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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르파
작품등록일 :
2019.07.3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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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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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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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스탄타 사막 왕국에서(8)

DUMMY

카르페란이 문을 열자 어제 뵈었던 철벽의 시녀님들이 잔뜩 서 계셨다. 아, 아, 안 돼.


“저녁 만찬에 초대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준비를 해야지요.”


“밥 먹는 데 무슨 얼어 죽을! 난 저항하겠어!”


카르페란은 그대로 도주하려고 했으나 철벽의 시녀님들은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만찬에 참석하지 않으시면 식사는 없습니다.”


그녀들의 말에 카르페란은 조용해졌다.


“저녁 시간까지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요.”


“두 시간도 부족하답니다.”


나는 에신카체르를 쳐다보았다. 너는 평생 이런 괴상한 것을 당하며 살아온 거야? 어떻게 한 시간 내내 준비해야 한다는 말에 표정이 그렇게 담담할 수 있지?


“자, 가실까요?” 그리고 우리는 뿔뿔이 흩어져 끌려가고 말았다.


나는 또 그 괴상한 향유에 절여진 후 내 대마법사 임명식 로브만큼 비싼 것 같진 않지만 내가 지금 가진 돈으로는 사기 힘들 옷을 입어야 했다.


“빨간색이 나을까?”


“아니야, 파란색이야.”


“여기 이건?”


“그거 입으려면 향유를 바꿔서 다시······.”


그리고 나는 다시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반복하는 신세가 되었다. 아니, 옷이랑 향유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밥 먹는데.


“이제 가시면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스탄타 사막 왕국의 옷이 마음에 안 든다. 내가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그리고 평범한 사람이라면 평생 한 번도 입을까 말까 한 종류의 옷. 하늘하늘 거리는 튜닉 드레스.


“도착하셨습니다.”


나는 저녁을 먹으러 쓸데없이 화려하게 꾸미고 나서는 저녁 먹는 데로 향하였다.


“우와, 대박.”


테이블이 쓸데없이 넓고 길었다. 카티스티아가 장로랑 접촉하기 힘들겠는데.


“맛있겠다.”


여긴 에피타이저로 나온 약간 딱딱한 빵마저도 맛있다. 아마 그 이유는 2가지일 것이다. 왕궁 요리사가 위대하신 분이라서, 혹은 지난 3시간 동안 내가 너무 고생해서.


혹시 이 궁에서 시녀들이 이렇게 유난을 떠는 이유가 사람을 지치게 만들어 밥을 맛있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 아닐까?


“에리니어스!”


카티스티아의 옷은 내 것보다 훨씬 화려했다. 나는 대마법사고 저기는 왕자의 약혼녀 입장이니까, 당연한 것이다. 은근 스탄타 사막 왕국의 의복이 카티스티아에게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평생 그 옷을 입고 살았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장로들은 다 곧 도착했고, 노에르의 자리만 남았다.


“아, 늦어서 미안하네.”


얼마 지나지 않아 노에르가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나는 스테이크를 열심히 썰어 먹으며 장로들의 아래를 잘 보았다. 역시, 그림자는 없었다. 그 사실을 발견한 모양인지 에신카체르와 카르페란은 상당히 놀란 모양이었다.


“어머.”


카티스티아는 상당히 능숙하게 포크를 떨어뜨렸다.


“아······.”


그리고 서쪽 장로가 그녀의 포크를 주워주었다. 동작이 약간 뻣뻣했다.


“이리 주세요.”


카티스티아는 포크를 받아들며 그의 손가락을 약간 건드렸다. 그녀의 표정이 노에르의 과거를 읽었을 때와 비슷하게 굳었다. 또 무슨 충격적인 것을 본 모양이었다.


“여기, 포크 좀 바꿔 주지.”


그리고 그런 그녀의 손에서 에신카체르가 포크를 받아들었다. 시종은 떨어진 포크를 새 것으로 교체해 주었다. 다행히도 카티스티아는 금세 놀람을 갈무리하고 자리에 앉아서 스테이크를 전투적으로 씹었다.


“융어 자료들이 다 준비되었다네. 내일 바로 볼 수 있겠지.”


“감사합니다.”


물론 필요는 없지만, 이 핑계를 댄 이상 보기는 해야 할 것이다. 보고서는 작성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뭐, 나중에 동화책이나 한 권 번역해서 가져다 주면 되겠지.


