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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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08.2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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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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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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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DUMMY

쾅! 화르륵! 쾅쾅!


벌써 녀석들과 상대한지 1시간은 넘게 흐른 듯싶었다. 역시 골렘은 사람과 달리 끊임없이 움직이니 상대하기가 너무 까다로웠다. 거기다 사용하는 마법을 베껴서 사용하는 녀석들이라서 상대하기 더 까다로웠다.


“아이샤님! 다시 한 번 강화 마법을 걸게요!”


“알았어요! 부탁할게요!”


그래도 아이샤와 이샤나는 처음 시작했을 때와 달리 꽤 호흡을 맞춰가며 골렘들을 상대해 나갔다. 골렘들은 그녀들의 호흡에 수복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마법학원 수재들이라는 말을 그냥 듣는 게 아니니까.


다만, 그래도 여전히 케일은 두 사람이 맞추는 호흡을 바라보며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옆에 있던 이옌은 그런 케일의 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걸었다.


“애들 잘하고 있지 않아? 뭐가 마음에 안 들어?”


“둘이 호흡을 맞추는 것까지는 좋은 데 말이야. 난 금방 알아차릴 줄 알았는데, 아직 못 알아차리고 있는 것 같아서 그래.”


“응? 뭐가? 뭘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건데?”


“너처럼 단순하게 생각해보라고. 정말 단순하게. 내가 그냥 아이샤의 실력을 보고 싶어서 붙여놓은 거지, 사실 그녀가 없어도 저 애는 충분히 이길 수 있거든. 아마 나랑 에노가 저 골렘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더 빨리 말이야.”


“응, 그 정도야? 언니랑 에노보다 빨리 말이야?”


“응, 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눈 깜빡 하는 순간에 말이지.”


케일의 말에 그녀는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마법적 원리를 이용하는 것 같은데, 마법에 대해 1도 모르는 그녀라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실 지금 눈앞에서 걸어 다니는 골렘도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마법으로 어떻게 저런 얼음들과 불덩이들을 만들어 내는지 잘 모를 정도니까. 뭐, 그걸 몰라도 일단 때리면 부서지기에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말이다.


“후으...... 후으........”


아이샤는 조금씩 차오르는 숨을 진정시키며 계속해서 골렘들을 부셔나갔다. 이샤나 역시 골렘들의 공격을 계속해서 피하면서, 케일에게서 받은 골렘을 조종하느라 많이 지친 상태였다. 반면, 역시 수복시간이 길어져도 골렘은 골렘이었다.


마력만 있다면 계속해서 동작을 수행하는 녀석들이니, 끊임없이 움직이며 그녀들을 향해 계속해서 마법과 물리적인 공격을 날려댔다. 이렇게 계속해서 시간이 끌린다면, 분명 쓰러지는 쪽은 이샤나들 쪽일 것이다.


“으... 분명 무슨 해법이 있지 않을까요?”


“그러게요..... 언제까지 저 녀석들을 때려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이샤는 이옌과 케일 쪽을 힐끔 바라봤다. 참, 저 두 사람은 그냥 때려잡고도 남을 사람들이니 당연한 건가? 아니면, 무엇인가 다른 방법이라도 있는 걸까?


“아이샤님! 위험해요!”


생각에 잠시 빠져 앞에 날아오는 골렘의 주먹을 미처 보지 못했다. 이샤나의 외침에 그녀는 급히 몸을 던져 피하려고 했지만, 녀석의 주먹은 이미 그녀의 앞까지 와 있는 상태였다. 이샤나는 그 모습에 일단 뭐라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급히 마법 주문을 외웠다.


“으... 소.. 솟아오르는 벽!”


하지만 역시 그녀의 마법은 굉장히 엉성하게, 그저 조그마한 벽이 골렘 앞에 생성되는 정도였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조금 나았다. 아이샤는 즉시 그 벽을 이용해 뒤로 박차며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골렘의 손에 마력이 모이는 것이 보였다.


“솟아오르는 벽.”


“이.. 이런!”


등 뒤에서 흙과 자갈들이 모이는 게 보였다. 그녀의 마법을 복사하여, 그대로 사용하려는 것인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퇴로가 막히게 되어 그대로 골렘의 손에 깔려........


“어.. 어라?”


갑자기 마법을 사용한 골렘이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뒤이어 다른 골렘들 역시 마법을 사용하려다 말고 앞의 골렘처럼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기능 정지. 기능정지.”


“수복 체계 가동. 예상 대기시간 1분. 예상 대기 시간 1분.”


“예상 대기시간 1분. 복구를 진행....... 오류 발생. 오류 발생! 수정을 급히....”


