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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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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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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7. 마녀와 성녀 (3)

DUMMY

89.


소설 「SSS급 용사가 된 나무꾼」.

그곳에서 성녀 세리아는 신분의 귀천을 막론하고 자비로웠다.

아프고 괴로워하는 자에게 귀족이고 평민인 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전쟁터나 헛간, 심지어 오물이 가득한 뒷골목이라도 망설이지 않았다. 때로는 적군의 병사마저 치료했다.

그녀를 두고 사람들이 뭐라고 했더라.


‘자애의 여신.’


제로는 성녀가 열심히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을 몇 번이고 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믿음의 강도만큼 강렬한 빛이 머물었다.

사람들은 이를 ‘자애의 빛’이라고 말했다.


“······.”


제로는 말문이 막혔다.

마녀 세리아의 손에서 일순 번쩍였던 빛을 모를 턱이 없다.

늘 성녀의 손에서 빛나던 그 빛.

따스하고 찬란하던 그 힘을 말이다.

누구에게나 평등하던 성녀의 정성이었다.


“제로님, 이건······?”

“자애의 빛이에요.”

“네?”


세리아는 자신의 손의 영문 모를 빛에 당황했다. 자고 일어나니, 모르는 힘이 자신의 몸에서 발현되니 아무리 좋은 거라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로는 피식 웃었다.


“세리아님의 몸에 깃든 영혼은 저희 세계에선 성녀였습니다.”

“······성녀요?”

“성녀님은 기적을 행하시던 분이죠. 그분이 환자를 치료할 때면 신성력은 푸른빛을 냈습니다. 때문에 자애의 빛은 따뜻하고 찬란합니다.”


자애의 빛은 단순히 그 빛깔이 대단한 게 아니다.

신성력이 가미된 빛.

다친 자를 치료하고 병든 자를 회복시킬 때 특히 더욱 강력하게 도드라지는 힘이었다.

신의 힘을 빌려 기적을 행한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신이 누구겠는가.


‘작가 Youwu.’


사실상 만능이다.


“······나쁜 건 아니죠?”

“그럴 리가요. 세리아님의 것이 아니기에 꺼림칙할지언정 해가 되진 않을 거예요.”

“잠시 만요.”


세리아는 눈을 감고 한쪽 손에 붉은 전격을 뿜어냈다. 다행히 그녀의 본래 힘인 마력도 무리 없이 움직여줬다.

그리고 다른 손으론 종전의 자애의 빛이 미약하게 흘러나왔다. 힘을 다루는 게 미숙해서 그런지, 자애의 빛은 금세 사라졌다.

눈을 뜬 세리아가 놀란 얼굴을 했다.


“마력이 더욱 강해졌어요.”


그건 예상 못했던 일이었다.

성녀의 힘을 사용하는 것도 놀라운데, 마력이 더 강해졌다고?

제로는 하나의 가설을 떠올렸다.


‘성녀의 개연성이 더해진 건가.’


강함의 척도는 결국 등장인물이 가진 개연성에 의해 결정된다.

얼마나 많은 연재분을 쌓았고, 또 얼마나 많은 고정 독자수를 갖고 있는지.

누가 더 개연성을 많이 갖고 있는지에 따라서 강하고 약한 게 정해진다.

때문에 마녀 세리아의 마력은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전작 「SSS급 용사가 된 나무꾼」의 성녀가 쌓아온 개연성이 그녀의 내면에 차곡하게 쌓였을 테니까.

제로는 이참에 세리아의 설정을 읽어두기로 했다.


[독자 특전 ‘들여다보기’를 발동합니다.]

[등장인물 ‘세리아’를 들여다봅니다.]


+


<캐릭터 정보>


이름 : 세리아

분류 : 조연 - 소설 「이계로 회귀하다」

등급 : [미완결작]

설정 : [전격의 마녀(경보)]. [아린의 언니], [성녀 세리아]

잠재 설정 : [전격의 마녀(재해)], [자애의 여신]


+


세리아를 잠식하던 [비명횡사]는 씻은 듯이 사라졌고, [성녀]라는 설정이 항목에 새롭게 나타나있었다.

제로의 가설이 맞았다는 거다.


‘잠재 설정도 어마어마하군.’


세리아는 강해졌다.

다만 아직 어떤 것도 제대로 보여주질 못했기에, 실제로 설정이 가시화된 게 아니었다.

