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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전기 - 여왕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왕규동
작품등록일 :
2019.08.08 22:43
최근연재일 :
2019.11.02 19:13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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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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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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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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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7. 특이점

DUMMY

신 조차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운명이거늘 인간과 악마, 모든 생명이 교류해 운명의 고리를 부숴버렸다. 그 상호작용이야말로 운명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건 틀렸다.

악마도 인간도 마술사도 마법사도 결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휴스 아니스조차도 이 영역에는 도달할 수 없다. 이 작은 우주가 아닌 거대한 우주에서 운명 위에 선 존재는 없다.

신 조차도 운명과 나란히 선다. 따라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고 저들의 집합체가 전지전능하단 소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볼 때다.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건 뭘 말하는 걸까?

크리스 헤수스는 힘을 얻었지만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전지전능하다 믿는 신에게 기도를 울렸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영원토록 권세를 누리시고 하늘 온누리의 나라를 다스리시는 아버지.

당신의 지혜 당신의 힘에 기대어 기도하나이다.

저희에게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시옵고

제게 희망의 봉화를 지필 수 있는 자격을 내려주시옵소서.

우리 모두가 길을 잃은 어린양이지만 방황하는 것은 아니오니,

어둠을 걷어낼 희망의 빛을 내려주시옵소서.”

양날의 도끼를 굳게 쥐었다.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본래의 힘을 이끌어냈다. 더는 자신의 신앙심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 빛에 신념을 받치겠습니다. 아멘!”

도끼가 반으로 갈라졌다. 양날의 무기는 외날의 한 쌍이 되었고 성스러운 힘을 해방했다. 거룩히 빛나는 신앙의 고리에 힘이 순환했다. 한 쌍의 무기에 한 쌍의 힘이 맴돌았다. 그것에 반응하듯 서약의 십자가에서 쇠사슬이 퍼져 나갔다.

“안돼! 결계가 흩어진다!! 당장 멈춰라!!”

진심이 어렸고 다급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크리스의 목을 노렸다. 하지만 성인의 초월적인 힘으로 휘둘러진 도끼는 불규칙적으로 흩날렸다. 레비아탄의 허영투성이 몸뚱이는 두부처럼 썰려 나갔다.

꼴사납게 패배를 인정하고 새까만 재가 되었다. 그리고 도망치듯이 흩어졌다. 성 안에서 자매들을 묶어두던 질투심의 그림자도, 거인 군단과 아리아의 발목을 붙잡고 있던 그림자도 재가 되어 흩어졌다.

사악한 에너지에 막혀 있던 모든 것이 단숨에 이어져 하나가 되었다.

태양을 피해 그늘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망자들은 자신의 여왕과 이어져 하나가 되었다. 여왕도 그것을 느꼈다. 엘리시아가 성을 부수며 밖으로 뛰쳐나갈 동안 엘리스는 망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승리를. 그리고 복수를!”

차가운 분노를 불태웠다. 그것이 곧 그녀의 권능이요 힘이었다. 이 땅의 모든 망자들은 엘리스의 종이었다. 손이었으며 발이었고 의지였다. 눈동자가 없는 그들의 눈에서 푸른 불꽃이 솟아났다.

그늘을 헤치고 잔혹한 태양빛 아래에 섰다. 생전처럼 자유롭게 태양의 축복을 한 몸으로 받으며 산자들을 도왔다.

엘리스를 대신해서 묵시록의 기사들이 군대를 지휘했다. 리처드 1세의 이름 아래에 다시 태어난 해골 기사가 거대한 창을 휘두르며 자신의 말과 함께 악마들을 휘젓고 다녔다. 그 존재는 너무도 끔찍했지만 너무나도 믿음직했다.

“여왕께서 우리에게 속삭이셨다. 복수를!!! 승리를!!”

드래곤의 뼈가 마천루를 지배했다. 죽음의 기사들과 언데드 용사들은 악마를 사냥하고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자들은 자신의 몸을 받쳐서 아군을 구했다.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움직였다. 일사불란하게 시가지를 누볐다. 그와 대조적으로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딱 한번 뿐이지만 프랑스에서 악마들과 싸울 때 언데드들과 싸우기도 했었다. 갑자기 아군이 되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언데드라고 해도 생전에는 인간이었던 자들이다. 원래 언데드에게 지성은 없으나 이들은 술사의 노예가 아니다. 여왕의 뜻 아래 자유의지가 보장된 이들은 충분한 지성을 가지고 있다.

나폴레옹 측의 사정을 이해하고 있었다. 총사령관 죽음의 기사 리처드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나폴레옹은 깜짝 놀라서 총을 겨누고 말았다. 말의 뼈를 탄 채 갑옷을 걸치고 있는 해골이 말을 걸면 당연히 놀란다.

“진정하시오. 나는 당신들의 아군이오.”

리처드는 완전한 해골이었다. 근육이나 썩은 살점 같은 것들이 달라붙어 있는 게 아니라 완전한 백골이었다.

“말을 했다?!”

누군가는 본능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탄환이 격발하고 총구를 빠져나오기 직전 끝이 검에 막혔다. 쇠를 부수고 단단히 박힌 검의 날은 탄환까지 베어냈고 사람들의 공포심도 베어냈다.