갑자기 쓰러지는 골렘들을 바라보며 두 사람은 당황한 눈빛으로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아까 전까지 맹렬하게 공격하던 녀석들이 단체로 이상한 병에 걸린 것처럼 픽픽 쓰러지고 있으니 말이다.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그.. 글쎄요? 다만...... 녀석들의 회로가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은 골렘의 상태를 보고는 즉시 고개를 돌려 케일을 바라보았다. 케일은 그런 그녀들을 보며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천천히 골렘들에게로 다가가 손을 대며 무어라 중얼거렸다. 그러자 골렘들은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져갔다.


“흐음. 기대한 결과는 맞긴 한데, 과정이 전혀 다르단 말이지.”


케일은 무엇인가 마음에 안 드는 지 눈살을 찌푸리며 사라져가는 골렘들을 바라보았다. 기대한 결과라는 말에, 이샤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대한 결과 말씀하시는 건가요?”


“비슷한 전개를 스스로 할 줄 알았는데, 마탑의 수석이라고 너무 높게 수준을 잡고 있었나보네. 아이샤, 너는 알 것 같니?”


아이샤는 그녀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왜 골렘이 쓰러졌을까?


“이샤나씨가 그 마법을 쓴 다음부터 이상해졌으니까..... 골렘이 마법을 쓰려고 할....”


“어? 설마?!”


이샤나는 아이샤의 말에 자신의 주머니 속에 있는 한 두꺼운 책을 꺼내들었다. 책은 ‘기초마법강의’라고 적혀있었는데, 책장들의 대부분이 때가 타고 많이 뭉개져 있는 게 보였다. 몇 번을 열어봤을지 모를 정도로.



“참, 케일씨 말은 저렇게 해도 대단하네요.”


옆에서 지켜보던 아멜은 그저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예전에 그에게서 검을 배울 때, 그 역시 이렇게 말을 하곤 했는데 말이다.


“원래 스승님이고 누나고, 친구 분이고 다 똑같았죠. 그래서 셋이 있을 때는 그림 찾기 같은 머리 쓰는 게임 같은 걸 잘 안했어요. 그랬다가는 하루를 꼬박 세며 해야 할 정도였거든요.”


에노는 말을 하면서 열심히 무엇인가에 대해 아이샤와 말을 주고받는 이샤나,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는 케일을 바라보았다. 참, 관심이 없었다면 저런 말도 잘 안하는 그녀일 것이다. 애초에 이런 시험이라는 말도 꺼내질 않았을 텐데 말이다. 케일은 그녀 나름 이샤나를 신경 쓰겠다는 생각이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그녀가 가진 그 ‘재능’에 대해 많이 관심이 있어서 그럴지도.


“역시 있네요! 마법을 사용하는 방법은 ‘마력의 배치와 그 배치를 위해 사용하는 단어들로 구성 되어있다.’ 이거 맞죠? 케일씨?”


대뜸 그 구절을 가리키며 그녀는 케일에게 말을 했다. 아이샤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 손뼉을 탁 치며 말했다.


“아하! 마법을 사용하는 술식을 틀어버리라는 얘기였군요! 참, 너무나 기초적인 것을 잊어버렸네요.”


마력의 배치? 술식을 틀어버리라고? 도대체 무슨 얘기인가 싶은 이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케일은 그런 그녀들의 말에 피식 웃더니, 천천히 다가와 말했다.


“뭐, 반은 맞아. 술식을 틀어버리면 마법이 뒤틀리지. 하지만 난 그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야. 일단 환류라는 마법에 대해 알고 있니?”


“당연히 알고 있죠. 상급 마법이자, 가장 마법사에게 위험한 마법이니 주의해두라고요. 그리고 조금이나마 사용할 수 있고요.”


“그럼 왜 위험한 마법이라는 건지 알고 있니?”


야이샤의 말에 케일은 가볍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아이샤와 이샤나는 서로를 쳐다보며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력을 흩어지게 하는 마법인 환류. 그래서 마법을 못 쓰게 되는 것이니 당연히 위험하지 않나?


“으..으음... 마력을 한쪽으로 치울 수 있어서? 맞나요?”


이샤나는 그저 떠오르는 대로, 솔직하게 당연한 말을 했다. 잘 모를 때에는 일단 정확히 아는 것을 얘기해보고, 그 다음에 정확히 묻는 게 중요하니까.


“하하하. 맞아. 마력을 한쪽으로 치울 수 있어서 그래. 마력을 ‘인위적’으로 조작 할 수 있는 거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말이지.”


