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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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쓰는새벽
작품등록일 :
2019.08.10 07:15
최근연재일 :
2019.08.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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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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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Hour 06. <시간의 경계.>

DUMMY

***



Hour 06. <시간의 경계.>


01.


“이거 놔, 새끼야!”


홧김에 놈을 엎어치기 했다. 놈이 바닥에 나동그라지자 시간 되감기가 멈췄다. 이번에는 대체 어느 시간대일까? 이젠 알아보는 것조차 두렵다.


“개새끼야, 돌았냐!? 돌았냐고!”


이건 뭐랄까. 우아한 방식의 자살? 자해와 같았다. 우리 둘 다 시간 능력이 있지만 문제는 미래로 갈 수 없다는 거다. 조선 시대에서 멈췄으면 꼼짝없이 그 시절을 살아야 된다. 다른 방법이 없다.


“아하하!”


바닥에 엎어진 놈은 미친놈처럼 배꼽을 잡고 웃었다. 놈의 위에 올라타서는 뺨따구를 때렸다.


“미친 새끼가 끝까지 지랄이네.”


놈 위에 올라타서 흠씬 두들겨 팼다. 놈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저항하지 않았다. 더 이상은 안 된다. 더 이상 과거로 갈 순 없다. 막아야 한다.


“낄낄낄. 날 줘팬다고 달라지는 게 있어? 없어. 아무 것도 없다고.”

“씨발.”


확 목을 졸라서 죽일까 하고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의미가 없다. 그러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근데 여기 어디냐?”

“몰라 새끼야.”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사람도, 건축물도 찾아볼 수 없는 그냥 숲이었다. 바닥은 축축하고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서 음산하다. 특이사항이라면 나무와 수풀이 지나치게 크다는 거다.

옆에 지나가는 지네 비스무리한 곤충도 지나치게 컸다. 정말 지나칠 정도로.


“시발······.”


지네가 거의 사람만 하다.


“야! 야! 야! 야! 시간 돌려! 시간 돌려!”

“씨부랄!”


지네가 갑자기 이쪽으로 다가왔고, 설립자와 나는 당황해서 황급히 시간을 돌렸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지네가 너무 커서, 너무 끔찍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무작정 시간을 되감았다.


“크윽.”


이번에는 딱히 자의적으로 멈추지 않았다. 밑도 끝도 없이 시간을 감다가 갑작스레 찌릿한 두통이 느껴져서 어쩔 수 없이 되감기를 멈췄다.


“아윽. 머리가 깨질 거 같아.”


코에서는 진한 선지가 터져 나왔다. 설립자를 깔아뭉개는 중이라 코에서 터진 피는 녀석의 가슴을 적셨다. 놈도 머리가 아픈지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더라.


“이번엔 또 뭔데.”


정면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었다. 이렇게 큰 나무는 본 적이 없다. 나무는 둘째 치고, 그 앞에는 웬 처음 보는 남녀가 있었다.


두 남녀는 옷을 홀딱 벗고 있었다. 머리에 월계수 비스무리한 뭔가를 쓰고 있기는 했는데, 그게 전부다. 그러니까 저 두 사람이 혹시, 그거인가? 성경에 나오는 그거?


“에이. 이건 좀 아니다. 이건 아니지. 나 무교란 말이야.”


두 남녀는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야릇하다기보다는 애틋해 보이더라. 성스러운 느낌. 그러다가 이쪽을 보더니 깜짝 놀란다.


“······.”


기묘한 구도였다. 알몸의 두 남녀가 서로의 손을 잡고 있고, 한편에는 남자 둘이 그러고 있다. 알몸의 남자는 여자를 잠시 훑어보았다. 여자를 슥 살피더니 우리 쪽을 관찰한다. 그리곤 다시 여자를 살폈다. 혼란스럽다는 눈치다.


“저 새끼가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한 것 같은데.”


남자가 남자 위에 올라타고 있는 모습. 옛날 사람이라면 어쩌면 오해할 수도 있겠다. 오해 받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굉장히 더럽지만.

