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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흡혈 99999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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쏑꾱
작품등록일 :
2019.08.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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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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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 나 혼자 딜탱힐

DUMMY

딸깍.

치익―

언제나 기분 좋은 맥주 캔 따는 소리.

협회에 빨대를 제대로 꽂은 후, 집에 와서 샤워를 뚝딱 끝내고 맥주까지 따자 머릿속이 맑아졌다.


“상태창.”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해도 되지만, 일부로 기분을 내기 위해 상태창을 불러 본다.


촤르륵―


[과거의 권능 중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파괴 / 지배 / 변형 / 마법 / 탐욕]


이제 슬슬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었다.

맥주를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신중하게 고민을 거듭했다.

그나마 [파괴]나 [변형], [마법] 쪽은 대충 감이 오는데, [지배]나 [탐욕] 같은 건 잘 모르겠다.


꿀꺽.


차가운 맥주를 몇 번이고 넘기고 나서야, 나는 겨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는데, 도박성 짙은 선택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처음엔 그냥 무난하게 [마법]을 선택하려고 했는데, 뭔가 아쉬웠다.

차라리 역발상으로, 아예 감도 안 오는 [탐욕]을 선택해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 살다 보면 욕심을 좀 부려야 할 때도 있는 법! [탐욕]이다! 이걸로 가자!’


나는 [탐욕] 창을 클릭했다.


―당신은 탐욕의 권능을 선택하셨습니다.

―뱀파이어는 언제나 피에 굶주려 있습니다. 더 많은 피를 원하는 것은 흡혈군주의 본능이자, 그 장대한 힘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파앗!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붉은 빛이 내 눈을 덮었다.


“!”


시야가 붉어졌다.

동시에 이상한 굶주림이 느껴졌다. 분명 저녁도 먹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배가 고픈 걸까?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시야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고, 방금 전의 그 알 수 없는 허기도 사라졌다.


방금 뭐였지.

고개를 한 번 갸우뚱했다. 뭐 부작용 같은 것도 있는 걸까?

하지만 그걸 신경 쓸 틈은 없었다.


―이제 당신은 피에 대한 [탐욕]으로 물들었습니다.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들은, 더 이상 단순한 흡혈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더,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됩니다.

―상대의 체력을 50% 이상 빼앗아 올 시, 일시적으로 상대의 고유 능력을 획득합니다. (지속시간: 1분)


‘우왓!’


생각 외로 정말 좋은 능력을 손에 넣었다.

상대의 고유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니?

피를 50%나 빨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명색이 흡혈군주인데 그 정도는 흡혈 가능하지.


‘지속 시간 1분인 게 좀 아쉽긴 하다.’


그렇지만 일회성 능력인 건 좀 아쉽다.

뭐 더 강화하거나 할 수는 없는 건가?

나는 아쉬운 마음에 상태 메시지를 위아래로 스크롤하면서 살펴봤다.

그러니, 맨 밑줄에 한 문장이 눈에 띄었다.


―TIP: 한 번 선택한 권능을 다시 선택할 경우, 권능이 강화됩니다.


‘오호라.’


권능은 강화시킬 수도 있다. 좋은 정보 하나 더 얻었고.


‘하여튼 생각보다 소득이 컸네.’


기분 좋게 맥주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털어 넣었다.

지금 이 순간엔, 싸구려 맥주라도 고오급 샴페인과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캬아!”


아직 다른 4가지의 권능은 알 수 없었지만, 어쩐지 퍼즐 조각을 하나 맞춘 느낌이 났다.

나는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피만 빨면 강해져.’


그게 내가 강해지는 방식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보자.”


밤 운동을 갈 시간이었다.


* * *


딸랑!


익숙하게 체육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아, 오셨어요?”


근데 어째, 비어 있어야 할 체육관에 사람이 있다.


“어? 넌?”

“형은 여기 있을 줄 알았죠. 역시 헌터 응시시험 마친 날 밤에도 헬스를 하다니. 근손실 우려를 염두에 둔 거죠? 하여간 진정한 헬창······.”


헌터 시험장에서 만났던 한 살 아래의 동생, 강유혁이었다.

그는 뭐가 그리 좋은지 입가에 한껏 웃음을 머금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네가 웬일이야?”

“그게, 저도 밤에 운동하려고요. 밤에 딱히 할 것도 없고, 형이랑 이야기도 좀 나누고 싶고, 그래서요.”

