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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영업왕의 이세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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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작품등록일 :
2019.08.1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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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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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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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마왕군 사령관 (3)

DUMMY

“후우, 후우.”

[운동 부족이십니다.]

[저희 용족은 오크 조교의 특별 체력단련 프로그램을 저렴한 가격에 모시고 있습니다.]

“시끄러워.”


상당히 가파른 길이었다.

사실 피그의 지도와 무관하게 길을 찾아 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올라갈수록 고블린들의 사체가 점점 늘어났던 것이다. 그저 사체가 산적한 방향으로만 좇아가면 될 일이었다.

그 와중에 인간의 시체는 거의 없었다.


“이거 완전히 처참하게 밀렸나 본데? 뭔 고블린이 이렇게 많아?”

[저렴하니까요.]

[아마 저렴한 맛에 열심히 소환해 쓰다가]

“파산한 거로군.”

[그런 것 같습니다.]


알만 했다.

저글링도 계속 뽑으면 그게 다 돈이다. 효율 생각 않고 저가 유닛만 잔뜩 뽑아봐야 근육질 촌장과 마을의 숙련 모험가들에게 제물만 가져다 바치는 것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 와중에 빚더미는 점점 커져가고···.


[아, 조심하십시오.]

“어, 엇!?”


순간 김철수의 바로 앞에서 굉음과 함께 거대한 불길이 일었다.

정확히는 거대한 폭발이었다. 곳곳에 파편이 튀는 그 사이에 김철수는 본인의 몸이 산산조각 나는 최악의 고통을 경험하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에서는 비명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한발 늦었군요.]

[그러고 보니 히루스에게는 폭발 마법도 있었죠.]

‘너 이 새끼···!’


의식이 흐릿해지는 와중이었지만 빠른 속도로 자신의 몸이 재생되는 것을 느꼈다. 산산 조각이 났던 팔 다리가 다시 재생되면서 피부도 복구되고 있었다.


[<상급 치유>가 발동합니다.]

[조심하십시오.]

[공격이 계속될 듯합니다.]


김철수는 머리를 흔들며 흐릿해지던 의식의 끈을 다시 붙잡고 바짝 엎드려 자신의 몸을 살폈다. 걸쳤던 허름한 망토는 불타 없어졌지만, 몸과 턱시도가 완전히 복구된 뒤였다.


“비, 빌어먹을···.”


그러나 김철수 눈앞에서의 폭발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인간의 시체가 없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신체를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폭발시켜서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메시지는 김철수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바로 답을 내놓았다.


[이전까지 산에 폭발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아마 지금껏 아껴두었다가 이제야 전력을 쏟아 붓는 듯합니다.]

“아니, 하필. 도우러 오는 나한테 그 비장의 무기를 쓸 건 또 뭐래!!”

[···아마도 마왕님을 노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마을 모험가들이 걸려들었다면]

[전멸을 면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귀를 틀어막는 사이에 곳곳에서 폭발이 계속되었고, 산은 이제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 와중에 조교 출신 김철수는 이미 한번 폭발이 있었던 자신의 코앞의 폭발지에 배를 땅에 대고 바짝 엎드렸다. 각개전투 훈련장에서 수없이 취했던 자세.


연쇄 폭발은 곳곳에서 이루어졌지만 한번 폭발이 이루어진 자리에는 다시 터지지 않았다. 즉, 히루스도 정확히 표적을 보고 폭발 마법을 사용했다기보다는 부비트랩의 원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후욱, 후욱···. 빌어먹을. 빌어먹을!”


김철수의 몸은 완전히 복구되었지만 김철수가 느끼기에 문제는 신체 손상이 아니었다.

팔 다리가 폭발해 사라지는 고통, 몇 번 더 겪으면 정신이 붕괴될 것이다. 지금 당장 몸은 재생되었어도 온 몸이 그 통증을 기억하는 듯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얼마간의 엄청난 폭발이 이어지더니 곧 소리가 멈추었다. 하지만 그 대신 다른 종류의 미세한 땅울림이 김철수의 감각에 포착되었다. 폭발보다 파괴력은 적지만 훨씬 분산된 종류의 떨림, 부대의 발걸음.


[함정의 정석이로군요.]

[과연 마왕군 사령관 출신.]

[지금껏 마을 모험가들에게 당한 것도 사실은···.]

“너 즐기는 거 같다? 이게 재미있냐?”

[예.]

[정말 흥미로운 광경입니다.]

[이 책략은···]

“도와줄 거 아니면 되도 않는 분석 때려 쳐!”


김철수는 곧 위쪽에서부터 열 지어 내려오는 무리를 볼 수 있었다.

뚜벅 뚜벅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놈들.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딱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녀석들은 썩기 일보 직전의 천 쪼가리를 걸쳤거나 아예 발가벗고 있었다. 발에는 두터운 장화 같은 것을 신고 있어 발소리가 울려왔다.


“저게··· 뭐야.”


