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교로의 귀환길
흑도가 팔할 입니다.
마교로의 귀환 길
늑대 형님과 퉁수 형님 그리고 나는 마교로 가는 길에 우리가 있었던 곳과 나의 고향을 잠시 들러 가기로 했다.
심씨 장원에 맡겨 놓았던 동생 심구가 보고 싶기도 했고 우리 터전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알고 싶었다. 수구초심이라 하지 않나 고향 떠나니 그곳을 그리워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 아닌가 싶다. 말을 꺼내자말자 이구동성으로 가는 것에 찬성을 하는 것을 보니 남겨진 가족이 나밖에 없는데 어지간히도 고향땅을 보고는 싶은가 보다.
“괜히 남아있는 식구들 보다가 언가 놈들 귀에 소식 들어 가 봤자 좋은 일 없으니 멀리서 잘 있는지 만 보고오자.”
늑대형님도 왜 예전의 부하들을 만나고 싶지 않겠는가? 마는 그것이 최선이기에 이렇게 말씀하신다.
“형님 저는 구를 만나보고 오겠습니다.”
흑도 생활할 때 간혹 가다 동생을 만나보기는 했기에 길을 찾기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때는 하는 일이 일이다보니 동생을 보기가 면이 안서고 혹시 가족에게 해 꼬지 하는 놈들도 있어 가급적 조심하여 다녀오곤 하였었다.
“계십니까?”
“거 누구요”
청지기 아저씨다.
“저 팔입니다.”
“어 구오빠 팔이”
“예 ”
“구 있습니까?”
“없는데”
“어디 갔습니까?”
“황궁에 갔어.”
“예 황궁이요”
“무슨”
“이 사람아 동생이 자넬 많이 찾았어.”
“오빠가 오면 꼭 이 편지를 전해달라고 하더군.”
하인으로 써달라고 한 구는 딸이 없는 장주에게 양녀와 같은 귀여움을 받아 글도 배우고 좋은 대접을 받고 있어 간혹 만나러 갈 때 음식을 챙겨주곤 했었다.
오빠 보세요
저 구에요
오빠가 연락도 없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제가 이번에 황궁이 있는 북경에 가게 되었어요.
황제폐하를 모시는 여인을 찾는 다는 공고에 따라 제가 추천되어 뽑히게 되어 황궁으로 가게 되었어요.
이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어요. 오라버니를 당분간 못 보게 되어서 두렵기도 하고요. 돌아오시면 장주님 편으로 연락주시면 소식 전할 수 있을거예요.
이만 총총 구 올림
한발 늦었구나.
우리 구가 황궁의 여인이 되었네.
편지내용으로 보면 상궁이나 후궁으로 뽑힌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심장주님께 물어보면 되겠네.
“퉁수 형님 우리 흑사회 식구들은 잘 있던가요?”
“그래 가정이 있는 놈들이라 준 돈을 잘 불려 제법 잘 사는 놈들도 있고, 아직도 먹어주지는 않는 흑도 행세를 하며 다니는데 마음 좀 아픈 놈들도 있고 그러더라. 해오던 것이 흑도인데 갑자기 갱생하려하니 잘 안되겠지.”
“그래도 정파는 정파라 남겨진 아우들을 찾아 닦달하거나 제거하지 않은 것 보면 그래”
“크게 우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도 있겠지”
“뭐 우리가 무림의 고수나 부자도 아니고 그저 흔해빠진 그야말로 흑도 나부랭이에 불과하니까요 “재수 없게 우리가 엮인 거지요”
“마교같은 언가 정파 놈들에게”
“일평아 너 우리 격언 잊은 거 아니지 안 먹고 놓아두면 똥 된다는 것”
“아 형님 제가 깜박했네요.”
“바로 접수했습니다.”
“오늘 바로 대환단 자소단 시식회 하지요”
말사계곡 인근 토끼 굴 근처에 다른 동굴에 무리를 인도하여 소환단 하나씩을 나누어 주었다.
“형님 바로 큰 덩어리 먹으면 체합니다.” “적은 것부터 차례로 소화해나가지요”. “소환단부터 시작하지요”
10여명이 소환단을 먹고 운기하자 바로 주천을 시작하여 내공을 늘려가기를 시작으로 대환단까지 쭉 가자 내공이 3갑자씩 느는 쾌거를 이루었다. 역시 내공에는 영약 빨이 최고였다. 흑도의 패거리가 떼거리로 절정고수의 무리로 탈바꿈하는 무림역사상 희대의 사건이 벌어지는 광경이었다.
