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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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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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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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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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4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3)

DUMMY

@@@


믿을 수 없었다.


눈앞에서 마룡이 내려와 고기경단을 먹기 시작하더니, 다 먹고 나서 만족한 표정으로 배를 두드리며 얌전해지는 모습을 보았다.


황제는 만약 작전이 틀어지면 자신의 생명력을 깎아서 금단의 요정 3대 마법으로 마룡과 같이 봉인 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희생으로 모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고작 맛있는 식사로 이렇게 상황이 돌아가게 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말없이 이 광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난동을 멈추어 달라?」


“방금 전까지 날아올라서 그 입에서 나오는 불길로 도시를 파괴하고 다녔잖습니까.”


「배고파서 눈에 뵈는 게 없었거든. 내가 밥을 먹는 걸 방해하는 것들은 모조리 해치웠지. 그게 왜?」


드래곤의 풍채에도 류금수는 꿇리지 않았다.


“당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다쳤습니다.”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하지? 난 마룡 데스페라디오스. 너 같이 조그마한 미물에게 명령 받을 그런 입장이 아니라고. 왜? 널 먹어줄까?」


마룡은 그 얼굴을 류금수에게 가까이 들이댔다.


‘틀린 건가. 역시 짐이 나서야······.’


황제는 가슴을 조마조마하며 금단의 요정마법을 써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류금수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게 정리되었다.


“먹을 테면 먹어 보십시오. 두 번 다시 그런 요리 안 만들어줄 테니까!”


「그, 그 맛있는 걸 두 번 다시 못 먹는다고? 아, 안 되지, 안 돼! 또 먹고 싶단 말이야.」


그러고 마룡은 깨갱하고 고개를 저었다.


“앉으십시오.”


드래곤이 다소곳이 앉고 꼬리를 흔들었다.


“엎드리십시오.”


드래곤이 그대로 얼굴을 바닥에 내려 엎드렸다.


“착한 드래곤이군요.”


‘저 마룡을 손쉽게 다루고 있어?’


이 광경을 지켜보던 요정과 안성진 모두 입이 떡 벌어졌다.


「나를 이렇게 다루는 놈은 네 녀석이 처음이다. 너, 이름이 뭐지?」


“류금수라고 합니다.”


「류금수······. 맘에 드는 구나.」


마룡은 그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웠는지 류금수가 말을 돌렸다.


“근데 슬슬 마계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겁니까?”


「돌아가는 방법, 모른다.」


“예? 돌아가는 법을 모르겠다고요?”


그 말 한마디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라고오오?”


「당연한 것을 왜 묻는 거지? 나는 게이트를 통해 억지로 끌려온 것이지. 원해서 온 게 아니다. 돌아가는 방법이야 강제로 끌고 온 너희들이 알려줘야 하는 게 맞는 도리 아니겠느냐?」


듣고 보니 그랬다.

류금수의 번역으로 지금 상황을 알게된 책사는 방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마계로 가는 게이트를 여는 법을 당장은 모르겠습니다, 폐하. 고문헌을 조사해야겠습니다.”

“그런가?”

“송구스럽습니다. 죄송하옵니다, 폐하.”

“후우, 어쩔 수 없지.”


책사의 대답에 난처해진 황제였다.


“저 덩치를 어떻게 처리한담······.”

“작아질 수는 없는 거요?”


「변신을 할 줄은 알지. 기다려봐라.」


“으윽!”


마룡이 검은 빛으로 감싸지더니 이내 그 속에서 드래곤의 뿔이 달린 검은 머리의 여성의 모습이 드러났다.


“잠깐 당신 암컷이었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게다가 뭡니까, 그 망측한 모습은! 빨리 옷 좀 입으시오!”


――나체였다.


드래곤은 겉에 옷을 안 입었으니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아까까지 내 모습을 봐도 그런 반응은 없었는데 비늘로 좀 덮도록 하지.」


이내 의인화한 모에서 드래곤의 비늘이 감싸져 일종의 옷처럼 보였다.


“그나마 조금 낫구먼.”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한다······.”


생각이 깊어지는 황제와 책사였다.




@@@


상황이 종료되고, 대피령도 철회했다.

쓰러진 폴른 엘프는 마봉석으로 구속하여 연행되었고, 사건은 이로써 마무리되었다.


마룡은 그 마력이 무시무시하여 국가의 힘으로 손을 댈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내비 두었다.

괜히 성질 건드렸다가 피해가 커지면 그것대로 문제기 때문이었다.


마룡 데스페라디오스는 류금수와 팔짱을 낀 채 떨어지려하지를 않았다.


“이것 좀 놓으면 안 됩니까?”


「난 자네가 맘에 드네만?」


“이래 뵈도 임자 있는 몸입니다.”


「어머, 그게 정말인가?」


“이 세상엔 이제 없지만······.”


