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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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낭구
작품등록일 :
2019.08.06 22:37
최근연재일 :
2020.03.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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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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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불타는 무림맹

DUMMY

공격해오는 녹림맹의 무사들을 사일검법을 펼쳐 막아내며 분투하고 있던 무림맹의 장로 점창일검 앞에 만독노조가 나타나자 녹림맹의 무인들이 길을 비켜섰다.


“저자는 내가 맡을 테니 자네들은 다른 놈들이나 죽여 버리게.”


이미 산공독에 중독되어 있었으나 정순한 내공으로 버티며 지금까지 녹림맹과 만독문의 무사들을 잘 막아오고 있던 점창일검도 눈앞에 만독노조가 나타나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장문인께 진작 당신을 토벌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건만··· 우리 장문인의 우유부단이 결국 화를 불러들였구려!”


만독문이 있는 묘강은 점창산이 있는 운남성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만독문의 만행이 오랜 세월 동안 잇달아 일어나자 점창일검이 점창파의 장문인이자 자기의 사형인 점창검제에게 여러 차례 토벌을 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만독노조가 냉소를 날리며 점창일검에게 독문병기인 귀면탈을 휘두르며 공격을 시작했다.


“흥! 나도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는 너희 점창파가 항상 눈엣가시 같았는데, 오늘 잘 만났다.”


만독노조는 비록 독으로 악명을 떨치는 만독문의 장문인이었으나, 귀면탈을 휘두르며 점창일검을 압박하는 모습은 그가 다른 무공도 무척 고강하다는 것을 나타냈다.

점창일검도 만독노조의 공격을 경시하지 못하고 점창파의 성명절기인 사일검법을 펼쳐 귀면탈을 막고 나서 공중으로 껑충 뛰어오르더니 날카로운 검기를 뻗어내며 만독노조를 매섭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검과 귀면탈이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장내에 가득 차며 팽팽한 대결이 시작되었다.


“이 자가 산공독에 중독되고도 이 정도라면 정상적일 때는 내가 한 수 모자라겠구나.”


생각보다 강한 점창일검의 반격에 접전을 벌이던 만독노조가 휘두르던 귀면탈의 끝에 달린 단추를 누르자 귀면탈의 입 부분에서 노란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만독노조의 귀면탈이라는 무기는 원래 낭아봉의 머리 부분에 날카로운 귀신 형상의 쇠붙이를 붙여 놓은 것으로, 입 부분에 구멍이 뚫려있어 손잡이의 단추를 누르면 담고 있던 독연를 방출하게끔 되어 있었다.

점창일검은 자기가 약간 우세한 형세에서 느닷없이 귀면탈의 입 부분에서 독연이 쏟아져 나오자 급히 호흡을 멈추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 기회를 놓칠 만독노조가 아니었다.

기회를 잡은 만독노조가 더욱 흉흉하게 귀면탈을 휘두르며 공격해 들어오자, 산공독에 중독되어 절반의 내공을 잃어버린 데다가 숨까지 못 쉬게 된 점창일검은 수세에 몰려 쩔쩔매게 되었다.

만독노조는 점창일검의 엄밀한 수비막에 귀면탈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자 귀면탈 밑에 달려있는 또 다른 단추를 누르며 다시 점창일검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귀면탈이 달려있는 낭아봉에 박혀있던 날카로운 쇠못이 튀어나오며 점창일검에게 쏘아져나갔다.

당연히 쏘아진 쇠못에는 악독한 만독문의 독이 발라져 있었다. 그것을 익히 알고 있는 점창일검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중요 부위를 보호하며 검을 휘둘러 쏘아져오는 철못들을 막아냈다.

쨍쨍···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점창일검의 엄밀한 수비에 막힌 쇠못들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 근접한 거리까지 다가온 만독노조가 느닷없이 발길질로 점창일검을 공격해왔다.

점창일검이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피하는 순간, 만독노조의 다리에 있는 각반 밑에서 금빛 물체가 쏘아져서 공격해 들어왔다.

깜짝 놀란 점창일검이 재차 검으로 막아갔으나 눈이라도 달린 듯 금빛 물체가 가벼운 회전으로 눈깜짝할 새에 검을 피한 후 점창일검의 목을 물어버렸다.