“형님 소환단을 제외한 나머지 영약들을 마교에 가지고 가는 것은 호랑이 아가리에 손을 집어넣는 것과 같습니다.” “보물은 그것을 지킬 자격과 능력이 있는 자 만이 누릴 수 있다는 이치입니다”.
“그래 일평이 말이 맞다.” “괜히 가지고 있다가 피 볼 뿐이지 소환단은 시중에서 좀 비싼 가격만 지불하면 구할 수도 있으니 돈 밖에 없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하여 별다른 의심을 안 할 것이니 가져가도 될 터이고”, “나머지 영약은 일평이 네가 알아서 해라”
“니가 하는 일에 누가 토를 달겠냐”
“나부터도 네 말을 전폭적으로 믿고 있는데 니가 우리 목숨을 책임지고 있지 않냐?”
마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형님 다시 말하지만 마교에는 이것들 못가지고 갑니다. ”
“결국은 팔거나 숨길 수 밖 에 없는데 이것은 저 혼자만 알고 있겠습니다. “우리 모두 대환단으로 일정경지에 올라 더 이상 영약은 무의미합니다. 더 먹어봐야 그야말로 몸에 좋은 약 일 뿐 이지요 .”
자소단 5알 나머지 대환단 등을 말사계곡의 토끼 굴에 은닉하니 그야말로 토끼 굴은 어쩌면 무림최고의 영약창고라 할 만하였다. 그래도 늑대형님께는 대강의 장소는 알려드려야겠다.
“일평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참으로 이상한 것도 많지않냐?” “새가 원을 그리지 않나 숭어 떼가 나타나지 않나” “나무 때는 것 외에는 불 피우는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흑유나 흑탄이라는 것이 있질 않나”
“형님 흑탄이 많이 사용되지는 않으나 신기하지 않습니까?”
“돌인데 마치 나무처럼 불이 붙고 말이죠”
“ 그러게 요리도 하더라고 대장간에서는 일부 사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다른 곳은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심은 해야겠더라.”
“화력은 센데 냄새가 좀 나는 것 같고 머리가 어지러워지더라고 그래서 잘 사용 안하는 것 같더라.”
“련매 내가왔소”
“왜 이제 왔어요.”
“어디 다친 곳은 없지요”
“물론 없지요”
“다행 이예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
역시 마누라 밖에는 없구나. 반갑게 맞이하는 화련의 모습에 가정을 가졌다는 실감을 하는 일평이였다.
한 번도 가족의 살가움을 느껴보지 못했기에 이러한 화련의 태도는 일평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선물은요 ”
“헉”
“내가 놀다 왔는 줄 아냐?”
“농담 이예요”
“깜짝 놀랐다.”
“전쟁터 같다 왔는데 선물이라니 배가 조금 나온 것 같은데”
“이거 선물이예요 혹”
“맞아요.”
“그래 선물이야기 했구나.”
내 약관이 되기 전에 가정을 꾸미고 아이도 얻게 되었으니 돌아가신 부모님이 것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장인 장모님 알고 있어”
“아니요”
“이제 말씀드리려고요”
“저 심서방 입니다.”
“누구라고”
“예 사위 일평입니다.”
“그래 잘 다녀왔는가?”
“예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안와도 되는데)
“아빠 엄마 저 이 사람 아이가졌어요”
“뭐 아이”
“아이가 아이를 가졌구나.”
( 조그만 것들이 할 거는 다하는 구나 아이고 머리야)
(이제는 물를 수도 없고 아이고 두야)
“사위 이번에 활약이 대단 했다지”
(갑자기 태도 변하시네)
“최선을 다한 결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래 수고 했어 이제 화련이도 잘 챙기고”
(임마 너 좋은 날 다 간줄 알아라. 고생길 열린 줄도 모르고)
화련이가 잉태를 하고부터는 확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시는 위대하신 천마 천인덕 장인이시다.
누구러진 태도로 화련과 자주 직무실로 불러 이리저리 챙겨주시려 하시니 역시 핏줄은 어쩔 수 없는 가보다 하였다.
정마대전의 여파는 생각보다 커서 많은 신교도들에게 고통과 아픔을 주었으니 정파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갹출하는 것은 생활에 많은 부담을 주었으며 어려움이 생겼으니 초근 목ㄹ히로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허다할 지경이었다. 고금을 통틀어 전쟁 후에 배 부르는 것은 상인을 포함한 기득권층이며 고달프고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인 그저 그런 민초들이였으니 천마를 주축으로 종교적 통합체로서 남다른 공동체적 생활을 하는 마교라 하더라도 배고픔에는 장사가 없었다.