밑에 깔린 설립자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거 진짜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집에 갈 수 없다는 건 진즉에 알고 있었다. 과거로 왔을 때부터 이미 나는 공중에 붕 뜬 상태였다. 가족도 뭣도 없는, 신분을 증명할 수도 없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이다. 처음부터 과거로 오는 게 아니었다. 조직을 무너트리겠다고 과거로 온 순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그래도 거기는 최소한 사람이 살만한 곳이었다. 인류 문명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여긴 시발······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네.


“하하하······.”


나와 설립자 녀석은 깔깔 대면서 웃었다. 이런 식으로 세상의 비밀을 알게 되다니.


“야. 끝까지 가보자고 했지?”

“왜? 더 가보자고? 나야 좋지!”

“그래, 시발놈아. 어디 끝까지 한 번 가보자.”


손등으로 코피를 훔치며 시간을 되감았다. 여기까지 오니 나도 궁금해진다. 여기보다 더 과거는 대체 어떤 세상일까?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일까? 아니면 신을 만날 수 있을까? 몰라. 될 되로 되라지.


이번에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도 멈추지 않았다. 더 많이, 더 빠르게 시간을 되감았다. 엄청난 중력이 몸을 짓눌렀다.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다. 마치 영혼이 뽑혀져 나갈 것만 같다. 어느 순간 바닥에 쑥 꺼졌다.


그리하여 도달한 곳은 기이한 세상이었다. 빛도 없고, 땅도 하늘도 없다. 그리고 시간도 없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


이쯤 되면 더 이상 시간대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애초에 여기가 공간인지조차 불확실하다. 나는 지금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몸을 움직일 순 없었다.


몸이 없으니까.


팔 다리를 움직여보려 해도 아예 감각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앞 머리카락이 이마를 간질이는 느낌도 없고 숨을 쉬는 감각도 없다. 생각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도, 느낄 수도 없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빛이 보이더라. 빛으로 인해 시야가 생겼다. 눈부심이 느껴진다.


“아이 시발. 눈 부셔.”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구겨지는 이마의 느낌, 혀가 치아와 아랫 입술에 닿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건 뭐랄까. 마치 먼지에서 사람으로 다시 부활하는 느낌이다.

눈을 떠보니 주변에 째깐한 꼬맹이들이 잔뜩 있다.


“유치원?”


문제는 조그마한 것들이 나랑 눈높이가 많다는 거다.


“뭔데 또.”


즉, 나도 꼬맹이가 되었다. 손은 작아서 마치 장난감 같고 키도 땅딸만해졌다. 믿을 수가 없어서 뺨을 꼬집어보았다. 부드러운 피부의 질감이, 쭈욱 늘어나는 탄력이 느껴진다.


“이거 진짜야?”


아까까지만 해도 시간을 너무 돌려서 우주로 튕겨져 나간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눈 떠보니까 유치원생 시절로 돌아와 있다. 감각이 너무 생생해서 무서울 정도다.


“시간을 너무 돌려서 뭐가 잘못된 건가?”


예전에 한창 게임을 할 때 그런 일이 있었다. 버그가 걸렸는데, 보통 버그라고 하면 안 좋은 쪽으로 일이 벌어지기 마련인데. 그런데 간혹 이득이 되는 버그도 있는데, 그런 비슷한 경우일까?


“성진아.”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어떤 자그마한 여자애였다. 얘가 누군지 알 것 같다. 얼굴과 이름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민주라는 아이다. 민주가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도 기억이 난다. 분명 내게 고백을 할 거다.


“성진아, 나랑 사귀자. 응? 나 너 좋아.”


여기서 내가 거절을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왜냐하면 민주는 목소리가 제법 컸고, 그 소리를 들은 다른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거든. 주변에 몰려든 애들이 이제 노래를 부를 거다.


“사귄대요~ 사귄대요~”


이렇게 놀렸었지. 당시의 나는 너무 어렸고 남자랑 여자가 사귀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절을 했고.