만독노조가 쏘아 보낸 것은 암기가 아니라 비천칠보사라는 강한 독을 가진 영물이었다.

말 그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독사로 물리면 일곱 걸음을 못 걷고 죽는다는 무서운 뱀에게 목을 물린 것이다.


“이놈! 끝까지 치사한 짓을 하는구나. 무인의 대결에 독연에 독사까지···.”


점창일검이 목을 물고 있는 비천칠보사를 일장에 때려죽여 바닥에 팽개쳤으나, 금방 퍼진 독 기운에 휘청거리자 만독노조가 득의양양하여 소리쳤다.


“네가 검술을 수련할 때 나는 독술을 수련했는데 그것이 무슨 차이가 있다고 나를 흉보는 것이냐?”


그러나 점창일검은 만독노조의 마지막 이야기도 다 듣지 못하고 쓰러져 절명해 버리고 말았다.



*



혈영대제가 강호의 검객으로 이름이 높던 무당의 천현자를 오랜 격전 끝에 혈영장으로 격살 시키고 나자 나머지 무림맹의 무사들과 금룡대의 무사들은 지리멸렬 할 수밖에 없었다.

금룡대주와 천현자, 점창일검은 그들의 정신적 지주였으나 그들이 죽고 나자 무림맹은 기세가 꺾여 양 떼를 휘젓는 늑대 같은 벽라문과 녹림의 고수들에게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패도지하고 있었다.

장로전 앞에서 벌어진 살육전이 얼추 마무리되자 혈영대제가 뒤따르던 수하들에게 명령했다.


“무림맹의 재기를 도모하지 못하게끔 모든 건물은 불태우고 숨이 끊어지지 않은 무림맹의 졸개들은 한 놈도 빠짐없이 척살하라.”


혈영대제의 명을 받은 녹림맹의 수하들이 곳곳의 무림맹의 건물에 방화를 시작하며 쓰러져있는 무림맹의 무사들을 확인사살을 하고 있을 때, 뇌옥이 있는 방향에서 “와아” 하는 함성과 함께 수많은 인원이 혈영대제를 향해 몰려왔다.

무림맹의 뇌옥을 깨뜨리러 갔던 녹림맹의 고수들이 뇌옥을 지키던 무림맹의 무사들을 전멸시키고, 갇혀 있던 녹림맹과 수로맹의 무인들뿐 아니라 각종 악행으로 무림맹의 뇌옥에 구금되어 있던 사파의 고수들을 다 구출한 것이다.


“혈영대제님 만세.”

“장강수로채 만세.”


풀려난 녹림과 사파 무리의 함성이 요란한 가운데, 혈영대제가 주위를 둘러보며 우렁찬 목소리로 다음 행선지를 밝혔다.


“이제 맹주전만 정리하면 되겠소. 무림맹놈들도 배수의 진을 치고 덤빌 터이니 조금도 방심하면 안될 것이요.”


심홍은 자기가 초청한 동정쌍괴의 체면을 생각해서 혈영대제에게 한마디 건넸다.


“형님, 동정쌍웅 선배님들께서 무림맹주는 맡으시겠답니다.”


혈영대제가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지만 겉으로는 정중하게 동정쌍괴를 향해 인사를 했다.


“두 분 선배님이 혜령자를 맡아주시겠다니 저희에게 큰 힘이 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혈영대제가 군웅들을 이끌고 장로전을 지나 맹주전에 이르자 그곳에는 남아있는 무림맹의 무사들이 모두 모여서 혈영대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천여 명이 상주하는 무림맹에서 이제 살아있는 자는 이곳에 모여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삼백여명 뿐이었다.

맹주전 앞 곳곳에 화톳불을 밝혀 놓았지만 이미 밖의 무림맹의 건물들이 타오르며 뿜어내는 화광으로 깊은 밤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맹주전의 앞마당은 밝았다.

