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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보니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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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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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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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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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리븐델리 (1)

DUMMY

42화. 리븐델리 (1)


‘이렇게 많이 주실 필욘 없는데.’


시우는 아직도 이명이 도는 귀를 슬쩍 쓰다듬으며 아까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크하하하하하! 세상에 이 레온 바텐베르크의 삥을 뜯으려는 놈을 다 보는군. 으하하!’


귀가 쩌렁쩌렁 울리는 웃음소리.


시우는 그것이 마스터들이 격한 감정에 달할 때 뿜어져 나오는 마력 파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레온 바텐베르크. 그는 진심으로 그 상황을 즐거워 한 것이다.


‘뭐 없는 것 보다야 나으니. 다행이다. 마차는 안타도 되겠어.’


아카데미를 나온 시우는 우뚝 솟은 백색의 성과 그것을 둘러싼 두터운 성벽을 보며 아련한 추억에 잠겼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자신의 마지막을 함께한 인류 최후의 보루 아니었던가.


짝.

“후우. 이제 시작이야.”


시우는 두 뺨을 치며 아련함을 지웠다.


전생에 비해 현재의 상황은 너무나 좋다. 안 그래도 숫자가 많던 이번 기수가 전생과 다르게 전체적인 수준까지 높다.


거기다 낙오자의 숫자를 보아도 일반적인 졸업식의 비중으로 볼 때 아주 적은 편.


“당장 내가 죽어도 전생과는 다를 거야.”


제 4용제의 날개를 자른 무왕 곽리옌은 아카데미부터 고생 없이 맹성장을 했고, 명가 프라우드 강에 소속되었다.


이대로 성장한다면 도대체 얼마나 강해질까?


애당초 존재도 하지 않았던 박서윤은? 시우가 알기론 발도르의 사제는 이제껏 딱 4번 선정되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 마스터의 수준에서 선정된 것이지 선별인원부터 선정된 것은 아니다.


유렉은 벌써부터 진짜 성기사란 증거인 신성력을 익히고 있었다. 아마 성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성기사단에 입단될 것이다.


존재조차 보지 못했던 드루이드들의 세력. 그린벨트엔 문성진이라는 끈이 생겼고, 전생의 네임드였던 철벽의 윌라드와 엮이며 슐츠 용병단과도 끈이 생겼다.


거기다 최연소 성검의 주인이자 1년 만에 용사라는 별명과 함께 활약했던 강민혁. 녀석은 시작부터 곽리옌이란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 한다.


장담컨대 그는 전생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은 강해질 것이다. 또 성검의 주인으로 선정될 때, 박서윤과 유렉의 도움을 분명히 받을 거다.


‘더군다나 모두 만능 공양물로 기반까지 탄탄해.’


무공서를 받은 곽리옌과 안소라가 있지만, 레메게톤을 보아 그 무공서들 역시 범상치 않은 힘을 지니고 있으리라.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메그 바텐베르크의 존재.


홀로 흑마법사로 전직해 3서클까지 마법을 개량했던 천재. 낙제의 마녀라는 오명을 쓰고도 졸업을 유예하는 지능과 정신과 심안이라는 등급 외의 능력을 지닌 여자.


그녀가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시우는 알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4서클에 올라 정신계라는 독특한 마법을 주로 배우며 서브로 마녀학까지 다루고 있다는 걸.


‘나만 잘하면 되는구나.’


레온이 건네던 돈 주머니 위로 두 개의 주머니를 더 올린 메그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었다.


‘금방 찾아갈게.’


식사는 제때 먹으라느니, 여자는 조심하라느니 온갖 잔소리를 해대던 그녀가 떠오르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어느새 도착한 중립지역 라헤스는 그가 기억하던 모습과 달리 신의 축복을 듬뿍 받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상점가가 늘어선 대로를 걷던 시우는 대장간과 장비상들이 줄지어 나오자 걸음걸이를 늦췄다.


‘방어구 하나쯤은 필요한데..’


배리어를 지니고 있다 한들 꼴랑 셔츠 하나를 입고 다니기엔 조금 그랬다. 특히 리븐델은 용병들의 나라인 만큼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로브를 입기엔 좀 위험하고.’


세력이 없는 마법사. 달리 말해 혼자인 마법사는 누구에게나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


물론 무작정 살인하고 보는 미친놈들은 많지 않았지만, 중립지역인 라헤스만 떠나도 프라우드 강의 이름은 큰 보호를 해주지 못할 거다.


그렇게 고민한 시우는 고동색의 목재로 이루어진 건물 앞에 섰다.


마나배터리의 삶을 살아왔기에 유명 장인 말곤 장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지만, 오래된 건물일수록 꽝이 없다는 에덴의 암묵적 통념은 알고 있었다.


끼익.


오래된 건물이 맞는지 문이 삐걱거렸다.


