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탯 포인트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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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컴버
작품등록일 :
2019.07.3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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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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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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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0년 전, 30일 전 (7)

DUMMY

따닥! 따가각!

노란색 보호막 위로 금속 벌레들이 쏟아져 내렸다.


“이거, 소나기 아래에 서 있는 기분인데요.”


벌레들이 공격하든 말든, A급 헌터들은 보호막 아래에서 대기했다. 벌레들이 제 풀에 지쳐 떨어져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반투명한 보호막 바깥은 온통 은빛이었다. 벌레들은 자기들의 공격이 먹히지 않는 다는 걸 알아차렸다. 공격 방식을 바꿨다.


벌레들은 서로 뭉치기 시작했다. 작은 점처럼 보이던 놈들이 단일 개체로 합치며 덩치를 불렸다.


벌레들이 모여 만들어 낸 결과물은 길쭉한 은빛의 가시였다.

웬만한 창보다도 관통력이 좋은 가시다.

위협적이다. 보호막에 작은 구멍이라도 뚫린다면 아주 곤란해진다.


은빛의 가시가 보호막으로 떨어지기 직전.

김성철은 A급 헌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모두 스크롤 사용해!”


A급 헌터들이 스킬 스크롤을 한 장씩 꺼내들었다.

원래는 게이트 속에서, 위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소리를 쏘아 올리는 스크롤이다.


그 스크롤은 지금 반짝이고 있었다. 부가 효과가 걸렸다는 증거다.

스크롤에 걸린 부가 효과는 강화 효과였다. 마법사 헌터가 종이에 증폭 주문을 걸어 만들어냈다.


강화 효과가 들린 스크롤은, 찢어짐과 동시에 강렬한 초음파를 쏘아냈다.


지이잉!


효과가 좋았다. 은빛 가시를 이룬 벌레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졌다. 데미지를 입힐 수는 없지만, 행동 교란은 충분히 먹혔다.


충격파는 가시를 흐트러뜨리고도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벌레들의 은빛 포위망에 구멍이 생겼다.

바깥이 흐릿하게나마 보였다.


바깥을 본 A급 헌터들은, 일제히 소리를 토해냈다.


“잠깐, 저 사람 여기로 오고 있는데요?”

“아니, 왜?”


이한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자기들도 여기서 기다리고만 있는데, 이한이 여기에 오다니?

A급 헌터들이 생각하기에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짓이었다.


오지 않아도 되는 ‘손님’ 이 이곳에 끼어들었다.


A급 헌터들이 당황해 뭐라 말을 버벅이는 동안에도.

김성철은 가만히 있었다.


그는 봤다. 이한 주변에 둘려져있는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무언가를.


위이잉. 무수한 날갯짓 소리와 함께 은빛 벌레들이 새로 튀어나온 불청객에게 공격을 가했다.

그 갑옷을 갈아먹고 살점을 찢기 위해 덤벼들었다.


이한은 그 모습에도 움츠려들지 않고 당당히 걸었다.


앗! 저런! A급 헌터들의 탄식을 뱉어냈다. 눈 깜박이는 사이에, 은빛 물결이 이한을 뒤덮었다.


탄식을 뱉던 입들은, 곧 다른 소리를 말해냈다. 이번에는 느낌표가 아니라 물음표였다.


이한은 벌레 뭉치를 가볍게 뚫고 나왔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다.

이한을 둘러쌌던 벌레들은 온데간데없이 스르륵 사라져버렸다. 아이스크림이 한여름 열기에 녹아버리듯, 그렇게.


김성철의 동공이 커졌다.


‘보호막 계열의 스킬이 아니야. 저건 무슨 스킬이지?’


이한의 기계 갑주를 덮은 그것은, 그저 몸을 보호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능동적으로 움직여대며 다가오는 벌레들을 조금씩 녹여댔다.


심지어, 그건 벌레들을 녹일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크기가 더 커지는 것처럼 보였다. 애완동물이 사료를 먹고 성장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우우웅

벌레들의 날갯짓 소리가 변했다. 이한에게 덤벼들던 벌레들은, 이제 그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놈들은 A급 헌터들에게 했던 것처럼 대응했다.

