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는 SS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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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
작품등록일 :
2019.07.30 09:26
최근연재일 :
2019.08.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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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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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튜브 스타

DUMMY

"야 이거 봤어?"

"난 어젯밤에 진작 봤지. 개 쩔더라"


왠지 뒤통수가 근질근질하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것 같다.


"지금 인터넷 신문들 기사 제목만 봐도 난리야 난리. 강철 남자. 한국에 상륙하다. 뉴욕이 아닌 서울을 지키는 강철 남자 등등"

"지금 너튜브 인기 동영상 압도적 1위네"


어제 강철 남자 마스크를 끼고 간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누군가 씨 서펜터를 상대하는 나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세계 최고의 동영상 사이트인 너튜브에 업로드 해 버린 것이다.

만약 내 얼굴이 이렇게 박제되어버렸다면···.

내가 꿈꾸는 삶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었다.


"지금 정부에서도 그게 누군지 찾을 예정이라던데?"


하지만 이 정도로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다.


"유신 너도 이거 봤냐?"

"나도 아까 봤어. 음···. 좀 쩔긴 하더라"


한결이 휴대폰을 들고 오며 나에게 아는 체를 했다.

사실 난 동영상을 보진 않았다. 아니 볼 필요가 없지. 내가 한 거니까.


"그렇지? 그런데 내 생각은 좀 달라"

"무슨 생각?"

"이 강철 남자는 정부에서 기획한 헌터야"

"정부 기획?"


나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한결을 쳐다봤다.

무슨 또 뜬금없는 소리를 하려는지.


"너도 염력계 각성자니까 잘 생각해봐. 동영상에 강철 남자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려면 얼마나 염력을 세밀하게 컨트롤 해야 하는지."

"난 리모컨 정도밖에 못 움직여서 모르겠는데?"

"게다가, 왜 염력계 각성자들이 하늘을 안 날아다니는데? 염력으로 몸을 잡아서 띄우고, 저 속도로 날아다니면 피부가 남아나질 않아."


나는 한결을 의외라는 눈으로 봤다.

실제로 각성자는 초능력을 제외한 신체 능력은 일반인과 다를 게 없다.

게다가 공중에서 염력을 이용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엄청난 컨트롤을 필요로 했다.

문득 한결의 성적이 상위권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한결의 분석력이 생각보다 보통이 아니다.



"동영상에 보면 엄청난 속도로 써펜터를 유린하는데, 이 속도로 날아다니면서도 피부에 생채기도 안 가는 거 보면 이 사람은 워리어야."

"워리어가 어떻게 염력을 써?"

"그러니까 기획헌터라는거지. 지금 이 동영상에 나오지 않는 어딘가에서 S급 이상의 각성자가 숨어서 워리어를 날도록 조종 하는 거지."

"S급 각성자들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잘도 그러고 있겠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한결은 내 질문에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건 나도 모르지. 그것까지 알면 내가 정부 요원이게? 하여튼 두 가지는 확실해. 첫 번째는 이 강철 남자는 상당히 높은 클래스의 염력계 각성자와 워리어의 합작이고, 또 하나는···."

"하나는?"

"엄청난 관종 또라이라는 거지. 하하하. 어떤 사람이 제정신으로 강철 남자 마스크를 쓰고 저런 행동을 할 수 있겠어? 어때 내 분석이."

"아 그러셔?"


빠악-

나는 괜히 열이 받아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교과서 모서리로 한결의 이마를 찍어버렸다.


"으악! 이 미친놈아 갑자기 뭐 하는 짓이야?"

"C+ 급 워리어 vs 교과서는 교과서 승이네."

"이거 진짜 미친놈 아니야?"

"친구 호기심 해결해 줬다고 생각해."

"그런 게 궁금하면 강체모드를 끌어 올리라고 말 좀 하란 말이야!"


한결은 정말 아팠는지 이마를 부여잡고 있었고, 눈에는 눈물마저 맺혀 있었다.

나는 그런 한결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다.


"그러면 네가 안 아프잖아."

