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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본의 목소리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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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
작품등록일 :
2019.08.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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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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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진실은 하나! 범인은 바로!(4)

DUMMY

8.

S#58 공원. (어두운 밤)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으스스한 공원.

그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있는 홍연수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홍연수의 표정은 굉장히 심각하다.


도저히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홍연수가 혼자서 중얼거린다.


홍연수 : (믿기지 않는 목소리로) 이게 정말 정답이라고? 이게?


홍연수는 아랫입술을 깨문다.

곧이어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홍연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홍연수 : (원망에 찬 목소리로) 네 짓이었어? 정말로?


원망스러워하는 홍연수의 목소리에 다가오던 사람이 우두커니 멈춘다. 그리고는 가만히 멈춰서 홍연수를 쳐다본다. 후드티를 쓰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웃고 있는 것 같다.


홍연수 : 뭐라고 말 좀 해 봐! 정말 너였냐고!


원망하듯 토해내는 홍연수의 모습에 남자는 쓰고 있던 후드를 벗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홍연수를 향해 다가간다. 공원에 있는 하나 뿐인 가로등 빛, 그 빛으로 인해 남자의 얼굴이 드러난다.


홍연수 : (절망에 빠진 목소리로) 정말, 너였구나.



*



꿀꺽, 하고 침을 삼킨다.

그리고는 대본을 넘긴다.


드디어 범인의 정체가 나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 캐릭터가 범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지. 다만, 궁금한 것은 이 캐릭터가 범인이라고 한다면 다른 캐릭터들이 왜 그런 짓을 했느냐다.


다른 캐릭터들이 수상한 짓을 한 이유. 이것도 전부 마지막에 나온다고 했으니 대본을 마저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뒤에 나온 그 캐릭터들이 그런 짓을 저지른 이유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억지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대본을 읽고 있는데, 대본이 내게 말을 걸었다.


-어때요, 결말은?

“깔끔하네. 기승전결도 완벽하고, 깔아놓은 복선의 회수도 좋아. 이 정도면 시청자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결말이라고 생각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느낌은 어때?


대본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바뀐다.

1의 인격에서 2의 인격으로.

그런 목소리의 변화에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처음엔 그거 싸가지 없는 대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흐음?


마음껏 말해보라는 듯, 2의 인격이 코웃음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생각보다 좋은 놈이네.”-그게 뭐야.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대본이 말했다.



9.

<지옥이 너를 보고 있다>의 촬영 현장은 오늘 따라 굉장히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그 어수선한 분위기가 불화가 있다거나, 촬영이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아서는 아니다.


오늘,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어수선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오늘 촬영할 내용이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지옥이 너를 보고 있다>의 스태프들은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어느새 드라마의 내용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지옥이 너를 보고 있다>의 살인범이 누군지 모른다. 그리고 오늘, 촬영에서 그 범인이 밝혀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기대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의 스태프들과 달리 배우들은 굉장히 침착했다.


특히, 윤진영은 귀에다가 이어 플러그까지 꽂은 채로 집중을 하고 있었다. 정말 무서운 집중력으로 윤진영은 대본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하늘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윤진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촬영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촬영을 위해 아무도 없는 공원에 홀로 걸터앉은 윤진영은 멍하니 하늘을 보았다. 이제부터 촬영하는 장면은 정말 중요한 장면이다.


범인이 밝혀지고, 그 범인이 저지른 수법이 전부 까발려진다. 지금까지 아무리 연기를 잘해왔다고 해도 이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실수를 한다면 엉망이 될 것이다.


곧이어 촬영이 시작됐다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렸고 윤진영은 짧게 심호흡을 내뱉었다. 윤진영이 홍연수가 되기 위해 작동한 스위치 같은 것이다.


그 심호흡과 함께 윤진영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분명, 같은 자리에 같은 포즈로 앉아 있었는데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윤진영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이게 정말 정답이라고? 이게?」


윤진영, 아니 홍연수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도저히 이 현실을 믿고 싶지 않다는 듯이,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부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듯이 말이다.


눈가가 파르르르 떨리고,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고 있다. 그 상태로 홍연수는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네 짓이었어? 정말로?」


아무도 없는데 미친 사람처럼 혼자서 중얼거리던 홍연수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표정을 일그러트리더니 원망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뭐라고 말 좀 해 봐! 정말 너였냐고!」


홍연수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 그곳에는 검은색의 후드를 뒤집어 쓴 남자가 서있었다. 그 남자는 홍연수의 목소리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남자는 그저 가만히 홍연수를 바라볼 뿐.

그리고 천천히 후드를 벗었다.

곧이어 드러난 남자의 얼굴에 홍연수는 고개를 숙였다.


「정말, 너였구나.」


낙담한 듯이 중얼거린 홍연수의 목소리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절망, 좌절, 분노, 원망 그리고 슬픔. 그런 홍연수의 목소리에 남자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희미한 불빛 밑으로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설마, 다른 사람도 아닌 너한테 들킬 줄은 몰랐는데.」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게,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런 남자의 말에 홍연수는 지금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정말, 너였어?」

「그래. 나였어.」

「······처음부터 날 속인 거였어?」

「그래. 이용해먹기 좋다고 생각했거든.」


그렇게 말하며 남자, 김진규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김진규의 모습에 홍연수는 강하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언제부터 날 속인 거였어?」

「처음부터, 라고 말하고는 싶지만 그건 아니었어. 처음 너를 만났을 땐, 널 이용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넌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도 일상은 중요하거든.」


김진규는 거기까지 말한 다음에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별이라곤 보이지 않는 하늘.

