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이세계물리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펜맨
작품등록일 :
2019.08.13 19:50
최근연재일 :
2020.01.05 06:0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242
추천수 :
21
글자수 :
54,002

작성
19.10.03 17:05
조회
72
추천
1
글자
9쪽

일주일 2

DUMMY

에버릭왕립마법학교는 뭐든 크다.

학교건물은 어느 대공작의 성이었다.

모종의 이유로 공작이 실종되고 성은 버려졌다. 오랜 뒤, 정복왕 에버릭이 고(故)성을 뜯어고쳐 학교로 만들었다.

때문에 학생식당마저 웅장했다.

높은 천장의 금빛 샹드리에, 벽을 수놓은벽화, 창문의 스테인글라스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순간순간 다른 빛을 낸다. 대연회장이었을까?


루지아는 지난 일주일간 이 곳에서만 비우그를 볼 수 있었다. 비우그는 요리사 본쿡과 농담을 하며 거대한 그릇에 담긴 통구이같은 걸 먹고 있었다.


"비우그!"


이름을 부르면 움추리던 비우그는 온데간데없고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었다.

본쿡은 웃음을 거두고 조리실로 돌아갔다.


"어쩔 셈이야?"

"루지아, 뭘?"

"내일이라고 내일! 준비는 다 된거야?"

"내일? 생일인가?"

"이 바보야! 던링 던링! 내일 바로 실습시험이라고! 도대체 이건 왜 안 읽어본거야!"

"아 그거 내꺼였나?"


던링 교수는 기습적으로 실습시험을 예고했다.

던링의 실습시험은 악명높기로 유명한데, 점수를 적게 주는게 문제가 아니라 위험하기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겔 교장이 직접 그 횟수를 학기 당 3회 이하로 제한했다.


"니꺼였냐고? 니꺼야 니꺼! 뭐가 그렇게 여유로운거야! 이 내용 읽어보긴 한거야? 침대 위에 그대로 있던데, 어젯밤에 기숙사 오긴 왔어?"

"갔지, 한 번 훑어봤어."

"훑어봐? 지금 던링이 얼마나 이를 갈고 있는데! 수업하다가도 자꾸 창문만 쳐다봐! 그게 뭔 뜻인지 알아?"

"여자친구랑 헤어지기라도 했나보군."


조리실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루지아가 조리실을 째려보고나서야 본쿡의 웃음소리가 그쳤다.


"안되겠다. 아직 무리야. 어,어서 어서 피그먼드 교수님께 가서 일주일만 더 쉬게 해달라고하자 응? 안돼 이건."

"피그먼드 교수말인가? 새벽에 만났지. 오늘 누구더라. 그.. 누구지."

"에드리아 공주님, 비우그."


본쿡이 대신 생각해내주었다.


"그래, 에드리아! 에드리아라는 애를 왕진하러 간다더군."

"없어? 지금 학교에 없다고?"

"왕성에 가는 김에 며칠 있다 온다했어."

"잠깐, 너 지금 공주님을 존칭없이 그냥 부른거야? 너 이.."

"아! 공주, 에드리아 공주 그래 하하하 재밌군. 자네도 이참에 공주하는건 어떤가 루지아 공주마마."

"그딴 반역행위는 네 할머니대에서 끝내!"

"...?"

"아.. 미안해 비우그.. 말이 헛나왔어, 절대 널 비하하려고 한게 아니라.. 너에게 상처 될 말을 했어."

"무뮤.. 뭐더라. 할머니 성함이?"

"뮬게른..?"

"그렇지, 니체르니아 뮬게른. 특이한 이름은 외우기 어렵지만 한 번 외우면 잊기 힘든 장점도 있지. 외웠네 그 사실도, 내 할머니 뮬게른이 극도패악한 행위로 왕국을 큰 혼란에 빠트렸다고. 비판하는 걸 두려워하지마. 누군가에게 미움 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는 법이야."


본쿡이 조리실에서 큰 가방를 꺼내왔다.


"읏챠, 비우그, 여기 준비되었어."

"고맙습니다."


가방에서 고소한 향이 났다.

