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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도하
작품등록일 :
2019.08.27 17:51
최근연재일 :
2019.10.15 23:4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416
추천수 :
61
글자수 :
144,331

작성
19.09.11 21:43
조회
41
추천
1
글자
7쪽

4. 트로피 (2)

DUMMY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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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에 돌아와 보았지만, 그녀는 없었다. 주인에게 물어봐도 온 적이 없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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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체 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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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오면서 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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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대체 무슨 일일까요, 어떤 중대한 실마리라도 찾은 사람 같이, 그렇게 뛰어 가 버리셨죠.”

“이제 곧 저녁 시간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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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까. 나는 살짝 불안했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인지 별 일 아닐 거라며 친구들을 안심시켰다. 아크는 잠깐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했지만 결국에는 활짝 웃음꽃을 피며 그럼 잠시 방에서 기다렸다가 한 시간쯤 뒤에 밖으로 나가자고 그랬다. 실은 여관 1층은 맛좋은 - 적어도 그래보이는 - 식당이었지만 이놈의 까다로운 성격의 아크레인 덕분에 전문 식당, 즉 밖에서 연이어서 사먹는 처지가 되었다.


실바스트의 물주 역할로 우리의 주머니 사정은 탄탄대로였지만, 우리의 아크레인 씨의 까다로운 입맛 덕으로 또한 매 끼니 다른 식당의 다른 장르를 맛봐야 했으므로, 생각해보면 이런 일행 중 하나가 식사 시간에 행방불명이 된 상황에서는 이도저도 아닌 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따름이었다.


한 시간 동안 나는 일상이 녀석과 앞으로의 일에 관해서 논의해 보았다. 하지만 이끌어낸 결론이라고는 ‘우선 에이리 일행을 따라다니면서 그놈의 트로피에 관한 정보를 확보할 것’이었다. 위층 VIP실로부터 아크는 내려왔고 방문을 열고 그 자그마한 얼굴을 빼죽 내밀어 “얼른 나오시죠!” 하고 소리쳤다. 우리는 그나마 매캐한 연기도 없고 그나마 폐수도 보이지 않는, 그나마 널찍한 광장 한쪽 면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아크의 회중시계에 의하면 저녁 6시 정각이 되었지만, 하늘의 빛은 정오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우리가 꾸역꾸역 - 아크는 어째서 이런 곳이 별 네 개 반이냐며 고통스럽게 나직하니 탄성을 내질렀다 - 먹고 밖으로 나왔을 때가 돼서야 하늘에 살짝 붉은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최악이었습니다······. 이거 참, 면목이 없군요.”

“아뇨, 뭐,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배부르면 됐죠.” 일상이가 툭 내뱉었다.


신비로우면서도 불길한 핏빛으로 변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일상이는 덧붙였다.


“에이리, 돌아왔으려나.”


나는 어이가 없었다.


“뭘 그렇게 불길한 목소리로 말하냐.”


복선 깔지 마라.


광장은 한산했다. 보이는 건물들은 모조리 불빛이 들었다. 이곳 주민들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하루의 시작이라며 아크가 묻지도 않았는데 설명했다. 그들은 대부분 마법사 혹은 마법연구원이며 대륙의 최전선에 서서 전문기술자를 자처했다.


“그런데,” 나는 기지개를 펴면서, “엘프는 어딜 가야 만날 수 있죠?” 하고 말했다.


광장을 가로지르면서 식사 때 이어가다 끊긴 주제에 관해 말했다.

아크는 수염도 없는 자신의 턱을 쓰담쓰담 문지르면서 내 얼굴을 확인했다.


“엘프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뭐, 음, 그런 존재죠.”

“그게 뭔 소리······.” 일상이가 헛바람을 넣으면서 중얼댄다.

“아아아앗!” 그때 아크가 소리쳤다.

“예?”


응?


아크의 시선을 따라가니 그곳, 광장 한복판으로 이어지는 골목에서 이제 막 들어서고 있는 섹시한 여성이 있었다. 처음에 이게 뭔, 천박한 반응인가 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여자는 J.R.R 톨킨이 묘사한 바로 그 엘프의 형상과도 동일했다.


“드워프도 제 말하면 나타난다더니, 아니, 엘프가!”


우리는 달렸다. 물론, 일상이가 먼저 달려 나갔고 그 뒤를 내가 쭈뼛거리며 달려 나갔으며 아크레인이 폴짝폴짝 뒤를 따랐다.


“넌 대체 뭔 생각으로 그렇게 급발진하는 거야. 아니, 계속 그랬어, 처음부터!”


내가 허억거리며 한 2미터쯤 떨어져 앞서고 있는 놈한테 소리쳤다.


“뭐긴 뭐야, 처리할 수 있는 일은 얼런 처리해야지.”


그렇게 계속 짐짝마냥 있을 거야? 라는 말을 듣자, 헐떡이는 숨이 견뎌지며 발목에 힘이 들어갔다.


여자의 복장은 끝이 의도적으로 찢긴 풀잎색 드레스, 풀잎색 낮은 구두를 신었는데, 요즘 고등학생보다도 짧은 기장이었다. 보랏빛으로 빛나는 두 다리 - 노을 탓이었다 - 는 일절 티 하나 없었고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각선미를 뽐내었다. 팔뚝, 쇄골, 터질 듯한 가슴······.


놀라운 다리 덕택에 얼굴을 가장 마지막에 볼 수 있었다. 생크림케이크에 단 하나 올라온 딸기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붉은 비단실은 금발일 것이 분명했다. 아크보다도 작은 머리, 그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조각품이 있었다.


물론 15센티는 돼 보이는 기다란 일 자형 귀도.


“저기······.” 일상이가 가만히 있던 탓에, 나는 양무릎을 부여잡으며 헉헉대면서 입을 열었다.

“예?”


섹시하고 귀엽고 아름답고 예쁘고 뭐시기 뭐시기 뭐라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얼굴에서 놀란 듯한 기색이 사르르 나타났다. 예? 하고 짧게 말했으나 그 한마디에서 나는 그녀의 성격마저도 완벽할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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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들어도 질리지 않을 듯한 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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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피······, 헌혈 좀 하실 생각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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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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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6. 첫 번째 경기 (1) 19.09.23 3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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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5. 또 한 명의 게이머 (4) 19.09.18 4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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