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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전기 - 여왕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왕규동
작품등록일 :
2019.08.08 22:43
최근연재일 :
2019.11.02 19:13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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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8
추천수 :
11
글자수 :
225,114

작성
19.10.1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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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Episode 16. 신념(2)

DUMMY

“여긴 뭘 하러 온거지?”

“말했잖느냐. 도와주러 왔다고.”

“저기, 크리스 추기경. 이 사람은 누구죠?”

“네놈은 결국 악마지 않나? 우릴 도와주겠다고?”

“흐하하하! 입조심해라. 힘은 악마의 것이지만 난 악마가 아니다. 힘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 힘을 가진 자를 경계해라, 이런 말도 모르나?”

“그 말대로라면 널 경계해 마땅하겠군.”

“저기··· 크리스 추기경? 이 사람은 누구죠?”

“힘과 그것을 가진 자를 분리해서 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나도 계약이 있다. 직접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이걸 건네려고 왔다.”

“도끼로군. 장작이라도 팰 셈인가?”

“······역시 너도 모르나 보군. 이건 최초의 살인에 이용된 도끼. 케인의 도끼다.”

“······?”

“그게 무슨? 그런데 이 사람은 누굽니까?”

“혹시나 해서 묻겠다. 내가 살아가던 시대와 지금의 성경은 내용이 다른가? 케인이 사용한 흉기는 돌이 아닌건가?”

“아니. 케인은 자신의 아우 아벨을 속여서 꾀어내 돌로 때려 죽였다. 도끼는 뭐지···?”

“대탕녀의 시체에서 발견했다. 원래 바티칸에 있던 건지 아니면 악마의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백작은 그 도끼를 던졌다. 아무렇게나 던졌는데도 도끼의 뭉툭한 날에 닿은 악마는 얼음처럼 녹아 죽었다. 도끼는 의지를 가진 것처럼 회전해 백작의 손으로 돌아왔다.

“그건 도끼에 부여된 마술인가?”

“아니다. 너희가 신성력이라 부르는 힘, 신앙심에 반응한다. 소유자의 신앙심에 비례해서 힘을 내지. 그리고 반응해서 돌아온다. 내가 알아 낸 사실은 이게 전부다. 여기 오는 도중 악마를 사냥하며 얻어낸 결과다. 지금의 너희에게 딱 맞는 무기라고 생각했다.”

“······그걸 전하러 이곳에 왔다고?”

백작은 웃었다.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노란 눈동자는 오락거리를 보는 듯한, 바라보는 이를 불쾌하게 만드는 시선이었다.

“내 직접 저 악마들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계약이 있어서 그럴 수가 없는게 천추의 한이구나. 너희들이 더 많은 악마를 죽일 수 있도록 이 도끼를 전하러 왔다. 그대들이라면 잘 사용할 수 있겠지. 그 무엇보다도 이상적인 인간이니까 말이야.”

“당신은 대체 목적이 뭐지?”

입이 찢어지듯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새까만 모자를 깊게 눌러써서 표정을 감추고 폭로하듯이 말을 내뱉었다.

“내 복수는 뒤마의 손 안에서 결실을 맺었다. 그런 내가 오만의 상징으로써 이 땅에 다시 태어났지. 내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뿐!”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도끼를 떨어트린 채 새까만 불꽃이 되어 모습을 감추었다. 그곳에는 기분 나쁜 웃음소리 남아 있었다.

크리스는 남겨진 도끼를 노려보았다. 딱 봐도 인생을 망칠 법한 불길함을 내뿜고 있었다. 보랏빛의 안개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주변까지 침식하고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정화해야 한다.

“크리스 추기경? 지금이 세번째 질문입니다. 방금 그 남자는 대체 누구입니까?”

잔 다르크의 가장 아름다운 미소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미소였다.

“아··· 죄송합니다. 방금 그 자는 몽테크리스토 백작. 에드몽 당테스라는 남자입니다.”

“제 기억엔 없는 이름이군요. 저보다 미래의 사람인가요?”

“그것이 애매한지라······”

“그게 무슨 뜻이죠?”

“19세기경에 알렉상드르 뒤마라는 작가가 쓴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인공입니다. 실존 인물이 아니란 겁니다.”

“하아··· 하지만 우리와 함께 싸우고 있는 아서왕 전설 속 인물들이나 샤를마뉴의 용사들도 실존 인물은 아니잖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건 경우가 다릅니다. 저도 마술사는 아니기에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들은 시대도 오래되었을 뿐더러 모티브가 된 존재나 염원이 표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신앙, 믿음이 존재한 겁니다. 하지만 에드몽 당테스는 순전한 소설 속 인물. 거기에 더해 재미를 추구한 오락 소설입니다. 소설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있다고 들었지만······”

그는 스스로 입을 닫았다. 그 말의 앞은 이제 그가 아는 영역이 아니었다. 뭔가를 불안해하는 크리스와 다르게 잔 다르크는 위풍당당하게 도끼를 집어 들었다.