즉 머지않아 세리아는 ‘재해급 마녀’가 될 것이며, ‘자애의 '신’으로 불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네?”


갑자기 세리아가 강해지는 것 정도는 개연성을 흐트러트릴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게 더 개연성이 알맞다.

현재 이 소설에선 그러지 않고선 살아남기 어렵다.

플래티넘의 뱀심이 나타났고, 탐식 급의 괴물이 제멋대로 날뛰는 판국이었다.

이 정도도 감당 못해서야 등장인물이 설 자리가 없다.


“제, 제로님!”


천막이 열리면서 타케루가 다급하게 달려왔다.

땀을 뻘뻘 흘리는 게 심상치 않았다.


“밖으로 나오셔야겠습니다!”

“······?”

“괴,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봐라.

벌써 개연성을 파괴하는 주범이 버젓이 나타났잖은가.


*


숨 가쁘게 달려온 타케루를 따라서 제로가 향한 곳은 남쪽에 있는 위치 하저드의 성벽이었다.

재해 사건 이후로 가장 먼저 쌓아올린 성벽. 마녀들의 마법으로 완전히 복구된 성벽에는 수많은 마녀들이 이미 옹기종기 모여서 떠들고 있었다.

제로는 동료들이 서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루루나 오리클도 그곳에 있었다.


“무슨 일이죠?”

“아, 제로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루루가 아는 체를 했다. 제로는 성벽 너머를 바라보며 물었다.


“괴물이라고요?”

“네. 폭풍의 언덕 쪽에서의 연락입니다. 괴조가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해요.”

“괴조······?”


오리클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데몬인 듯하구나.”


오리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떤 괴성이 들려왔다. 찢어질 듯한 울음소리에 절로 미간이 구겨졌다.

어느덧 시야에 나타난 괴조.

모래 폭풍을 온몸에 감싼 듯한 그놈의 크기는 에비나의 비행선에 버금갈 정도로 컸다.


“모래 폭풍은 샌드캣의 힘이에요.”


샌드캣.

폭풍의 언덕에 거주하는 몬스터로 모래바람으로 시야를 어지럽히는 수준의 약한 몬스터였다.

하지만 데몬화한 샌드캣의 모래 바람은 이미 폭풍 수준으로 들어와있었다. 고작 시야나 어지럽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근데 왜 새죠?”


샌드캣은 말 그대로 모래 고양이. 데몬화를 했다면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케이플락은 쉽게 추론해냈다.


“둘 이상을 먹었겠지.”


폭풍의 언덕에 거주하는 대표적인 몬스터는 지상의 샌드캣과 공중의 스톰 이글. 말하자면 샌드캣과 스톰 이글을 먹어서 저딴 괴조가 되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바람이 폭풍이 된 건가.’


데몬의 성장 과정은 참으로 편리해보였다.


키에에엑!


괴조는 이쪽으로 다가오며 듣기 싫은 울음을 또 내질렀다. 날개를 퍼덕일 때마다 놈의 근처의 모래폭풍이 더욱 거세졌다.

루루는 윰에게 물었다.


“성벽의 배리어는 어느 정도 복구됐지?”

“36%정도는 무리 없습니다.”

“흠······.”


그녀는 곤란한 얼굴로 제로에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제로님. 부탁이 있─”

“잠깐!”


하지만 루루의 말을 잘라먹고 나타난 사내가 있었다. 남쪽에 파견되어, 재해 당시를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둠피스.

그의 곁으로 수많은 마도사와 마녀가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어찌 위치 하저드의 일을 외부인에게 맡긴단 말이오? 그것도 흑발흑안인 따위에게!”

“······둠피스경?”

“남쪽의 몬스터라면 응당 우리 ‘철의 기사단’이 나서야 할 차례. 걱정마시오. 우리 철의 기사단은 패배를 모르는 무적의 기사단이니.”


와아아아, 하고 부하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들의 기세는 절로 고조되고 있었다.


“허나 둠피스 경. 누누이 말했지만 저놈은 데몬이 진화한 형태일 겁니다. 윰조차 이기지 못한.”

“하─ 어찌 이 둠피스를 윰 같은 애송이와 비교한단 말이오. 나 둠피스는 남쪽의 수문장. 여태 죽여 온 샌드캣과 스톰 이글만 하더라도 수천이 넘을 것이오.”