“응. 사귀자.”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민주의 철딱서니 없는 고백을 받아줬다. 애들이 놀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았다.


몸은 어리지만 정신은 지금 어른이다. 어른의 정신을 가지고 유치원 꼬맹이와 사귄다니. 그렇다고 해서 내가 페도는 아니고. 다 이유가 있다.


그 날 이후 민주와 나는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다. 애들은 처음에는 놀렸지만 민주와 내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내 재미없어졌는지 놀리지 않았다. 유치원 교사들도 우리를 보며 응원해줬다.


끽해야 꼬맹이들이다. 민주는 가끔 내 뺨에 뽀뽀를 하는 정도의 애정 표현을 할 뿐이었다. 그 때마다 죄를 짓는 것 같아서 착잡하더라.


“성진아, 같이 가자.”

“응.”


유치원이 끝나면 민주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민주와 나는 마침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았다. 집이 5분 거리로 무척 가까워서 스쿨버스도 타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친해진 거다.


고백을 거절했을 때 민주와의 사이가 소원해졌고 각자 따로 집으로 갔다. 그게 화근이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민주는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고, 실종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혼자서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성진아, 빠이 빠이.”

“빠이 빠이.”


민주를 집에 보내고 가려는데 저기 멀리서 이상한 사람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추레한 몰골의 중년 남성이다. 오늘 처음 보는 거면 상관이 없는데 며칠 째 저러는 중이다. 남자는 이내 혀를 차며 발길을 돌렸다. 그 날 이후로 남자를 볼 수 없었다.


고백은 거절하고 유치원 끝나고 집에 갈 때만 같이 가는 방법도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했을 땐 이미 물을 엎지른 상황이었다. 한 번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애가 좋다고 같이 가자고 할 리도 없고. 양심에 찔리지만 뭐, 내가 나쁜 짓을 할 것도 아니니까. 괴한에게 납치 되어서 실종 되는 걸 막았으면 그걸로 된 거겠지.


“다행이다.”


다행이긴 한데, 아직도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꿈같은 건지, 아니면 진짜 과거로 돌아온 건지.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감각이 다르다.


특히 시간.


시간에 대한 감각이 다르다. 분명 1분 1초를 느끼지만 시간의 흐름이 굉장히 빠른 것 같다. 분명 다 기억은 나는데 눈 감았다 뜨면 몇 년 지나 있고 그런 기분이다.

그걸 느낀 건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였다.


“야. 뭔 생각 하냐?”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고등학교 교실이다. 옆자리에 앉은 머리를 짧게 깎은 녀석이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너 민주 생각하냐?”

“민주?”

“어, 민주. 니 여친 임마.”

“어?”


분명 생략된 것 같은데 다 기억이 난다. 민주와 나는 유치원 때부터 사귀기 시작 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유야무야 되었다. 한 두 살 나이를 먹고 이성에 대한 지식이 생기면서 살짝 거리를 뒀던 것 같다.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어서 민주가 다시금 고백을 했고 우리는 또 사귀게 되었다.


“어어. 민주.”

“너 어디 아프냐? 왜 갑자기 멍 때려?”

“식곤증인가 봐.”

“아직 점심 안 먹었는데.”

“아, 그래?”

“정신 차려라 좀.”


이제야 기억이 났다. 이 녀석은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만났던 친구다. 만나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서 친해졌다.


녀석은 구석에서 노트에 그림을 끄적이고 있었고, 그걸 슬쩍 봤다. 아마 창세기전이라는, 당시 기준으로도 고전인 게임과 관련된 그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는 곧장 게임에 대해서 신나게 열변을 토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베스트 프렌드 선언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야. 에로. 매점 가서 피자빵 사와라.”


일진 녀석이 와서는 책상에 동전을 툭 놓고 가더라. 500원짜리 동전 두 개다. 반에서는 ‘에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평소 노트에 그리던 그림이 야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바로 여기가 나와 이 친구의 균열의 시작이다. 나야 입으로만 시발 시발 거리는 쿨병 걸린 찐따에 불과하니 친구를 일진의 마수로부터 구해낼 수 없었다. 나는 운 좋게 일진들의 눈에 안 띄었지만 에로는 달랐다. 제대로 찍혀서 빵 셔틀 노릇을 해야 했다.


