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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아이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문낭호
작품등록일 :
2019.07.3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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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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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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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복호伏虎 (8)

DUMMY

울란보데타르 이후의 첫 요새, 아르트 케시크가 본 척도 않고 지나친 요새는, 아르트 케시크가 지나간 지 사흘째가 되는 새벽부터 거센 공격과 마주했다. 밤 동안에 경계병들의 시야 밖에서 설치된 투석기가, 어슴푸레 동녘이 밝아오는 시점부터 일제히 요새를 향해 돌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요새에서는 달리 대처방법을 내놓지 못했다. 요새에도 성벽 위에 방어용으로 투석기를 올려두긴 했지만, 제대로 반격을 해보기도 전에 기습적으로 쏟아지다시피 하는 포탄에 거의 잃고 말았다. 그렇다고 특공대를 성문 밖으로 내어 투석기를 공격할 수도 없었다.


덕분에 요새의 지휘관이 발만 동동 구르며 괜한 부하들을 닦달하는 동안, 이쪽의 지휘관은 지휘용 망루에 올라 계속해서 포탄을 쏘아 보내는 투석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품 마모도가 생각보다 심하긴 합니다, 만인장.”


부장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옆에서 말하고 있었지만, 만인장이라고 불린 지휘관은 전혀 걱정하는 듯 보이지 않았다.


“신경 쓰지 말아요. 끝장을 보자는 것도 아니니까.”


그러며, 만인장은 엄지 끝을 입으로 가져가 살짝 입술로 물었다.


“하지만 만인장 우네르테...”

“부장, 우리 목적은 요새를 무너트리는 게 아니에요.”


부장은 우네르테가 흘낏 자신을 바라보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을 꾹 다물었다. 곧게 허리를 편 채로 자신을 보는 우네르테에게서, 부장은 족히 수 십 년을 군문에서 보낸 장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저들의 마음을 무너트리는 거지.”


우네르테의 시선이 다시 성벽으로 돌아갔다. 그 잠깐의 순간에, 부장은 그 눈빛이 형형하게 빛나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부장은 곁눈질로 우네르테를 몇 번 보다가, 결국 입을 꾹 다문 채로 요새를 바라보았다. 망루 위에는 그대로 침묵이 흐르고, 한동안 주변에는 투석기 부대의 호령소리와 포탄이 날아가고, 성벽에 부딪히는 소리만이 남았다.


그러다 얼마쯤 지났을까, 투석기 부대 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비명이 터져 나왔다. 놀란 부장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지금 그들은 아르트 케시크가 울란보데타르 공략에 썼던 투석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하고 있었다. 단시간에 얼마나 험하게 썼던지, 부품의 마모나 피로가 상당히 심한 상태였다. 그래서 앞서 우네르테에게 말했듯이, 부장이 적잖이 걱정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투석기 중 하나의 포탄을 날려 보내는 주축이 부러져, 무너져 내린 투석기의 부품들과 돌들이 병사들을 덮친 모양이었다.


“저, 저런!”


안타까운 마음에 부장이 그쪽을 바라보며 발을 구르고 탄식을 내뱉었다. 그러나 정작 우네르테는 흘끔, 그쪽으로 시선을 한 번 줄 뿐이었다.


“부장, 전장에 사상자는 나오기 마련입니다.”

“만인장 우네르테, 적군과 화살이나 칼이라도 주고받고 쓰러졌다면 죽어도 텡그리 앞에서 할 말이라도 있지요. 하지만 저건, 저건 아니지 않습니까.”

“부장, 똑바로 보십시오. 저들도 싸우다 쓰러진 것입니다.”


부장은 뭐라고 반박을 할 생각에 발끈하며 우네르테를 돌아보았다. 작은 키의 만인장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로 여전히 돌포탄이 날아가는 요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부장은, 그 흔들림 없는 녹옥(綠玉)을 닮은 눈동자를 보고, 뭐라고 하려던 마음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니, 녹옥보다는 숲을 닮았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숲처럼, 고요하고 흔들림 없는 눈이었다.


“상황을 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만인장 우네르테.”


