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는 SS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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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
작품등록일 :
2019.07.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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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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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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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코어 흡수

DUMMY

가정부 아주머니께서 평상시에 매일 청소를 해 주시기에 다른 곳은 딱히 청소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사우나실 그러니까···. CEA라고 했던가? 우리 집 2층에 있는 방 하나를 통째로 개조한 코어 흡수기는 청소를 하지 않았기에 혹시 몰라 문을 열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철컥-


육중한 철문이 열렸다.

이곳에 들어와 보는 것은 나도 처음이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방 안에는 수많은 전선에 연결되어 있는 안마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아무래도 저기에 앉아서 코어를 흡수 받는 듯했다.


쉬잉-


한쪽 벽면에는 스크린과 스위치가 있었다.

스위치를 눌러 전원을 켜니 기계음이 들리며 내부에 조명이 하나하나 켜졌다.

그리고는 곧 게임에서 많이 들어본 듯한 기계 음성이 들렸다.


- CEA 시스템 부팅 완료. 안녕하세요? 사용자 인증을 하시기 바랍니다.


망했다. 사용자 인증이라니!

이런 장치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사용자를 인증 해야 한다면, 어차피 엄마나 아빠가 와야 이 기계를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한결과 지영에게는 내일 기계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해야겠다.

그때 스크린에 손바닥 모양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그 모양을 따라 손바닥을 스크린에 가져다 댔다.


- 사용자 인증 중······. 인증 완료. NO. 0 유신 님 환영합니다.


나는 크게 당황했다. 나는 등록을 해 놓은 적이 없는데?

하지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CEA에서는 계속해서 음성이 나왔다.


- 현재 스토리지에 코어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나는 스토리지 오픈 버튼을 터치했다. 그러자 한 쪽 벽이 슈욱- 하며 열렸다.

스토리지는 모두 두 칸. 의자 한 개에 한 칸을 사용하는 듯했다.

당연히 스토리지는 비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계음.


- 금고를 확인하시겠습니까?


나는 지체 없이 YES를 선택했다.

잠시 사용자 권한 확인 중···. 이라는 문구가 뜨더니 이번에는 스토리지와 반대편에 있는 벽이 열렸다. 금고에 가까이 가서 확인한 나는 매우 놀랐다.

금고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코어가 가득 들어가 있었다.

일반적인 코어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SSS급, SS급 코어 역시 들어있었다.

아무리 내가 금전 감각이 남들보다 떨어진다지만, SSS급 코어를 보니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 코어들은 가격만 따져도 수억, 수십억은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보였다.


"와···. 엄마 아빠가 돈을 잘 벌긴 잘 버네."


코어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아빠 카드를 쓰는데 죄책감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SSS급 코어도 집에 쟁여 놓을 정도인데 아빠의 통장 잔고는 내가 조금 쓰는 거로는 티도 안 날 것이다.

나는 약간의 고민 후 조심히 스토리지에서 A급 코어를 두 개만 꺼내어 놓은 뒤 금고를 다시 닫아 놓았다.

넘치는 코어를 보며 나는 이 코어들을 제일 잘 쓸 수 있는 계획을 구상했다.

내 꿈에 더욱 가까워 지게 할 수 있는 계획을!.


.


다음 날.


"우와. 집 겁나 좋다!"


한결은 마당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건 무슨 나무야?"

"아빠가 심어 놓은 거라 나도 잘 몰라. 평소엔 집에 들어오면 마당으로 한 번도 안 나가서 관심도 없고. 빨리 들어와"


집 안으로 들어와서도 한동안 화장실이 내 방보다 크다! 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곧 진정 되었다. 집에 내 손님이 온 것이 처음이었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하다가 일단 부엌에서 오렌지 주스를 내왔다. 나는 평소에 군것질을 잘 하지 않았지만, 주지훈이 사다 놓은 것이 있었다.


"한결. 가져온 코어부터 좀 보여줘."


한결은 오늘 학교에서부터 내내 가방을 앞으로 메고는 꼭 끌어안고 있었다.

급식을 먹을 때에도 왼손으로는 가방을 끌어안고 오른손으로만 밥을 먹을 정도였다. 한결이 가방을 열고 포장된 코어를 꺼냈다.

B급 이상의 코어들은 조금씩 은은한 빛을 발한다.

그 빛의 세기를 계산해서 코어의 등급을 매기는데 빛이 강할수록 가지고 있는 에너지도 크고 등급도 높다.


"좋아. 올라가서 사용해보자."


2층에 CEA 앞에 가서도 한결은 한참 동안 신기해하며 구경했다.