"어우 미친놈. 진짜 미친놈."


그때 수업 종이 울렸고, 한결은 구시렁거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뒷자리 아이들은 아직도 강철 남자의 정체와 사용하고 있는 능력을 토론하고 있었다.

이런 관심.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

.

.


"여기서도 강철 남자, 저기서도 강철 남자. 주변에 온통 강철 남자 이야기뿐이네요."


서울 몬스터 대응 본부장 주지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실 그녀로서는 강철 남자의 등장은 큰 골칫거리나 다름없었다.

시민들은 영웅의 탄생이니 뭐니 떠들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미 등록 헌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번 건은 상부에 보고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 정도 사건이면 우리가 보고 안 해도 어차피 인지하고 있을 거예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화가 왔고, 전화를 받은 그녀는 넵. 넵. 넵. 을 몇 번 반복 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봤죠? 인원 충원해 줄 테니까 빨리 조사해 오라고 하네요. 서펜터 요리하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던데."


그녀는 말하며 아까 본 동영상을 떠 올렸다. 염력을 사용해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서펜터의 공격을 피하고.

조금씩 사람과 건물이 없는 쪽으로 몰아가 엄청난 힘으로 서펜터를 압사시키는 장면을.


'그 정도의 출력이면 최소 S급. 혹은 그 이상···.'


그녀 역시 S급 헌터이지만 A급 보스 몬스터를 그 정도로 여유롭게 사냥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나저나. 팔당호 포탈은 제거는 완벽하게 끝났나요?"

"네. 포탈 공략뿐만 아니라 탈주 한 몬스터들의 처리도 마무리 지었습니다."

"알겠어요. 그럼 지원병력 내려오면 암시장이든 옥션이든 A급 보스몬스터 코어가 매물로 나오는 것부터 확인해줘요. 어제 잡은 씨 서펜터의 코어라면 비싸게 거래될 테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수행원은 아직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눈치였다.


"무슨 문제라도?"

"저···. 그게···. 어제 그 정체불명의 헌터는 코어를 회수해 가지 않았습니다."

"뭐라고요?"


A급 보스 몬스터의 코어는 보통 시세가 5천만 원, 급하게 처리를 한다고 해도 3천만 원은 받을 수 있는 고가의 코어였다.

그런 고급 코어를 회수해 가지 않는다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식 밖의 일이었다.

세상에 돈 욕심 없는 사람은 없다고 믿고 있는 그녀였다.


'진짜 히어로라도 나타났다는 거야···?'


안 그래도 인상 쓸 일이 많은 주지나의 이마에 주름이 한 줄 더 늘게 생겼다.


.

.

.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은 대부분 재미가 없다.

겨우 교과서나 읽는 수준인 이론수업, 클래스별로 갈라져 본인의 특화 능력을 연습하는 실기수업.

대부분 학생이 학교 수업을 싫어하지만 헌전고에서 인기 있는 딱 하나의 과목이 있다. 바로 주 1회 현장학습.

헌전고는 매주 목요일 혹은 금요일마다 현장학습을 갔다.

현장학습 장소는 당연하게도 포탈 근처였다.


"자 여러분 오늘은 드디어 포탈에 진입해 볼 거에요. 사실 진작에 현장학습 해야 했는데 다인용 F급 포탈이 나타나 주질 않아서 미뤄졌어요."


반 아이들을 모두 태운 버스는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포탈에 진입한다는 말에 일부 아이들은 긴장을, 일부는 기대를 품었다.

담임선생님은 B급 헌터출신 이었기에 F급 포탈 정도는 혼자 힘으로도 클리어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포탈 인솔자 역할도 겸임할 수 있었다.


"오늘 체험해 볼 포탈은 F급 개미던전 이에요. 아주 기본 중의 기본 던전이지요. 주의할 점은 개미의 턱은 생각보다 강하니까 각성자들은 최대한 안 붙도록 주의해야 하시고. 워리어들은 개미와 각성자에게 최대한 붙지 않도록 노력해 주세요. 알겠죠?"

"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시끌시끌 아이들이 떠들기 시작했다.

