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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를긋다
작품등록일 :
2019.08.22 00:57
최근연재일 :
2019.10.04 06: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4,673
추천수 :
161
글자수 :
202,860

작성
19.09.17 06:00
조회
51
추천
3
글자
7쪽

28. 파설귀

DUMMY

28. 파설귀


“무기가 너무 안 좋은 것 같아서요. 무기 만들어 보려고요. ”


“근데 아르몽이란 관련이 있어?”


“무기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여기에서 구해야 하나 봐요. 비늘 진주라는 게 필요하다는데. ”


“엑? ‘기도하는 롱소드’를 만들겠다는 거야?” 길마가 말했다. 역시 나보다 한 단계 위의 게임 폐인이다. 모르는 게 없다. 나름대로 열심히 게임 공략 사이트를 연구해서 결정한 무기인데, 길마가 생각하기에는 목표를 너무 과도하게 잡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의 의견을 듣고 싶어졌다.


“만들기 힘든 건가요?”


“아니 뭐, 못 만들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네이어스 님 무기는 그냥 단검이잖아? 갑자기 몇 단계 위의 무기를 쓰겠다니까, 놀라서 물어본 거야. ”


“어제 느낀 점이 많아서요. 당장 만들 것도 아니니 목표는 높게 잡아야죠. ”


“비늘 진주, 그거 아마 100골드는 할걸?”


“고블린한테 물어보니까 500골드 달라고 하던걸요. ”


“고블린 상인이랑 거래를 하려면 흥정을 잘해야지. 150골드 이상은 절대 주지 마. ”


“150골드라, 꿈에나 볼 돈이군요. ㅋㅋㅋ”


게임을 하다가 사람이 의식불명이 되어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다는 이야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길드 창에서의 대화는 토너먼트 이야기로 넘어갔다. 오늘은 16강 두 번째 대진이 있는 날이다. 조금 후에 시작한다고 한다. 평일인데 새벽 두 시에 토너먼트라니, 라이트 유저는 토너먼트에 나오지도 말라는 건가. 어제의 승자는 화광마, 앙팡테리블, 아이스탑, 그리고 북풍사제였다고 한다.


앙팡테리블을 제외하면 전부 길마가 승자로 점찍어 놓은, 헤비 유저들이었다. 실제로 게임 하는 시간은 내가 저들 ‘헤비 유저들’보다도 많을 텐데 혼자 16강 대진에서 탈락했으니 창피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길마가 당황할 만도 하다. 더구나 앙팡테리블은 정말로 라이트 유저인 모양이다. 지금 접속해 있지 않다. 혹시 전직 프로게이머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자주 하지는 않지만, 실력은 엄청난, 그런 프로게이머.


나는 길드 창을 열어 놓고 토너먼트 상황을 가끔 체크하면서 퀘스트를 했다. 제국 영역과 고블린 영역을 오가는 퀘스트라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전투도 잦았다. 아르몽에서 말을 시간제로 빌려서 사용했다. 합승 마차로 왔다 갔다 하기에는 대기 시간에 썩는 비용이 아까웠다. 어차피 거의 쉴 새 없이 이동해야 하므로 말을 빌려 쓰는 것이 수지에 맞았다.


문제는 말 관리다. 도중에 도적 떼라도 만나서 싸움에 돌입하면, 말을 도난당할 수도 있다. 말을 빌릴 때 보험에 들기는 했지만, 전액 완전 보상 보험은 보험료가 비싸서 자기 책임 부담금이 5골드인 것으로 들었다. 말이 죽거나 도난당할 경우 나는 5골드만 내면 면책이 되는 조건이다. 말을 사려면 적어도 50골드는 들 테니 보험을 드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자기 책임 부담금이 있으니 완전히 안심이 되는 것도 아니다. 말을 잃어버리면 5골드를 내야 하는데, 그 돈을 내고 나면 5시간 동안 퀘스트 한 보람이 날아가는 것이다. 어찌 비통해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고블린들과 친해지는 것을 일단 목표로 잡았지만, 아무리 친해진다고 해도 ‘한의 눈물’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얻는 것이 가능할까? 재료를 가져다주고 수수료를 지불하면 대장장이가 ‘기도하는 롱소드’를 만들어 줄 것이다. 완성품의 품질은 투입되는 재료에 달려 있다. ‘기도하는 롱소드’의 경우 완성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비늘 진주와 손잡이다.


다른 재료는 일상적인 것들이다. 철광석, 주석, 코크스, 연마석 등등. 더구나 내 직능 분야는 광업이다. 아직 숙련도는 많이 부족하지만, 광산을 빌려서 캐릭터를 몇 시간 넣어 놓으면 다른 재료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물론 돈이 많다면 그냥 사도 되고.


