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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다른 세계를 해킹하는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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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를긋다
작품등록일 :
2019.08.22 00:57
최근연재일 :
2019.10.04 06: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4,791
추천수 :
161
글자수 :
202,860

작성
19.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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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추천
3
글자
8쪽

22. 융문의 괴수

DUMMY

22. 융문의 괴수


국경의 서쪽 관문, ‘융문’은 거대 괴수 사냥으로 얻을 특별한 전리품을 꿈꾸는 플레이어들로 성황이었다. 황제의 포고령이 나오기 전의 빌로드 협곡 관문과 같은 느낌이었다. 심연에 나타난 거대 몬스터가 어떤 전리품을 떨어뜨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어렵게 잡은 몬스터에게서 나온 전리품이 형편없으면 유저들의 불만이 장난이 아닐 것이다. <로스트 월드 3>씩이나 되는 대작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가 그런 부분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기대에 부풀어서 온 사람들이다.


융문의 제국 측 영역에서 서부 오크 측 영역으로는 합승 마차로 이동했다. 걸어가도 15분이면 갈 거리지만, 언제 적으로 돌변할지 모르는 오크의 영역이니 단체로 움직이는 게 안전하다. 사람이 꾸역꾸역 몰려드니 합승 마차는 대기할 시간도 없이 연신 손님들을 실어날랐다. 타자마자 출발하고, 또 금방 내리는, 평소와는 다른 합승 마차 경험이다.


오크 지역에 내리니 말로만 듣던 오크 족의 이동 수단, 잉샤오가 대기하고 있었다. 거대하기는 해도 영락없이 까치의 모습이었다. 붉은색으로 깔맞춤을 한 눈과 부리가 인상적이었다. 잉샤오 한 마리 위에 사람을 다섯 명씩 태우는데, 이게 원래 이런 것인지 지금 갑작스러운 호황을 맞아 강제로 합승을 시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오크 조련사와 단둘이 타고 가는 것보다는 제국 사람들 여러 명이 함께 타는 것이 더 안전해 보였다.


인간이 걷는 속도보다 100배는 빠르다는 잉샤오를 타고 무려 20분을 날아가서 심연 입구에 내렸다. 입구에서 괴수가 있는 곳까지 가는 것도 일이었다. 괴수가 나타나고 나서 갑자기 배치된 합승 마차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역시 사람들이 줄을 서서 타니, 합승 마차들은 대기 시간도 없이 사람들을 꾸역꾸역 태우고 두 지점을 오갔다.


“도착했습니다. 아를레키노 네이어스입니다. ” 나는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 아직 다섯 분 정도 더 오셔야 해요. 지금 이동 중이랍니다. ” 대표로 보이는 사제가 대답했다. 바닥에 꽂힌 거대한 깃발에는 길드 명칭이 쓰여 있었다. ‘우리는 구한다 세계를. ’


‘우와 여기 인산인해네요. 이백 명도 넘을 것 같은데요. ’ 나는 길마에게 귓말을 했다.


‘구경 가고 싶네. 전사 자리 없다고 해서 그냥 시타델 근처에서 사냥이나 하고 있는데. ’


‘오세요. 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


‘어쩌다 전사 자리는 꽉 차고 아를레키노 자리가 있냐. 세상 참 오래 살다 볼 일이네. ’


‘그렇네요. 아를레키노 보고 오라고 할 줄은. ’


멀리서 다른 길드가 괴수와 혈투 중이었다. 괴수의 이름은 ‘타우 타이탄’이라고 했는데, 소를 뜻하는 라틴어 ‘타우’에 타이탄을 붙인 모양이었다. 그야말로 아주 거대한 소였다. 몸 색깔이 푸르딩딩해서 마치 청동으로 만든 소 같아 보였다. 현장에 도착하니 내 게임 계정과 연동된 백과사전 항목이 업데이트되었다.


‘타우 타이탄(Tau Titan). 거대하고 푸른 소의 형상을 한 괴물. 산해경에 나오는 사람 잡아먹는 소, ‘서거’가 모티브다. ’


현재 공격 중인 공격대가 한국 서버 최대의 길드 ‘황제를 위하여’ 소속 공격대인 모양이었다. 전사 몇몇이 맨 앞에서 방패를 들고 칼을 휘두르고 있었으며 사제와 마법사 등 문관 계열 캐릭터들이 뒤에서 보조하고 있었다. 도적, 바드, 레인저, 드루이드 등 댐딜 담당 캐릭터들이 괴수를 둘러싸고 갖은 기술을 써서 공격하고 있었다. 지금 괴수와 전투 중인 공격대 소속이 아니라서 괴수의 생명력을 어디까지 떨어뜨렸는지는 볼 수가 없다. 하지만 괴수에게는 변변한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픽으로만 봐도 아직 쌩쌩한 모양이다.


“저 길드, 아까 전멸 직전이라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내가 물었다.


“한 번 전멸하고 재정비 후 다시 도전 중입니다. 우리 공격대 사람이 다 모이기도 전에 다시 정비하고 공격 들어가네요. 단일 길드 공격대라서 조직력은 뛰어납니다. ”


“상황이 어떤가요? 처음 시도 때보다 좀 나아졌나요?”