둠피스는 기세등등했다. 루루는 불안한 듯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둠피스를 위시한 철의 기사단을 둘러봤다.

어깨를 펴고 가슴을 쭉 내밀고 있다.

당당해서 보기는 좋았다.

루루는 한숨을 내쉬면서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위험하면 바로 퇴각해야 합니다.”

“그럴 일 없을 것이오!”


둠피스는 기다렸다는 듯 지팡이를 앞으로 쭉 내밀었다. 검의 형태를 한 독특한 모양의 지팡이였다.


“철의 기사단은 들어라! 감히 위치 하저드를 위협하는 변종 몬스터 따위가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다. 어떻게 하겠는가?”

“무찔러야 합니다!”

“지팡이를 들어라. 마법을 발동시켜라! 당장 괴조를 처치하러 간다!”

“와아아아!”


둠피스는 빗자루를 조합하여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그 뒤로 수십의 마녀가 둠피스를 따랐다.


“흑발흑안인들이여. 잘 보아라. 이것이 네놈들과 우리들의 차이니라.”


위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둠피스.

시선은 제로를 비롯한 흑발흑안인을 훑고 지나갔다. 경멸 혹은, 멸시가 담겨있는 눈빛이었다.


“진정한 격의 차이를 보여주마!!”


둠피스가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자, 무수한 병장이가 그의 주변에 생성되었다. 마찬가지로 철의 기사단은 수많은 병장기를 소환하여 공중에 나열했다.


“폭풍 따위로는 철의 기사단을 막을 수 없도다. 가라! 철의 폭격!”


하늘에 수를 놓듯 수많은 병장기가 마치 대포처럼 발사되었다. 커다락 폭음을 만들며 괴조를 일시에 습격했다.

공중을 가르고 날아가는 병장기의 위용!

마녀들의 공격에 괴조가 찢겨져 죽는 게 쉬이 상상되었다. 하지만 괴조는 물러서지 않고 그저 날개를 더욱 강렬하게 퍼덕였다.


휘이이잉.


놈의 모래폭풍이 세 갈래의 허리케인으로 변했다. 모래를 머금고 휘몰아치는 허리케인만 세 개였다.

그것이 ‘철의 폭격’과 부딪쳤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경악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


철의 폭격은 허리케인을 뚫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허리케인에 휘감겨서는, 수많은 병장기가 위협적으로 공중을 날아다녔다.

여기에 더해 둠피스는 최악의 자충수를 둔다.


“마력을 쏟아 부어! 병장기의 제어권을 다시 가져와야······!”


늘어나는 병장기.

그만큼 허리케인에 섞이는 병장기들!

둠피스는 말을 잇질 못했다.

괴조가 괴성을 지르자 제멋대로 돌아다니던 허리케인이 일제히 그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도 ‘철의 폭격’을 고스란히 머금은 채로.


“미, 미친······.”


루루가 중얼거리며 몸을 떨었다. 괴조를 막으라고 보냈더니 더 큰 힘을 선물해준 꼴이 된 게 아닌가.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제로를 다시 쳐다봤다.


“휴, 알겠어요. 대신 하늘을 비우라고 전해줘요.”


제로의 수락에 루루는 바로 철의 기사단의 퇴각을 지시했다. 그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상황이 악화된 터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제로는 정면을 바라봤다.

각종 병장기, 철의 폭풍을 머금은 세 개의 허리케인. 이걸 동시에 혼자 막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제로에겐 광범위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계로 넘어온 등장인물은 제로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곁으로 케이플락과 카일이 나란히 섰다.

응? 이렇게 완결작 셋이 나란히 공격하면 개연성이 문제가 되지 않겠냐고?


‘어차피 상대는 데몬이니까.’


뱀심의 찌꺼기 같은 놈들이다.

본래 이 소설에 없었던 놈들인 만큼 더더욱 개연성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도리어 전력으로 부술수록 괜찮은 상대였다.


“야, 둠피스인가 뭔가하는 놈.”

“뭐, 뭣? 감히 흑발흑안인 따위가 뭐라고?”

“시끄럽고. 퇴각하라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거기서 머무는 거야.”


제로는 주먹을 꽉 쥐면서 설정을 발동시켰다.


“빨리 비켜. 눈 먼 공격에 뒈지고 싶지 않으면.”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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