혈영대제의 옆과 뒤로는 벽라문과 만독문 뿐 아니라 뇌옥에서 풀려난 사파인들까지 쓰러져 있던 무림맹의 무사들이 쓰던 병장기를 주워들고 합세해서 천여명이 넘는 숫자가 됐으니 그 기세가 흉흉했다. 하지만 무림맹의 무사들 또한 살아남기가 힘들겠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워서 오히려 더 투지가 끓어올라 기세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우리가 야심한 밤에 허락도 없이 들어왔으니 늦었지만 이제라도 인사나 하고 손속을 나눕시다. 나는 녹림맹주인 혈영대제요! 무림맹주는 어디 계시오?”


혈영대제의 말이 끝나자 혜령자가 한발 앞으로 나섰다.


“내가 맹주직을 맡고 있는 청성의 혜령자요!”

“나는 지난 십여 년간 맹주께서 우리 녹림맹과 수로맹, 그뿐 아니라 수많은 사파인들을 무림맹의 기준에 따라 죽이고 가둬온 것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온 것이오! 오늘로 무림맹은 강호에서 없어질 것이오.”

“내가 무림맹주의 직을 맡은 지 오래되어 그렇지 않아도 물러나려고 했는데, 여러 동도들이 무림맹을 탈퇴하고 떠나 책임을 통감하고 있었소. 그러나 내가 일찍이 무림맹이 창설된 이후 녹림의 무리에게 총단이 무너진 것은 처음이니 죽음으로 책임을 지려고 하오. 귀하는 말을 줄이고 어서 시작하시오.”

“아니오! 당신네 자칭 정파인들은 항상 우리 녹림과 사파인들을 무시해 왔는데 우리에게도 자랑할 만한 고인들이 있다오. 이번에 초빙한 두 분 선배님들이 계신데 동정쌍웅이 그분들이시오. 맹주께 그분들과 일합을 나눌 것을 제안하오.”


혜령자도 동정쌍괴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잘 움직이지 않기로 소문난 그들이 함께 왔다니 속으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어찌 사양하겠소.”


동정쌍괴는 혜령자가 무림맹주였으나 구파일방 중에서는 비교적 약체인 청성파 출신이라 만만했다.

동정쌍괴중 형인 백진청이 앞으로 나서며 혜령자에게 말을 건넸다.


“우리는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항상 함께 움직이는데 혹시라도 맹주가 불편하다면 내가 혼자 나서겠소.”


뻔히 속셈이 보이는 격장지계였으나 혜령자는 개의치 않았다.


“그냥 두 분이 함께 하시오. 워낙 두 분의 악명이 높아 나도 한번 만나보고 싶었소.”


기다렸다는 듯이 동생인 백진홍이 앞으로 나서며 형 옆에 나란히 서더니, 동시에 운기 행공을 하며 두 팔에 내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혜령자가 검을 뽑아들고 내력을 주입하자 새파란 검기가 검 끝에서 줄기줄기 뻗어 나왔다. 그러나 이미 혜령자도 산공독에 중독되어있는 상태였다.

천하를 호령하는 무림맹주와 흑도에서 무공이 최정상이며 흉명이 자자한 동정쌍괴의 대결이라, 무림맹의 무사들이나 혈영대제를 비롯한 녹림의 무리들도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으니 바닥에 바늘 하나 떨어지는 것도 크게 들릴 만큼 정적에 휩싸였다.

양팔에 잔뜩 내력을 끌어올린 동정쌍괴가 자신들의 절기인 묵혼장을 발출하자 검은 기운의 권풍이 혜령자를 덮쳐들었다.

혜령자가 몸을 틀어서 동정쌍괴의 묵혼장을 피하며 청성파의 장문인에게만 전해지는 청성파천의 네 초식을 펼쳐나가니 순식간에 동정쌍괴는 혜령자의 검세에 갇혀 버렸다.

묵혼장으로 공격하던 동정쌍괴는 혜령자가 검으로 묵혼장을 막아내며 오히려 검 끝에서 발출되는 검기가 한자를 넘는 길이로 줄기줄기 뻗쳐 나오며 엄습해 오자 깜짝 놀랐다.

강호를 종횡하는 검의 대가들도 반자 이상의 검기를 발출하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혜령자가 펼쳐내는 청성파천의 엄청난 위력은 놀라운 경지였다.

간신히 혜령자의 칼끝을 피한 백진청이 큰소리로 외쳤다.


“과연 무림맹의 맹주다운 무공이오. 당신의 칼끝이 이토록 매울 줄은 생각지 못했구려.”