서로 뭉쳐, 은빛의 가시를 만들어냈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A급 헌터들은 자기 손에 들린 스크롤을 찢으려 하다가, 찢지 못했다.

거리가 맞지 않았다.

초음파로 벌레들을 흐트러뜨리는 작전은 거리가 중요하다. 약간만 거리가 비틀어져도, 효과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지금 이한은 A급 헌터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A급 헌터들이 도우고 싶어도 돕지 못한채, 발만 굴렸다.


쒜엑! 이한을 노리고 은빛 가시 3개가 돌진해왔다.

소총의 총알보다도 빠른 속도다.


‘피했어!’


A급 헌터들의 눈동자 속에 이한의 모습이 담겼다.

가까스로 몸을 비틀어 날아오는 가시들을

피해내는 이한의 모습이, 필름 속 장면처럼 담겼다.

점액질의 갑옷이 약간 긁혔을 뿐, 피해는 없었다.


날아간 가시는 잠시 주춤하더니, 다시 발향을 틀어 이한을 공격했다.


이한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려 주변을 살폈다. 이번에는 피할 공간이 없었다. 사각지대였다.


마침, 이한이 찍었던 스탯이 초기화되었다.

이한은 육체 스탯을 한껏 찍은 후. 팔 부분의 슬라임을 걷어냈다. 걷어내서는, 기계 갑주의 등짝 부위에 슬라임의 잔여 부분을 붙였다.

그리곤 양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상대방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씨름 선수처럼.


“저 사람, 자기 팔을 방패로 쓸 생각이야!”


A급 헌터들이 눈을 부릅떴다.

자기들이 보기에, 이한의 행동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어지간한 장비는 저 가시에 스치는 즉시 산산 조각날 터다. 괜찮은 장비라고 해도 손상이 심할 테고.


이한은 그저 믿었다.

믿는 수준을 넘어서서, 알고 있었다.

자신의 스탯이 얼마만큼의 힘을 낼 수 있는지.

자신이 걸친 갑옷이, 외계의 금속이 얼마나 튼튼한지를 잘 알았다.


가시가 미사일처럼 들이닥쳤고.

격한 충돌이 있었다. 벌레를 구성하는 생체 금속과 외계의 금속이 서로 정면에서 맞붙었다.


까가가각


이한은 손바닥에 가시가 들어오는 순간, 충돌하는 그 찰나의 간격에 팔을 빗겨냈다. 손을 비틀었다.

불꽃이 탁탁 튀기며 허공에 자국을 만들어냈다.


정확히 반 박자 차이였다.

그 차이로, 가시는 미끄러지며 엄지와 검지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 순간! 이한의 등에서 기다리고 있던 슬라임의 잔여 부분이 가시들을 덮쳤다.


꿀꺽.


가시의 절반이 녹아서 사라졌다. 운 좋게 슬라임을 빠져나간 나머지 부분의 가시들도, 다시 벌레들로 뿔뿔이 흩어졌다.


김성철은 눈동자를 크게 떴다.

저건 컨트롤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감각이 뛰어난 헌터라고 해도, 스탯이 받쳐주질 않으면 따라할 수도 없는 묘기다.


뛰어난 연주가가 피아노 건반 소리만 듣고도 무슨 음계인지 알아맞히듯.

김성철도, 지금 이한이 스탯을 얼마나 찍었나, 유추해낼 수 있었다.


‘최소한, 육체 스탯이 70은 넘어야 할 수 있다.’


70. 이제 고작 게이트에 두 번 들어온 헌터로서는 절대 찍을 수 없는 수치다.

아무리 초기 스탯이 좋은 헌터라도 불가능하다.


이한은 스탯을 어떻게 그만큼 찍었나? 어디서 스탯을 얻었나?


설사 영약이니 하는 걸 잔뜩 먹어서 올렸다고 해도. 과한 수치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마지막에 든 생각은, 경계심이었다.


‘내가 내 계약자와 연결 기회를 날려먹은 것도, 저 놈과 관계된 일일지도 모르지.’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김성철은 이한의 뒤를 쫓았다.


