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재접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퓨전

미니레고
작품등록일 :
2019.08.07 14:49
최근연재일 :
2019.11.21 22:41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5,252
추천수 :
107
글자수 :
147,076

작성
19.09.27 03:35
조회
71
추천
2
글자
8쪽

도둑맞은 무명검

DUMMY

“도둑이야! 도둑이라고!”


아무개는 잠시 벙 찌면서 놓쳤던 다크엘프를 뒤쫓았는데, 다시 모습을 찾은 것은 로비의 출구 앞이었다.


나무는 숲에 숨기라고 했던가?

아니면 그냥 뻔뻔한 것일까?


만난 지 5분도 안됐지만 철저히 후자에 속할 거라 확신했다.


태연한 발걸음.

유쾌한 콧노래의 허밍.

그 와중에 구간마다 놓여있는 드워프 레어의 가이드 페이퍼를 한 장 골라서 가져가는 여유.

몇 안 되는 관람객들의 사이를 지나가는 자연스러움은 방금 전 보았던 도둑질, 아니 눈앞에서 대놓고 그랬으니 도적질 했던 놈이 맞나 싶었다.


“무슨 소란이냐! 도둑이라니?”


짧은 다리만큼이나 두발 늦은 드워프 전사들이 아무개에게 뛰어왔다.


“쟤 좀 잡아! 도둑 잡으라고!”


아무개는 다급한 손짓으로 다크엘프를 가리켰다.

그러나 애타는 외침을 뒤로 한 채 다크엘프는 유유히 드워프 레어의 출입구를 빠져나갔다.


“어디? 어디?”

“나갔어! 다크엘프! 빨리! 빨리!”


드워프들에게 다크엘프가 빠져나간 출입문을 일러준 아무개는 버닝블러드를 사용했다.


스킬의 효과로 전신에 흐르는 피의 흐름이 더 빨라지고 열이 올랐다.

다크엘프를 직접 잡기 위해 충분히 달궈진 몸을 쏘아내듯 뛰었다.


먼저 뛰어나간 드워프들을 금세 제치고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방금 지나간 다크엘프 못 봤어?”


박물관 밖을 지키는 드워프들에게 다급히 물었다.

하지만 드워프들은 아무개를 째려보며 따졌다.


“느닷없이 반말인가 인간? 예의가 없군.”


“아니 다크엘프 봤냐고!”


하지만 드워프보다 더 큰 성을 내며 묻자, 드워프는 슬며시 시선을 내렸다.


“크흠, 방금 나간 그 검은 삐쩍- 말랭이를 말하는 건가? 배낭 매고 있던?”


드워프는 까치발에 짧은 손까지 위로 쭉 올려 들면서 다크엘프를 설명했다.

아무개가 고개를 끄덕이자 오른편의 길가를 가리켰다.


“저쪽으로 가던데.”

“어? 찾았다!”


저 멀리 걸어가고 있는 다크엘프의 뒷모습이 보였다.


박물관이 아닌 길가에는 수많은 인파가 있었지만, 드워프에 비해 큰 타종족은 눈에 띄었다.

더군다나 타종족보다도 큰 다크엘프였기에, 배낭을 메고 있는 도둑은 더욱 쉽게 눈에 보였다.


대로를 걸어가던 다크엘프는 돌연 방향을 바꿔 어느 골목 사이로 들어갔다.


“이런.”


아무개는 그 뒤를 쫓았다.


다크엘프가 사라진 골목으로 따라 들어갔다.

‘왕의 교차로’ 라고 적힌 대장간과 ‘교차로 휴게소’라고 적힌 식당의 사이.


두 명이 겨우 낑겨 들어갈 것 같은 좁은 골목은 어둡고 눅눅했다.

진흙은 아니지만 진흙 같은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신발에 묻어나면서 깊게 들어선 골목의 끝은,


“어···라?”


막장. 막다른길이었다.