“······그래라, 그럼.”


나는 평소 열심히 치던 샌드백으로 향했다.

글러브를 끼고, 미친 듯 샌드백을 연타했다.

파앙! 파앙!

묵직한 소리와 함께 무거운 샌드백이 양옆으로 요동쳤다.


“우와······.”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강유혁이, 슬그머니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 정도 속도랑 힘이면, 이번 헌터 시험도 가뿐하게 통과했겠는데요?”

“아니, 망쳤어.”

“왜요?”


나는 샌드백에 마지막 한 방을 꽂아 넣은 뒤, 땀을 닦으며 자초지종을 이야기해줬다.

자세한 건 이야기 안 했다. 무슨 오류가 발생해서 시험이 중단되었다는 것만 이야기했다.

그 오류를 발생시킨 범인이 나라고는 얘기 못 하지.


“헐······진짜요? 어떡해요? 보상 같은 건 없대요?”

“아, 현진우가 직접 협회에 추천서를 써 주긴 한다는데―”

“네??? 현진우요? 설마 그 S급 7위 헌터 대마법사요? 그 사람이 추천서를요?”

“어, 그 사람.”

“대박······그 정도 보상이면 헌터 시험 광탈해도 상관없을 정도잖아요.”

“그 정도야?”

“그렇죠. 네임밸류가 엄청난데.”


하긴 그렇겠지.

뭐, 내게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그 천하의 현진우가 이름까지 걸어가며 신신당부했을 정도니.

모쪼록 결과는 잘 나올 것 같았다.

만약 결과가 안 좋다고 해도 아쉬운 건 없었다. S급 헌터에게 눈도장을 받은 것만 해도 이득인 데다, 특별 보상으로 탐욕의 권능까지 얻었다.

이 정도면 뭘 해도 이득 아닌가?


‘결론은 내가 기분 나쁠 건 없다 이거지.’


그래서 이렇게 맘 졸이지 않고 운동에 열중할 수 있는 거다.

나는 목검을 들어 올렸다.

기세 좋게 기본 동작 연마를 시작하려는데.


“잠깐만요. 형, 운동하려는데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진짜 마지막 질문.”


또 강유혁이 말을 걸었다.

슬슬 귀찮아졌지만, 마지막 질문이라니까 대답해 주자.


“뭔데?”

“그럼······최종 결과는 어떻게 나왔어요?”

“뭔 최종 결과? 나 오류 땜에 광탈했다니까?”

“아뇨, 그래도 형이 클리어한 지점이 있을 거 아녜요.”

“아, 그거? 나 2단계 클리어하고 튕겼지.”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해 줬는데, 강유혁의 눈이 실시간으로 확장되었다.


“······2단계요?”

“그래, 2단계.”

“2단계에서 탈락이 아니라, 2단계 클리어?”

“응.”

“뭐야.”


그는 곧장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검색하더니, 화면을 내게 보여줬다.

인터넷 뉴스 화면이었다.


[불붙은 헌터 응시시험 난이도······협회 ‘당황’]

[이번 헌터 시험은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며······역대 최저 합격점을 기록했다.]


이게 뭐 어쨌다는 거지?

나는 기사를 더 읽었다.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오늘 오후 9시, 협회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합격점은 ‘2단계 클리어’, 즉, 2단계만 클리어해도 F급 헌터로서 데뷔할 수 있다.]


응?

그럼 나, 합격?

예기치도 못한 결과에, 눈이 가늘어졌다.


“현진우 추천서든 뭐든, 형 그냥 합격인데요?”


나보다 더 놀란 건 강유혁이었다.


“뭐야, 나는 광탈했다기에 당연히 1단계 탈락인 줄 알았더니만······형, 나랑 동점이잖아요?”


그는 허탈한 듯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확실히 2단계부터 난이도가 엄청 상승했긴 했지만······이건 좀 의외인걸.’


솔직히 2단계, 어렵기는 어려웠다.

근데 엄청나게 힘들다고 느껴지는 상대는 아니었다.

좀 많이 맞긴 맞았지만, 다시 흡혈해서 결과는 100%의 체력으로 승리했으니까.

솔직히 그 기세였으면 3, 4단계도 해볼 만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정작 3년 간 열심히 수련한 헌터시험 응시생들은 대부분이 2단계도 클리어하지 못하고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게 요새 F급 헌터 수준인 건가?’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거, 생각보다 올라가는 속도가 빠를 것 같은데.


