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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전기 - 여왕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왕규동
작품등록일 :
2019.08.08 22:43
최근연재일 :
2019.11.02 19:13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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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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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114

작성
19.10.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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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2)

DUMMY

운명을 옥죄던 쇠사슬이 얼어붙는다. 사악한 저주에 속박된 영혼이 해방되어 이윽고 죽음을 맞이하고 영원한 안식을 맞이했다.

엘리스는 자신의 죄를 알고 있었고 이 운명 또한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어리석은 질투심이 스스로와 사랑했던 나라, 이 땅을 파멸로 몰고갈 것을 직감했다. 이 죽음이 비록 안식이지만 죽음으로서 속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조차도 어리석은 착각에 불과했다.

얼어붙은 쇠사슬은 엘리스를 놓아주지 않았고 그녀를 휘감았다. 해방된 영혼은 저세상이 있다 믿는 땅 속으로도 하늘로도 가지 않았다. 그녀가 손에 쥔 새하얀 엑스칼리버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의 영혼이 괴로운 비명을 질렀고 고통스러워 했다. 그녀는 도망칠 수 없다. 어찌 죄로부터 도망치려 드는가? 그 대가라면 이미 치뤘다. 땅에서 일어나는 망자에게 인간의 감정은 없다. 대가를 치뤘다면 뒤에는 보상이 기다린다. 신은 공정하다. 뺏는 것이 있다면 주는 것이 있다.

너에게서 꿈을 뺐었다. 그러니 꿈을 다시 꿀 권리는 줄 것이다.

억울하게 살인을 목도하고 끝내 모든 것을 잃었다. 그러니 복수할 권리를 주겠다.

“언니가 이상해 살아는 난 것 같은데······!”

혈색은 시체처럼 차가웠다. 하지만 맥박은 돌아왔고 숨은 쉰다. 어쩐지 입김을 내뱉고 있지만 살아있는 것은 확실하다.

엘리시아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을 꼭 쥐고 있는 대로 자신의 마력을 흘러 넣었다. 그녀의 황금빛 성스러운 마력은 생명에게 이로워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엘리스는 극도로 괴로워하며 신음을 뱉어냈다.

“왜··· 왜 그래!”

화들짝 놀라 손을 땠다.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언니의 손을 꽉 쥐었지만 그럴수록 괴로워했다.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져 이도 저도 못하고 닭 똥 같은 눈물만 흘려 댔다.

“엘리시아. 뭔가 왔어.”

정신을 놓아버릴 정도로 우는 어깨에 손을 얹었다. 목소리는 무겁고 진중해 거짓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엘리시아도 기이한 기척에 정신을 차렸다.

이제는 완전히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버린 악마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거대했고 특히나 역겨웠다. 한 손에는 인간의 몸을 들고 있었다. 머리는 없었다. 피 한방을 흐르지 않는 기묘한 시체였다.

“레비아탄 자식. 여길 왜 지키라고 하나 했더니 꽤 커다란 쥐새끼가 꼬이기 때문이었나.”

사람의 본능을 더럽히는 추악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 울렸다.

“저 새끼 말을 할 수 있어요.”

눈물도 후환도 잠시, 그 감정들은 다시 뜨거운 분노로 바뀌었다. 순식간에 끓어오른 감정을 손에 담아 검을 쥐었다.

“꽤나 당돌한 암놈이군. 네년은 죽이기 전에 재미 좀 봐주마.”

“잡버러지 같은 새끼가 헛소리를 짓걸이네? 누가 누굴 죽인다고?”

어둠의 장막에서 나와 엘리시아에게 걸어왔다. 악마의 모습은 그 악취나 목소리보다도 소름이 끼치도록 더러웠다.