“성진아. 나 매점 다녀올게······.”


에로는 동전을 손에 쥐었다. 동전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여기서도 보인다.


그렇게 녀석은 계속 빵 셔틀 노릇을 하고 나와의 사이는 소원해졌다. 학년이 넘어가서는 아예 남남이 되었다. 어느 순간 녀석이 일진 패거리에 소속 되어 있더라. 빵 셔틀에서 일진 패거리로 신분 상승한 에로는 막 나가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일이 터졌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가 사고가 났고, 그만 척추를 심하게 다쳤단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이미 완전히 남남이 된지라 그 꼴이 된 이후에 병문안도 가 본적이 없다. 똑같은 일이 벌어지게 놔둘 수 없다.


“야, 매점 가지 마.”

“응? 그럼 어떻게 해.”

“그냥 있어.”


매점에 가려는 에로를 붙잡았다. 그리고는 패거리들과 낄낄 거리고 있는 녀석에게 다가갔다. 바로 의자를 잡았고 녀석을 내리쳤다.


“악!”


한 번, 두 번, 세 번. 아주 그냥 흠씬 두들겨 팼다. 친구가 얻어터지자 패거리들이 덤비려고 했는데 내가 먼저 소리 쳤다.


“들어와, 들어와.”


들어오라고 하니 녀석들은 정작 들어오질 못 했다. 패기에서 눌린 것이다. 바닥에 쓰러져서 신음하는 녀석에게 동전을 돌려줬다. 풀 스윙으로 아주 씨게. 머리에 동전을 맞은 녀석은 억 하는 소리를 냈다.


“시발 새끼들아, 잘 들어. 한 번만 더 내 친구한테 심부름 시키면 가만 안 둔다. 꼬우면 덤비든가 시발.”


단 한 번의 용기. 그걸로 친구의 척추를 구할 수 있었다. 물론 선생님한테 걸려서 일주일 간 화장실 청소를 해야 했지만.


에로야, 앞으로는 탈선하지 말자. 오토바이 같은 것도 타지 말고. 그냥 야한 그림이나 그리자. 그림 잘 그리니까 계속 파다 보면 취직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지.


여기가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초능력이 써지지 않는다는 거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고 그 대신 초능력을 잃은 걸까? 잘 모르겠다. 또 시간이 흘렀고 군인이 되었다. 이번에는 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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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완결. <또 다른 선택의 시간.> +7 19.08.17 220 15 14쪽
16 Hour 06. <시간의 경계.> +1 19.08.16 182 10 16쪽
15 Hour 06. <시간의 경계.> +1 19.08.16 198 9 15쪽
» Hour 06. <시간의 경계.> +3 19.08.15 230 10 14쪽
13 Hour 05. <부활.> +1 19.08.15 238 9 14쪽
12 Hour 05. <부활.> +2 19.08.14 264 13 14쪽
11 Hour 05. <부활.> 19.08.14 296 8 14쪽
10 Hour 05. <부활.> +1 19.08.13 320 12 15쪽
9 Hour 04. <생일 축하합니다.> 19.08.12 328 14 14쪽
8 Hour 03. <면접 보는 날.> +3 19.08.11 372 10 14쪽
7 Hour 03. <면접 보는 날.> +1 19.08.11 400 12 13쪽
6 Hour 03. <면접 보는 날.> +2 19.08.10 486 15 15쪽
5 Hour 02. <불타는 효자.> +1 19.08.10 487 12 14쪽
4 Hour 02. <불타는 효자.> 19.08.10 521 16 13쪽
3 Hour 01. <플랜 B.> 19.08.10 560 15 13쪽
2 Hour 01. <플랜 B.> +1 19.08.10 664 11 14쪽
1 Hour 01. <플랜 B.> +1 19.08.10 926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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