루지아가 비우그를 잡았다.


"또 가는거야? 내일이라고 시험이.."

"내일 오전 9시, 집결장소는 본관 정문, 늦지않게 올께."

"시험통보문 읽은거 맞구나.."


비우그가 다가와 가방을 짊어졌다.


"무리하지마."

"그래."

"이거 안 챙겨가? 실습시험 내용이 뭔지 몰라서 선배들이 치뤘던 실습시험 기록, 내가 필사해온거야."

"어제 다 훑어봤다니까."


비우그가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톡톡쳤다.

루지아는 눈을 깜빡였다.


'비우그가 나보다 컸었어? 어깨가 저렇게 넓고?'


"이거 받거라."

"어억"

"뭘 그렇게 놀래누?"

"비우그는요?"

"멍때리긴, 아까 갔어."

"이건 뭐예요?"

"애플파이, 너가 올거라고 구워주라던데."

"예?"

"예는 무슨, 매일 이 시간마다 비우그 보러와놓곤."

"그랬나요 제가.."

"그랬지, 곧 다음 강의시간아닌가? 읏챠, 난 슬슬 점심준비나 해볼까."

"저기, 본쿡 아저씨."

"응?"

"비우그.. 원래 저렇게 키가 컸나요?"

"음..흐음, 멀대같이 크긴 했지않나? 자세가 발라진건가.. 모르겠구나 니 나이때 남자애들은 하루가 다르게 크니, 하하하 다 이 몸이 잘 먹인 덕이지 뭐겠냐! 너도 농땡이 부릴 생각말고 어서 교실로 가거렴."

"파이, 감사해요.."



***



"몸 조심하거라!"


학교 북문을 지키는 가디언들이었다.

비우그는 손을 흔들다가 뒤돌아 내달렸다.


심폐는 크게 확장되었다.

등근육이 올라붙었다.

허리뼈도 바로 맞추었다.


무도가 이태산은 여든평생동안 무의 길을 걸었다. 그에게 열 여섯짜리 사춘기 소년의 몸은 잘 달리는 준마였고, 그의 기마술은 인류사에 기록될 정도로 절정이었다.


골반과 어깨가 앞뒤로 크게 반동하며 뜀박질했다. 누군가 이 달리기를 보았다면 인외종의 어떤 괴물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빨랐다. 그 모습을 누군가 볼 일은 없었다.

비우그가 달리는 곳은 하만숲,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금지였다.


이태산은 많은 별장을 소유했었는데, 대부분 하만숲처럼 나무가 우거지고 호수나 폭포같은 게 있는 숲이었다.

처음 하만숲을 들어선 건 그런 취향 때문이었다.


'거긴 왕의 휴가지에요. 선대왕은 즐겨오셨지만.. 뭐, 괜찮을 것 같네요?'


안 괜찮다. 엄격하게 보면 왕명으로 금지된 구역을 출입하는 것만으로도 반역이다. 미겔 교장은 지위와 어울리지않게 비우그의 비행을 거들었다.


"멈춰라!"


숲 안 쪽으로 어느정도 들어서자 덩치가 바위같은 남자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가디언 치프님"

"또 왔군."

"여깄습니다."


둘은 자연스럽게 양피지 두루마리를 주고 받았다.


"교육책임자 미귤러스 단튼, 외부활동학습자 3학년 비우그, 오늘은 약초 채집이네? 교장은 그런 일을 자네같이 어린학생에게 시키는가?"

"교장선생님의 생각은 저도 잘 알수가 없어서요."


비우그가 멍청하게 웃었다.

지난 일주일간, 태산은 완벽히 비우그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


"웃긴, 너도 어느 가문의 한량인진 모르겠지만 자기 의지를 가지고 살어라. 비싼 학비 쏟으며 젊음을 축내는 바보짓거리말고."

"옙! 가르침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전에 왕실기사단의 일원이였다나.. 이 남자는 도대체 뭔 사고를 쳤길래 이런 휴가지로 좌천됐는진 알 길이 없다.


"시간은 알지?"

"오후 일몰이 지기 전까지!"