고블린을 생각했던 김철수는 놈들을 보면서 히루스의 주특기라고 했던 ‘강생술’을 떠올렸다. ‘스켈레톤’ 그리고 ‘좀비’. 살점이 조금도 남지 않으면 스켈레톤이고, 썩어문드러진 살점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것은 좀비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김철수의 눈에 보이는 놈들은 스켈레톤과 좀비들이 마구 섞인, 그냥 시체 떼였다.

그 와중에 죽은 고블린 사체가 뒤섞여있었다.


“서, 설마···!”

[네, 맞습니다.]

[아마 올라오면서 보았던 고블린 사체들에 대한 노림수가 여기 있었던 듯합니다.]


김철수가 이미 지나온 아래쪽에서도 끔찍한 웅얼거림과 발소리가 들려왔다.


“빌어먹을···. 이걸 위해서 그렇게 파산할 때까지 고블린을···.”

[최대한의 시체와 마력을 모으고]

[화력을 최대한 집중시켜 방심한 인간들을 완전히 쓸어버리겠다는 계획입니다.]

[훌륭한 계책이었는데 엉뚱하게 마왕님이 걸리셨군요.]


눈에 띄게 감탄하는 메시지와 무관하게 김철수는 지금 머릿속이 복잡해진 상태였다.

자포자기의 마족 늙은이를 생각했건만, 이건 오히려 무섭게 독을 품은 괴물이었다. 피그에 이어 메시지까지 정보를 부족하게 전달하면서 김철수는 연달아 상황을 오판한 꼴이었다.


사실 피그나 메시지의 탓은 아니었다.

마왕군 ‘사령관’이라고 했다. 대강 듣기에도 일개 졸병에 붙일 명칭은 아닐 터.


‘너무 방심했어. 제기랄.’


김철수는 피그와 농촌마을에서의 성공 때문에 너무 자신만만해진 스스로를 질책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감상에 빠지기에도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 쪽에서는 거대한 종소리가 다시 울리고 있었다. 조금 전의 연달은 폭발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봐, 메시지. 너도 잘난 용족이라고 했고, 꽤나 전략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네, 약간은.]

[방해되니까 지금은 말 걸지 마세요.]

‘이 빌어먹을 새끼가.’


김철수는 속으로 쌍욕을 하는 와중에도 일단 하나라도 정보가 필요한 쪽이었기에 메시지의 건방짐을 무시하고 황급히 매달렸다.


“웃기지 말고 빨리 말해봐. 지금 네가 볼 때 승산은 어느 쪽이야. 마을이야, 아님 히루스야?”

[히루스의 작전이 먹혔다면 마을 사람들은 무조건 전멸했을 겁니다.]

[하지만 마왕님의 개입으로 작전은 이미 실패했습니다.]

“그건 이미 알아. 그래서 결과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히루스의 기량이 생각보다 뛰어나기에···.]

“그래, 물어본 내가 잘못했다. 이 새끼야.”


하나마나 한 대답에 김철수가 욕설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히루스가 거느리는 시체 병사들이 김철수의 눈앞에 도열해 서있었다.

한편, 뒤쪽에서도 고블린 시체 병사들이 다가와 김철수를 중심으로 겹겹이 포위망을 형성했다. 족히 수백 이상은 되어 보이는 대규모 병력들이었다.


‘빌어먹을···.’


그 와중에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비릿한 피와 썩은 피부들이 뒤섞여 만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죽음의 냄새였다.


김철수를 포위한 시체 병사들은 김철수를 공허한 눈 혹은 텅 빈 눈알 구멍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조금 뒤, 놈들의 썩어문드러진 입들이 동시에 열렸다. 마치 합창하듯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누구냐···?”


김철수는 숨을 가다듬으며 당당하게 앞쪽을 노려보았다. 온몸의 세포가 벌떡 일어나 다 같이 이 상황을 주시하는 것 같았다.

그 누구보다 소시민이었지만 어쩌다보니 군대에서 조교를 맡았고, 영업사원으로 판매왕까지 먹은 남자.

그 와중에 키워놓은 촉이 경고했다.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


불로불사? 회복? 그런 건 다 의미 없다. 아까와 같은 폭발, 죽음의 고통. 정신이 붕괴된 채 껍질만 남는 것은 곧 죽는 것과 같다.

김철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최대한 낮은 톤의 목소리를 내려 했다.


“나는 988대 마왕 김철수. 히루스를 만나러 왔다.”


그 와중에 <위압>을 발동했고 미세하게 시체 병사들이 몸을 떨었다.


[죽은 자들에게는 <위압>이 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김철수가 그런 능력을 쓸 수 있다는 걸 과시하는 게 지금은 중요했다. 동시에 검은 기운을 뿜어내며 흡혈 박쥐들을 소환해냈다.

이미 피가 죄다 말라버린 놈들에게 박쥐는 무력할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허장성세라도 필요했으니까 말이다.

김철수에게는 기나긴 긴장의 기다림. 곧 시체 병사들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에 무엇 하러 왔느냐? 너로 인해 나의··· 계획이 어그러졌다.”