은빛 벌레들은 이한을 주변을 돌았다. 덤벼들지 않고 이한의 주변만을 경계했다.

덤벼봤자 당할 뿐이라는 것을 놈들은 이미 눈치챈 모양이었다.


이한은 걸었다. 저 뒤에, 망부석처럼 뻣뻣하게 굳어 있는 보스에게로 다가갔다.


놈의 눈동자가 데굴, 움직였다. 가만히 멈춰있던 갑각질 외피들이 꿈틀거리며 다가오는 이에게 반응했다.


지네는 몸을 굽혔다. 이전에는 세로로 몸을 길게 뻗었다면, 이번에는 가로로 몸을 뉘였다.

몸통을 길게, 쭉 뻗어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특정한 모션. 역시나 스킬 사용의 전조다.


A급 헌터들이 외쳤다. 이한에게 경고했다.


“스킬 사용입니다! 피하세요!”


지네는 한자로 교룡蛟龍이라고 부른다.

용 용龍. 그 한자에 걸맞게 놈은 아가리를 벌리고, 뭘 토해내려 하기 시작했다.

용의 간판 기술. 브레스다.


갑각질 외피의 겉면에, 투투툭 하고 혈관들이 솟아났다.

온 몸에 있는 에너지를 긁어모아, 일점으로 발사해내려는 거다.


이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저 필살기를 멀리 떨어져서 피한 다음, A급 헌터들과 합류해 보스를 공략한다.

쉽지만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두 번째. 저 필살기를 가까이서 상대한 다음, 틈을 노려 보스를 바로 처치한다.


큰 기술은 큰 틈이 있다.

보스들은 큰 기술을 쓰고 나면, 항상 보호막 스킬을 써 자신을 보호한 다음, 회복에 들어간다.


가까이서 상대하면,

그 틈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빠른 길이지만, 위험한 길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딱 그 단어다.


이한은, 결정을 내렸다.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기로 했다.


보스를 가까이서 상대하기로.

바로 끝장을 보기로.


이한은 창을 땅에 꽃은 다음,

스탯 구슬을 사용해 땅의 주변에 구멍을 뚫어냈다.


그리곤 창을 번쩍, 들어올렸다.

육중한 소리와 함께 창이 들려나왔다. 바위를 매단 채로.

그렇게, 거대한 해머가 생겨났다.


막 지네가, 목구멍에서 브레스를 발사하려는 순간!

이한이 달려들었다.

달려가서는 1회용 해머를 지네의 아가리에 들이밀었다.


보스의 포효소리와 함께 빛이 쏟아져 나왔다.

이한은 창대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


두-두두둑!


바위의 테두리로 하얀 빛줄기가 갈래갈래 새어나왔다.

고온과 고압의 에너지에 바윗조각들이 부서지며 모래로 변했다. 이한의 헬멧으로 뜨거운 모래조각들이 투투툭 떨어져 내렸다.


앞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력에, 이한의 몸뚱이가 뒤로 밀려났다. 이한의 발 뒤에 고랑이 움푹 파였다.


이한은 속으로 숫자를 셌다. 자신의 스탯이 초기화되기까지, 남은 시간을 세었다.


남은 시간은 12초.


이제는 10초.


이한의 손으로 열기가 전해져왔다. 은빛의 창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중이었다.


8초.


창에 박혀 있던 바위에 금이 쩌적, 하며 일어나더니. 산산조각 났다. 이한의 정면으로 빛이 달려들었다.


이한은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영겁 같은 1초의 시간이 흘렸다.


이를 악물건 이한을 지켜보는 A급 헌터들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이한 쪽을 지켜보던 한 A급 헌터가, 눈매를 좁히며 말했다.


“보스 기술, 끝났어요!”


정말이었다. 동굴을 대낮처럼 밝히던 새하얀 광선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열기가 지글지글 피어오르는 동굴 바닥에서는 이제 보랏빛 장막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거대한 보랏빛 보호막이 보스를 덮어가고 있었다.


보스의 방어막.

