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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전기 - 여왕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왕규동
작품등록일 :
2019.08.08 22:43
최근연재일 :
2019.11.02 19:13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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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5
추천수 :
11
글자수 :
225,114

작성
19.09.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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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Episode 12. 와일드 헌트

DUMMY

어린 엘리시아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은 유리 너머에 있었다.

그들은 구경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니었다. 위태로운 걸음을 걷는 소녀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마음에 말할 여유는 없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 엘리시아가 서 있었다. 제 3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괴로움이 서려 있었다.

“······이렇게 보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었어.”

그렇기에 자신의 과거와 마주할수록 괴로움이 더할 뿐이었다. 어린 자신이 저지르는 만행에 수치를 느꼈다.

그렇기에 인정했다. 전신에서 땀을 쏟으며 이를 악물고 버티는 자신을 지나쳤다. 다시는 뒤 돌아보지 않았다.

더 이상의 후회는 없다는 듯 결의와 분노로 타오르는 눈동자로 성을 걸었다.

“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알아. 언니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알고 있어.”

몸이 불편했던 자신을 보살펴주고 챙겨주던 시녀들이 지나가고 서재에 있던 케이 펜드래건이 지나갔다.

스페인에서 가문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엘리스와 아크세토도 지나갔다. 그녀 옆에는 수많은 카페인 병이 쓰러져 있었고 아크세토와 함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즐거운 듯이 놀고 있는 아리사와 그녀를 지켜주는 빌헬름이 지나쳤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지나쳤다.

휴스 덕분에 병의 원인을 발견하고 기적적으로 생환한 자신을 보았다. 세상 기뻐하는 자신조차 지나치고 자신의 운명 앞에 섰다.

자신과 함께 성장한 운명과 눈을 마주했다.

“호오.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지 않아도 되느냐?”

“그래. 난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 넌 그걸 알고서도 눈을 돌리고 있었지.”

“그래. 난 아직 때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젠 아니야.”

“너무 늦었다. 네 부모는 죽었고 언니는 타락했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럼 어쩌라고? 이대로 다시 그만둬서 더 말아먹으라고? 그건 아니지.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되기 전에 끝내야 해.”

“그 책임은 무겁다.”

“······알고 있어.”

“그 눈. 마음에 드는군. 좋다. 시련에 임하는 걸 허락하마.

나의 후손을 자처하는 엘리시아 펜드래건이여. 너를 증명해보아라. 와일드 헌트를 이끌 자격이 너에게 있느냐?”

“그건 눈으로 보면 알겠지!”

엘리시아는 자신의 운명을 향해 덤벼들었다. 승패의 향방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세계는 다시한번 무너져 내렸다.

엘리시아는 자신의 내면이 만든 세계에서 해방되었다. 트라우마라는 족쇄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련에 임했다.

그 시련은 마음 속 응어리를 부수는 것이며 그녀에게 깃든 운명의 고리를 끊는 것이었다. 내면에서 벗어난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눈 앞에 비친 세계는 현실이 아니었다.

내면에 자리잡았던 황량한 언덕에 무성한 풀이 돋아났다. 나무가 뿌리를 박고 원래부터 있었는 것처럼 바위가 자리잡았다.

빛나는 작은 요정이 날아다니고 그 속에 새가 떼를 지어 하늘을 누볐다. 나무들은 숲을 이루고 그곳은 생명의 터전이 되었다. 모든 요정과 영혼, 정령이 살아 숨쉬는 쉼터.

수천년의 역사를 써온 잉글랜드의 모든 기사들의 혼이 안식을 취하는 이곳의 왕이야말로 아서왕일지니.

“여긴?”

“일찍이 케이 펜드래건이 추구했던 세계. 마술의 기원이 되는 곳이며 태초의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곳. 이곳은 아발론이다.”

이곳이 그토록 염원하던 세계라 들었건만 엘리시아의 반응은 영 시큰둥했다. 눈에 익은 언덕과 높다란 하늘은 정겨울 정도로 익숙했다. 자신의 내면에서 마주했던 것들이니 당연했다.

“방금까지 꿈 속에 있던 거 아니었어요?”

“모든 후손의 꿈은 아발론으로 연결된다.”

“그럼 여긴 꿈속이란 건가요?”

“아발론은 이면세계의 섬이다. 악마들 때문에 유계를 떠도는 곳이 되었지만 나의 후예인 너는 같은 유계인 꿈속에서 이곳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 음.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러고 보니까 휴스 아니스도 악마를 언급 했었죠. 그 악마라는 게 대관절 뭘 말하는 거에요? 내가 아는 그런 악마? 아니면 레비아탄 같은··· 죄의 악마라고 했나? 하여튼 그런 건가요?”