상점가들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지어놓은 것인지 골목을 가로막은 벽을 끝으로 골목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넘어갔나?”


상대는 민첩하기를 타고난 다크엘프 종족의 도둑.

1.5층 정도 되는 높이의 벽이었지만 뛰어 넘어갔을 확률도 배제할 순 없었다.

어쨌든 이 막다른 골목길에선 다크엘프의 흔적이 없었기에 아무개는 벽을 넘어가보기로 했다.


“양쪽 벽을 밟고 넘어가면 되려나?”


버닝블러드 상태이긴 했지만 한 번에 뛰어 넘는 것은 불가능했으니, 양쪽 벽을 차면서 뛰면 억지나마 닿을 순 있을 것 같았다.


“후우.”


머릿속으로 짧은 시뮬레이션을 끝내고 오른쪽의 벽부터 뛰어 오르려는 순간.


“멈춰라!”


뒤에서 굵고 낮은 제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제쳤던 드워프 전사들이 좁은 골목길에 일렬로 다가오고 있었다.


“뭐지?”


가장 앞선 전사가 자신의 배틀액스를 꺼내들었다.


“우리와 함께 가줘야겠다.”


험상궂은 얼굴과 명령 투의 말, 위협에 가까운 배틀액스까지.

적어도 호의적이지 못한 분위기에 아무개는 뒷걸음질 쳤다.


눈동자를 굴리던 아무개는 계획했던 오른쪽 벽을 향해 급발진 했다.

저 드워프 전사들과 어디론가 동행하는 것 말고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느낌이 내면에서 강하게 외치고 있었다.


탓.

오른쪽 벽에 부딪치기 전, 몸을 웅크리면서 뛰어오른 아무개는 발이 닿음과 동시에 벽을 찼다.

탓.

다시 왼쪽의 벽으로, 똑같이 왼쪽 벽을 밟고 차오른 아무개는 골목길을 가로막았던 막벽을 붙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어림없지!”


그러나 뻗은 손을 향해 배틀액스가 날아들었다.


다행인지 아무개는 배틀액스를 먼저 발견하고 찍히기 전에 손을 빼서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아무개는 볼품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닥에 떨어짐과 동시에 몸을 굴러 데미지를 최소화했지만, 끈적끈적한 더러움이 온몸에 묻었다.

한층 축축해진 몸을 일으키자 다른 드워프의 도끼날이 목에 겨눠졌다.


“두 번째는 손이 아니라 목에 날아들 것이다. 인간.”


도끼를 던졌던 드워프는 살벌한 위협과 달리 짧은 발로 폴짝폴짝 뛰면서 벽에 박힌 도끼를 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뭐 어찌됐건 드워프들은 골목길에 가득 찼고, 아무개는 골목길을 벗어날 수 없었다.


아무개는 일단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살려주세요.”


···


골목길에서 붙잡혀 드워프들에게 끌려온 곳은 박물관, 드워프 레어였다.

다시 돌아온 그곳에서 향한 곳은 유리조각들을 치우기 바쁜, 무명검이 있던 자리였다.


“목격자라는 게 네놈인가?”


무명검이 있던 자리에는 더 원 길드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책임자 드워프가 있었다.


“예-예. 지금 이렇게 연행된 꼬라지는 내가 범인 같지만.”


아무개는 양쪽으로 지키고 있는 드워프 전사들을 흘깃흘깃 눈치 주며 말했다.


“드워프들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이 전당의 전시품이 도둑맞은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

“그러기엔 너무 허술하던···.”

“네가 봤다는 목격담을 빠짐없이 얘기하도록. 거짓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로 용···.”

“그러니까···”


책임자 드워프의 위협 멘트가 끝나기도 전에 아무개는 눈앞에서 보았던 도적질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크엘프의 생김새, 첫인상에 대한 느낌, 다크엘프가 했던 말들, 도주 경로까지.