이 공원에 있는 거라고는 그저 희미한 가로등이 전부였다.

그 삭막한 풍경을 바라보며 김진규는 말했다.


「내가 살인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나라고 매일 살인만 저지르고 사는 건 아니야. 내게도 일상은 매우 중요하거든.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삶. 남들이 보기엔 전혀 수상하지 않은 그런 곳이 필요하니까. 그래서 학교를 계속 다닌 거지. 너도 게임만 매일 하고 살 수는 없잖아?」

「······.」


홍연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증오스러운 표정으로 홍연수를 바라볼 뿐.


그러나 김진규는 그런 홍연수의 모습이 관심 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혼자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만난 친구가 너야. 아까도 말했지만 처음부터 너를 이용하려는 건 아니었어. 난 일상과 놀이를 철저히 구분했거든. 너는 어디까지나 친구. 나 김진규의 절친한 소중한 친구로 남아 있어야 했어. 평생토록. 그래, 원래 내 계획대로라면 말이야.」


김진규의 목소리가 점점 흥분으로 물들어갔다.


「그런데 그 빌어먹을 네 다른 인격이 모든 걸 망쳤어.」

「뭐?」

「그 놈이 봐버렸거든. 살인을 하던 밤, 현장 근처에서 있던 나의 모습을. 그 날 뒤로 그 빌어먹을 놈은 날 의심하기 시작했어. 그래서 정말 어쩔 수 없이 계획을 바꾸기로 했지.」

「그게 날 살인범으로 만드는 거였어? 누명을 씌어서?」


홍연수는 이를 악물며 그렇게 말했다. 다른 인격이 처분했던 현장에서 발견했던 살인 증거품은 분명 홍연수의 물건이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다른 현장에서도 홍연수의 개인 물건들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거기에 있다는 건, 홍연수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홍연수의 물음에 김진규는 고개를 저었다.


「설마, 그럴 리가 있나. 말했잖아. 넌 내 소중한 친구라고. 난 소중한 친구한테 그런 짓은 하지 않아.」

「그러면 뭔데!! 」

「그것들은 네가 그 다른 인격을 의심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야.」

「······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홍연수가 김진규를 보았다.


「네 다른 인격이 자체적으로 날 조사했다는 것을 나도 눈치 챘거든. 그리고 그 단서들을 자신의 서랍에 보관하고 있다는 것도 말이야. 그런데 네가 그걸 발견한 거지. 거기서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오른 거야. 네 다른 인격을 견제하면서도 너를 내 친구로 남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말이야.」

「그게 내게 누명을 씌운 이유야?」


친구의 배신에 슬퍼하며, 괴로워하며, 홍연수가 그렇게 묻는다. 그러자 김진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네가 아니라 네 다른 인격이지. 그 증거품들은 어디까지나 네가 그 인격을 살인범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들일 뿐이야. 그리고 네가 네 다른 인격을 의심하기 시작했을 때, 내가 옆에서 널 도와주는 거지. 살해한 건 네 다른 인격이다. 경찰에만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괜찮다. 내가 있잖아. 그런 식으로 말이야. 그러면 넌 네 다른 인격을 믿지 못할 거고, 난 너의 최고의 친구로 남을 수 있겠지. 또 네 다른 인격은 멋대로 행동할 수 없을 거고 말이야. 그야말로 1석 2조 아니야? 내가 생각했지만 정말 완벽한 계획이라고 생각해.」


김진규는 그렇게 말한 뒤에, 웃었다.


「그런데 설마 네가 다른 인격을 마지막까지 믿었다니. 그건 예상 밖이었어. 뭐, 어쨌든 이렇게 모두 들통이 난 이상 어쩔 수 없지.」


거기까지 말한 뒤에, 김진규는 천천히 홍연수를 향해 다가갔다. 긴장감이 맴돈다. 곧이어 김진규는 품에서 장도리 하나를 꺼내 홍연수를 향해 휘둘렀고, 홍연수는 그런 김진규에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정말 사람을 죽일 듯이, 김진규의 공격은 매서웠다. 살기가 느껴지는 둘의 모습을 바라보며 감독은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촬영을 하고 있는 감독조차 자신도 모르게 집중을 해서 윤진영과 임동현의 연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둘의 연기에 압도를 당한 것이다.


윤진영과 임동현의 연기는 그만큼 훌륭했다. 임동현은 정말 소름이 끼치는, 평범한 사람은 이해를 할 수 없는 살인마의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살인을 놀이로 비유하는 것이나, 누명을 씌우려는 것을 계획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임동현이 연기하는 김진규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은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김진규의 상대역, 홍연수의 역을 연기하고 있는 윤진영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일반인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만나는 것처럼 겁을 먹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친한 친구한테 배신을 당해 슬퍼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한심함을 참을 수 없는 모습까지.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정말 잘 표현했다.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금 임동현에게 습격당하는 홍연수의 연기를 윤진영은 정말 훌륭하게 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정말 살인마한테 습격당하는 그런 사람의 연기를 말이다.


‘됐다.’


그런 둘의 연기를 바라보며 이현석 감독은 확신했다.


이 작품은 됐다.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다.

그런 확신을 말이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 장면이 좀 어려워서 오래 걸렸네요. ㅠ.

오늘 늦은 죄로 이번 주말은 무조건 한 편은 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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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지옥이 너를 보고 있다. (1) +30 19.09.30 17,443 56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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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조연(3) +21 19.09.12 20,297 550 9쪽
23 #조연(2) +19 19.09.12 20,449 54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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