몸뚱이에 입은 2개나 달려 있었으며 역병과 저주로 가득찬 배는 볼록 튀어 나와있었다. 입은 바로 그곳에 달려 있었다. 배에 달린 입은 용수철처럼 길게 늘어졌다. 엘리시아의 코 앞까지 늘어났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찌푸려지는 치열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침을 튀기며 성대한 가스를 내뱉었다.

엘리시아는 숨을 꾹 참고 있었지만 눈과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것처럼 더러웠다. 악마는 게걸스럽게 웃더니 키가 한참 작은 엘리시아를 향해 몸을 숙였다. 배에 달린 입보다도 추악한 면상으로 씨익 웃으며 입을 벌렸다.

그 더럽고도 추잡한 행위에 대한 보답은 그녀의 주먹이었다.

“이 쓰레기가!”

자신의 어마어마한 질량을 믿고 날아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지나친 오산이었다.

저만치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그것도 모자라 벽을 부수고 계단을 무너트린 채 지하바닥을 굴렀다.

그래도 손목이 삐그덕 거리는지 손으로 매만지며 악마에게 다가갔다.

“내가 지금 기분이 안 좋거든? 네가 얼마나 사람들을 처먹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곱게는 안 죽을 거다.”

자신이 날라간 건 좀 놀랐지만 의기양양하게 일어나 걸어왔다.

“하하하하하!! 내가 지금까지 시시한 인간들만 사냥해온 모양이군!! 널 잡아먹으면 정말 많은 걸 먹을 수 있겠구나.”

“누가 먹힌다고 했냐?!”

섬광이 번뜩였다. 날카로운 검이 악마의 몸을 베었다.

“날 다른 잡것들과 똑같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 땅에서 막 태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강하다고 생각하느냐? 보아하니 그 검도 제대로 못쓰는 잡배 같은데 감히 날 죽이겠다고?”

하지만 그 배를 가르지 못했다. 무기가 아무리 날카로워도 엘리시아는 그것을 다룰 줄 몰랐다. 악마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자신의 배를 치며 엘리시아에게 다시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 몸은 저 우주를 떠다니는데 버틸 수 있도록 진화했다. 그 만큼 많은 생물들을 잡아먹었지. 아까처럼 다시 처 보지 그러나? 응?”

“그게 소원이면 들어주지.”

주먹으로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던 배를 후려 갈겼다. 살짝 밀리기만 할 뿐 날아가지는 않았다. 악마는 콧웃음을 치며 입을 벌렸다. 하지만 엘리시아는 멈추지 않았다.

거리가 살짝 벌어진 것을 이용해 용수철처럼 몸을 튕겼다. 천장까지 닿는 악마의 머리까지 뛰어올라 그 더러운 면전에 발차기를 꽂아 넣었다.

턱과 이빨을 으스러트리고 얼굴을 뭉갰다. 그 위력이 얼마나 강한 지 우주를 떠돈다던 막대한 질량으로도 버티지 못했다.

“그건 우주의 얘기지. 여긴 지구야. 중력이 존재하고 지맥에서 마력이 흘러. 너 같은 잡배는 손짓만으로 으스러트리는 괴물들이 넘친다고······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하여튼 있어. 나도 그렇고.”

다시 검을 쥐었다. 이번엔 마술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짧고 간결했다. 그것은 엘리시아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마술사가 오랜 시간을 거쳐서 만들어내고 현대에 들어 천재라고 불리는 학자며 술사들이 달려들어 개량시킨 보편적 주문이었다.

검은 형체를 감추고 그녀의 건틀렛 속으로 녹아 들었다. 그리고 빛이 되어 손에 깃들었다. 엘리시아의 팔 위에는 엑스칼리버와 닮은 빛이 부유했다. 그녀가 팔을 움직일 때마다 조금의 오차도 없팔과 함께 움직였다. 다른 한쪽 손에는 빛의 방패가 떠올랐다.

“뭐 검을 못쓰는 건 인정할게.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 걸 잘해낼 자신은 없거든. 하지만 검을 활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마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딴 원시적인 무기로 날 죽이겠다는 거냐?”

