되면, 그 힘이 어디로 쏟아지겠습니까?”


뒷짐을 진 채로 걷는 변경백 바타르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자네는 그 힘이 우리에게 쏟아질 것을 걱정하는가?”


부장은 서둘러, 뒷짐을 진 채로 걸어가는 변경백 바타르의 뒤쪽으로 따라붙었다. 그러며 “어찌 걱정되지 않겠습니까?”했으나, 변경백 바타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뒷짐을 진 채로 연못까지 걸어갔다. 날씨가 서늘해지며, 연못을 떠도는 잉어들의 움직임이 부쩍 느릿느릿해져 있었다.


“내가 하르부가를 두려워하고, 성가셔했던 것은 말이야.”


변경백 바타르는 그 느릿느릿 움직이는 잉어들을, 몸을 굽혀 내려다보았다.


“하르부가들이 성씨들마다 흩어져 제멋대로 움직인 까닭이야.”


바타르는 황궁의 연못들에 대해 예전에 들은 것을 떠올렸다. 대 칸 야와우르가 술자리에서 말해준 것이었다. 드넓은 황궁에 정원만 해도 수십, 연못만 십 수개가 넘는데, 그 연못이 물길이 보이든 보이지않든 모두 연결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하나로 모인 하르부가들은 두렵지 않아.”


물길을 따라 물고기들은 이 연못 저 연못으로 돌아다니고, 물이 고이지 않으니 연못을 청소하는 데에 자주 신경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설계를 한 이의 이름은 남아있지 않지만, 참으로 이곳저곳 신경을 쓴 흔적이 많다고.


“통금령을 내린 것 또한, 대화 할 이가 없는 까닭이었지. 씨족 하나하나의 오강을 불러다 이야기를 할 필요 없이, 이제는 우르스의 칸과 이야기하면 될 것 아닌가?”


변경백 바타르는, 솔직히 말해 세첸 네르구이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산왕국과의 대치로 항상 골치 아프던 입장에서 보자면, 또 하나의 나라와 경계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하르부가가 산왕국과의 사이에서 완충지의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강, 아니지. 이르웨스 칸이 마모치누아 넷째 황자를 의자(義子)로 들였다지?”

“예, 변경백 바타르.”


대답하는 부장의 어조에 영 불만스러운 기색이 섞여있자, 변경백 바타르는 돌아보지 않은 채로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것도 마음에 안 드는가?”

“아닙니다, 변경백 바타르.”


아니라고는 하지만, 변경백 바타르는 불만스러워하는 부장의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무슨 생각 때문인지 알 것 같았다. 옥패수탐이 진행 중이라지만, 제국의 황자인 자가, 변경 하르부가의 오강에 불과하던 이의 아들이 되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황족의 체면이 상하는 만큼, 의족의 체면도 상한다고 여기는 이들은 드물지 않게 있었으니까.


물론 변경백 바타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동호변경백으로서 생각해 보았을 때 제국과 하르부가의 관계가 좋은 것이 좋으면 좋았지, 나쁠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애초에, 차강씨의 이르웨스라면 대륙의 옛적부터 따지자면 피의 고귀함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당장에 전란이 벌어지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부장.”


변경백 바타르는 낮게, 중얼거리듯 그렇게 말한 후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제 청문병의 출정준비를 기다릴 필요도 없게 되었다. 변경백 바타르는, 쿤드 모린이 청문병과 교대하여 돌아오기를 기다릴지, 아니면 먼저 출발할 지를 가늠하고 있는 중이었다. 황녀 차우마랄과의 혼약은 끊어졌고, 이제 변경백 바타르는 온전히 동호경과 대치하는 산왕국만 신경 쓰면 되었다.


서쪽으로 출병한 병력은, 그의 아들인 카르바르가가 알아서 잘 할 일이고.


“그러고 보니, 중경의 의족들에게는 징집령이 떨어졌다며?”

“세첸 네르구이가 명분을 잘 쥐었지요. 서쪽 반란군들을 토벌하는데 시간이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수탐기간도 길어질 테니까요. 중경의 의족들이 반대할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허.”


변경백 바타르는 세첸 네르구이의 일처리보다도, 부장의 사고방식에 조금 놀라고 있었다. 곁에 둔 지 시간이 제법 된 이였는데, 이렇게도 의족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이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자네가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군, 그래.”