“이곳에서의 생활은 좀 어떤가?”


질문은 이제 내가 아닌 카티스티아를 향했다.


“네?”


“뭐, 지금은 아카데미 생활을 하는 중이라지만 약 1년 반 후에는 이곳에서 살게 될 것이 아닌가?”


“아하하······.”


그 약혼은 약 15일 후에 파토 날 예정인데 말입니다. 카티스티아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에신카체르를 흘겨보았고, 에신카체르는 고개를 약간 숙였다.


“혹, 고향이 어디인가?”


“케파 공국입니다.”


“그곳의 공녀인가?”


“평민입니다.”


“그러면 이곳에서 지내게 되겠군. 가족도 스탄타 왕국으로 불러 최고의 대접을 해 주지.”


“에, 예······.”


그러니까 그 약혼 15일 후에 무산될 거라니까, 카티스티아 불편하게 자꾸 그러시네.


“마시지.”


마지막으로 나온 건 포도주. 우리에게는 술이 아니라 포도주스가 대령되었다.


“어? 이런······.”


서쪽 장로의 배 쪽에서 보라색 포도주 자국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보라색 자국은 점점 퍼져서 그의 옷 전체를 적실 정도가 되었다. 나는 흘러내리는 포도주스를 따라 고개를 이동하다가 땅 아래 흘려진 수많은 종류의 음식들을 보았다.


“이게 뭐야.”


이걸 발견한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카티스티아는 아까도 썼던 고전적 수법, 식기 떨어뜨리기를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식탁 아래로 들어갔다. 곧 다시 나온 그녀는 손을 냅킨에 닦았다. 음식 중 하나에 손을 댄 모양이었다.


“아, 음료를 쏟았나 보군. 가서 씻게나.”


“예······.”


서쪽 장로는 허둥지둥 떠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만찬은 끝났다.


“카티스티아, 뭘 본 거야?”


“그 장로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야.”


“무슨 소리여?”


카티스티아의 섬뜩한 말을 카르페란은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서쪽 장로의 배에서 갑자기 마시던 음료가 나온 거로군.”


“다른 장로들도 마찬가지야. 그 자리 아래에 아까 먹던 음식이 다 쏟아져 있었어. 먹는 척만 하고 버린 거야.”


“이, 이럴 수가······.”


술테르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4명의 장로들 중 살아남은 이는 그 혼자뿐이었다.


“서쪽 장로는 약 4일 전에 누군가가 보낸 음료를 마시고 그대로 죽었어. 그리고 그가 깨어났을 때 그의 아래에는 그림자가 없었고. 저 장로들은 다 조종당하는 시체라는 말이야.”


“그러면 그 얼음 상자는 시신의 보존을 위한 조치인가 보군?”


“그런 모양이야. 서쪽 장로가 가장 먼저 죽은 것 같아.”


“서쪽 장로의 방이 유난히 추웠지.”


“이건 분명 마법사의 소행이라고밖에 설명할 말이 없어.”


“무슨 말이야?”


“마법사의 능력이라고. 려국의 주술일 수도 있지만, 주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마법이라면 내가 풀어낼 수 있다. 능력이 디스펠이니까.


“어때, 지금 시험해 볼래?”


“무슨 소리여?”


“지금, 장로 방에 쳐들어가자고.”


“미쳤나. 그냥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면 안 돼?”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


“나보고 뭔 수로 거기를 쳐들어가라고?”


“창문.”


에신카체르는 바깥의 창문을 가리켰다. 아, 여기 창문이 문 없이 뻥 뚫려 있는 구조이기는 하다만, 나보고 저기를 통해서 남의 방으로 들어가라고?


“저길 쓰라고?”


“응.”


“내가 새냐? 날아다니게?”


“위에서 끈 달아줄게.”


“미쳤냐? 네가 할래?”


이번에는 대답이 없었다. 이게 어디서 내 생명을 위협하려고 해? 나는 지붕 위를 뛰어다니며 창문을 통해 타인의 공간에 침입할 수 있는 암살자가 아니라고!


“그냥 노크하면 열어주지 않을까?”


“지금은 밤이잖아.”


“그래도. 누가 문을 두드리면 일단 열고 보지 않을까?”


“그런가?”


정작 이 일을 해야 할 나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이 더 심각했다.


“그러면 너희 중 한 명이 같이 가. 만약 마법으로 통하지 않으면 변명은 뭐로 할 건데?”


