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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아이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문낭호
작품등록일 :
2019.07.30 01:11
최근연재일 :
2019.10.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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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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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남호南護 (5)

DUMMY

하르와는 북호경 출신이었다. 작은 부족의 염소를 기르는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풍족하다고 하기는 힘든 생활이었지만, 부족함은 없이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하르와는 북호경의 눈 덮인 산과 언덕길을 뛰어다니길 좋아했다. 작은 부족이었지만, 크고 작은 아이들이 모두 하르와를 따랐다. 봄이 되어 눈이 녹을 무렵이면 신발은 물론이고 바지자락에 윗도리, 얼굴까지도 진흙범벅이 되어 게르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부족의 아이들과 함께 다른 부족의 아이들과 전쟁놀이를 벌이다, 다른 부족의 아이들을 울리고 돌아오는 일도 잦았다.


어릴 때부터 그래서였을까, 하르와의 부모님은 하르와가 아르트 케시크가 되길 바랐다. 그래서 하르와가 10살이 되던 해에, 하르와의 부모님은 하르와를 먼 중경으로 보냈다. 작은 부족에서 염소를 기르는, 풍족하지만은 않은 살림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르와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부족장의 허리를 둘러 잡고 말에 탄 채 신이 나서 떠났다.


그 해, 하르와는 칸디다트가 될 수 없었다.


그 해가 유독 경쟁자들이 쟁쟁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하르와와 같은 해에 칸디다트가 되는 것이 치열한 탓이 컸을 것이다. 하르와가 칸디다트가 되었다면, 자드, 타림 등의 천장들과 동기가 되었을 테니까.


하르와는 큰 걱정 없이 부족으로 돌아왔다. 하르와의 부모는 실망한 기색도 내비치지 않았다. 먼 길, 좋은 경험이 되었을 거라며, 고생이 많았다며 하르와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돌아온 날은 가을, 북호경에는 북쪽 빙산에서부터 내려오는 찬바람이 들이치기 시작하는 계절이었다. 하르와는 여전히 개의치 않고 아이들과 함께 부족 땅의 산과 구릉을 뛰놀았다.


그리고 바로 그 해 겨울, 봄이 오기 전 어느 날에, 하르와는 아버지를 잃었다. 딸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무리하는 바람에 가세가 기울었고, 그 가세를 회복하려다 무리가 심했던 탓이었다. 작은 고뿔로 시작한 것이, 돌보지 않는 사이에 폐까지 찬바람이 스며, 결국 일어서지 못하게 되었다.


손에 든 비도가 적병의 갑옷 틈 사이로 파고들었다. 손목을 틀어 돌리자, 적병의 비명과 비도가 갑옷에 긁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위 하르와는 왼손에 든 패검을 휘둘러, 비명을 내지르는 적병의 목을 베어내었다.


적병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생각 외로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부위 하르와는 틀어박았던 비도 대신에 새 비도를 꺼내들며, 빠르게 주위를 훑었다.


하르와는 새들과 바람의 품에 안겨 텡그리의 곁으로 아버지를 보내며, 그렇게 철이 들었다. 눈 녹는 계절이 돌아왔지만, 하르와는 더 이상 진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오지 않았다. 바지자락도, 윗도리도, 얼굴이며 손, 발 모두 깨끗하게 돌아왔다. 더 이상 아이들을 끌고 다니지도 않았고, 다른 부족의 아이들과 전쟁놀이를 벌여 아이들을 울리지도 않았다. 아버지를 텡그리의 곁으로 보낸 이후, 어머니의 건강도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새로이 가을이 왔을 때에, 가족의 울타리 안에 남은 염소는 두 세 마리도 되지 않았다.


칸디다트 시험을 치렀던 하르와에게 늙은 아르트 케시크 하나가 찾아온 것은 그 때쯤이었다. 아쉽게 칸디다트가 되지 못했던 하르와를 기억해 두었다가, 직접 칸디다트로 받아 키우려 먼 길을 찾아 온 백장이었다.


하르와는 어머니를 두고 떠날 수 없었다.


대신에, 대부(大父)를 얻었다. 늙은 아르트 케시크 백장은 하르와를 눈에 들였던 만큼이나, 하르와의 사정을 딱히 여겼다. 백장은 머지않아 은퇴하고, 평생 모은 가산을 가지고 하르와에게로 돌아왔다. 그리고 텡그리의 곁으로 떠나는 날까지, 하르와를 돌보았다. 덕분에 하르와는 칸디다트가 아니었지만, 칸디다트처럼 자랐다.


그리고 마침내 중경으로 와, 대부가 되어줬던 백장의 바람과는 달리 청문병이 되었다. 뒤늦게 칸디다트가 되어, 얼마 안 되는 칸디다트의 봉록으로는 버틸 수 없었다.