“대화가 하고 싶다. 앞으로 벌어질 전투에 대해서.”

“건방지군!!”


히루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목소리에서 명백한 분노가 느껴졌다. 박쥐들이 동요하며 김철수의 등 뒤로 모여들었다.


‘야, 너희들이 어그로를 끌어도 모자랄 판에 겁을 먹고 내 뒤로 숨냐?’


히루스의 분노는 사실 당연했다. 침입할 인간들을 단박에 전멸시키기 위해 준비해둔 트랩들을 웬 이방인 하나가 와서 전부 발동시켜버렸다.

히루스의 계획은 사활을 건 승부였다.

고블린들을 마구 뽑아 마을 사람들을 도발하면서 일부러 밀리는 척 하며 시체를 모은다. 이후 때가 오면 폭발과 모아둔 시체 병사들의 포위 공격으로 방심한 인간들을 전멸시킨 뒤, 그들을 충실한 종으로 만든다. 그렇게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나면 마을을 전부 약탈하여 빚을 갚고 인간을 없애기 위한 첫 번째 기지로 삼는다.


하지만 계획은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졌다. 마왕을 자처하는 애송이로 인해.

이제 히루스에게 선택 가능한 선택지는 마을 인간들과의 전면전뿐이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가? 너 때문에··· 너 때문에···!”

“······.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미안하게 됐어.”

“집어치워라. 아직 내가 진 게 아니야! 네놈이 마왕님의 후손이라면, 나와 함께 싸워라. 그리고 증명해라!”


시체 병사들이 마치 위협하듯이 김철수를 향해 느릿느릿 다가왔고 포위망이 좁혀졌다. 죽음의 냄새가 김철수의 코를 찌르면서 구역질이 올라왔다.


“미안하지만 그건 어렵겠는데.”

“네놈······!!!”


산 아래쪽으로 줄지어 올라오는 불꽃, 횃불들이 보였다. 마을 촌장과 모험가들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낌새를 본 히루스 역시 다급해진 것 같았다.


“네놈도 마족이라면! 더구나 마왕이라면 나와···”

“한때 마왕군 사령관이었다지, 히루스?”

“······.”

“이번 전투는 포기하도록 해. 지금 네가 하는 짓들은 전부 의미 없는 발버둥이야.”

“뭐가 어쩌고 어째?”

[네?]

[지금 상황을 제대로 이해 못하신 것 같습니다만···.]

[마왕님이 매우 불리한 상황입니다.]


히루스 뿐만 아니라 아니라 메시지도 황당해하고 있었다.

김철수는 침을 삼키면서 말을 이었다.


“이번 밤의 전투는 내가 막아주지. 우리 둘 사이에 깊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으니 말이야.”

“···됐다, 네놈의 허튼 생각 따위 더 들을 마음 없으니!”


히루스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 시체 병사들이 저마다 몽둥이나 날붙이를 들고 흉흉하게 김철수를 향해 다가왔다.


“히루스! 인간을 지배하고 싶다면··· 나의 말을 들어라! 너의 이런 방식은 그저 하루하루 연명하기 위한 몸부림에 불과해!”

“···허튼 소리.”


시체 병사들이 이제 코앞까지 다가왔다. 김철수 주변의 박쥐들이 흩어져 녀석들에게 몸을 부딪혔지만 시체 병사들은 묵묵히 무기를 휘두르며 박쥐들을 해치고 걸어왔다.


“나에게는 계획이 있다! 인간 전부를 무릎 꿇릴 거다!”


몸을 부딪치던 박쥐들은 허무하게 검은 기운이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시체 병사들은 거의 타격을 받지 않는 듯 뚜벅뚜벅 걸어왔다.

가장 먼저 김철수의 앞에 도달한 좀비 병사가 날붙이를 들어올렸다. 놈의 얼굴은 절반이 함몰되어 있었다. 무너진 광산에서 목숨을 잃은 광부일까. 놈의 날붙이가 김철수의 목 부위를 향했다.

그러나 김철수는 이를 막거나 피하지도 않은 채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히루스! 난 다 알아! 네 놈이 지금 이러는 건 용족 때문이잖아! 내 말이 틀렸나, 히루스! 넌 용족에게 무릎 꿇은 거다!”

[대체 그게 무슨···.]


순간 김철수의 목을 향해 날아오던 날붙이가 멈춰 섰다. 뿐만 아니라 모든 시체 병사의 움직임도 멎었다.

그 와중에 푸드덕거리던 박쥐 하나가 김철수를 노리던 좀비 병사의 흉측한 얼굴에 몸통 박치기를 가했다. 그러자 박쥐는 검은 기운으로 변해 흩어졌고, 좀비 병사의 얼굴이 땅에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그러면서 그 몸이 뒤로 풀썩 넘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름 (Lv) : 김철수 (Lv.2)]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텔레포트>: 원하는 위치로 순간이동이 가능합니다. 거리에 따라 마력 소비에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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