첫 포탈이고, 몬스터와 처음 싸운다고 생각해서 흥분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선생님! 코어가 나오면 어떡하나요?"

"일반 개미는 최하급 몬스터 이기 때문에 코어가 있을 확률이 매우 낮아요. 그래도 혹시 개미의 코어를 얻게 되면 개당 10만 원 정도 하는데, 그건 당연히 사냥 한 사람의 소유에요. 열심히 잡아서 용돈을 모아갈 수 있도록 합시다."


용돈이란 말에 아이들은 벌써 코어를 모은 것 마냥 신나했다.

하긴. 보통 고등학생들에게는 10만 원도 꽤 큰돈이다.

나는 신난 아이들과는 무관하게 스마트폰으로 웹 소설을 읽는 것에 집중했다.

이런 현장학습보다야. 웹 소설을 읽는 것이 훨씬 재밌다.


버스는 경기도 성남까지 내려가 멈추었다. 버스가 멈춘 곳의 50M 앞쪽에는 포탈이 하나 열려 있었고, 그 앞엔 정장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헌전고 후배님들. 저는 5기 졸업생 이민철이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이민철은 제법 정장이 잘 어울렸기에 여학생들의 눈이 약간 반짝이는 것 같다.


"시간이 없으니 각설하고. F급 개미 던전은 개미를 약 200마리 정도 사냥하면 클리어되는 던전이에요. 여러분을 기다리느라 포탈이 열린 지 좀 돼서 약 2시간 정도면 포탈이 개방되고 몬스터가 튀어나올 예정입니다."


이민철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아이들은 몬스터들이 튀어나온다는 말에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포탈에서 몬스터가 나오는 것은 곧 재앙이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 받은 효과였다.


"그래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보통 F급 개미 던전은 평균 클리어 시간이 40분밖에 안 되는 쉬운 던전이니까요. 의료진도 밖에서 대기 중이고. 얼른 가서 각자 가진 특기로 어디 보자···. 40명이니까 5마리씩만 잡으시면 될 겁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으니 입장 하실까요?"


이민철의 말이 끝나고 하나둘 포탈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여태껏 나는 수많은 포탈을 부숴버리긴 했지만 직접 입장 하는 것은 처음이기에 약간은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포탈에 한 발자국 내딛자 세상이 한 바퀴 돌아가는 듯한 감각이 일었다.

정확히는 반 바퀴. 180도로 세상이 뒤집히고 나는 조금 전과 전혀 다른 공간에 있었다.


"여기는···. 진짜 개미굴 같네."

"그래서 이곳이 개미 던전이라고 불리는 곳이에요. 포탈 내부는 거의 다 다르게 생겼어요."


누군가 말하자 담임선생님이 부연설명을 해 줬다.

말 그대로 정말 동굴이었다. 다만 벽과 바닥은 푸르스름한 색을 띠었다.


"자. 혹시 모르니 절대 혼자 떨어지지 마세요. 몬스터를 발견하면 위치를 알리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거예요."

"여기 개미 발견!"


개미는 작은 강아지 정도 크기였다.

턱과 더듬이를 움직이는 모습에 약간 혐오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겨우 그정도.

그리 위협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진형을 확실히 잡고 공격해요! 워리어는 앞, 각성자는 뒤. 이게 기본 포지션이에요.”

“네!!”


그 뒤로는 학생들의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모두 D급 이상으로 F급은 전교에 나 하나밖에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F급 몬스터는 건장한 성인 남성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니까.


'따분하다.'


하지만 나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는 없기에 최대한 작은 힘으로 개미의 진로를 방해한다거나, 다리에 염력을 가해 넘어뜨린다든가 하며 개미를 잡는 척했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아까 차에서 보다만 소설밖에 들어 있지 않았다.

보통 소설에서는 이럴 때 강한 몬스터가 나타나 누군가 비명을 지를 것이다.


"으아악!!"


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선···. 선생님! 여기 다른 개미보다 더 큰 개미가!"


맙소사 이렇게 뻔한 전개라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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