소리와 다르게 부드럽게 열린 문 안엔 아교를 비롯한 각종 가죽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미간을 슬쩍 찌푸린 시우는 진열된 물건들을 보며 미간을 폈다.


‘제대로 찾았어.’


낡아 보이는 외관과 다르게 확실히 손님은 많은지 듬성듬성 비어있는 전시대들이 보였다.


“누슈?”


외알 안경에 머리가 허연 노파가 열심히 손을 놀리며 물었다.


“가죽 방어구 좀 보러 왔습니다.”

“왔습니다? 지구인 치고 제법 예가 있군. 아시아 쪽 사람인가?”

“어떻게 아셨죠?”

“생긴 것도 그렇고. 다른 놈들과 다르게 유독 아시아 쪽 지구인들은 나 같은 년한테도 예를 갖추거든. 이리로 오게.”


마른 고목과도 같은 앙상한 팔은 무슨 인챈트라도 되었는지 진열되어 있는 남성용 가죽 장비들을 털썩털썩 늘어놓았다.


“몸을 보아 대충 180 언저리겠고.. 잔근육이 많이 발달된 것 같으니 이 정도 신축성이면 충분할게야.”


평생을 가죽 세공에 바친 것일까. 노파는 시우를 위아래로 한 번 본 것만으로 그의 신체를 완벽하게 읽어냈다.


“이것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요?”

“왜?”

“그게.. 할머님의 솜씨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아. 소재가 구리다? 너. 이제 막 아카데미를 졸업한 선별인원 아닌가?”

“맞습니다.”


흐음. 턱을 슬쩍 쓰다듬던 노파는 시우의 주머니가 볼록한 것을 보곤 눈을 반짝였다.


갓 졸업해 이곳을 들리는 지구 놈들은 많았다. 돈이 없는 만큼 철보단 가죽 방어구를 더 선호하니까.


안 그래도 아시아인들에겐 나름 호감을 지니고 있던 노파는 돈까지 많은 걸 확인하자 두 말하지 않고 널어놓은 방어구들을 바닥으로 밀어버렸다.


“그럼 진즉 이야기를 할 것이지! 어디 소속인진 모르겠으나 날 찾아온 건 잘한 짓이야. 흘흘.”


노파는 잠시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묵직한 나무 상자 하나를 가져왔다. 시우는 저도 모르게 다가갔다.


“제가 들게요. 이리 주세요.”

“흘흘. 싹수도 있구나. 그렇다고 할인은 안 해줘.”


텅.


진열된 가죽 방어구들과 다르게 나무 상자 안의 방어구들에선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자. 블랙 팬서의 가죽을 베이스로 주요 부위마다 오우거 가죽을 덧댄 물건이다.”


검회색의 가죽 갑옷은 밋밋해 보이는 디자인과 달리 구김이 없고 무두질도 깔끔했다. 시우는 방어구의 가치를 단박에 알아보았다.


신축성이 좋은 블랙 팬서의 가죽은 움직임에 조금의 불편도 주지 않을 거고. 동시에 우락부락한 근육이 아닌 만큼 착 달라붙는 착용감은 몸의 피로도 덜어 줄 것이다.


암살자나 궁수들이 주로 입는 가죽 방어구인 만큼 약한 방어력을 오우거 가죽으로 보안한 노파의 솜씨에 시우 흥정조차 하지 않았다.


“이걸로 사겠습니다. 근데 사이즈가 맞을까요?”

“그래서 블랙 팬서의 가죽이 비싼 거야. 끌끌. 입어보겠나?”


옷을 갈아입고 거울 앞에 서자 날렵한 핏에 쭉 빠진 팔다리가 보였다. 마법사라고 말해도 믿기 힘든 모습.


밋밋했던 디자인은 시우의 몸에 착 달라붙어 미세한 윤곽을 만들며 세련미를 자아냈다.


“어떤가. 편하지?”

“예. 정말 가벼워요.”


시우는 오우거의 잔향이 베어 나오는 상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오우거 가죽이 들어간 건 맞는데 어찌 이리 가벼울까. 노파의 실력에 혀를 내두른 시우는 주머니에서 10골드를 고스란히 내주곤 가게를 나섰다.


‘돈 가치는 한다.’


100쿠퍼가 모여 1실버, 100실버가 모여 1골드를 이루는 에덴의 화폐단위로 볼 때 10골드는 절대 작은 가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들어가는 재료와 노파의 실력을 보면 마냥 비싸다고도 볼 수 없는 가격.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길거리를 나선 시우는 광장으로 향했다.


도시 라헤스는 아카데미 다음으로 신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기에 모든 나라로 통하는 워프석이 적어도 하나씩은 존재했다.


‘음?’


광장으로 빠르게 가기 위해 대로를 떠나 이리저리 골목을 오다니던 시우는 뒤에 붙는 불쾌한 기분에 사안을 활성화시켰다.