적병 하나가 허리를 노리고 창을 내질러 왔다. 부위 하르와는 패검으로 창대를 비껴내었다. 아슬하게 창날이 허리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부위 하르와는 즉시 팔을 오므려, 창대를 옆구리와 팔 사이에 끼었다. 적병이 당황하지 않고 창을 놓는 것을 보고, 부위 하르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비도를 쥔 팔이 움직이려는 찰나, 뒤에서 검은 창대가 불쑥 나타나 적병의 목에 꽂혔다. 부위 하르와는 이미 휘두르기 시작한 팔을 멈추지 않았다. 비도는 훌쩍 날아올라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적병의 눈에 틀어박혔다.


부위 하르와는 붙잡았던 창을 비도를 내던진 오른손으로 단단히 잡고, 거칠게 휘둘렀다. 그 범위 안에 있던 적병 하나가 걸려들었다. 투구 옆이 단숨에 우그러들고, 머리가 꺾였다. 부위 하르와는 그대로 창을 수습해, 힘껏 휘청대는 적병의 복부에 찔러넣었다.


“부위! 물러나라!”


뒤에서 외치는 소리가 귀에서 웅웅거렸다. 부위 하르와는 돌아볼 새가 없었다. 교위 간그의 소리가 제법 다급한 듯도, 걱정하는 듯도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칼과 창이 날아오는 판국에, 부위 하르와는 한가로이 말이나 건넬 생각도 없었다.


찔러 넣은 창이 빠지지 않았다.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미련을 가지면 안 된다. 어차피 자신의 창도 아니었다. 부위 하르와는 바로 창을 놓아버리고, 다시 비도를 꺼내들었다.


앞으로 너무 나섰다. 교위 간그 또한 그것을 지적하는 것이었으리라.


굳이 말하자면, 다른 청문병들보다도 너무 잘 싸우고 말았다. 나란히 뛰어든 청문병들보다 고작 몇 걸음 앞선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적병들의 눈과 창 모두 부위 하르와에게로 모이고 있었다.


대부께서 그러셨지. 네가 무슨 울륵이라도 되지 않는 한에는, 친구와 형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라고.


하지만 대부님, 저는 목숨 귀한 줄 모르는 교위를 모시는 부위인걸요.


한꺼번에 창날 서넛이 훅 다가왔다. 눈으로 보며 분간할 새도 없었다. 부위 하르와는 급히 몸을 틀었다. 발 뒤에 무엇인가가 걸렸다. 둘은 피했다. 하지만 눈앞으로 창날 하나가 어느새 훅 하고 다가왔다.


이를 악문 사이, 아래에서 시커먼 창대 하나가 휙 치고 올라왔다. 옆에 있던 청문병 중에 하나가, 도와주려 적병의 창을 쳐낸 것이었다. 딱, 하는 소리가 귀에 웅웅 댔다. 그 틈을 뚫고 교위 간그의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창 버려! 칼 뽑으라고! 돌격해! 돌격!”


순식간에 부위 하르와의 주변이 푸른색으로 물들었다. 악을 써대는 고함소리는 덤이었다. 부위 하르와는 발 뒤에 걸렸던 것을 내려다보았다. 피며 흙이며 먼지가 범벅이 되어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누군가의 시체임에 틀림없었다. 푸른빛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청문병의 것은 아닐 것이었다. 부위 하르와는 귀에 웅웅거리는 청문병들의 악 쓰는 소리에, 자신의 목소리까지 더했다.


청문병들의 돌격은 순식간에 장마철 급작스레 불어난 강물의 물결처럼 거세어졌다. 급작스레 저희들의 안위는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듯이 밀고 들어오자, 지금껏 생각보다 침착하게 대응하던 적병들도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었다.


부위 하르와가 다른 청문병을 뒤따라 몇 걸음 달리는 사이, 무릎을 꿇고 앉은 적병이 보였다. 적병의 검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반쯤 풀려, 정신이 없어 보였다. 적병은 소중한 것이라도 안은 듯 배를 감싸고 있었다. 툭 튀어나온 검고 긴 막대가 보였다. 창이 꽂힌 모양이구나. 부위 하르와는 그렇게 생각하며, 패검을 휘두르며 적병을 스치듯 지나갔다. 패검에 살갗과 뼈가 걸려 덜컥대는 느낌이 들었다. 부위 하르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눈앞에 푸른색의 등 하나가 쑥 아래로 사라졌다. 부위 하르와는 그 자리로 비도를 던져내고, 아래로 쓰러져버린 청문병을 넘어 뛰어올랐다.


정확히 노리지 못한 비도가 적병의 갑옷을 뚫지 못하고 튕겨 올랐다. 어차피 기대하지도 않았다. 땅에 발을 디딤과 동시에, 왼손에 든 패검을 휘둘렀다. 적병은 생각보다도 능숙히 찔러냈던 창대를 비틀어 올려 부위 하르와의 패검을 막아내었다. 부위 하르와는 아쉬웠지만, 굳이 애쓰지 않고 몸을 기울여 적병의 옆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적병에게로 도끼 한 자루가 날아들었다. 제법 잘 싸우긴 했지만, 적병이 울륵이 아닌 한에야 살아남을 도리가 없을 것이었다.


