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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벌과 노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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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가산(佳山)
작품등록일 :
2019.08.05 16:29
최근연재일 :
2019.09.01 15:18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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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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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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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민지숙과 서신유의 의심

DUMMY

재벌과 노숙자. 015화.




손을 씻고 온 나자로는 자연스럽게 서신유 옆에 앉아 과일을 집어 먹었다.


"어머! 네가 웬 일이니?"


민지숙이 과일을 손으로 집어 먹는 자신의 아들을 보며 놀라 말한 것이다.


'엥! 뭐지?'


나자로는 뭘 잘못 했는지, 뭐가 이상한 건지 알 턱이 없었다.


"네! 왜요?"

"아니, 네가 맨손으로 먹고 웬 일이니?"


'아, 이놈은 손을 씻고도 절대 손으로는 먹지 않나 보군. 이런 병신 같은 놈.'


나자로는 선뜻 둘러 댈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그냥..."

"그래, 어서 먹어."


나자로는 몇 개 집어 먹더니 샤워하러 간다고 하며 올라갔다.


나자로가 올라가자 민지숙이 서신유에게 말했다.


"쟤 좀 이상하지 않니?

"어머님! 어머님도 그렇게 느끼죠?"


서신유는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것을 알고 반가웠다. 반갑기는 민지숙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너도 느꼈구나?"

"사실... 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그래, 그래서 내일 병원에 가는 김에... 머리 쪽도 검사해보려고 그런다."

"아, 네. 그게 좋겠어요. 아무래도..."


서신유는 "아무래도 머리가 이상해진 거 같다"는 말을 하고 싶었으나 끝을 흐렸다.


서신유는 과일을 좀 더 먹다가 나자로의 방으로 올라갔다. 나자로가 샤워를 끝내고 나올 무렵이었다.


상의를 탈의한 채 수건으로 머리를 털면서 욕실에서 나오던 나자로는 서신유가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것을 보고 좀 당황했다.


“엇! 아... 깜짝 놀랐네.”

“뭘 그렇게 놀래요?”

“아, 아니에요...”


아무리 약혼한 사이라고 하지만, 늦은 시간에 이렇게 외간 남녀가 단 둘이 한 방에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얘가 지금 이렇게 내 침실에 와 있는 것은 어떻게 한 번... 그, 뭐냐... 찐한 스킨쉽 같은 걸 바라고 있는 것인가. 그런 걸 바라는 건가. 다 큰 여자가 이러고 있는 건 그것 밖에 없겠지. 아, 어떡하지...?’


서신유는 나자로의 당황하는 모습을 느끼고 있었다.


“왜 그렇게 허둥지둥 대요? 여기 좀 앉아 봐요.”


서신유는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신의 옆을 손바닥으로 두들기며 말했다.


나자로는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잠깐만요.”

하고는 욕실로 들어가 상의를 입고 다시 나왔다.


그리고 서신유 옆에 앉았다. 침대 모서리에 두 사람이 걸터앉은 모습이 좀 웃겼다.


“몸은 좀 어때요?”

“네. 괜찮아요.”

“내일이 병원에 가는 날이죠?”

“네.”

“같이 갈까요?”

“아뇨. 혼자 가도 됩니다.”


서신유는 유훈성이 존댓말을 쓰는 것만 바뀐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행동 하나하나가 바뀌었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유훈성의 부모보다도 서신유가 더 잘 느낄 수가 있다.


민지숙에게서 유훈성이 좀 이상해졌다는 말을 듣기 전, 서신유 본인 역시 그렇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뭔가 이상해. 아무리 죽었다 살아났다고 해도... 그래서 충격을 받아서 그렇다고 해도... 이상해. 이건 뭔가, 다른 사람이 된 거 같단 말이야.'


“저기, 훈성씨... 왜 저에게 프로포즈 안 하세요?”

“프, 프로포즈요?”


나자로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훈성과 서신유는 약혼을 한 지 6개월 가까이 되어 가고 있었다. 양쪽 집안에서는 슬슬 결혼을 준비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유훈성이 괴한에게 총상을 입은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서신유 입장에서는 아무리 약혼을 했다고 해도, 유훈성이 정식으로 멋지게 프로포즈를 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대로 된 프로포즈를 말이다.


“여자 입에서 먼저 이런 말을 하게하고... 쳇!”


서신유는 입술을 있는 대로 내밀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거 어떡하지!?’


나자로는 뭐라고 대꾸해야 될지 생각했다.


“아, 좀만 더 기다리세요. 흐흐. 몸이 이래서... 좀 더 안정을 취한 다음, 근사한 곳에서 하려고 했죠. 흐흐.”


‘휴우, 잘 둘러댔다.’


서신유는 아무 말 없이 나자로의 품에 머리를 깊숙이 갖다 대었다. 분위기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나자로는 어색해 보이지 않기 위해 한 손을 서신유의 어깨에 둘렀다. 그러자 서신유가 고개를 들어 나자로의 입술을 지그시 바라봤다. 잠깐 바라보더니 상체를 세워 나자로의 입술 쪽으로 자신의 입술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꿀꺽.


나자로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얼마 만에 하는 키스인가. 얼마 만에 느끼는 야릇한 기분이란 말인가.


입술과 입술이 닿았고, 나자로와 서신유는 점차 흥분하여 격정적으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둘의 입술이 열리고 혀와 혀가 뱀처럼 꼬이기 시작했다.


흥분한 서신유가 상의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세 개 쯤 풀더니 나자로의 상의를 벗겼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곧이어 서신유의 검정색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상의가 팔에만 껴있는 상태였다. 나자로는 브래지어를 풀지 않고 아래로 내렸다. B컵 정도 되어 보이는 가슴이 모습을 나타냈다.