멀리서 자신을 발견하고 서둘러 인사하는 내관과 시녀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며, 변경백 바타르는 한탄하듯 말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변경백 바타르는 어리둥절해 하는 부장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 부장은 자신이 무슨 말이라도 잘못했나 생각해 보았지만, 그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잘못 꺼낸 말은 전혀 없었다. 어리둥절해 하며, 부장은 그저 변경백 바타르의 뒤만을 따랐다.


변경백 바타르의 걸음은 정원을 떠나, 황궁을 지키는 금군들이 쓰는 숙사(宿舍)에까지 이르렀다. 그 동안 변경백 바타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부장의 불안함이 조금씩 커지는 중이었다.


“자네가 남쪽에 좀 다녀와야겠군, 부장.”

“남쪽에 말입니까?”


변경백 바타르는 불에 잘 타지 않도록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들고, 돌을 깎아 지붕을 얹은 숙사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청문병들이 출진하면 따라가게. 그들이 나의 쿤드 모린과 교대하거든, 그 쿤드 모린과 함께 호경으로 오도록 해.”

“알겠습니다, 변경백.”


부장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뜻대로 따르겠다는 의미로 군례를 올리며 대답했다.


“호경에 도착하거든, 쿤드 모린과 함께 산왕국 경계 쪽으로 가도록 하고.”

“변경백, 그 말씀은...”


군례를 올리며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며, 부장이 흔들리는 눈으로 변경백 바타르를 바라보았다. 변경백 바타르는, 새로 집이라도 마련하려는 사람처럼 이리저리 금군숙사를 둘러만 볼 뿐, 부장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의 태도에서, 부장은 변경백 바타르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변경백의 부장이 아닌 것이다.


“제 잘못이 무엇인지 알려 주십시오, 변경백 바타르.”

“그대의 잘못이 무엇이 있겠어? 내가 그대를 벌한다 했던가? 나의 쿤드 모린을 지휘하라는 것이 벌인가.”


물론 쿤드 모린을 맡기는 것은 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산왕국과의 경계로 가라는 것은, 벌일 수 있었다. 하르부가가 버티고 있는 카르어이가 아닌, 동호경의 동부평원과 산왕국의 대산맥이 직접 마주하는 경계는 얼마 되지 않았다. 길이로 따지자면 수십리 정도에 불과할 것이었다. 구릉지에 산길 또한 험하여 군이 진군하기에도, 단순히 교역하고 교류하기에도 그리 좋지는 않은 길. 그럼에도, 시시때때로 산왕국의 순찰대와 충돌이 일어나고는 하는 것이 그 경계지역이었다.


공을 쌓기는 어렵고, 책임 질 일은 많은, 그런 곳이 바로 산왕국과의 경계인 것이다.


“물러가 쉬게나. 먼 길을 가려면 힘을 쌓아둬야지.”


배려하는 듯, 하지만 돌아보지도 않으며 하는 말에, 부장은 그저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변경백 바타르는 부장을 보낸 뒤로도, 한동안 계속 금군숙사를 둘러보았다. 교대를 위해 숙사를 나오던 청문병 몇이, 변경백을 발견하고 정중히 군례를 올려왔다. 그런 군례를 받아주길 몇 차례, 변경백 바타르는 세첸 네르구이와 만났다.


“수행원도 없이 혼자 다니십니까, 변경백.”


황궁의 방비를 점검 중인지, 세첸 네르구이의 뒤로는 청문교위 하나와 청문병 하나가 뒤따르고 있었다. 변경백 바타르는 웃는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받아주었고, 세첸 네르구이는 무슨 생각인지 변경백 바타르와 나란히 섰다.


“가까이 두었던 사람이, 내 생각보다도 굳은자라서 말이네.”

“그래서 멀리 두기로 하셨습니까?”

“의족들이란. 변경백도 저들과 같은 줄 아니.”


어린 애가 투덜거리는 듯한 변경백 바타르의 어조에, 세첸 네르구이는 낮게 웃었다.


“그들이 보기에야, 변경백도 의족이지요.”


세첸 네르구이의 말에, 변경백 바타르는 그저 코웃음을 쳤다.


“징집령은 중경에만 내릴 것인가?”

“글쎄요.”

“북호경은 겨울이 닥쳐오니 내릴 수 없을 것이고, 우리는 산왕국과 하르부가에 발이 묶였으니. 남은 것은 남호경인가.”