“원시적이라고? 아니지. 때려 패고 잡아 찢고 후벼 파서 베어버린다. 원초적인 교육법 아니겠어?”

더 이상 말할 틈을 주지 않았다. 혜성처럼 달려들어 그 배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주먹은 검과 하나가 되어 상처를 후비고 배를 갈랐다. 그 안에서 역겨운 토사물이 터져 나왔다. 다른 한 손에 있던 방패는 역병과도 같은 그것들을 정화해냈다. 눈부신 빛을 살포하며 장렬하게 타올랐다.

“끄으아아아아아아아!!!”

승리자의 시니컬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털어냈다. 승리에 취해 살짝 자만하고 말았다. 시체도 확인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 엘리시아를 믿고 전적으로 맡겼던 이치켄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본능적으로 느낌이 오한이 들었다. 그제서야 이치켄은 시체를 확인하러 다가갔다. 그 순간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림자가 땅에 내려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엘리시아나 이치켄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머리가 짓뭉개져 살해당했다.

그럴 터였다.

“이치켄씨. 마지막까지 방심하시면 안되죠. 그래서는 제 동생을 지킬 수 없답니다?”

창백하고 차가운 목소리였다. 사람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지만 형언할 수 없는 뭔가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인간성의 파편과도 같아 듣는 이에게 안심을 주었다.

마른 나뭇가지보다 가녀린 팔뚝으로 가벼이 들어올렸다. 그 손에는 검이 쥐어져 있었다. 차가운 몰골로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푸른 눈동자를 감추었다. 백발과도 같은 금빛의 머리칼이 어둠속에서 빛나며 변화를 과시했다.

그는 냉혹한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겨 잠시동안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녀는 기쁨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말이 튀어나올 수 있도록 입술을 움직였다. 감정으로 꽉 막힌 목구멍을 억지로 움직여 말을 토해냈다.

“언니······?”

오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눈물이 흘러 내려 그녀의 손을 타고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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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후기 +2 19.11.02 12 0 1쪽
57 Epilogue 망가진 톱니바퀴 19.11.02 7 0 4쪽
56 Episode End. 여왕의 탄생 19.11.02 5 0 8쪽
55 Episode 18. 서장의 종극(3) 19.11.01 2 0 7쪽
54 Episode 18. 서장의 종극(2) 19.10.30 6 0 7쪽
53 Episode 18. 서장의 종극 19.10.29 3 0 8쪽
52 막간. 19.10.28 4 0 7쪽
51 Episode 17. 특이점(3) 19.10.27 9 0 8쪽
50 Episode 17. 특이점(2) 19.10.25 4 0 7쪽
49 Episode 17. 특이점 19.10.23 8 0 8쪽
48 Episode 16. 신념(4) 19.10.21 4 0 7쪽
47 Episode 16. 신념(3) 19.10.17 4 0 8쪽
46 Episode 16. 신념(2) 19.10.15 6 0 7쪽
45 Episode 16. 신념 19.10.14 4 0 7쪽
44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2) 19.10.11 4 0 8쪽
43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 19.10.10 5 0 7쪽
»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2) 19.10.09 9 0 9쪽
41 Chapeter 4. 여왕의 탄생 19.10.08 11 0 8쪽
40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 19.10.08 6 0 7쪽
39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5) 19.10.06 6 0 8쪽
38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4) 19.10.05 6 0 9쪽
37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3) 19.10.04 5 0 9쪽
36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2) 19.10.04 3 0 7쪽
35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 19.10.02 5 0 8쪽
34 Episode 12. 와일드 헌트(3) 19.10.01 5 0 10쪽
33 Episode 12. 와일드 헌트(2) 19.09.30 6 0 14쪽
32 Episode 12. 와일드 헌트 19.09.27 10 0 7쪽
31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2) 19.09.25 11 0 7쪽
30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 19.09.23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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