「내가 괜한 것을 물었구나.」


“아닙니다.”


마룡은 살며시 그의 팔을 놓아주었다.


“근데 결승전은 아쉽게 못하게 되었네.”

“그러게 말이다.”

“내가 늙은이를 손쉽게 꺾는 모습을 모든 요정이 봐야하는데 말이야.”

“그건 내가 할 소리다, 이놈아.”


류금수는 그대로 안성진의 머리에 꿀밤을 때렸다.


“아야! 이 영감탱이가 진짜······!”

“먼저 도발한 건 누군지 거울이나 보거라. 쯧쯧.”


같이 걸어가던 황제가 뒤돌아 멈춰 섰다.


“그렇게 결승을 하고 싶나?”

“물론입니다!”


두 사람의 목소리는 컸다.


“하지만 지금 나라꼴이 말이 아니니.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겠네. 아, 아니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군.”


요정황 오베론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원래 결승 주제는 따로 있네만, 주최자의 권한으로 내가 임의로 변경하겠네. 주제로 〈치유의 식사〉 어떤가?”

“치유의 식사?”


오베론은 말을 이었다.


“지금 이 나라의 백성들은 폴른 엘프의 난으로 큰 상처를 받았소. 그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그런 요리를 만들면 어떨까 하오. 요리를 먹으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터이니.”


정말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충만한 황제였다.


“황제님은 정말 생각이 깊으시다.”

“저 감동받았어요.”

“이러니 모든 요정들이 좋아하는 거지.”


엘프 자매와 라이트닝은 오베론의 품격에 반했다.


“결투 방법은 피난민들에게 오늘 저녁 음식을 대접하고, 투표로 더 많은 표를 얻는 쪽이 최종 우승하는 것으로 하지.”


그리고 두 인간 요리사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좋습니다.”

“바라던 바입니다.”

“재료는 플라타너스가 다 준비해줄 터이니 백성들에게 마음이 치유되는 음식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주시오.”


요정황은 두 인간 요리사에게 미안했다.


“오늘 일련의 사건으로 많이 피곤할 텐데 미안하게 되었소. 그리고 모든 요정을 대표해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소. 정말 수고 많았소.”


그러자 두 사람은 겸손하게 받아들였다.


“과찬의 말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럼, 오늘 저녁까지만 수고해주시오.”

“예, 알겠습니다.”

“정말 고맙소.”



@@@



요정들은 모두 세계수 근처에 있는 황궁 일대로 대피해 있었다. 세계수와 가까이 있기 때문에 마법방어진이 매우 견고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피난하는 것도 끝났으나 일전의 공격으로 집을 잃은 자도 있어 피난민 행세를 해야 하는 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당분간 피난소에서 집이 복원될 때까지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뭘 만들지 정했어요, 아저씨?”


아마릴리스가 류금수에게 물었다.


“치유의 음식이라 하니 바로 떠올린 게 있어서 말입니다. 제가 지치고 피곤할 때 항상 이걸 먹었었죠.”

“그게 뭐예요?”


릴리는 궁금해 하자, 그가 대답해주었다.


“국밥입니다.”


작가의말

피곤할 때 뜨뜻한 국밥이 딱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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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에필로그. 어서오세요, 한식정원에. [2권 분량 끝] +1 19.10.19 615 13 7쪽
70 69화. 금의환향 +4 19.10.18 555 14 9쪽
69 68화. 콩나물국밥(4) +2 19.10.18 498 15 7쪽
68 67화. 콩나물국밥(3) +2 19.10.17 468 10 11쪽
67 66화. 콩나물국밥(2) +5 19.10.17 479 14 7쪽
66 65화. 콩나물국밥(1) +2 19.10.16 532 13 8쪽
» 64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3) +5 19.10.16 519 13 7쪽
64 63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2) +2 19.10.15 494 15 7쪽
63 62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1) +2 19.10.15 533 11 7쪽
62 61화. 폴른 엘프의 난(3) +4 19.10.15 503 8 7쪽
61 60화. 폴른 엘프의 난(2) +3 19.10.14 492 14 8쪽
60 59화. 폴른 엘프의 난(1) +2 19.10.14 497 14 9쪽
59 58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2) +3 19.10.14 509 12 8쪽
58 57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1) +4 19.10.13 500 12 7쪽
57 56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3) +4 19.10.12 486 14 8쪽
56 55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2) +3 19.10.12 488 13 8쪽
55 54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1) +4 19.10.11 524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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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16강(1) +4 19.10.10 526 1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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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2) +4 19.10.09 528 17 9쪽
50 49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1) +3 19.10.09 539 17 8쪽
49 48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2) +4 19.10.08 561 18 8쪽
48 47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1) +4 19.10.08 572 21 9쪽
47 46화. 보답의 김치찌개 +4 19.10.07 628 19 9쪽
46 45화. 징조(6) +3 19.10.07 644 1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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