원래, 이 페이즈에서는 헌터들은 보스를 공격할 수 없다. 방어막 바깥에서 방어막이 걷히기만을 기다려야만 한다.


하지만, 보스에게 가까이 붙어있던 이한은, 지금 보호막 안에 서 있었다.


“저런!”


A급 헌터들이 비명인지, 감탄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뱉었다.


보스가 브레스를 토해 내는 건 봤는데. 이제 그 브레스는 걷혔는데. 정작 이한이 보이질 않았다.


김성철을 뺀 모두가 한 마디씩 했다. 숱한 상황에 단련된 A급 헌터들도, 지금은 입을 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깥에서야 난리였지만. 이한은 여전히 침착하게 움직였다.

이때가 약점이다. 큰 기술을 쓰고 난 후. 놈의 허점이 완전히 드러났다.


계속 쉬질 않고 꾸물적거리던 놈의 더듬이가, 지금은 건전지 빠진 시계처럼 움직이질 않고 있었다.

놈이 자랑하는 빠른 회복도 지금은 무용지물이다.


이한의 눈동자에 보스의 입천장이 들어왔다. 뇌와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는 그 부위. 급소!


스탯이 초기화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2초!


이한은 붉게 달아오른 창을 투창선수처럼 던졌다.


붉은 직선이 공기를 가르며, 목표에 제대로 박혔다. 보스의 입천장을 뚫고, 그 안쪽에 있는 말캉말캉한 기관을 찢어발겼다.


스르르르.


창이 박히며 보스가 꿈틀거리더니, 곧 움직임을 멈췄다. 나무토막처럼 아래로 쓰러졌다.


A급 헌터들을 감싸던 은빛 벌레들이 하나씩,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다.


A급 헌터들이 급히 보스가 있던 자리로 발걸음을 향했다.


“이한 헌터님, 괜찮으십니까!”


보라색 장막이 걷혔고.

그 안에서는, 이한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이한은 A급 헌터들을 한 번 보고는, 자기 눈앞의 메시지 창을 힐긋했다.


[새 병사가 함선에 등록되었습니다!]


[5000년 묵은 가르캇, ★6]

[체내에 작은 생체 금속 벌레들을 잔뜩 키우고 있습니다. 평시에는 자원 운반용 일꾼으로, 전시에는 적의 진영을 흩뜨리는 공격수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보스를 잡았으니까, 이 정도는 챙겨도 괜찮겠지?

이한은 그렇게 생각하며 손에 든 보스 몬스터의 마석을 만지작거렸다.

크기가 약간은 줄어든 그 마석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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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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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장비 테스트 (1) +5 19.09.11 3,721 13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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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아낌없이 주는 나무 (6) +5 19.09.09 4,002 147 14쪽
41 아낌없이 주는 나무 (5) +14 19.09.08 4,179 136 15쪽
40 아낌없이 주는 나무 (4) +4 19.09.07 4,332 144 13쪽
39 아낌없이 주는 나무 (3) +6 19.09.06 4,485 13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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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아낌없이 주는 나무 (1) +5 19.09.04 5,027 1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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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멀리서 온 손님 (2) +8 19.08.31 5,520 163 15쪽
32 멀리서 온 손님 (1) +8 19.08.30 6,029 174 15쪽
» 30년 전, 30일 전 (7) +12 19.08.29 6,030 170 13쪽
30 30년 전, 30일 전 (6) +7 19.08.28 6,237 168 16쪽
29 30년 전, 30일 전 (5) +9 19.08.27 6,608 18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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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30년 전, 30일 전 (3) +5 19.08.25 7,299 181 12쪽
26 30년 전, 30일 전 (2) +10 19.08.24 7,710 187 14쪽
25 30년 전, 30일 전 (1) +6 19.08.23 8,250 177 15쪽
24 이것도 할 수 있는데요 (6) +5 19.08.22 8,913 20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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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아마추어처럼 그러지 마세요 (3) +6 19.08.12 11,892 234 12쪽
14 아마추어처럼 그러지 마세요 (2) +5 19.08.11 12,077 23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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