“글쎄요. 캐릭터 스코프로 저쪽 공격대 사람들은 관찰할 수 있지만, 괴수의 상태를 알 수 없으니까요. 아까보다는 생명력 관리가 좀 더 되는 것 같기는 한데요, 방어에 집중하고 공격을 소극적으로 하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게 더 나은 상황인지는 모르겠네요. ”


“우리 공격대는 어떻게 진행하실 예정입니까?”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물었다. ‘우리는 구한다 세계를’ 길드 소속이 아닌 모양이다.


“우리는 초댐딜 모드로 갑니다. 댐 딜러 비중이 높게 공격대를 구성했고요, 민스트럴, 사제분들도 모두 공격 버프로 올인할 겁니다. ”


“실패하면요? 다시 시도합니까?”


“딱 한 번만 더 시도하겠습니다. ” 공격대 대표 사제가 대답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황제를 위하여’ 길드가 두 번째로 전멸한 뒤, 차례를 기다리던 우리 공격대가 공격을 시작했다. 불와크, 즉 방어 특화 전사 두 명이 교대로 괴수를 도발했다. 괴수가 다른 공격대원을 공격하지 못하게 도발하면서, 방어 전사들은 각종 방어 기술을 동원해서 들어오는 대미지를 줄였다. 이롤린의 사제 다섯 명이 포함된 힐러진도 강력했다.


첫 번째 방어 전사가 위험한 상태가 되자 사제 한 명이 ‘구원의 손길’을 썼다. 잠시 동안 어떤 대미지도 받지 않는 무적 상태가 된다. 그와 거의 동시에 두 번째 방어 전사가 괴수를 도발하여 자신을 공격하게 했다. 그 또한 각종 방어 기술을 사용해서 효과적으로 생명력을 관리했다. 그러는 사이에 첫 번째 방어 전사는 생명력을 회복하고 다시 전선에 뛰어들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두 번째 전사가 빈사 상태가 되고, 다른 사제가 그에게 무적 보호막을 시전했다. 첫 번째 전사가 괴수를 도발하여 탱킹 역할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방어 기술을 거의 다 써버린 방어 전사의 탱킹은 너무 약했다. 너무 많은 대미지가 들어오니 사제와 드루이드의 힐이 따라가지 못했다. 방어 전사가 죽기 직전에 이르자, 사제가 구원의 손길로 그를 구원했고, 두 번째 방어 전사가 괴수를 도발했다. 하지만 방어 전사가 버텨준 시간이 좀 전에 비해 너무 짧았다. 힐러진의 마나도 바닥나기 시작했다.


공격력을 극대화하자는 전략에 따라 처음부터 모두가 전면전에 나섰다. 민스트럴은 공격 속도를 증가시키는 노래를 불렀고, 안도라의 사제는 적의 방어력을 약화 시키는 저주를 걸었다. 나도 처음부터 오펜시브 매트릭스를 켜고 공격을 했다. 치명타가 마구 터졌지만, 괴수의 방대한 생명력에는 흠집도 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화염 법사는 엄청나게 큰 화염구를 만들었고, 연금술사는 폭탄을 던졌다. 엄청나게 큰 마법의 철퇴를 휘두르는 ‘센의 사제’는 마치 전사처럼 보였다. 늑대로 변신한 드루이드, 세이버투스는 마구 할퀴기 공격을 하다가 뒤로 빠져서 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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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5. 귀환불능점 19.10.04 50 3 7쪽
45 44. 도시의 그림자 19.10.03 38 2 11쪽
44 43. 로크 조련사 조셉 19.10.02 34 2 8쪽
43 42. 기도하는 롱소드 19.10.01 29 2 8쪽
42 41. 수상한 소포 19.09.30 32 2 8쪽
41 40. 진짜 해킹 19.09.29 39 2 10쪽
40 39. 사라진 보석 19.09.28 29 2 9쪽
39 38. 세 번째 코드 19.09.27 32 2 7쪽
38 37. 죽은 자의 손수건 19.09.26 35 2 7쪽
37 36. 몰이사냥 19.09.25 34 2 11쪽
36 35. 계약 이행 19.09.24 38 2 8쪽
35 34. 형제간의 불화 19.09.23 41 2 7쪽
34 33. 귀국 준비 19.09.22 42 2 8쪽
33 32. 블리츠크릭 19.09.21 40 2 8쪽
32 31. 용병과 고블린 19.09.20 41 2 8쪽
31 30. 큰 아들 하랄드 19.09.19 47 3 9쪽
30 29. 고블린의 초대 19.09.18 57 3 8쪽
29 28. 파설귀 19.09.17 52 3 7쪽
28 27. 뉴스 19.09.16 55 3 9쪽
27 26. 고블린과 친해지기 19.09.15 56 3 7쪽
26 25. 세 번째 과제 19.09.14 53 3 7쪽
25 24. 노력할 계기 19.09.13 51 3 7쪽
24 23. 괴수와 엘릭서 19.09.12 51 3 7쪽
» 22. 융문의 괴수 19.09.11 61 3 8쪽
22 21. 아를레키노의 구직 활동 19.09.10 59 3 7쪽
21 20. 해커의 자괴감 19.09.09 64 3 8쪽
20 19. 토너먼트 19.09.08 64 3 11쪽
19 18. 고급 여관 19.09.07 67 3 9쪽
18 17. 밤하늘 19.09.06 74 3 12쪽
17 16. 노인의 저글링 19.09.05 7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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