비늘 진주와 손잡이만 좋은 것으로 구하면 완성품도 좋은 품질의 것이 나올 것이다. 현재 게임상에 존재하는 최고 품질의 ‘기도하는 롱소드’는 +5 효과가 달려 있다. 초당 공격 대미지 +5라면 어마무시한 옵션이다. 하지만 ‘한의 눈물’을 갈아 넣는다면 더 이상의 효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세공 상인에게 구해야 하는 칼 손잡이 역시 좋은 것으로 사야 한다.


토너먼트는 서버 시간으로 새벽 두 시에 시작해서 세 시가 되기 전에 끝났다. 승자 네 명의 클래스는 각각 세이버투스 드루이드, 검귀, 화염 법사, 그리고 자객이었다. 자객과 화염 법사는 어제의 승자 네 명에도 포함되어 있었으니, 현재 게임 내에서 1대1 대결에 강한 클래스가 어떤 것들인지는 답이 나와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에 합류해서 8강에 진출한 자객 ‘파설귀’는 바로 이틀 전에 길드에 가입했다고 한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16강전 마지막을 장식했다고 하는데, 토너먼트 상금을 먹튀하려고 들어온 거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얼마나 막강한 실력을 보여줬길래 우승 상금을 먹튀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지 궁금해졌다. 파설귀는 16강 대결을 끝내고 곧바로 접속을 종료했다. 길드 창에서 자기 이야기로 설왕설래가 있는 걸 모르고 자고 있을 것이다. 길드 창에 말이 너무 많아지자 길마가 한마디 했다.


“파설귀 님은 내가 특별히 초청한 겁니다. 우리 길드에 자극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토너먼트 상금 먹고 튀어도 되냐고 물어서, 제가 된다고 했어요. ”


“길마님, 그런 게 어딨어요? 그럼 원래부터 길드 활동하던 사람들은 손가락만 빨라고요?” 당연한 원성이 튀어나왔다.


“8강에, 원래 우리 길드 사람들이 일곱 명이나 있는데, 다 질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오늘 토너먼트에서 보여준 게 있어서 다들 걱정하는 거잖아요. 상대도 안 되던 데요. ”


“제가 부탁했어요. 혹시 우승하고 상금 먹튀를 하더라도 길드에 한 달 동안은 있어 달라고. 그게 조건이었어요. 파설귀님 실력이 그렇게 좋으면, 우리 길드에서 한 달 동안 용병으로 잘 쓰면 되잖아요. ”


길드 창에 파설귀 이야기가 옥신각신하는 동안에도 나는 부지런히 고블린 씨족들 사이에서 편지를 날랐다. 인간에게 무조건 적대적인 것으로 설정된 프랑크 고블린을 제외하면 모든 고블린 씨족들에 대해서 초보적인 수준의 우호 관계 점수가 쌓였다. 특히 반다르 고블린과는 상당히 우호적이 되었다. 간밤에 경비병들에게 들려 밖으로 내던져졌던 ‘반다르 연합회’ 건물에도 다시 출입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밤이군, 친구. 돈은 역시 벌 수 있을 때 벌어야지!”


연합회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문지기 고블린이 그렇게 인사를 건넸다. 이제 고블린 식으로 아무나 친구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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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 수상한 소포 19.09.30 32 2 8쪽
41 40. 진짜 해킹 19.09.29 36 2 10쪽
40 39. 사라진 보석 19.09.28 28 2 9쪽
39 38. 세 번째 코드 19.09.27 31 2 7쪽
38 37. 죽은 자의 손수건 19.09.26 34 2 7쪽
37 36. 몰이사냥 19.09.25 34 2 11쪽
36 35. 계약 이행 19.09.24 37 2 8쪽
35 34. 형제간의 불화 19.09.23 40 2 7쪽
34 33. 귀국 준비 19.09.22 41 2 8쪽
33 32. 블리츠크릭 19.09.21 39 2 8쪽
32 31. 용병과 고블린 19.09.20 39 2 8쪽
31 30. 큰 아들 하랄드 19.09.19 46 3 9쪽
30 29. 고블린의 초대 19.09.18 53 3 8쪽
» 28. 파설귀 19.09.17 52 3 7쪽
28 27. 뉴스 19.09.16 55 3 9쪽
27 26. 고블린과 친해지기 19.09.15 56 3 7쪽
26 25. 세 번째 과제 19.09.14 53 3 7쪽
25 24. 노력할 계기 19.09.13 51 3 7쪽
24 23. 괴수와 엘릭서 19.09.12 50 3 7쪽
23 22. 융문의 괴수 19.09.11 60 3 8쪽
22 21. 아를레키노의 구직 활동 19.09.10 58 3 7쪽
21 20. 해커의 자괴감 19.09.09 64 3 8쪽
20 19. 토너먼트 19.09.08 64 3 11쪽
19 18. 고급 여관 19.09.07 66 3 9쪽
18 17. 밤하늘 19.09.06 73 3 12쪽
17 16. 노인의 저글링 19.09.05 73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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