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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다른 세계를 해킹하는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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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를긋다
작품등록일 :
2019.08.22 00:57
최근연재일 :
2019.10.04 06: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4,785
추천수 :
161
글자수 :
202,860

작성
19.10.01 06:00
조회
28
추천
2
글자
8쪽

42. 기도하는 롱소드

DUMMY

42. 기도하는 롱소드


그렇게 말하고 나는 총총히 걸어 여관 밖으로 나왔다. 시장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어제, 머룬5 공연 티켓 예매 사건이 없었다면, 이 정도로 동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로스트 월드 3>라는 게임 바깥에서 해킹 행위를 하고 나니, 정말 범죄자가 된 느낌이었다. 여기는 지구가 아니라 킬데어 제국이지만, 당장이라도 누가 쫓아와서 내 옷깃을 잡고 이렇게 말할 것 같았다.


“잡았다! 지금까지 잘도 도망 다녔군. ”


여관에서 꽤 멀리 떨어졌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적어도 그 상자가 폭탄은 아닌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기분이 조금은 나아져서 걷고 있는데, 내 앞으로 한 꼬마 아이가 넘어져 왔다. 마치 내가 넘어뜨린 것 같아, 나는 그 아이를 일으켜주고 괜찮냐고 물었다. 꼬마는 옷을 툭툭 털더니, 나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참으로 조심성 많은 인간이다. ”


“엉?” 나는 아이답지 않은 깊고 부글거리는 목소리에 놀라서 그렇게 반응했다. 다름 아닌 해저의 목소리였다.


“어려운 과제를 잘 수행해줬다. 그래서 부상으로 주는 단검이다. 옜다 받아라. ”


그렇게 말하면서 꼬마는 내게 둘둘 말린 넝마 덩어리를 내밀었다. 두 손으로 그 큰 넝마 뭉치를 들고 있느라 힘들어 보였다. 나는 그걸 넘겨받으면서 꼬마의 머리를 부비부비 쓰다듬어주었다.


“헉! 죄송합니다!” 나는 해저의 목소리가 화낼까 두려워 재빨리 사과했다.


“네?” 눈앞의 꼬마가 해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통통 튀는 아이 목소리로 말했다.


“아! 고맙다, 꼬마야. 잠깐 기다려라. ” 나는 그렇게 말하고 동전 자루를 꺼내 1실버 짜리 동전 몇 개를 골라내 꼬마의 작은 손에 쥐여주었다. “고맙다, 꼬마야. 빵이라도 사 먹으렴. ”


“고맙습니다!” 꼬마는 동전을 받아 쥐고 머리가 땅에 닿을 것처럼 인사했다.


“그런데 말이다, 꼬마야. 혹시 코드를 다른 곳에 쓰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줄 수 있니?”


나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다. 해저의 목소리가 이미 꼬마의 몸에서 사라져버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해서 나는 물어보았다. 그러나, 내가 코드니 하는 말을 할 때부터 아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손으로 잡아 꼬았다. 그래서 나는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니다. 방금 한 말은 농담이고, 고맙구나. 이제 가도 좋다. ”


꼬마는 다시 한 번 머리가 땅에 닿게 인사를 하고는, 종종걸음으로 뛰어갔다. 시장을 가득 메운 인파 사이로 꼬마가 사라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고 나서, 나는 꼬마가 건네준 넝마 뭉치를 펼쳐보았다.


낡고 해지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넝마 사이에서 반짝반짝 윤이 나는 단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떨레는 마음으로 그것을 왼손에 쥐었다. 큼지막한 너클 가드가 손등을 완전히 감쌌다. 손아귀 바깥쪽으로 나온 손잡이끝, 즉 퍼멀(pommel)은 팔각형으로 미려하게 세공되어 있다. 묵직한 퍼멀 덕분에, 단검 전체의 무게감이 손아귀에 정확하게 전달되어 왔다. 칼날과 퍼멀이 손아귀에서 기분 좋게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강철 서리처럼 빛나는 칼날은 또 어떤가! 당장 얼어붙어 버릴 것 같은 차갑고 투명한 쇠붙이의 색깔이, 칼날을 휘감아 온다. 선물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나는 나도 모르게 왼손을 위로 올리며 태양 빛에 그 칼날을 비춰 보았다.


“이봐, 당신 뭐 하는 거야!” 어디에 서 있었는지, 경비병이 달려오면서 소리쳤다. “대낮에 공공장소에서 무기를 내보이다니. 한 번은 봐주지만, 다시 또 그러면 혼날 줄 알아!”


“아이구, 죄송합니다. 제가 모르고 그만. ”


“파화라 공국 법령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무기의 날을 드러내 보이는 것은 범죄다. 명심해라. ”


“알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는 그렇게 말하고 단검을 다시 넝마에 둘둘 말았다. 무기 상점이나 대장간에 가서 이 멋진 단검에 어울리는 칼집을 하나 구해야겠다. 나는 다른 경비병에게 대장간의 위치를 물어 그곳을 찾아갔다. 대장장이로 보이는 중년의 사내를 중심으로, 도제들 몇이 한창 일을 하고 있었다. 풀무질과 망치질 소리 사이로, 뜨거운 열기가 대장간을 휘감으며 사내들의 땀 냄새를 퍼 나르고 있었다.