“형은 놀랍지도 않아요?”

“아니, 놀랬는데?”

“근데 크게 놀라진 않았잖아요. 이럴 줄 알았다는 것처럼.”

“알고 있었다기보다는, 원래 자신이 좀 있었던 터라.”

“근거 있는 자신감, 지리네요.”


강유혁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럼 형, 내일이라도 당장 가서 헌터증 발급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지.”

“내일 협회로 같이 가서 헌터증 발급받을래요?”

“나야 좋지. 근데 왜 이렇게 급해?”

“아, 저는 지금 좀 급전이 필요해서······빨리 던전이나 돌려고요.”


짐짓 장난스럽게 말하는 강유혁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녀석의 눈에 불안한 빛이 어린 것을 보았다.


‘돈이 많이 급한가 보네. 뭐 불법 대출이라도 받은 건 아니겠지?’


사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녀석이지만, 어쩐지 좀 걱정이 되었다.


“그럼 내일 헌터증 받자마자 바로 던전 레이드 돌 거야?”

“네. 그러려고요.”

“괜찮겠냐. 헌터 등록한지 첫날 만에 던전, 위험할 텐데.”

“좀 위험해도 해야죠.”

“흐음······. 뭐, 네 선택이니까 존중한다.”

“형도 같이 갈래요?”

“아니, 난 좀 나중에.”

“······그래요.”


맘 같아서는 같이 가 주고 싶지만, 나는 조금 더 수련을 하고 던전이나 게이트를 공략할 생각이었기에 단호하게 거절했다.


다른 사람 때문에 내 계획을 수정할 수는 없으니까.


‘미안하다.’


풀이 좀 죽은 듯한 강유혁을 보며 좀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너 하나 때문에 던전을 일찍 들어가긴 좀 그러네.

당위성이 없다. 당위성이.


그때.


―흡혈군주여, 첫 일반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오, 일반 퀘스트? 히든 퀘스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일반도 있었구나?’


―퀘스트: 사냥에 나선 뱀파이어

―조건: 현재 시부터 24시간 이내, 1개 던전 클리어 (단, 2명 이하 인원으로.)

―보상: 피와 희생의 서약서

―“뱀파이어가 첫 사냥에 나섰습니다. 목적은 단 하나, 끔찍하고 역겨운 고서를 찾기 위해서죠. 그 책에는 놀라운 혈마법의 힘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Y / N] (시간제한 1분)


‘오잉?’


당위성이 생겼다.

퀘스트를 깨면 혈마법의 힘이 깃든 고서를 준단다. 이거이거, 꼭 얻어야 할 것 같은 템이었다.

게다가 또, 새로 받은 탐욕의 권능도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여기다 추가로, 강유혁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기회다.

이를테면 일석삼조.


"크흠."


나는 바로 태세 전환을 시전했다.


“하자.”

“네?”

“던전 공략, 같이 하자고.”

“둘만요?”

“응.”

“방금은 조금 더 수련하고 간다더니······갑자기? 그것도 둘이서요?”

“응.”

“형, 포지션 뭔데요.”

“딜러.”

“저도 딜러인데, 탱커 없어도 돼요?”

“내가 탱커 하지 뭐.”

“딜러인데, 탱커 역할까지 하겠다고요?”

“그래.”


나는 처맞는 거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지.

다시 회복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근데 딜 넣는 것도 잘해.


“형 혼자 딜탱 가능?”


딜러+탱커? 아니지.

딜러+탱커+힐러.

나 혼자 딜탱힐 가능.


“가능.”


나는 씩 웃으며 퀘스트 수락 버튼을 눌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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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6 - 죄송한데 빨대 좀 꽂을게요 (2) +3 19.08.18 364 19 11쪽
6 005 - 죄송한데 빨대 좀 꽂을게요 (1) +4 19.08.17 435 23 10쪽
5 004 - 헌터 도전 +3 19.08.16 471 21 12쪽
4 003 - 슬슬 시동 좀 걸어볼까. +1 19.08.15 511 22 10쪽
3 002 - 내게는 잡템도 개사기! +6 19.08.14 568 25 13쪽
2 001 - 각성 +3 19.08.14 594 22 9쪽
1 000 - 프롤로그 +2 19.08.14 601 1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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