백진청의 말이 신호라도 된 듯 동정쌍괴가 몸을 바람개비처럼 회전시키며 혜령자를 둘러싸고는 묵혼장을 펼쳐내기 시작했다.

몸을 돌리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마치 여덟 명의 동정쌍괴가 혜령자를 둘러싼 것처럼 보이며 마치 분신술이 펼쳐진 것 같았다.

혜령자가 바라볼 때는 마치 여덟 명이 빙빙 돌며 묵혼장으로 공격해오는 것 같은지라, 침착하게 두꺼운 검막을 펼쳐 묵혼장을 막아내며 수비에 치중했다.

혈영대제의 옆에 서서 동정쌍괴와 혜령자의 싸움을 지켜보던 만독노조가 싸움이 길어질 듯하자 혈영대제에게 말을 건넸다.


“대제! 저들이 싸우는 동안 우리는 남아있는 무림맹의 떨거지들을 정리해 버립시다!”


혈영대제가 차마 혜령자와 동정쌍괴의 접전에서 눈을 떼지 못하자 벽라문의 삼안마군도 거들었다.


“대제! 우리의 목적을 빨리 이룹시다.”


혈영대제는 타고난 무골인지라 싸움의 향방이 궁금했고 혜령자의 생각 밖의 고강한 무공에 놀라고 있었으나 원래의 목적이 있는지라 눈을 떼고 명령을 내렸다.


“자! 이제 우리는 무림맹의 잡졸들을 없애자!”


명이 떨어지자 녹림과 만독문, 벽라문의 무인들이 물밀듯이 무림맹의 무인들에게 달려들어 공격을 시작했다.

무림맹의 군사 추백렴은 녹림의 공세가 시작되자 옆에 있던 공동파의 무령자에게 말을 건넸다.


“장로님! 저는 벽라문의 삼안마군을 막을 테니 혈영대제를 맡아주십시오.”

“알겠소! 내가 혈영대제가 얼마나 무공이 높은지 시험해 보리다.”


다시 추백렴이 맹주전의 호위부대인 여의대의 대주 맹호검과 무력부대인 청룡대의 대주 자전검 엄대익을 불러 명을 내렸다.


“두 분은 몇몇 정예들을 데리고 맹주님의 주위를 지켜주시오. 혹시라도 저놈들이 암습을 할 수 있으니 주의를 집중해 주시오.”


명을 내리고 나서 추백렴은 쳐들어오고 있는 녹림의 무리 뒤에 있는 삼안마군을 향해 달려갔다.

삼안마군은 추백렴이 달려와 자기와 막아서자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트렸다.


“하하하. 이게 누구야? 남해검문의 추 강아지 아닌가? 네가 나를 봤으면 꼬리를 말고 도망을 가야지··· 감히 내 앞을 가로막아?”

“흥! 나도 너의 그 잘난 체하는 벽라검법을 구경하고 싶었던 참이다.”


추백렴의 쾌검이 삼안마군의 허리를 노리고 쓸어가자 삼안마군이 벽라검으로 막으며 두 숙적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혈영대제의 앞에 있던 녹림맹의 무리들을 거침없이 쓰러뜨리며 무령자가 혈영대제와 마주 섰다.


“나는 공동산의 무령자라고 하오.”


혈영대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혈영장으로 무령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무령자의 눈앞에 붉은 빛의 권풍이 가득 찼으나, 무령자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공동파의 항마육식을 펼쳐 내며 침착하게 권풍을 막고 혈영대제에게 공동파의 절기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과연 오래 묵은 생강이 맵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구려.”


혈영대제도 방심하지 못하고 무령자의 검을 흘려보내고 재차 쌍장을 휘두르며 혈영장을 펼쳐 근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혜령자와 동정쌍괴의 싸움터 근처를 지키던 청룡대주 엄대익은 슬금슬금 근처로 다가오는 만독노조를 발견하고 일갈을 날렸다.


“늙은 독물은 걸음을 멈추어라.”


동정쌍괴가 혜령자와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자 가까이 있다가 혜령자를 몰래 습격하려고 다가가던 만독노조는 엄대익이 수하 몇을 이끌고 막아서자 가소로웠다.


