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가 겁나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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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탐정
작품등록일 :
2019.08.11 14:16
최근연재일 :
2019.10.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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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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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파산-7

행운을 빕니다




DUMMY

ㅇ티타임 존 Lv. 13(무기 마법 완드(17방)) 가진 별 13,999개


당당한 공주님을 앞에 두고 우린 말을 잃었다. 그녀는 대답을 보채지 않았다. 즐기며 산다고 하더니, 정말 심심한 모양이다. 피에르가 결국 입을 열었다.


“송구스럽지만, 괜찮으시다면 잠시 우리끼리 생각을 좀 해봐도 될까요?”

“자리를 비켜달라는 말인가?”

“갑작스러운 제안에 저희도 혼란합니다.”


키네아스는 한숨을 쉬고는 잠시 눈을 꿈틀대더니, 몸을 휙 돌리더니 나갔다. 우리는 구석에 모여서 이야기한다.

내가 먼저 말했다.


“그나저나 괜찮아...? 어제 옛날 동료들에게 저질렀잖아?”

“사실 지금 기분이 조금 오락가락합니다....”

“그래.... 기합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니까.... 저 공주는 어쩌지?”

“저 아이가 정말 키네아스라면 검을 잘 다루기는 할 겁니다.... 검사들 사이에선 수수께끼 이자 두려움이었으니까요.”

“정말 우리가 이기면 풀어주려나?”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한판 겨뤄볼까요?”

“그러다가 저 여자가 죽기라도 한다면.... 우리도 끝이야....”

“...제가 공주의 검에 죽을 수도 있겠죠.”


저 여자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피에르, 그럼 이렇게 하자. 내 광선검을 빌려줄게. 이걸로 저 여자를 제압해.... 그리고 내보내달라고 교섭을 하자고....”

“안 그래도 지금 칼이 부러져서 무기가 필요하던 참입니다....”


[+11 광선검을 피에르에게 넘깁니다.]


나는 외쳤다.


“들어오시오”


공주가 다시 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눈에 띄는 골반을 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키네아스가 말했다.


“그래, 피에르 경. 한 번 겨뤄볼 생각이 들었소?”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무엇인가?”

“제가 이기면 저희를 여기서 꼭 풀어준다고 약속하셔야 합니다.”


여자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쉬며 말한다.


“그래. 날 이긴다면.”


내가 끼어들었다.


“서면으로 약조해주십시오. 그런데 전하께선 저희를 풀어줄 권한이 있으신 겁니까?”

“자네들 약간 건방지게 구는데...?


나는 양 손바닥을 내밀며 말을 더듬었다.


“아, 아닙니다. 전하의 멋진 모습을 그저 받들겠습니다.”


키네아스가 멋들어지게 칼을 뽑아 피에르에게 겨눈다. 그녀의 동작엔 권위가 있었고, 보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피에르도 광선검을 비스듬히 든다. 여자가 말했다.


“어이, 거기 자네. 신호를 보내주게.”


나말인가.... 나는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이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검을 휘두르기 전에, 두 분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검광을 흘리기 전에.... 형식적인 차원에서 확인을 하는 겁니다만, 피에르의 승리가 누가 보더라도 명확해진다면....”


그녀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외쳤다.


“닥치고 빨리 하지 못할까!”

“아, 시작하세요...!”


키네아스의 검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피에르를 향해 수평으로 나아간다. 피에르는 전장을 무수히 헤치고나온 장군답게 뚝심을 갖고 밀어붙였다.


[키네아스 세인트가 <크로스 솔루션>을 시전합니다.]

[피에르 플라토테스의 <뉴 라이더 테마>가 키네아스 세인트에게 작렬합니다.]

[광선검이 빛을 뿜습니다.]


찰나의 순간. 푸른빛이 방안을 메웠다. 피에르가 상대를 뚫고 반대편에 착지해 무릎을 꿇고 있다.

피거품이 사방에 튀며 키네아스의 목이 날아가서 창문에 부딪치며 떨어진다. 쩡 거리는 소리가 뒤늦게 난다.

심장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피에르도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나는 땅에 엎어져있는 키네아스의 몸뚱이로 다가가 살펴보고 말한다.


“아, 아니.... 전설이라더니 어떻게 된 거야? 아니, 이게 뭐야!?”


피에르는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온다. 그러고는 광선검을 넘긴다.


“공주와 상호합의 하에 결투를 벌였고.... 그리고 승부가 났습니다.... 그것뿐입니다.... 저도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네요....”

“아, 아니? 이, 이제 어떻게 해? 어이, 에, 에자리아 씨? 이제 어떻게 해야 해...?”

“형님은 어떻게든 도망가십시오.... 저는 여기 남아서 죗값을 받겠습니다....”

“아, 아냐, 넌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 진정해.... 아...!”