그녀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며 아이샤와 이샤나 주변에 마력덩어리를 만들어냈다. 마법을 사용할 때나 모으는 마력덩어리는 사실 이렇게 덩어리째로 보기 힘들다. 대부분 마법 주문에 맞춘 형태로 금방 변하니까.


“술식에 맞춰서 마력이 모여야 마법이 발생한다. 근데, 아까 내가 말했던 거 기억나? 너는 마법사가 돼서는 안 되는 체질이라고.”


“아.. 네... 그건....”


“그 얘긴 뭐냐면, 너는 주변의 마력이 모이질 못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서 그래. 그래서 마법이 제대로 발동되지 않고.”


그녀의 말에, 이샤나의 눈이 점점 휘둥그레지며 커져갔다. 마력이 모이질 못하게 만든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걸 조절만 잘한다면, 상대방은 마법을 쓸 수 없고 나는 쓸 수 있는 그런 상태를 만들 수 있지. 물론 여러 복잡한 훈련과 과정들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야.”


케일은 손가락을 튕겨, 이샤나 옆에 있던 골렘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일단 통과는 했으니 맡도록 하지. 물론 안 받으면 이 녀석이 날뛸 것 같으니까 말이지.”


“네...네에? 정말.. 받아주시는 건가요?”


그저 말뿐인 시험이라고 생각했고, 쌀쌀 맞은 태도와 그 살기 넘치는(?) 골렘을 보며 받아주지 않을 거란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마법을 배우게 된다니.


케일의 말에 이샤나는 놀란 눈으로 주변 사람들을 이리 저리 바라보았다. 아이샤는 그런 그녀에게 씽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이옌은 박수를 치며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뭐가 어떻게 된지 모르지만, 일단 좋은 일은 확실한 것 같다.


“자, 그러면 일단 빨리 도망가자. 에노! 준비 됐어?”


“도망? 그게 무슨 말이야, 언니?”


케일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사이에 에노는 거대한 마법진을 만들어, 이미 간이 전이문을 만든 상태였다.


“이미 준비 됐어. 빨리 가자.......”


쿠구구구구구!


갑자기 지축을 흔드는 거대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 덕분에 거대한 마법진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정교하게 만들고, 바로 작동시킨 마법을 그대로 말이다. 에노는 당황한 표정으로 케일을 바라보았고, 케일은 그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이런 젠장....”


“무.. 무슨 일이에요?”


“맞아, 무슨 일이야?”


굉장히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는 그녀를 향해 아이샤와 이옌이 그녀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케일은 한쪽 방향을 가리키며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그게.... 집주인이... 왔어.”


지... 집주인? 그게 무슨......


“.... 일!!!!!! 케일!!!!”


쿠과과과과과!!!!!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앞에서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먼지를 일으키며, 숲 전체를 울릴 정도로 큰 발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무엇인가를. 마치 숲의 나무들을 바다 가르듯이 뛰어오는 무엇인가를 말이다.





- 로하니아 중앙 광장, 치안대 제 1지부 -



소란스러운 소리. 갑옷을 입은 병사들의 발소리와 무수히 많은 타자기들이 타닥타닥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원인과 그걸 대응하고 있는 직원들. 하지만 치안에 대한 불안 때문에 민원을 넣는 사람들은 없었다.


“언제 내 집 고쳐 줄 거야?”


“범인들을 빨리 잡아라! 변상 받아야 하니까!”


“언제까지 내 개 안 찾아주는데!”


“자자, 줄 서세요. 줄 좀~! 아니, 번호표 만들어오라는 녀석은 왜 이리 안 와! 아니, 그리고 동물은 유기동물 보호소로 가라고!”


온통 한바탕 소동 후에 부서지거나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온 사람들로 득실거리는 건물 안은 오히려 소동보다 더한 전쟁터처럼 보였다.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리다보니, 보통 같으면 3교대로 투입되는 순찰 인원들마저 지부 건물로 와서 민원인을 상대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너무나 많은 업무와, 그렇다고 휴식도 없이 순찰을 돌아야하는 치안대 분대장 크리엔. 덴커일 녀석은 최근에 자꾸 어디론 가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질 않나, 그렇다고 직장 상사는 그런 그를 질책하지 않고, 그에게 업무를 떠넘기질 않나.


“아오! 짜증나! 짜증난다고!”


망할 그 괴물자식들만 아니었어도, 평화롭고 즐거운 나날이 계속 되었을 텐데. 죽도록 도망쳐서 살았더니, 죽도록 일을 하게 될 줄이야.


“하아.... 나도 쉬고 싶다! 쉬고 싶다고!”


댕! 댕! 댕!


