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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다른 세계를 해킹하는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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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를긋다
작품등록일 :
2019.08.22 00:57
최근연재일 :
2019.10.04 06:0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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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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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2,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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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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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3. 괴수와 엘릭서

DUMMY

23. 괴수와 엘릭서


두 명의 방어 전사가 교대로 두 차례 탱킹을 했지만, 아직 괴수의 생명력은 절반이 훨씬 넘게 남아 있었다. 기술을 대부분 소진해 버린 공격진의 공격력은 처음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곧 방어 전사 하나가 쓰러졌다. ‘구원의 손길’을 쓸 차례였던 사제가 해명했다.


“마나가 다 떨어졌어요. ”


두 번째 방어 전사의 도발이 잠깐 늦어지자 괴수 ‘타우 타이탄’이 앞발 휘두르기와 박치기로 공격해 왔다. 앞발을 들어 양쪽으로 휘두르자, 도적 한 명과 드루이드 한 명이 맞고 날아갔다. 돌진에 이어진 박치기는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타우 타이탄은 마법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진했는데, 정면으로 뿔에 받힌 한 명은 즉사했고 나머지는 큰 부상을 입은 상태로 기절했다.


방어 전사가 도발하려 했으나 괴수는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있었다. 전사가 달려오는 사이에 괴수는 앞발 공격으로 몇 명을 더 날려버렸다. 힐러들이 분주히 움직였으나 전사가 탱킹을 놓친 10초 정도의 시간 동안 다섯 명이 죽어 나갔다.


“힘들겠어요. ” 죽어서 누운 화염 법사가 말했다.


급조된 공격대였지만 우리는 그 상태에서도 1분이 넘게 버텼다. 그러나 살아남는 데 급급했기 때문에 괴수의 생명력 바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포기합니다. ” 공격대 리더 사제가 말했다. “살아남으실 수 있는 분들은 그렇게 하세요. ”


여기저기에서 도적들이 연막탄을 쓰는 소리가 났다. ‘와할’ 드루이드는 까마귀로 변신해서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아를레키노인 나는 타임 매트릭스를 쓰고 도망가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냥 괴수에게 칼질을 몇 번 더 하다가 죽는 쪽을 택했다. <로스트 월드 3>의 몬스터들은 자기 영역 범위가 있어서 그걸 벗어나면서까지 적을 추격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영역 범위는 대개 몬스터의 크기와 비례한다. 보통 몬스터의 열 배도 넘는 타우 타이탄의 크기로 보아, 타임 매트릭스로 확보할 수 있는 1초 동안 그의 영역 범위에서 벗어날 가망은 없어 보였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비하시고, 2차 시도 준비하시죠. ” 공격대 대표 사제가 말했다.


“이제 기술도 쓰지 못할 텐데, 가능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엘릭서 안 가지고 오셨어요?” 사제가 물었다. 엘릭서는 모든 기술의 쿨다운을 초기화시켜주는, 그러니까 모든 기술을 다시 한 번 쓸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물약이다. 당연히 엄청나게 비싸다. 한 10골드쯤 할 것이다. 나는 구경도 못 해봤다.


“가져오라고 말씀 안 하셨잖아요?” 또 여러 명이 이의를 제기했다.


“두 번 시도하겠다는 말은, 한 번은 엘릭서를 쓰겠다는 얘기죠. 당연한 거잖아요? 연금술사님 혹시 엘릭서 여러 개 있으세요?”


“네. 저한테 한 열 개쯤 있기는 한데, 재료비가 만만치 않아서 공짜로는 못 드리죠. 하루에 한 개밖에 못 만들기도 하고. ” 연금술사가 대답했다.


엘릭서가 없는 사람이 몇인지, 사제가 조사했다. 나를 포함해서 아홉 명이었다. 연금술사는 평소에 10골드는 받고 팔던 엘릭서를 7골드에 판매했다. 다시 시도한다고 해서 성공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애초에 공격대에 합류하겠다고 한 말에 포함되어 있던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엘릭서를 샀다.


두 명은 엘릭서 구입을 거부하고 공격대를 나갔지만, 곧 대체 인원이 들어왔다. 새로 들어온 두 명은 모두 서부 관문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이었다. 공격대에 결원이 생기면 들어오려고 준비 중이었던 모양이다. 우리 공격대가 정비하는 동안에 또 다른 공격대가 괴수를 공격하기 시작했으므로, 어차피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에 대체 인력이 새를 타고 도착할 것이다.


정비를 끝낸 공격대원들이 엘릭서를 마셨다. 여기저기에서 상쾌한 타격음과 함께 빛이 몰아쳤다. 휘황찬란한 빛과 함께, 꽃과 나비가 회오리처럼 날아오르며 캐릭터를 감쌌다. 비싸고 강력한 물약이라서 그런지 시각 효과가 화려하다.