그때였다. 방안의 어디선가 싸늘한 키네아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말, 건방짐이 하늘을 찌르는 자들이네....>


우리는 고개를 들고 방 안을 두리번거린다. 그때 키네아스의 목이 스르륵 돌아오더니 몸뚱아리와 합쳐져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는 공중에 떠서, 입을 벌려 방안에 흩어진 피를 빨아들인다.

나는 몸을 떨다가 아, 하고 입을 열었다.


“아, 이 공주님 배, 뱀파이어였잖아...! 죽지 않았던 거야...!”


공주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 고개를 까닥거리고는 바닥에 착지했다. 그리고는 땅에 떨어진 칼을 들었다. 다행이다.... 순간이지만 정말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어.... 나는 겨우 입을 열었다.


“그, 그럼 우리가 이긴 거죠? 우리를 풀어주시는 거죠?”

“아니, 이것 봐, 내 칼은 멀쩡하지 않은가?”


칼을 들어서 올려다보며 공주는 씨익 웃는다. 그게 무슨 소리야?


“자네의 빛의 검을 살펴보게.”


================================

[+11 광선검]

내구도 1/15

내용 : 레이저로 검신을 다진 절체절명의 무기.

상태이상 : 완파 직전이다.

================================


뭐...? 다 망가졌잖아!? 나는 당황해서 조금 쉰 목소리가 나와 버렸다.


“이... 이게 뭐야!? 칼이?”


공주가 씨익 웃더니 자신의 검을 허세어린 동작으로 칼집에 넣는다. 그리고는 말한다.


“내가 졌다고 보기엔 어려운 것 같네, 제군들.”


그때 에자리아가 소녀의 형상으로 나타나며 말한다.


“그렇다고 본인이 이겼다고 말하기도 어려워 보이는데? 너 말이야, 죽진 않았지만 내상을 입었잖아?”


순간 키네아스의 눈이 사납게 빛났다. 그녀는 에자리아를 쳐다보며 말한다.


“이 여성은 누군가?”

“나? 난 악마룡이야, 후후.”

“...당신들 정말 어수선하군. 그래. 비겼다고 해두도록.”


키네아스가 피에르에게 다가가 얼굴이 닿을 듯 눈을 가까이 대며 말한다.


“내가 이겼으면 자네를 흡혈귀로 만들어 시종으로 삼으려 했는데, 행운이 따른 줄 알게나. 앙?”


그러고는 다시 마녀의 웃음을 소리를 내며 문밖으로 사라졌다. 나는 일그러진 얼굴로 외쳤다.


“이게 뭐야! 아니, 그런데 피에르, 저 여자가 정말 실력이 좋은 건가? 광선검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

“이런 기괴한 검술은 처음 봅니다.... 저도 검이 망가진 줄 몰랐습니다. 저자의 공격이 흉측하다고는 느끼긴 했는데....”


에자리아가 끼어들었다.


“어이어이, 이제 알겠어. 당신들은 화력은 엄청난데, 방어력이랑 지혜, 식견이 부족한 상태네.


내가 눈을 야리며 말했다.


“함부로 기어오르지 마! 말했을 텐데...?”


여자는 웃으며 뒷짐을 지고 등을 보이며 말한다.


“아까도 피에르는 무기빨로 비벼볼 수 있었어. 아, 물론 상대가 저 엇박자 뱀파이어만 아니었으면 실제로 이겼겠지만....”


피에르가 묻는다.


“공주의 검술을 알고 있소?”


“글쎄요? 우리, 동맹을 맺는 게 어때, 일단? 그대들이 내 신체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면, 내가 참모가 되어줄게. 다만 서로 존중하는 상태에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한 상태로.”


그러면서 어느새 그녀가 내게 팔짱을 끼고 있다. 야릇한 향이 올라온다.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우리 밑천을 까라고...?”

“응, 자기야. 나도 다 밝혔잖아...! 너희가 어쩌다 미래에서 과거로 오게 되었는지를... 그 완드 뭔지. 그리고 과거의 당신들의 비밀을 말해줘. 그러면 내가 당신들의 전속변호사가 되어줄게. 웅?”


‘빌어먹을.... 공략본만 말소되지 않았어도.... 아니, 레이시아만 있었어도 이딴 사기꾼의 말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었을 텐데....’


뻔하다.... 이런 패턴 경험해본 적이 있다. 날 유혹하여 이래저래 이용하려는 거.... 이 악당들은 내가 쉽게 보이는 거다. 하지만 잘못 봤어.... 나도 몇 번 정도 죽어봐서 말이야.... 쉽게는 안 넘어갈 거야!