“으윽··· 확실히 다루기는 어려운 무기 같습니다. 쥔 것 만으로도 머리가 어지럽네요.”

하지만 양손으로 기꺼이 들어 보였다. 괴로움을 억누르며 믿음직한 표정으로 크리스를 다독였다.

“괜찮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도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 인간입니다. 이런 걸 던져주는 걸 보면 심보가 고약한 사람 같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신용할 수 없다면 일단 눈 앞의 악마들을 전부 없앤 다음에 고민하는 게 어떨까요?”

땅에 뿌리 박은 듯이 꽂혀 있는 십자가를 뽑아 등에 짊어졌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서약의 쇠사슬은 빛의 양자가 되어 십자가에 흡수되었다.

“그 말대로입니다. 그런데 그 도끼 정말 괜찮습니까?”

그녀는 말을 하는 대신 공격해오는 악마를 썰어버리는 것으로 대답했다. 크리스는 불안한 미소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다친 팔로 전선에서 버티고 선 나폴레옹에게 달려가 상황을 전해 들었다.

“즉 자네들이 할 일은 적의 우두머리를 죽이는 거다. 전투를 막 시작했을 때와 비교도 할 수 없다. 우리의 시체를 먹는 것으로 지성을 얻는다고 하지만 저렇게 정렬된 군대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지휘하는 개체가 있다고 판단된다. 지금 동원할 수 있는 장수가 없어. 후방에 있는 부대하고 연락이 끊겼다. 부탁한다. 자네들 밖에 없어!”

총으로 악마를 쏘아 떨어트리면서도 목소리는 절박함으로 떨렸다. 나폴레옹은 부하들이 잡아 먹히는 걸 본 순간부터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행동 원리에 복수가 녹아 들었다. 하지만 마음이 사악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슬픔과 분노가 감정의 중심을 꿰차고 있었다.

“아까 그 악마인 걸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놈들이 외계의 존재든 뭐든 간에 지구에서는 악마의 개념이 부여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제 공격으로 생각보다 큰 상처를 입었어요. 그리 간단히 치료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간단하군요. 악마의 특징은 이미 이해했습니다. 저 들쭉날쭉하고 포악한 짐승같은 외견에서 벗어날수록 계급이 높은 악마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럼 그런 악마들만 찾아내서 모조리 죽여버리면 이길 수 있다는 거죠.”

생각보다 난폭한 사고방식에 크리스는 말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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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후기 +2 19.11.02 12 0 1쪽
57 Epilogue 망가진 톱니바퀴 19.11.02 7 0 4쪽
56 Episode End. 여왕의 탄생 19.11.02 5 0 8쪽
55 Episode 18. 서장의 종극(3) 19.11.01 2 0 7쪽
54 Episode 18. 서장의 종극(2) 19.10.30 6 0 7쪽
53 Episode 18. 서장의 종극 19.10.29 3 0 8쪽
52 막간. 19.10.28 4 0 7쪽
51 Episode 17. 특이점(3) 19.10.27 9 0 8쪽
50 Episode 17. 특이점(2) 19.10.25 4 0 7쪽
49 Episode 17. 특이점 19.10.23 9 0 8쪽
48 Episode 16. 신념(4) 19.10.21 4 0 7쪽
47 Episode 16. 신념(3) 19.10.17 4 0 8쪽
» Episode 16. 신념(2) 19.10.15 7 0 7쪽
45 Episode 16. 신념 19.10.14 4 0 7쪽
44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2) 19.10.11 4 0 8쪽
43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 19.10.10 5 0 7쪽
42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2) 19.10.09 9 0 9쪽
41 Chapeter 4. 여왕의 탄생 19.10.08 11 0 8쪽
40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 19.10.08 6 0 7쪽
39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5) 19.10.06 6 0 8쪽
38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4) 19.10.05 6 0 9쪽
37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3) 19.10.04 6 0 9쪽
36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2) 19.10.04 3 0 7쪽
35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 19.10.02 5 0 8쪽
34 Episode 12. 와일드 헌트(3) 19.10.01 5 0 10쪽
33 Episode 12. 와일드 헌트(2) 19.09.30 6 0 14쪽
32 Episode 12. 와일드 헌트 19.09.27 10 0 7쪽
31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2) 19.09.25 11 0 7쪽
30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 19.09.23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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