"폐하의 사유지에 발자국 남기는 일 없도록, 통과."

"감사합니다. 히히"


잘 닦인 넓은 길 끝에는 만화에나 나올 법한 잔디밭과 작은 궁전을 옮겨둔 듯한 왕의 별장이 보인다. 비우그는 그 곳에는 시선도 주지않고 대로 옆으로 삐죽 들어간 오솔길로 발을 옮겼다.

비우그의 모습이 숲 속으로 사라지자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저 반푼이 놈은 이딴 숲구석이 뭐가 좋다고 매일 와?"


비우그는 한참을 달렸다.

새소리와 바람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깊은 숲 안 쪽까지 들어섰다.

이세계의 자연과 지구의 자연은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특이점이라면 있었다.


"대충 도착한 것 같은데.."


비우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미소지었다.

시선의 끝에는 아름드리 검은 나무가 있었다. 주변 나무와는 재질, 잎새 전체가 다른 이질적인 모양새였다.


"이보게! 나선생!"


비우그가 큰소리로 부르며 나무로 다가갔다.

숲 전체가 울렁거릴 정도로 큰바람이 불었다.


"이봐, 나선생. 나 왔다니까?"


비우그는 검은 나무를 퉁퉁 쳤다.


"아직 자나?"


나무를 빙빙돌며 쳐댔다.

한 바퀴를 다 돌 때쯤, 전에는 없던 긴 나뭇가지가 비우그의 머리맡까지 내려와 있었다.


"그으...마안..."


나무기둥 안 쪽에서 음성이 들렸다.


"허허허 안 자고 있을 줄 알았다니까!"


비우그의 머리 위로 도토리가 우두두 떨어진다.


"선물인가? 고맙네!"


비우그는 도토리를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자게...내버려...둬줘...일주...일..째..야..."

"허허 섭섭하군! 나도 내일부턴 바빠질 것 같아, 자주 못 올거네!"

"정..말인가?"


나무의 목소리가 묘하게 빨라졌다.


"그렇다는군, 학교에는 일정이라는게 있어서, 앞으로 찾아오는 것도 그리 자주는 안되고.. 어떻게 밤에 출입할 방법을 찾는다면 걱정없겠지만 말이지."

"그..방법...못찾으...면 좋겠..군..."

"마음에도 없는 말하긴, 아! 그렇지."


비우그는 배낭에서 구슬을 꺼냈다.

구슬 속 작은 미겔은 벌써 감동에 벅찬 표정으로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


"지고하신 목계 정령님을 다시 뵙게 되어 영광이어요. 미귤러스 단튼, 쪼개져 나온 인격체지만 정령님의 성언을 직접 들을 수 있어 감개무량해요."


구슬 속 미겔은 거의 눈물마저 흘릴 지경이었다.

검은나무에게서 따스한 바람이 풍겨져나왔다.

그 나름대로의 한숨이었다.


"수..다...쟁이들..."


백 여년 간 단잠에 빠져있던 엔트는 요 며칠간 깊은 잠에 빠지지 못했다.

이유는 이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비우그라는 소년때문.

'이.. 이상한... 인족 생명체에게는.. 지고신에게... 축복받은 마나가 통하지않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물리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덧붙일글들 20.01.05 10 0 13쪽
12 10 19.10.16 54 1 10쪽
11 퍼스트툼 시험 3 19.10.16 47 1 10쪽
10 퍼스트툼 시험 2 19.10.16 43 1 11쪽
9 퍼스트툼 시험 1 19.10.16 84 1 10쪽
8 일주일 3 19.10.05 66 1 10쪽
» 일주일 2 19.10.03 73 1 9쪽
6 일주일 1 19.10.03 73 1 10쪽
5 다시, 무의 길로! +1 19.10.03 86 3 10쪽
4 여학생기숙사? 19.09.12 120 2 9쪽
3 교장실에서 19.09.12 152 2 9쪽
2 '무의 길'을 걷는 자 19.09.12 212 3 9쪽
1 IMF 본부 발 긴급협조요청서 +1 19.09.12 223 4 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펜맨'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