“아니다. 후대에 전해져 내린 악마란 건 어둠을 숭배하는 정령들을 말하는 것이다. 네가 궁금한 악마는 우주 저편에서 온 침략자들을 말한다. 자세한 건 나에게 묻지 마라. 후계자가 선정되면 난 더 이상 존재를 유지할 수 없으니까.”

엘리시아의 운명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하지만 엘리시아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다. 언덕의 밑에는 아름다운 숲이 있었지만 그 숲은 아마존의 정글만큼 넓었다. 탐험에 지대한 관심이 없었던 엘리시아는 그곳으로 들어가는 걸 꺼려했다. 무서워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귀찮아 하는 것 뿐이었다.

저 속을 헤매야 한다는 막연함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발 걸음을 옮겼다. 그러는 엘리시아의 마음을 헤아리듯 작디 작은 불빛들이 모여들었다. 자세히 보니 불빛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생명체, 우리들이 흔히 요정(Fairy)라고 부르는 작은 생명들이었다.

빛 속에 몸을 맡기고 얇은 날개로 빠르게 비행하는 그 생물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뻗었다. 그들은 엘리시아의 행동에 기뻐하며 마찬가지로 손을 뻗어 교감했다.

작은 손에 확실하고 따스한 온기가 전해졌다. 그 따스함에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이 인도하는 곳으로 향했다.

요정들은 숲의 길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때때로 까르르 웃으며 엘리시아를 인도했다. 그녀가 숲에 발을 들이고 나아갈 때마다 조금씩 그녀를 따라다니는 무리가 생겼다. 육감이 뛰어난 엘리시아는 슬쩍 눈을 돌려 뒤를 돌아봤는데 정말 다양한 생명들이 그녀를 뒤따르고 있었다.

사람처럼 보이는 난쟁이들이 전신에 흙을 묻힌 채 몰래 뒤따랐다. 나무 위에도 사람이 있었다. 땅을 걸어 다니는 난쟁이들이 더럽다는 듯 불쾌한 시선을 보내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뛰어다녔다. 한눈에 시선을 빼앗길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신기루처럼 몽환적인 안개를 두르는 생명체들도 있었다. 그들 또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피부가 기이한 보랏빛을 띄고 있었고 눈동자의 색이 반전되어 섬뜩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짓궂은 미소를 품은 채 엘리시아를 뒤따랐다.

크기와 종족을 초월한 행렬이 그녀를 뒤따랐다. 어느덧 빛의 요정들의 인도는 끝이 나고 높은 곳에서 내려 보았던 아름다운 숲 속에 건축물이 보였다.

장엄하고 굳은 의지가 담긴 강철의 성벽이었다. 엘리시아는 그것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었다.

“여기······. 파이데멘 성이랑 똑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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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후기 +2 19.11.02 12 0 1쪽
57 Epilogue 망가진 톱니바퀴 19.11.02 7 0 4쪽
56 Episode End. 여왕의 탄생 19.11.02 5 0 8쪽
55 Episode 18. 서장의 종극(3) 19.11.01 2 0 7쪽
54 Episode 18. 서장의 종극(2) 19.10.30 5 0 7쪽
53 Episode 18. 서장의 종극 19.10.29 3 0 8쪽
52 막간. 19.10.28 4 0 7쪽
51 Episode 17. 특이점(3) 19.10.27 9 0 8쪽
50 Episode 17. 특이점(2) 19.10.25 4 0 7쪽
49 Episode 17. 특이점 19.10.23 8 0 8쪽
48 Episode 16. 신념(4) 19.10.21 4 0 7쪽
47 Episode 16. 신념(3) 19.10.17 4 0 8쪽
46 Episode 16. 신념(2) 19.10.15 6 0 7쪽
45 Episode 16. 신념 19.10.14 4 0 7쪽
44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2) 19.10.11 4 0 8쪽
43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 19.10.10 5 0 7쪽
42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2) 19.10.09 8 0 9쪽
41 Chapeter 4. 여왕의 탄생 19.10.08 11 0 8쪽
40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 19.10.08 6 0 7쪽
39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5) 19.10.06 6 0 8쪽
38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4) 19.10.05 6 0 9쪽
37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3) 19.10.04 5 0 9쪽
36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2) 19.10.04 3 0 7쪽
35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 19.10.02 5 0 8쪽
34 Episode 12. 와일드 헌트(3) 19.10.01 5 0 10쪽
33 Episode 12. 와일드 헌트(2) 19.09.30 6 0 14쪽
» Episode 12. 와일드 헌트 19.09.27 10 0 7쪽
31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2) 19.09.25 11 0 7쪽
30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 19.09.23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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