다른 것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김지영도 CEA 앞에서는 신기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게 진짜 너희 집에 왜 있는 거야?"

"몰라? 난 진짜 사우나인 줄 알았다니까?"

"무슨 사우나가 이렇게 검정색 철문으로 되어있어?"

"맨날 엄마 아빠가 피로회복 하러 들어가면 땀 흘리면서 나오면서 시원하다~ 하는데 그걸 보고 사우나라고 생각하지."


내 말에 그 모습을 상상했는지 김지영이 쿡쿡 웃었다.

한결은 어느새 방 안에 들어가 의자를 둘러보며 말했다.


"나 여기 앉으면 되는 거냐?"

"그래. 거기 편하게 앉아서 안전벨트처럼 생긴 저것만 착용하고 있어 봐."


어제 인터넷을 통해 사용법을 어느 정도 익혀 놓았기에 나는 능숙하게 전선들을 연결했다. 새삼 느낀 거지만 너튜브에는 없는 정보가 없다.


"그리고 김지영. 너도 저기 앉아."


선을 연결하는 걸 구경하고 있던 김지영에게 빈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 내가 왜?"

"일단 잔말 말고 앉아봐."

"혹시 나에게 코어를 그냥 주려는 거면 거절할게. 지금 나는 받을 필요도 없고, 받을 이유도 없어."


김지영이 살짝 정색하며 말했다.

김지영은 주체적이고 똑똑하다.

요즘 친하게 지내며 파악한 김지영의 성향으로 볼 때 이 정도는 충분히 예상했다.


"아무 이유 없이 주는 게 아니야. 너희들은 내 생에 첫 번째 친구들이야 그래서 항상 무언가 선물을 해주고 싶었어."

"그렇다고 해도 코어를 선물로 받는 건 너무 과해."

"그 이유가 다가 아니야."

"그럼?"


나는 쓸쓸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CEA의 스크린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그곳에 손을 대며 말했다.


"자, 이걸 봐. 이 기계에는 이번 흡수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 대략적으로 분석해 주는 기능이 있어."


- 코어 흡수 효과 결과 예상 중······. 분석 결과. 효과 없음.


"보여? 나는 코어 흡수를 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어. 최악의 재능인 거지."


그리곤 김지영의 손을 잡아끌어 스크린에 손을 댔다.


- 코어 흡수 효과 결과 예상 중······. 분석 결과. 효과적임.


이어서 한결의 손도 가져다 대 보니 매우 효과적임. 이라는 문구가 나왔다.


"난 너희가 강해졌으면 좋겠어. 강해져서···. 나를 지켜줘. 저번 동물원에서 사고가 터졌을 때, 난 너희가 아니었다면 아마 죽고 말았을 거야. 앞으로도 나와 함께 친구로 있어 줘. 그리고 나를 지켜줘."


내 말에 한결과 지영의 표정이 흔들렸다.

특히 한결 저놈은 감동마저 받았는지 눈에 살짝 눈물이 고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지금 내가 피노키오였다면 내 코는 길어져 방문을 뚫고 나갔을지도 모른다.

어제 기계를 이것저것 만지다 효과 결과 예상기능을 발견했다.

그리곤 장난삼아 내 손바닥을 올려봤을 때, 효과 없음이라는 문구를 보며 깨달았다.


큰 호수에 물을 한 바가지 퍼부어봤자 티도 안 난다는 사실을.


"고마워. 이건 나중에 꼭 갚을게."


김지영은 털썩 의자에 앉아 벨트를 착용했다.

나는 김지영의 자리에도 전선을 척척 연결했다.

내가 연결하는 동안 김지영은 한결에게 물었다.


"B급 코어 얼마 주고 산 거야?"

"인터넷 최저가로 480만 원?"

"비싸네."

"그런데 넌 사실 이미 B급이라 얼마나 상승될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게 돈 낭비 같기도 하고."


나는 실실 웃으며 준비를 마쳤다.


"야 유신. 내 코어는 기계에 안 집어넣냐?"

"흡수할 코어는 이미 들어가 있어. 내가 말 안 했나? B급이 아니라 A급 코어 흡수할 거라고?"

"A급 코어라고?"

"둘 다 최선을 다해서 쪽쪽 빨아 먹어라!"


나는 가동 버튼을 누르고 방에서 얼른 나와버렸다.

그리고는 묵직하게 울리는 기계음을 뒤로하고 1층으로 내려와 소파에 앉아 태블릿을 꺼내 들었다.


"흡수하는데 50분 정도 걸린다고 했으니까, 드라마나 한 편 볼까?"


나는 마치 주지훈처럼 소파에 배를 깔고 엎드렸다.