“서쪽 반란군이야, 중경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변경백 바타르는, 태연하게 대답하는 세첸 네르구이를 흘끔 돌아보았다. 세첸 네르구이는 태연히 그 시선을 받으며, 변경백 바타르가 바라보던 금군숙사를 바라보았다.


“하르부가의 지위는 어찌 되는가?”

“칸국이지만, 예전과는 좀 다르게 되겠지요.”


칸국. 변경백 바타르는 그것을 다시 입 속에서 한 번 더 곱씹었다. 칸국.


“그 이름이 그리우십니까?”

“몇 백 년 전의 일을 내가 그리워 할 이유가 무엇인가?”


변경백 바타르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는 듯, 핀잔을 주며 세첸 네르구이를 흘겨 보았다.


“그래, 이르웨스가 토스가르 칸[;독립 칸]이 된다는 게지.”

“그렇겠지요. 아직은 피를 나눈 것도 아니니.”


세첸 네르구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슬쩍 변경백 바타르를 바라보았다. 변경백 바타르는 어느새 기울어가는 해의 반대쪽, 동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러면 내게 마모치누아 넷째 황자님을 도울 이유가 생기는 셈이로군. 허, 참.”


넷째 황자인 마모치누아는, 이르웨스 칸의 의자가 되었다. 자연히 이르웨스 칸의 딸과는 남매지간이 될 것이다. 그런 마모치누아가 대 칸의 자리에 앉게 된다면. 그 때부터는 하르부가가 ‘토스가르’라 목소리를 높이기 애매해질 것이다.


여기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 텐데. 설령, 그 때 그 때 닥치는 일을 처리해 여기까지 이르렀다고 해도 위업이라 부를만 했다. 만약이라도 여기까지 읽었다면, 그것은 사람의 위업이 아니라 신령이나 정령의 위업이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말 적으로 돌리기 싫은 사람이야, 자네는.”


변경백 바타르가 다시 아이가 투덜거리듯 하자, 세첸 네르구이는 그저, 웃음만 지어 보였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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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16. 남호南護 (完) 19.10.30 29 0 15쪽
135 16. 남호南護 (8) 19.10.29 25 0 17쪽
134 16. 남호南護 (7) 19.10.26 24 0 13쪽
133 16. 남호南護 (6) 19.10.23 29 0 12쪽
132 16. 남호南護 (5) 19.10.21 26 0 11쪽
131 16. 남호南護 (4) 19.10.19 26 0 13쪽
130 16. 남호南護 (3) 19.10.18 25 0 11쪽
129 16. 남호南護 (2) 19.10.17 26 0 12쪽
128 16. 남호南護 (1) 19.10.16 26 0 12쪽
127 15. 샤타르將棋 (完) 19.10.15 27 0 16쪽
126 15. 샤타르將棋 (9) 19.10.14 26 0 12쪽
125 15. 샤타르將棋 (8) 19.10.11 28 0 12쪽
124 15. 샤타르將棋 (7) 19.10.10 28 0 10쪽
123 15. 샤타르將棋 (6) 19.10.09 27 0 12쪽
122 15. 샤타르將棋 (5) 19.10.08 27 0 11쪽
121 15. 샤타르將棋 (4) 19.10.07 25 0 10쪽
120 15. 샤타르將棋 (3) 19.10.06 27 0 14쪽
119 15. 샤타르將棋 (2) 19.10.04 29 0 13쪽
118 15. 샤타르將棋 (1) 19.10.03 27 0 13쪽
117 14. 복호伏虎 (完) 19.10.01 23 0 14쪽
116 14. 복호伏虎 (9) 19.09.30 25 0 13쪽
115 14. 복호伏虎 (8) 19.09.29 25 0 10쪽
114 14. 복호伏虎 (7) 19.09.28 23 0 11쪽
113 14. 복호伏虎 (6) 19.09.26 29 0 11쪽
112 14. 복호伏虎 (5) 19.09.25 30 0 11쪽
111 14. 복호伏虎 (4) 19.09.24 27 0 13쪽
110 14. 복호伏虎 (3) 19.09.23 31 0 11쪽
109 14. 복호伏虎 (2) 19.09.22 29 0 14쪽
108 14. 복호伏虎 (1) 19.09.21 31 0 12쪽
» 13. 칸汗;王 (完) 19.09.20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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