유두는 좀 까맸고, 가슴 모양이 버선코 모양이라 굉장히 탐스러웠다.


꿀꺽.


또 침을 꿀꺽 삼켰다. 둘은 그대로 엎어졌다. 다시 키스가 시작되었는데,

그런데,

바로 그때!


나자로의 눈앞에 어떤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머릿속에서 생각난 것이 아닌 영사기로 스크린에 영상을 쏘는 것처럼 이미지 하나가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채송화의 얼굴이었다. 서울역에서 만났던 그 천사 말이다.


나자로는 키스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왜 그래요?”


서신유는 상의를 추스르며 말했다. 당연히 황당한 표정이었다.


이런 건 여자에게 굉장히 실례되는 행동이라는 것 쯤은 나자로도 알고 있다. 하지만 채송화의 모습이 갑자기 떠올라 계속 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왜 떠오른 것일까.


잠시 잊고 있었던,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채송화라는 존재.

워낙에 정신 없는 3주였기에 잊을 수밖에 없었다.


‘그 천사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면.’


채송화가 생각 나 도저히 하던 짓을 계속 할 수 없었다. 서신유에게 둘러댈 핑계 거리를 찾아야 한다.


그때 총상을 입은 부근이 아려왔다.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나자로는 그 부근을 만지며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요? 거기 아파요?”

“네... 좀 아프네요.”


‘그래, 나는 아직 환자지. 이것으로 핑계를 댈 수 있겠군. 가만, 아까 이 여자가 몸은 좀 괜찮냐고 물은 게... 이런 이유 때문인가.’


연인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3주간이나 아무 일이 없었던 것은, 어쩌면 아직 온전하게 완치 되지 않은 몸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겠군.


환자에게 그 짓을 하자고 조를 수도 없었을 테니 말이야. 그래, 그랬던 거야. 그래서 3주 동안 조용했던 거야. 후훗.


사실, 나자로의 몸... 아니 유훈성의 몸은 거의 완치 되어 있었다.


어쨌든, 서로 달아오른 육체를 진정 시키고 그날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


다음 날.


“아들, 준비 다 되었니?”


민지숙이 나자로 방 앞에서 말했다.


“네. 다 됐어요!”


민지숙은 나자로를 데리고 병원엘 갔다. 유훈성이 유훈성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하긴, 나자로의 입으로 "나는 유훈성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아니, 믿지 못 할 것이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못할 것이다.


어느 육체에 다른 영혼이 들어갔다는 것을 누가 믿겠는가. 영혼의 존재 자체를 믿지 못 하는 사람이 태반인데.


민지숙은 그저 아들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고를 당할 때 충격을 받아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


병원에서의 결과는 특별한 게 없었다. 기억상실증은 아닌 것 같고, 그저 사고 후유증이라고 했다.


사고를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그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나자로 입장에선 다행이었다.


나자로는 병원에 온 김에 자신의 육체가 있는 병실로 가 보았다.


나자로의 몸은 여전히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나자로는 자신의 육체를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놈이 깨어나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러니까 내 몸이 깨어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유훈성의 영혼이 내 몸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이 거지 자식이 돈이 어디 있다고 병원에 계속 내버려 두는 것인가?

언제 깨어날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자로는 담당 의사에게 다시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담당 의사실 앞에서 노크를 두 번 한 뒤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저, 뭐 하나만 묻고 싶어서요.”

“네. 말씀하세요.”

“저, 중환실자에 있는 나자로라는 사람 있잖아요. 의식이 없는데 언제까지 저렇게 놔둬야 됩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 저 사람 거지인 걸로 아는데...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의식도 없는 사람을 저렇게 계속 놔두느냐는 말이에요.”

“아, 저 사람이 무연고자이지만... 선생님의 댁에서 병원비를 모두 지불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사람을 포기할 순 없지 않습니까? 좀 더 경과를 지켜보면서 결정을 내릴 일입니다.”

“음... 저 친구의 상태가 코마라고 하셨죠?”

“네.”

“그게 정확히 뭐죠?”

“이른바 뇌사 상태, 즉 뇌는 이미 활동을 멈춘, 그러니까 말 그대로 뇌가 죽은 상태라는 겁니다.”

“깨어날 확률은 거의 없겠군요?”

“솔직히 그렇다고 봐야죠.”

“저런 상태에서 깨어날 확률이나, 깨어난 사람이 있습니까?”

“거의 없습니다.”

“아...”


나자로는 의사의 말에 한숨을 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몸뚱아리가 불쌍해지기도 했다.


‘아, 불쌍한 내 육체... 평생 가난하게, 고생만 한 불쌍한 내 육체... 어딘가 떠돌고 있을 유훈성의 혼도 좀 불쌍하군.’


나자로는 병원을 나오며 생각했다.


가장 안 좋은 상황은, 최악의 상황은 유훈성의 영혼이 나자로의 몸으로 들어와 깨어나는 것이다.


나자로는 그런 일은 제발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렇게 되면 굉장히 혼란스럽고 모든 것이 꼬여버릴 것이다.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었다.


유훈성 이놈은 분명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갑자기 유훈성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었다. 충분히 죽어 마땅한 놈이라고 생각하고 사살한 것인데, 막상 일이 이렇게 되니 미안한 마음도 좀 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쩌겠나. 이제 되돌릴 수가 없는데.


‘이제 나는 언제까지나 유훈성으로 살아가야 되는 것인가. 평생 유훈성으로 살아야 되는 것인가?’


신은 여전히 응답이 없다.


작가의말

주말이네요. 주말은 언제나 늦게 찾아오고 금방 지나가죠.ㅎ

어쨌든 행복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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