하는 수 없이, 부장은 하려던 말은 꺼내지 못한 채 그렇게 말했다. 만인장 우네르테가 고개를 끄덕이자, 부장은 지체 없이 몸을 돌려 망루를 내려갔다.


부장이 망루를 내려가자, 만인장 우네르테는 망루의 난간을 붙잡고 꼿꼿이 세우고 있던 몸을 기대었다.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자, 난간의 목재가 수갑(手甲)에 갈리며 까득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우네르테는 대 칸 야와우르의 전사 이후, 아르트 케시크의 후방 보급 부대에서 줄곧 머무르고 있었다. 전선으로 나서고 싶은 마음은 컸으나, 세첸 네르구이가 허락하지 않았다. 울란보데타르 공략에서도 우네르테는 후방에 머무르며 오로지 아르트 케시크의 보급에 집중했다. 보급선을 계획하는 것이나, 보급선을 보호하는 부대들의 지휘까지도 도맡았다. 그리고 그 일이 손에 익게 될 때 즈음, 세첸 네르구이에게서 온 명령장이 도착했다.


우네르테 휘하의 경기 삼천을 포함해, 아르트 케시크와 울란보데타르의 공략에 함께한 투석기 부대, 그리고 보군 오천을 포함하는 지휘권을 주는 명령장이었다. 더불어, 공식적으로는 우네르테의 영지인 차르사노이 소속의 천인장이던 직위도, 정식으로 제국의 만인장으로 바뀌었다.


그것과 함께 세첸 네르구이가 지시한 것은 몹시도 간단했다.


아르트 케시크의 진격선을 따르며, 그 사이에 걸리적거리는 모든 요새와 성, 도시를 함락하라.


우네르테가 알기로, 그러한 지시를 받은 것은 우네르테 혼자가 아니었다. 우네르테 뿐만 아니라, 중경의 부군을 이끄는 다섯의 부정들 또한 같은 지시를 받고 움직이고 있었다. 우네르테는 그들의 위치 또한 계속해서 들어오는 정보로 파악하고 있었다. 가장 먼 부군이 후방으로 두 시진 거리, 마장으로 따지자면 이백 마장(=약 80km)쯤 떨어져 있었다.


사실 전력으로 따지자면, 우네르테가 만인장으로 지휘하게 된 군이 부군보다 나은 점은 거의 없었다. 투석기 부대는 울란보데타르 공략에서 무리한 덕분에 피로도가 높았고, 그게 아니더라도 공성전 외에는 큰 쓸모가 없었다. 새로 배속된 보군 오천도 서호경에 근접한 중경의 의족들이 보낸 징집병들로, 나름대로 훈련은 받았겠지만 정병이라고 하기는 힘들었다. 우네르테 직속의 기병들은 정예라고 할만 했지만, 경기병인데다 돌기(突騎)보다도 궁기(弓騎)에 가까우니, 중기(重騎)를 주축으로 삼는 부군과 비교하기도 힘들었다.


“만인장 우네르테.”


하지만, 고맙게도 세첸 네르구이는 우네르테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 주었다. 쏘아보낼 포탄을 보급하느라 골머리를 썩게 하는 투석기 부대와 어중간한 보군 오천보다도, 만인장 우네르테는 이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만인장 우네르테는 돌아서서 자신을 부른 이를 바라보며, 정중히 군례를 올렸다.


“오셨습니까, 오천인장 한시.”


우네르테의 고향, 차르사노이의 오아시스를 닮은 시원한 푸른 눈이 어색한 듯 흔들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시는 곧 정중히 군례에 답했다.


그리고는 조금 전까지 우네르테의 부장이 있던 자리에 서서, 여전히 쉴 새 없이 투석기의 포탄이 쏟아지고 있는 요새를 바라보았다. 우네르테는 그런 한시의 옆모습을,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한시의 키는 자드와 비슷할 정도라, 우네르테가 본 여인 중에는 가장 큰 키였다. 처음 봤을 때는 참 예쁘장하게 생긴 사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묘한 분위기가 있는 사람이었다. 호리호리하게 선이 가는 몸에, 얼굴도 선이 가는 편이었는데도 그러했다.