피에르가 날 쳐다본다. 제길. 그래, 넌 잃을 게 없겠지만.... 나는 내 신상을 다 공개해버리면, 잉여인 게 너무 티가 난단 말이다.... 그러면 진짜 잉여가 된다고. 그렇다고 뭔가 거짓정보를 만들어내기도 어렵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거절하겠어.... 다만, 내가 계속 고집을 부리면 민폐 같기도 하니까.... 룬은 피에르의 물건이었으니까.... 둘이 파티를 짜도록 해.... 피에르, 너의 정보는 공개해드려.... 그리고 저 분의 도움을 받아서, 이 탑을 탈출하라고.... 난 혼자 행동할게....”


쓸쓸하다. 레이시아가 없으니.... 이렇게 초라해지는 건가.... 마치 지구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때, 피에르가 말했다.


“아닙니다, 형님! 저는 형님에게 입은 커다란 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저 혼자 살 순 없습니다...! 형님이 고통의 길을 택한다면 저도 같이 죽을 각오를 할 겁니다! 저 용을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피에르가 에자리아를 쳐다보지 않고, 그녀에게 삿대질을 했다. 에자리아의 눈에서 결국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래. 그럼 지금처럼 계속 호캉스나 즐기든가.”


그렇게 룬이 되어 사라진다.

나와 피에르는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내리고 음울하게 바닥을 바라본다. 내가 말했다.


“지금.... 에자리아 때문에 우리가 악마룡과 연관되었다는 게 일단 다 들통 난 상태야.... 이제 대책을 세워야 해.... 재판에 넘어가거나 감옥에 끌려가거나 살해당할 가능성이 있어....”


피에르가 답한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자는 말씀이시군요.... 그 빛의 검은 고칠 수 없으신가요?”

“없어....”


갑자기 에자리아가 이런 대화까지 다 엿듣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화가 났다. 나는 이를 갈며 말한다.


“저 용을 어떻게 할지도 생각을 해봐야겠어. 이렇게 말다툼하며 서로의 사기를 저하시키기 보단 결단을 내려야할 것 같아. 룬을 저 타워 밖으로 던져 버려버리든가, 저 용을 아예 없애버리든가, 아니면... 저 용에게 정말로 투항을 하든가.... 피에르, 내게 빚졌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줘....아까의 마음만으로도 나는 정말 감동을 받았고, 용기를 얻었으니까.... 너 말이야.... 저 용이 필요하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검을 배우고 싶긴 합니다만.... 저 여자에게 굽실거리고 싶진 않네요.... 일단 우리의 힘만으로 여길 탈출합시다. 그렇다면 저 고룡의 입김도 약해질 거니까요. 그럼 또 알아서 길 겁니다.... 제가 조던 왕에게 알현을 요청하겠습니다.... 저는 그와 예전에 잘 맞았기 때문에.... 이야기를 할 기회만 얻는다면.... 오해를 풀고 감금을 해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호리타니카가 예전에 알던 6서클 마법사가 아니라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아까, 네 동료들이 조던 왕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것 같던데.... 우리가 미쳤다고 말이야.”

“제가 조던에게 편지 한 통을 쓰겠습니다.”

“...왕과의 친분에 자신이 있구먼?”

“우린 의형제였으니까요.”


하지만 역사는 이미 바뀌었지 않은가. 아니다, 지금으로선 뭐라도 해야 한다. 나는 품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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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파산-17 19.10.01 28 1 12쪽
54 파산-16 19.09.30 32 1 13쪽
53 파산-15 19.09.29 31 1 13쪽
52 파산-14 19.09.28 29 1 12쪽
51 파산-13 19.09.27 32 1 13쪽
50 파산-12 19.09.26 38 1 11쪽
49 파산-11 19.09.25 36 1 14쪽
48 파산-10 19.09.23 38 1 12쪽
47 파산-9 19.09.22 56 1 10쪽
46 파산-8 19.09.21 53 1 10쪽
» 파산-7 19.09.20 51 1 12쪽
44 파산-6 19.09.19 53 1 12쪽
43 파산-5 19.09.18 50 1 11쪽
42 파산-4 19.09.17 94 1 12쪽
41 파산-3 19.09.16 66 0 12쪽
40 파산-2 19.09.15 64 1 11쪽
39 파산-1 19.09.14 85 1 12쪽
38 심판-4 19.09.11 83 2 13쪽
37 심판-3 19.09.09 103 1 12쪽
36 심판-2 19.09.08 89 0 14쪽
35 심판-1 19.09.07 100 0 13쪽
34 도망가야 한다-27 19.09.06 90 1 10쪽
33 도망가야 한다-26 19.09.05 90 1 11쪽
32 도망가야 한다-25 19.09.04 96 1 10쪽
31 도망가야 한다-24 19.09.03 115 2 12쪽
30 도망가야 한다-23 +1 19.09.02 144 4 10쪽
29 선생님, 사랑해요.-2 19.09.01 124 2 10쪽
28 선생님, 사랑해요.-1 19.08.31 128 3 14쪽
27 부탁이야, 도망가-22 19.08.30 12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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