거리 곳곳에는 구걸하는 아이들로 넘쳐나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어려운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아저씨 저기요 만두 하나만 주세요.”
“장사도 안 되는데 저리 안가나”
“어린놈의 새끼가 일은 안하고 동냥질이냐?”
“너무 배가 고파서요.”
“배 고프면 물 먹어라”
“저리 썩 꺼져라”
정마대전 전에는 거리의 인심이 이리 사납지는 않아 부모를 잃고 유리걸식하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종종 나누워 주기도 하고 장사 후에 남은 것을 주기도 하였는데 어렵다보니 인심 자체가 각박해져 버렸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 신교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일평은 생활의 곤궁에 처한 이들의 일상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 자신도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걸인생활을 하지 않았던가?
대량선사 장각의 가르침을 다시금 생각한 일평은 이러한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리라 다시 한 번 다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논공행상은 따라오는 법 이번에 나름대로 전공을 세운 일평 일행에게도 그 보상이 주어졌으니
군사부 소속 심일평을 벽사공신에 명한다.
난데없다. 너무 나갔는데
왕조가 바뀌거나 새로운 왕조를 개창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자에게
주워지는 것이 벽사공신인데 나를 거기에 임명한다고
나대지 않는 것이 내 지론인데 누가 나를 이렇게 올린거지 뭐 이번 대전에서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기는 한데 어쩐지 무슨 계략이 있는 거 같단 말이지
이거 좀 등골이 오싹한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 분분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었다.
어느새 바른 바가 아님에도 논의의 대상의 한 가운데 있게 되었다.
“아니 됩니다.”
“고작 군량미를 태운 정도 가지고 벽사공신이라니요 적의 수괴를 처리한 것도 아닌데 얼또당또 안습니다.”
말은 맞는데 듣는 사람 기분 나쁘네
조금 얄밉기는 하네
“공에 비해 상이 너무 과합니다.”
이구동성으로 짖어댄다
아 진짜 나에게 먹은 것도 많은 인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도 있었다.
‘벽사공신이라는 것이 이리 대단한 거야!’
벽사공신은 대대로 역대 천마들의 초상과 함께 조상 전에 그 초상이 그려져 함께 배향될 뿐 아니라 막대한 토지를 받고 역모를 꾀하는 것이 아닌 한 사면을 받는 특권이 있다하니 과히 대단한 상이라 할 만하고 이리 할 만 하였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나를 이렇게 추천한 것이지.’
그 답은 바로 알 수 있었다.
형님이었다. 련매의 오빠 나의 처남 그 개자식 이었다.
“일평의 공은 높고도 높습니다.”
“밥버러지와 같은 여타 신교 신하들과 달리 커다란 공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역대 어느 누가 천마의 사위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모범을 보였습니까. ”
“이런 자에게 상을 주지 않으면 누구에게 주겠습니까?”
오호 갈라치기라!
어라 챙겨주는 척 하기는
보소 나 상단전 열린 사람이거든요
이렇게 기존의 사람들로 하여금 배척하게 하고 구설수에 오르게 하려는 술책을 모를 줄 아나 생각보다 고단수야!
극렬한 신하들의 반대로 뻔히 안 될 줄 알면서도 한번 찔러보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하다니
“소신 일평 아뢰옵니다.”
“제가 비록 조금만 전공이 있다고 하난 이것은 오로지 동료들과 이룬 성과이며 그것도 여기 계시는 선배 동료 분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부과합니다.”
“부디 과한 상을 거두어 주십시오.”
(나 바보 아니다, 이럴 때는 우선 먼저 치고 나가야지)
“일평의 뜻을 가납하겠다.”
“다만 그 공이 적다고는 볼 수 없으니 군사부에서는 방으로 이를 널리 알리도록 하라.”
‘아 조용히 살고 싶은데 이 자식은 왜 자꾸 엮을라 그러지’
‘내가 그리 밉나 나도 니가 밉다.’
“매제 내가 힘 좀 써 주려고 했는데 뭘 그리 고사하고 그러나”
(넙죽 먹고 그냥 죽지 눈치는 있어가지고 흑도 새끼라 생존본능이 있어)
“형님 정말 고맙습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너 이제 완전히 찍힌 거다 조만간 손 좀 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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