문득, 한시의 옆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우네르테가 손을 뻗었다. 주근깨가 피어오른 뺨 위로, 사과빛깔의 머리카락이 투구 아래로 빠져나와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 만인장 우네르테?”


우네르테가 한시의 흘러내린 머리칼을 정리해 넘겨주자, 당황한 한시가 우네르테를 돌아보았다. 주근깨가 핀 뺨이, 한시의 머리색처럼 사과빛깔로 물들었다. 그것을 본 우네르테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천인장 한시. 그래, 무슨 할 말이라도 있습니까?”


우네르테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하며 다시 시선을 요새 쪽으로 돌리자, 한시도 서둘러 자세를 바로잡고 우네르테를 따라 요새 쪽을 바라보았다.


“만인장 우네르테, 제가 언제쯤 나서면 되겠습니까?”

“요새의 피해가 클까 걱정입니까?”

“아니오. 양쪽 다 소모가 클까 걱정입니다, 만인장 우네르테.”


한시는 우네르테의 말에,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흘끗, 우네르테의 눈이 한시에게로 향했다가 다시 요새로 향했다.


“적어도 이틀은 쏟아 부을 생각이었습니다만, 오천인장.”

“만인장 우네르테, 그리 큰 요새도 아닙니다. 그 정도로 쏟아 부었다간, 폐허가 될 것 같습니다만.”

“그 정도로 허약한 요새 같지는 않은데...”


우네르테는 말끝을 흐리며, 다시 한시를 돌아보았다. 한시는 그런 우네르테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우네르테는 오아시스처럼 맑은 한시의 눈을, 한시는 숲을 닮아 교요하게 가라앉은 우네르테의 눈을, 한참을 마주보았다.


결국 먼저 눈을 돌린 것은 우네르테였다. 우네르테는 망루 한 쪽에 꽂혀 있던 작은 깃발들 중에 하얀 깃발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투석기 부대에서 들려오던 호령 소리가 멈추고, 포격 또한 멈췄다. 그것을 보고, 되려 한시가 놀라 눈을 크게 뜨고서는 우네르테를 바라보았다.


우네르테는 망루를 향해 다급하게 달려오는 부장을 돌아보며, 슬쩍 미소 지었다.


달빈의 딸아, 네가 눈을 크게 뜨고 놀라는 것이, 꼭 토끼를 보는 듯 하여 내 마음이 좋다. 그런 까닭에 놀리기를 멈추기가 힘들구나.


나의 대 칸 야와우르. 저도 이제 대 칸의 마음을 알 듯 합니다.


“부장, 전령을 준비하라.”


우네르테는 망루 아래쪽을 향해 크게 소리치고는, 그때서야 다시 한시를 돌아보았다.


“그럼 이제 오천인장의 솜씨를 보여주시겠습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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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16. 남호南護 (8) 19.10.29 25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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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6. 남호南護 (1) 19.10.16 25 0 12쪽
127 15. 샤타르將棋 (完) 19.10.15 26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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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5. 샤타르將棋 (8) 19.10.11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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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5. 샤타르將棋 (5) 19.10.08 26 0 11쪽
121 15. 샤타르將棋 (4) 19.10.07 24 0 10쪽
120 15. 샤타르將棋 (3) 19.10.06 26 0 14쪽
119 15. 샤타르將棋 (2) 19.10.04 28 0 13쪽
118 15. 샤타르將棋 (1) 19.10.03 26 0 13쪽
117 14. 복호伏虎 (完) 19.10.01 23 0 14쪽
116 14. 복호伏虎 (9) 19.09.30 24 0 13쪽
» 14. 복호伏虎 (8) 19.09.29 24 0 10쪽
114 14. 복호伏虎 (7) 19.09.28 22 0 11쪽
113 14. 복호伏虎 (6) 19.09.26 28 0 11쪽
112 14. 복호伏虎 (5) 19.09.25 29 0 11쪽
111 14. 복호伏虎 (4) 19.09.24 26 0 13쪽
110 14. 복호伏虎 (3) 19.09.23 30 0 11쪽
109 14. 복호伏虎 (2) 19.09.22 28 0 14쪽
108 14. 복호伏虎 (1) 19.09.21 30 0 12쪽
107 13. 칸汗;王 (完) 19.09.20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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