본래 뱀과 용족이 아니면 탐색이 불가능했지만, 그란델 아루단의 정수를 흡수하고 얻은 용의 직관력은 몇몇 사물은 물론 그의 기감도 날카롭게 만들어줬다.


‘뭐하는 놈들이지?’


상대는 고작 셋.


마력의 분포를 보아 자신과 같은 유저급의 수준이었다. 시우는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좁은 골목으로 움직였다.


묘한 기시감을 느낀 시우는 이곳이 전생에 로로의 안내로 들어선 골목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뒤의 미행도 잊은 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위를 살피던 그는 전생에 본 건물 잔해를 떠올렸지만, 아쉽게도 그와 비슷한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나오시죠.”


시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이미 사안의 범위 안에 들어온 이들은 움찔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팔을 건들거리며 걸어 나왔다.


“이거이거? 마냥 초짜는 아니었네?”

“내가 서문에서 걸어온 거 봤어. 저 새끼 선별인원 맞아.”

“선별인원이 맞는데 티마르 할망구의 상점에서 저런 걸 산다고?”


시우는 가볍게 혀를 찼다.


뻔하다. 에덴물을 몇 년이나 처먹고도 익스퍼드에 들지 못하는 이들. 실상 6년 안팍으로 익스퍼드에 드는 것이 평균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게 따질 때 저들은 졸업식 때 겨우 낙오자 처지를 피한 패배자들에 불과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썩어 재활용도 되지 않는 쓰레기가 되었지.


“잘 됐네요. 마침 기분도 꿀꿀했는데.”

“꿀꿀? 뭐 돼지새끼라도 되냐?”

“이제 배 쨀 거니까 돼지 저금통이긴 하지. 크하하하!”


박장대소를 하던 놈들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춤의 무기를 꺼냈다. 푸른 검 두 자루와 잘 버려진 단검 하나.


주제에 맞지 않는 무기 수준으로 보아 어지간히 해 처먹은 놈들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이쪽도 마음이 편했다.


“얌전히..”

“다크 커터.”


들어 올린 손에 검은 칼날이 생성되었다. 칼날 부분이 희미하게 흩날리는 것이 마치 횃불과도 같았다.


“뭐, 뭐야. 마법사였어?”

“이 씨발놈아! 암살자라며.”

“저 모습을 보고 누가 마법사라고 생각해!”


다급하게 떠들던 이들은 이내 히죽 웃으며 배를 잡았다.


“이럴 줄 알았냐? 낄낄낄.”

“병신새끼. 마법사면 잘 됐네. 너희 개새끼들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거든!”


단검을 쥔 남자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팔을 휘두른다. 다크 커터를 날려 보낸 시우는 자연스레 그리스를 깔며 블랙애로우를 시전했다.


스걱.

“아아악!”


단검에 무슨 효능이라도 있었던 걸까. 자신만만하게 마법을 향해 단검을 휘두르던 놈은 그대로 팔이 잘려나갔다.


“길론! 썅!”

“덮쳐!”


이미 거리는 좁혀졌다.


저 재수 없는 마법사 놈의 배때기에 칼만 박아 넣으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던 한 남자는 이글거리는 검은 물체에 재빨리 검을 들어올렸다.


퉁!

‘큭. 넌 이제 뒈졌다.’


마법을 자신에게 허비했으니 남은 동료가 칼을 꽂으리라. 저 검은 보통 검이 아니다. 고작 선별인원의 배리어 따위는 가볍게 뚫어버릴 마법 검.


막아낸 검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손잡이를 놓은 남자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이등분 되는 모습에 환희에 차 소리 질렀다.


“그렇지! 그거... 어?”


목이 하늘위로 솟아오른다. 그러나 자신의 앞에 떨어진 건 재수 없는 마법사의 얼굴이 아니었다.


“우왁!!”


어째서일까.


목의 절단면이 이글이글거리고 이미 죽었을 동료의 얼굴은 쉴 새 없이 찡그리고 펴기를 반복했다.


핏대선 눈알이 마구 몸부림치는 모습은 에덴의 뒷골목에서 3년을 구른 그가 보기에도 기괴한 모습이었다.


끄아아아악!


남자의 뒤에서 비명이 울린다.


팔을 잘린 단검의 남자는 어깨까지 타고 올라온 불꽃에 사방팔방으로 뒹굴었지만, 불은 그것을 비웃듯 더 활활 타올랐다.


상황이 파악되자 저 불꽃의 색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먹물과 같은 시커먼 색.


‘조, 좆 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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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화. 장벽 (1) 19.08.30 586 21 11쪽
60 60화. 이동 19.08.29 620 19 12쪽
59 59화. 이변 (2) +1 19.08.28 663 23 12쪽
58 58화. 이변 (1) +1 19.08.27 683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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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화. 추수 후엔 겨울이 19.08.24 809 19 12쪽
54 54화. 힘이란 (3) +2 19.08.23 839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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