모든 걸 빠짐없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럼 그 다크엘프가 골목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냐?”

“그 벽 너머로 갔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모르지. 확인하려는데 어떤 분들이 막아버려서 말이야. 자, 이제 다 말했으니 가도 되죠?”


아무개는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 다크엘프를 뒤쫓고 싶었다.

기껏 넘어가지 않은 무명검을 어느 이상한 놈에게 도둑맞았다.

그것도 팬이라고 자처하는 그 도둑놈이 훔친 무명검을 가짜 일개놈한테 넘겨주겠다니 배로, 아니 곱절로 어이없는 상태였다.


“지금 당장 비상사태로 전환하고, 해머 포지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라. 도시 내의 모든 다크엘프를 수색하라.”


책임자 드워프는 전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도시 봉쇄까지 명령하는 것을 보니 단순히 박물관 책임자는 아닌 듯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개는 슬쩍 뒷걸음질을 시작했다.


“그리고 너, 인간.”


그러나 세 걸음도 못 가서 드워프 책임자의 손이 정확히 아무개를 가리켰다.


“너의 얘기를 들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 군. 네가 공범이 아닌지 말이야? 네가 한패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지?”

“뭐라고? 무슨 추리와 추측을 하면 그런 결론이 나와?”

“이 곳은 드워프들의 성지. 이 성스러운 전시품들을 탐하는 것은 명예로운 드워프일리 없다. 그렇다면 외종족의 짓인데, 모든 종족 중 가장 탐욕스러운 것은 너희 인간이 아닌가!”

“이건 또 무슨 신선한 망상이야? 정신 차려!”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치는 이 누명에 아무개는 손사래 치면서 연신 부정했다.


“시끄럽다! 이 인간을 구속하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샛잎 뿌리 19.11.21 18 1 7쪽
38 일개의 흔적 3 19.11.17 23 2 7쪽
37 일개의 흔적 3 19.11.12 32 1 7쪽
36 도둑맞은 무명검 12 19.11.07 37 2 8쪽
35 도둑맞은 무명검 11 19.11.03 37 2 8쪽
34 도둑맞은 무명검 10 19.10.30 37 0 10쪽
33 도둑맞은 무명검 9 19.10.24 42 0 8쪽
32 도둑맞은 무명검 8 19.10.19 38 1 7쪽
31 도둑맞은 무명검 7 +2 19.10.15 50 2 8쪽
30 도둑맞은 무명검 6 +2 19.10.11 62 2 8쪽
29 도둑맞은 무명검 5 19.10.07 74 1 10쪽
28 도둑맞은 무명검 4 19.10.05 69 1 11쪽
27 도둑맞은 무명검 3 19.10.01 65 1 8쪽
26 도둑맞은 무명검 2 19.09.29 70 2 8쪽
» 도둑맞은 무명검 +2 19.09.27 72 2 8쪽
24 일개의 흔적 2 19.09.24 69 1 11쪽
23 일개의 흔적 2 19.09.21 87 1 8쪽
22 개막 19.09.17 71 1 10쪽
21 정록 - 2 19.09.13 85 3 10쪽
20 정록 19.09.10 91 3 7쪽
19 일개의 흔적 19.09.09 101 3 13쪽
18 옛 스승 19.09.06 97 2 10쪽
17 탈 실바니아 19.09.04 111 2 9쪽
16 혈마석, 드레인 스톤 - 5 19.09.03 115 3 10쪽
15 혈마석, 드레인 스톤 - 4 19.09.02 117 2 14쪽
14 혈마석, 드레인 스톤 - 3 19.08.30 126 2 8쪽
13 혈마석, 드레인 스톤 - 2 19.08.28 132 2 7쪽
12 혈마석, 드레인 스톤 19.08.27 145 2 9쪽
11 토벌 지원 - 3 19.08.25 153 3 8쪽
10 토벌 지원 - 2 19.08.23 173 2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미니레고'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