두 번째 공격에서는 방어 전사의 탱킹 순서를 바꾸기로 했다. 첫 번째 시도에서 두 번째 전사가 그럭저럭 잘 버틴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첫 번째 전사가 별말 없이 자기 자리를 양보했다.


두 번째 시도를 하기 전에, 공격대 리더 사제는 몇 가지 규칙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이롤린의 사제는 자기 차례에 구원의 손길을 쓸 수 있도록 무조건 준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물약, 구급상자 등 준비물도 다시 체크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괴수는 여러 다른 공격대를 상대하느라 바빴다. ‘오늘만 날이냐’라는 길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공격대는 꽤 오랜 시간을 버텼지만 결국 무너졌다. 버티는 쪽을 중시해서 방어 전사를 넷이나 구해서 데려오는 것은 좋았지만, 대미지 딜링이 많이 약했는지 괴수의 모습이 겉으로 보기에도 쌩쌩했다.


돈이 많은지 세 번째로 도전에 나선 ‘황제를 위하여’ 길드 공격대는 전략을 바꾸었다. 우리처럼 대미지 딜링을 중시하기로 한 건지, 방어 전사와 힐러의 숫자를 줄이고 대신 마법사, 도적, 레인저를 추가했다. 그러나 앞의 두 차례 시도보다 더 빨리 전멸했다. 공격력 증가가 최선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걸 보고 일부 공격대원이 의견을 냈다.


“우리도 공격대 구성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린 힐러가 충분해서 괜찮습니다. ”


“공격력 몰빵은 아무래도 아닌 거 같아서요. ”


“지금 다시 공격대원을 어디에서 구해요?”


결국 우리 차례가 되었다. 도적과 드루이드가 한 명씩 빠진 자리에 광전사와 수도승이 들어왔다. 버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공격대 리더 사제는 나에게 공격 대신 버프를 부탁했다. 공격력 증가 노래를 부르라는 것이다. 나중에 뭐라고 한 소리 듣고 싶지 않아 나는 미리 주의를 주었다.


“아를레키노가 부르는 전투 노래는 많이 약합니다. 아시죠?”


“그래도 버프가 더 중요한 것 같아서요. 부탁 좀 드릴게요. ”


아마, ‘자존심 상하시겠지만’이라는 말을 하려다 생략한 것이리라. 전투 노래를 부르기 위해 나는 후방으로 이동했다. 탱커의 공격을 시작으로 타우 타이탄에 대한 우리 공격대의 제2차 공격이 시작되었다. 한 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방어 전사들의 탱킹도, 힐러들의 치유도, 대미지 딜러들의 공격도 아까보다는 더 나아 보였다. 탱커들의 도발 연계도 훨씬 부드러웠고, 힐러들의 마나 관리도 더 괜찮았다. 민스트럴의 공격 속도 버프에 더해 나의 공격력 버프가 더해지니 확실히 대미지가 조금은 더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만큼 1차 시도 때의 내 공격이 약했다는 말이다. 아를레키노가 공격을 포기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공격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이 증가하다니, 정말 창피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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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 로크 조련사 조셉 19.10.02 34 2 8쪽
43 42. 기도하는 롱소드 19.10.01 29 2 8쪽
42 41. 수상한 소포 19.09.30 32 2 8쪽
41 40. 진짜 해킹 19.09.29 39 2 10쪽
40 39. 사라진 보석 19.09.28 29 2 9쪽
39 38. 세 번째 코드 19.09.27 31 2 7쪽
38 37. 죽은 자의 손수건 19.09.26 35 2 7쪽
37 36. 몰이사냥 19.09.25 34 2 11쪽
36 35. 계약 이행 19.09.24 37 2 8쪽
35 34. 형제간의 불화 19.09.23 41 2 7쪽
34 33. 귀국 준비 19.09.22 42 2 8쪽
33 32. 블리츠크릭 19.09.21 39 2 8쪽
32 31. 용병과 고블린 19.09.20 40 2 8쪽
31 30. 큰 아들 하랄드 19.09.19 47 3 9쪽
30 29. 고블린의 초대 19.09.18 57 3 8쪽
29 28. 파설귀 19.09.17 52 3 7쪽
28 27. 뉴스 19.09.16 55 3 9쪽
27 26. 고블린과 친해지기 19.09.15 56 3 7쪽
26 25. 세 번째 과제 19.09.14 53 3 7쪽
25 24. 노력할 계기 19.09.13 51 3 7쪽
» 23. 괴수와 엘릭서 19.09.12 51 3 7쪽
23 22. 융문의 괴수 19.09.11 60 3 8쪽
22 21. 아를레키노의 구직 활동 19.09.10 59 3 7쪽
21 20. 해커의 자괴감 19.09.09 64 3 8쪽
20 19. 토너먼트 19.09.08 64 3 11쪽
19 18. 고급 여관 19.09.07 67 3 9쪽
18 17. 밤하늘 19.09.06 74 3 12쪽
17 16. 노인의 저글링 19.09.05 7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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