“너는 뭣 하는 똥강아지냐? 어디 감히 어르신의 길을 막아서는 것이냐!”


말을 마치자마자 만독노조의 귀면탈이 엄대익을 향해 휘둘러졌다.

엄대익의 무공은 원래 만독노조와는 차이가 있었지만 산공독에 중독까지 되었던 터라 반응이 평소보다 늦었다.

엄대익이 검으로 귀면탈을 막으려는 순간 얼굴을 향하는 것 같던 귀면탈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엄대익의 어깨를 강타했다.


“크윽!”


엄대익이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며 뒷걸음을 치자 근처에 있던 무림맹주의 호위부대인 여의대의 대주 맹호검이 구원하려고 달려와 만독노조에게 공격을 시작했다.


“요놈들 봐라! 서로 황천길을 재촉하는구나!”


만독노조가 귀면탈로 맹호검의 공격을 막아내고 재차 귀면탈로 공격하자 맹호검도 산공독에 중독되어 있던지라 순식간에 수세에 몰려 귀면탈을 막기 급급했다.

어깨의 상처를 추스린 엄대익이 다시 만독노조에게 달려들어 이대일의 싸움이 격렬하게 전개되었다.

두 사람의 합동 공격을 막고 찌르고 베고 하던 귀면탈에서 갑자기 독연이 쏟아져 나오자 엄대익과 맹호검이 깜짝 놀라 한걸음 물러서는 순간, 만독노조의 왼쪽 소매에서 빛살같이 두 마리의 작은 뱀이 쏘아져 나갔다. 비천칠보사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목을 물린 두 명의 무림맹 대주는 목을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청룡대와 여의대의 수하들이 자기들의 대주를 구하려고 만독노조의 앞을 막아섰으나 귀면탈 앞에서 추풍낙엽이었다.

그 광경을 동정쌍괴와 싸우면서도 곁눈으로 지켜본 혜령자는 노기가 머리끝까지 솟아올랐다.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자기를 보필하던 직속 수하들이었던 것이다.

혜령자가 정신을 잠깐 흩뜨리는 순간 동정쌍괴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묵혼장의 최후 절초인 묵혼경천의 수법으로 혜령자를 공격해 들어가니 사방이 검은 권풍으로 휩싸여버렸다

결국 잠깐의 한눈판 것 때문에 혜령자는 묵혼장에 가슴을 격중 당하고 뒷걸음질을 치며 한 사발의 피를 토해 내고 말았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동정쌍괴가 연속으로 묵혼장을 펼치며 압박하고 다가서더니, 쌍괴 중 동생인 백진홍이 철골조의 수법으로 눈을 찔러갔다. 이미 많은 각혈을 하며 턱의 하얀 수염이 붉은 수염으로 변하고 피 칠갑을 하고 있던 혜령자가 급히 백진홍의 철골조를 펼치는 손가락을 향해 검을 뻗어내는 순간, 등 뒤에 다가선 백진청의 묵혼장이 등에 작렬했다.

혜령자가 앞으로 꼬꾸라지는 순간 백진홍의 오른 손가락 두 개도 혜령자의 검에 잘려 허공에 떠올랐다.

손가락 두 개를 잃은 백진홍이 짧은 신음과 함께 눈이 뒤집혀서 앞으로 꼬꾸라져 일어나지 못하는 혜령자에게 한 걸음에 다가가 오른발을 들어 머리를 걷어 차버리자, 허연 골수가 튀며 머리가 깨져 혜령자는 절명해버렸다. 무림맹주로서는 너무나 비참한 죽음이었다.

무림맹주인 혜령자가 죽을 즈음 혈영대제는 공동파의 무령자의 가슴에 혈영장을 연거푸 격중시키며 승기를 잡고 있었고, 무림맹의 군사 추백렴은 삼안마군의 벽라검법을 이겨내지 못하고 목이 잘린 채 목 없는 시신이 되어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나머지의 무림맹의 무사들도 거의 일방적인 도살을 당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 강호를 좌지우지했던 무림맹의 최후는 너무나 비참한 모습으로 녹림맹에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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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소수나찰의 위기 (1) +2 20.01.17 1,380 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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