"호오?"


이 자세. 굉장히 편하다.


.

.

.


주지나는 오늘 집무실에서 벗어나 현장에 나와 있었다.

마치 발굴 현장을 떠오르게 하는 이곳은 며칠 전 강철 남자와 김영호의 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였다.

주지나의 옆에는 바짝 마른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


"야 싸이코. 빨리 읽어봐."

"누님! 싸이코가 아니라 사이코메트리 라니까요?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진짜 사이코메트리도 아니에요. 그건 초능력이잖아요. 저는 그냥 남겨진 흔적을 잘 읽는 것 뿐이라고요."

"알겠으니까 빨리해봐. 싸이코."


싸이코라 불린 남자는 에이씨! 하고 성질을 내며 무너진 건물 잔해와 김영호가 사망한 위치를 번갈아 가며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누님.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요? 차라리 모래사장에서 모래알을 찾으라고 하지···."

"진짜 모래알 찾아보고 싶냐?"

"히익."


싸이코는 조금 더 열심히 현장을 둘러보았다.

잠시 후. 그는 무너진 건물 더미 위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이거 이거. 그냥 대응본부 직원들은 그냥 넘어 갔나 본데, 이거 옷 섬유에요."

"폐건물이었으니까 그런 게 있을 법하지 않아?"

"에이! 그거랑은 다르지. 다른 널려있는 섬유들은 다들 생산한 지 최소 오 년에서 십 년은 된 섬유들이고, 이건 1년 남짓 됐겠는데?"


주지나도 건네받은 옷 조각을 유심히 살폈다.

사이코는 말을 이었다.


"이거···. 이런 섬유 우리나라에서는 딱 쓰는 데가 정해져 있지. 이거 와이샤스 아니면 학생들 여름 교복이야 이거."


사이코의 말에 주지나는 번쩍 그 날 유신의 몰골이 떠올랐다.

거의 넝마조각이나 다름없이 이리저리 찢어진 교복을 입고 있던 모습이.


"이 교복의 주인을 알아."

"오! 그러면 다 끝난 거네. 당장 그 사람을 잡으면 강철 남자는 잡은 거나 다름없어요!"


주지나는 인상은 팍 쓰며, 들고 있던 옷 조각을 땅바닥에 버렸다.


"그건 아니야."

"예?"

"유신···. 납치당하면서 옷이 그렇게 걸레짝이 될 정도로 고초를 당했는데, 포탈을 클리어 하고 있는 엄마를 걱정해서 이 얘기를 전하지 말라고 하다니···. 정말 속이 깊은 아이야."

"지금 누구 말하는 거에요?"

"이딴 쓰잘떼기 없는 거 찾지 말고, 좀 결정적인 걸 찾으라고! 내가 괜히 너 유치장에서 빼 와서 여기 데려왔겠냐?"

"열심히 찾아놓은 거 버린 사람이 누군데!"

"그래서···. 불만이야?"

"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 후로 싸이코는 수많은 교복 조각을 뒤로 한 채 열심히 흔적을 찾았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유치장으로 돌아갔다.


.

.

.


철컥-


철문이 열리고, 한결과 지영이 방 밖으로 나왔다.

나는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기분이 어때?"

"음···. 아직은 잘 모르겠어."


지영은 정말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긴 게임도 아니고 능력치의 상승을 숫자로 볼 수도 없으니 얼마나 강해졌는지 당장은 알 방도가 없다.

그래서 국가에서도 능력 평가처럼 온종일 정밀 검사를 통해서 등급을 매기는 것이지 않을까? 게다가 겨우 A급 코어 하나 흡수했다고 해서 갑자기 랭크업을 할 리는···.


"힘이 넘친다!!"

"뭐?"

"힘이!! 넘친다!!"

"코어 흡수 부작용에 정신 이상도 있어?"

"그런 건 매뉴얼에서 못 읽었는데?"


한결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나는 이미 마당까지 나가버린 한결에게 창문에 머리만 내밀고 소리쳤다.


"야! 어디가?"

"나 달리기!"


그리곤 대문을 열고 골목으로 나가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으아아!!"


급기야 소리까지 지르며 골목을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한결을 보며 지영은 손가락 하나를 관자놀이에 가져가더니 빙글빙글 돌렸다.

나도 지금 김지영이 느끼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가의말

오늘 연재는 조금 빠릅니다.

항상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독자분들 모두 행복한 불금,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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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쫓겨난 이리(1) +3 19.08.06 609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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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너튜브 스타 19.07.30 1,306 30 11쪽
2 2. I'm +3 19.07.30 1,481 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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