“마법이 아니면 뭐로 설명해?”


“려국의 주술이라는 것도 있다면서? 그 주술이 내 디스펠로 풀릴지, 안 풀리지 어떻게 알아? 만약 시체를 조종하는 기술이 려국의 주술 중 하나라면 어떻게 할 건데?”


“다시 칼로 찌르는 건?”


“이게 미쳤나. 내 질문에나 답해.”


카르페란의 대답은 기각하기로 했다.


“포도주가 나오는 것을 본 이상 더 이상 이 괴상한 연극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시체를 아무리 차게 유지한다고 해도 기간이 있을 거 아니야.”


“그러게. 게다가 내내 방 안에만 박혀 있는 건 아니니까, 시체는 계속 부패할 텐데.”


카티스티아의 주장은 상당히 논리적이었다. 스탄타 사막 왕국은 꽤 더운 곳이었다. 시체가 온전한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나보고 어쩌라는 거지? 지금 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가라고.”


에신카체르다. 이 망할 녀석.


“가는 게 어때?”


카티스티아 너마저.


“굳이 안 가셔도······.”


그러면서 술테르 장로님은 눈을 피했다. 이쪽도 내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


“마음대로.”


카르페란 얘는 진짜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이건 또 이거대로 기분 나쁘다.


“가라는 거야?”


“······.”


“뭐, 대충 그런 뜻이지.”


“하, 가 주시면 감사하고······.”


“네 마음대로.”


결국 내가 가는 분위기가 되었다. 이제 와서 빼기도 애매하고.


“진짜 간다? 나 디스펠 안 통하면 그냥 다 그만두고 려국으로 가도 되지?”


“갑자기 려국?”


“원래 나 이번 방학에 려국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겨울에 가라, 겨울에.”


“그래서, 같이 가주실 분?”


“나는 아무래도 위치가 위치인 만큼 곤란하고······.”


에신카체르는 이럴 때만 슬쩍 빠졌다. 내가 쟤가 괜히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라니까.


“음, 내가 갈까?”


카티스티아는 이미 너무 고생했다. 충격적인 장면들을 너무 많이 보게 해서. 같이 가겠다는 사람이 안 나오면 데리고 가지 뭐.


“제가 갈까요?”


그렇게 말하는 술테르는 딱 봐도 겁먹은 모양이다. 안 데려가는 게 좋겠다.


“내가 갈게, 내가! 여차하면 메테오 날리고, 네가 메테오를 없애는 거야!”


“그래, 와라.”


이 중에서 비교적 가장 열정적인, 그리고 도움이 될 만한 이가 카르페란이었기에, 나는 결국 카르페란을 뒤에 달고 아까 갔던 길을 최대한 되짚어 서쪽 장로의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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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156. 과거의 상처, 하르페(8) 19.09.13 5 0 9쪽
156 155. 과거의 상처,하르페(7) 19.09.13 8 0 13쪽
155 154. 과거의 상처, 하르페(6) 19.09.12 6 0 16쪽
154 153. 과거의 상처, 하르페(5) 19.09.12 11 0 17쪽
153 152. 과거의 상처, 하르페(4) 19.09.11 6 0 12쪽
152 151. 과거의 상처, 하르페(3) 19.09.11 7 0 10쪽
151 150. 과거의 상처, 하르페(2) 19.09.10 12 0 10쪽
150 149. 과거의 상처, 하르페(1) 19.09.10 11 0 13쪽
149 148. 누명을 쓰게 되었다(8) 19.09.09 13 0 7쪽
148 147. 누명을 쓰게 되었다(8) 19.09.09 11 0 10쪽
147 146. 누명을 쓰게 되었다(7) 19.09.09 12 0 10쪽
146 145. 누명을 쓰게 되었다(6) 19.09.08 13 0 11쪽
145 144. 누명을 쓰게 되었다(5) 19.09.08 13 0 14쪽
144 143. 누명을 쓰게 되었다(4) 19.09.07 12 0 11쪽
143 142. 누명을 쓰게 되었다(3) 19.09.07 14 0 8쪽
142 141. 누명을 쓰게 되었다(2) 19.09.07 15 0 13쪽
141 140. 누명을 쓰게 되었다(1) 19.09.06 13 0 10쪽
140 139. 하로스 제국의 비상 19.09.06 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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