“당연한 일이니 굳이 탓하지는 않겠소. 나도 지하 바닥에서 처음 몸을 일으켰을 때 똑 같은 기분이었으니까. 나는 리처드요. 여왕의 의지 아래에서 망자들을 이끌고 있지.”

“여··· 여왕이라니? 누굴 말하는 거요? 그보다··· 리처드라고?”

“이름은 별로 중요히 않소. 난 어차피 이미 죽은 몸이오. 여왕 엘리스 펜드래건은 그대가 인륜을 저버리기 전까지 그대의 편일거요.”

리처드는 말에서 내려왔다. 팔을 부상당해 쓰러져 있는 나폴레옹에게 손을 뻗어 일으켜 주었다. 나폴레옹은 리처드의 도움으로 간신히 일어났다. 제 몸을 돌볼 새도 없이 가장 먼저 재빠르게 전황을 둘러보고 상황을 파악했다. 언데드와 인간, 와일드헌트의 기사들과 거인들이 한데 뒤엉켜 악마와 싸우고 있었다. 혼돈스러웠고 혼란 그 자체였다.

“이런 앞뒤 없는 난전은 포식이 가능한 악마에게 유리할 뿐이다. 상황을 정리하고 전장을 지휘할 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체 누가 한다는 말인가? 전쟁의 신이라 추앙받는 나폴레옹이라도 거인과 망자들을 지휘할 능력은 없다. 십자군의 괴물이라 불리던 리처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보시오 리처드······ 장군. 지금 여러 진영이 뒤섞여서 전황을 알 수 없는 상황 같소. 아군인지 적인지도 모르는 병사들도 많지. 각 진영의 지휘관들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 말이 백 번 옳다고 생각하오. 허나 와일드헌트들은 통제할 수 없을지도 모르오. 저들은 우리 프리구스와는 다르게 하나의 의지에 종속되어 있는 게 아니오. 도중에 끼어든 거인들도 장담할 수는 없겠군.”

“프리구스?”

“여왕의 죽음의 군대요. 지금은 내가 지휘를 맡고 있지. 우린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고 있소. 지금 말하고 들은 것은 모든 프리구스에게 전달되었소. 나폴레옹. 지금은 그대의 군대를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나도 알고 있소. 하지만··· 아군의 위치가 모두 파악되지는 않고 있소. 사망자도··· 저 악마 놈들이 시체도 남기지 않아 확인할 방법이 없소.”

“그럼 답은 하나 아닌가?”

리처드는 다시 말에 올랐다. 거대한 창날을 휘두르며 악마들을 척살했다. 그는 살아있는 산사태, 재앙과도 같아서 지나간 곳에는 악마의 피와 살밖에 남지 않았다.

엘리시아나 잔 다르크, 휴스가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괴물 같은 모습은 여러가지로 신선했다.

“어이가 없군.”

눈에 보이는 악마들은 모두 죽고 없어져 짧고 강렬한 한마디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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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후기 +2 19.11.02 12 0 1쪽
57 Epilogue 망가진 톱니바퀴 19.11.02 7 0 4쪽
56 Episode End. 여왕의 탄생 19.11.02 5 0 8쪽
55 Episode 18. 서장의 종극(3) 19.11.01 2 0 7쪽
54 Episode 18. 서장의 종극(2) 19.10.30 6 0 7쪽
53 Episode 18. 서장의 종극 19.10.29 3 0 8쪽
52 막간. 19.10.28 4 0 7쪽
51 Episode 17. 특이점(3) 19.10.27 9 0 8쪽
50 Episode 17. 특이점(2) 19.10.25 4 0 7쪽
» Episode 17. 특이점 19.10.23 9 0 8쪽
48 Episode 16. 신념(4) 19.10.21 4 0 7쪽
47 Episode 16. 신념(3) 19.10.17 4 0 8쪽
46 Episode 16. 신념(2) 19.10.15 6 0 7쪽
45 Episode 16. 신념 19.10.14 4 0 7쪽
44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2) 19.10.11 4 0 8쪽
43 Episode 15. 평화란 없다. 안식도 없다. 19.10.10 5 0 7쪽
42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2) 19.10.09 9 0 9쪽
41 Chapeter 4. 여왕의 탄생 19.10.08 11 0 8쪽
40 Episode 14. 두 자루의 검. 두 개의 운명 19.10.08 6 0 7쪽
39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5) 19.10.06 6 0 8쪽
38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4) 19.10.05 6 0 9쪽
37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3) 19.10.04 6 0 9쪽
36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2) 19.10.04 3 0 7쪽
35 Episode 13. 평화 그리고 안식을 위해 19.10.02 5 0 8쪽
34 Episode 12. 와일드 헌트(3) 19.10.01 5 0 10쪽
33 Episode 12. 와일드 헌트(2) 19.09.30 6 0 14쪽
32 Episode 12. 와일드 헌트 19.09.27 10 0 7쪽
31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2) 19.09.25 11 0 7쪽
30 Episode 11. 과거로부터 이어온 질문 19.09.23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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