완전히 방금까지 마주한 적병에게서 신경을 끈 부위 하르와에게, 다른 편에서의 함성이 들려왔다. 부위 하르와는 정신이 없어 방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든 함성이 어느 쪽에서 오는 것인지 가늠해 내었다.


적병과 마주한, 청문병 본진 쪽에서 들려오는 것이 분명했다. 수위가 마침내 결단을 내려, 목책을 넘어 반격하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부위 하르와는 문득 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푸른 투구들 사이로, 교위 간그가 얼핏 보였다. 눈이 마주치려나 싶을 때에, 교위 간그가 고개를 돌렸다. 적 본진 방향이었다. 그 시선을 따라, 부위 하르와도 시선을 돌렸다. 청문병의 본진 방향에서 들려오는 함성과는 다른, 조금 먼 소리가 들려왔다.


부위 하르와는 손을 들어 뺨을 문질러 닦아 내었다. 찐득한 피가 묻어났다. 얼굴에 묻었던 것인지, 수갑(手甲)에 묻어 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적의 본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위! 이끌어! 돌파해!”


교위 간그가 땅에 떨어져 있던 창 하나를 들어 올리며 외쳤다. 아직 후위에 있는 교위대들과 함께 적 본진의 진군을 막을 생각이 분명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제 몸 귀한 줄 모르는 상관을 모시는 일이란.


속 끓는 마음을 억누르고, 부위 하르와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청문병들의 푸른 등을 바라보며, 부위 하르와는 패검을 힘차게 내리쳤다. 패검에 얽혀있던 피가 땅 위로 흩뿌려졌다.


“언제까지 발목 잡혀 있을 테냐!”


교위 간그의, 부위 하르와의 교위대에 속한 청문병들이, 그 외침에 맞서 악을 썼다.


“우리는 청문병이다! 이름도 없는 잡병들에게 휘둘릴 테냐! 맹세를 기억하라! 너희의 탕가락이 무엇이냐!”


부위 하르와의 외침에, 다시 청문병들이 답했다.


“청문병은 쓰러지지 않는다!”


부위 하르와는 힘차게 달려 나갔다. 적병들은 어느덧, 그렇게 칭찬했던 침착한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이미 완전히 기세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부위 하르와는 그런 전장의 기세를 민감하게 느꼈다. 굳건히 버티고 서 있던 적병들의 발은 바삐 물러서고 있었다. 하늘로 솟아있던 창날은 땅으로 향했고, 굳게 앞을 향하던 시선은 사방을 떠돌았다.


부위 하르와는 깃발을 보았다. 창 셋이 나란히 늘어선 깃발이었다. 적 군장은 아마도 그 깃발 아래에 있을 테였다.


더 이상 교위 간그는 신경 쓰이지 않았다.


부위 하르와는 곧장, 깃발을 향해 나아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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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16. 남호南護 (完) 19.10.30 29 0 15쪽
135 16. 남호南護 (8) 19.10.29 25 0 17쪽
134 16. 남호南護 (7) 19.10.26 24 0 13쪽
133 16. 남호南護 (6) 19.10.23 28 0 12쪽
» 16. 남호南護 (5) 19.10.21 25 0 11쪽
131 16. 남호南護 (4) 19.10.19 25 0 13쪽
130 16. 남호南護 (3) 19.10.18 24 0 11쪽
129 16. 남호南護 (2) 19.10.17 25 0 12쪽
128 16. 남호南護 (1) 19.10.16 25 0 12쪽
127 15. 샤타르將棋 (完) 19.10.15 26 0 16쪽
126 15. 샤타르將棋 (9) 19.10.14 25 0 12쪽
125 15. 샤타르將棋 (8) 19.10.11 27 0 12쪽
124 15. 샤타르將棋 (7) 19.10.10 26 0 10쪽
123 15. 샤타르將棋 (6) 19.10.09 26 0 12쪽
122 15. 샤타르將棋 (5) 19.10.08 26 0 11쪽
121 15. 샤타르將棋 (4) 19.10.07 24 0 10쪽
120 15. 샤타르將棋 (3) 19.10.06 26 0 14쪽
119 15. 샤타르將棋 (2) 19.10.04 28 0 13쪽
118 15. 샤타르將棋 (1) 19.10.03 26 0 13쪽
117 14. 복호伏虎 (完) 19.10.01 23 0 14쪽
116 14. 복호伏虎 (9) 19.09.30 24 0 13쪽
115 14. 복호伏虎 (8) 19.09.29 24 0 10쪽
114 14. 복호伏虎 (7) 19.09.28 22 0 11쪽
113 14. 복호伏虎 (6) 19.09.26 28 0 11쪽
112 14. 복호伏虎 (5) 19.09.25 29 0 11쪽
111 14. 복호伏虎 (4) 19.09.24 26 0 13쪽
110 14. 복호伏虎 (3) 19.09.23 30 0 11쪽
109 14. 복호伏虎 (2) 19.09.22 28 0 14쪽
108 14. 복호伏虎 (1) 19.09.21 30 0 12쪽
107 13. 칸汗;王 (完) 19.09.20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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