“장검 제작 의뢰를 하려고 합니다. ”


“제작 의뢰군요!” 대장장이가 모루에 대고 내리치던 망치를 내려놓고,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다가왔다. “어떤 물건입니까?”


“’기도하는 롱소드’ 제작을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가능하시겠습니까?”


“기도하는 롱소드! 그 명품을 제작할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만들어보겠습니다. ”


땀과 검댕으로 얼룩이 가득하지만, 그의 얼굴이 흥분으로 화색이 도는 것이 다 보였다.


“비늘 진주는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재료들도 제가 가져와야 합니까?”


“가져오셔도 좋고, 제가 구해서 만들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재료비는 싸게 해드리겠습니다!”


“재료는 좋은 걸로 써주시고, 재료비도 모자라지 않게 청구해 주세요. 더불어 제작 수수료도 넉넉하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정도면 되겠습니까?”


“비늘 진주와 칼손잡이만 가져오시면 철광석과 다른 재료들은 제가 조달해서 만들겠습니다. 재료는 최상급으로 쓰면 10골드 정도 될 것이고, 수수료는 20골드만 주시면 되겠습니다. ”


비늘 진주는 아무리 싼 것이라도 100골드는 한다. 재료비를 생각해보면, 수수료 20골드는 대단히 양심적인 수준이다. 대장장이로 살면서 ‘기도하는 롱소드’를 만드는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한 번도 그런 명검을 만들어보지 못하는 대장장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이 대장장이도 수수료를 비싸게 불러서 기회를 날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칼손잡이는 어디에서 구하면 좋겠습니까?”


“이곳 낸터킨에서라면 ‘진 씨네 보물상’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시타델 2층 아케이드에 가시면 고급 보석세공인이 여럿 있으니 그쪽을 살펴보셔도 되겠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 대장장이는 쭈뼛거리면서 말을 꺼냈다. “비늘 진주는 구하셨겠죠?”


“여기 있습니다. 보여드리죠. ”


그렇게 말하고 나는 ‘한의 눈물’을 꺼냈다. 손수건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커다란 비늘 진주를 보고 대장장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건!”


“이게 뭔지 알아보시겠습니까?” 나는 고블린들의 보물이 인간들 사이에서도 유명한지 궁금했다.


“정말 큰 비늘 진주군요! 이렇게 큰 건 처음 봅니다. 아니, 이렇게 큰 비늘 진주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


대장장이가 ‘한의 눈물’을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내가 구한 비늘 진주가 최상급이라는 사실은 확인해 주었다. 나는 뿌듯해져서 물었다.


“이걸로 질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겠지요?”


“제,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어르신. 이런 비늘 진주라면, 저따위가 손댈 물건이 아닙니다. 시타델 시장 동편의 대장장이에게 물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거기 대장장이가 댁보다 솜씨가 더 좋은 모양이죠?”


“아닙니다. 그곳은 제 사형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그곳에 가셔서 사형에게 우리 스승님, 완카쿠 님이 지금 어디 계신지 물어보고 찾아가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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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5. 귀환불능점 19.10.04 50 3 7쪽
45 44. 도시의 그림자 19.10.03 38 2 11쪽
44 43. 로크 조련사 조셉 19.10.02 34 2 8쪽
» 42. 기도하는 롱소드 19.10.01 29 2 8쪽
42 41. 수상한 소포 19.09.30 32 2 8쪽
41 40. 진짜 해킹 19.09.29 39 2 10쪽
40 39. 사라진 보석 19.09.28 29 2 9쪽
39 38. 세 번째 코드 19.09.27 31 2 7쪽
38 37. 죽은 자의 손수건 19.09.26 35 2 7쪽
37 36. 몰이사냥 19.09.25 34 2 11쪽
36 35. 계약 이행 19.09.24 37 2 8쪽
35 34. 형제간의 불화 19.09.23 41 2 7쪽
34 33. 귀국 준비 19.09.22 42 2 8쪽
33 32. 블리츠크릭 19.09.21 39 2 8쪽
32 31. 용병과 고블린 19.09.20 40 2 8쪽
31 30. 큰 아들 하랄드 19.09.19 47 3 9쪽
30 29. 고블린의 초대 19.09.18 57 3 8쪽
29 28. 파설귀 19.09.17 52 3 7쪽
28 27. 뉴스 19.09.16 55 3 9쪽
27 26. 고블린과 친해지기 19.09.15 56 3 7쪽
26 25. 세 번째 과제 19.09.14 53 3 7쪽
25 24. 노력할 계기 19.09.13 51 3 7쪽
24 23. 괴수와 엘릭서 19.09.12 50 3 7쪽
23 22. 융문의 괴수 19.09.11 60 3 8쪽
22 21. 아를레키노의 구직 활동 19.09.10 59 3 7쪽
21 20. 해커의 자괴감 19.09.09 64 3 8쪽
20 19. 토너먼트 19.09.08 64 3 11쪽
19 18. 고급 여관 19.09.07 67 3 9쪽
18 17. 밤하늘 19.09.06 74 3 12쪽
17 16. 노인의 저글링 19.09.05 7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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