마침 3시를 알리는 타종소리가 들려왔다. 틀어박혀 있는 것보다 밖에 돌아다니는 게 백배 더 나으니,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검을 챙겨들고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맑은 하늘과 열심히 복구하느라 바쁜 인부들. 인력이 모자란 것을 보충하기 위해 성내의 공병대들도 열심히 복구 작업을 돕고 있었다. 그들의 경쾌한 망치질 소리와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그렇듯 흔들림 없는 평화를 보여주는 로하니아의 모습이었다.


“참나, 위기의식 하나 없는 동네야.”


그렇게 많은 습격을 받았음에도 전혀 변함없는 모습에 고개를 젓는 크리엔. 그는 오늘도 나타나지 않는 덴커일의 몫까지 순찰을 돌고 있었다.


“아오, 내 부관이라는 녀석은 틈만 나면 어디로 사라지는 거야! 내 순찰 범위가 더 넓어지잖아!”


이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그는 순순히 그의 순찰로까지 순찰을 돌아주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그 순찰로에 포함된 곳이 남부지구 1번가였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동네가 되어버린 남부지구. 어떻게 매번 여기만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는 지, 모를 정도였다. 심지어 복구를 다 마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공격해버리는 잔인한 짓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대신 신기한 것은 그 어느 소동에서도 상처를 받지 않은, 이 거리의 유일하게 멀쩡한 건물이 하나 있었다.


“오늘도 안 연 건가?”


간판의 염료조차 긁히지 않은 케일라 약국. 그녀가 대단한 마법사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깔끔하게 보호가 되는 약국의 모습에 감탄 밖에 나오질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가 없는 가게는 오히려 쓸쓸해 보였지만 말이다.


가게를 지나, 문제의 2번가 쪽으로 도착한 그는 실로 엄청난 광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바위가 거리의 길들을 막아서고 있었고, 주변에는 심하게 그을린 흔적들과 도로가 부서진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꽤나 격렬했나보네.”


실력자들의 싸움을 투기장이나 대회들에서 본적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을 죽인다.’라는 각오로, 실전이라는 점에서 이 모습은 전에 것들과는 다르게 느껴졌었다.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마법사를 목표로 공부를 했으면 어땠는가 싶기도 했었다. 물론 재능이 없기에 불가능 하겠지만 말이다.


“자! 다 같이 하나! 둘! 셋!”


제일 골칫덩이인 바위를 치우느라 인부들과 치안대 병사들은 애를 쓰고 있었다. 사람의 힘으로 옮길 수 없는 2층 크기의 바위를 조각내서 옮기고 있었다. 치안대에 있는 수레란 수레들이 총 동원 된 것 같아 보였다.


“앗! 크리엔씨!”


크리엔을 알아보는 병사 한 명이 그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순간 귀찮아 질 것을 직감했다.


“아, 난 순찰 중이야! 곧 있으면 철수해야 하고.”


“어차피 숨 돌리러 나온 거잖아요. 그러는 김에 조금 도와주세요.”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말을 건 병사의 손에 잡혀 강제로 채석장(?) 노역에 참가하게 된 그. 그는 열심히 부서진 바위조각들을 수레에 담으며 욕을 열심히 내뱉고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쉬러 나왔는데, 또 일이라니. 그는 2개째 수레를 채우며, 고갤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수북이 쌓여있는 돌들, 이걸 다 치우려면 아마 4~5시간은 더 열심히 움직여야 할 것이었다. 물론 그는 중간에 빠져 나갈 수 있지만, 그 전까지 붙들려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어차피 그가 순찰을 제대로 돈다고 보는 사람은 없으니까. 아니 솔직히 치안 높고, 질서 있는 로하니아에서 순찰이라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에잇! 내가 왜 이걸 하는 거냐고!”


결국 짜증이 폭발한 그는 열심히 바위 조각을 옮기다가 짜증나서 돌을 던지려고 했었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에 작은 무엇인가가 떨어졌었다.


“응? 이건 뭐지?”


그는 조심히 바닥에 떨어진 물체를 들어올렸다. 반짝반짝 빛나는 무엇인가. 눈앞까지 가까이 가져온 물체를 보던 그는 그것이 은으로 만들어진 무엇인가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힉! 은이잖아! 근데, 왜 은이 있지?’


그러고 보니 바위 조각들 중에, 건물 벽이나 바닥에 작은 균열이 난 구멍들이 존재 했었다. 그는 즉시 손에 든 바위조각을 수레에 던져 넣고는 구멍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은...... 이 왜 이리 많지?’


그가 주은 은의 양은 반지 세 개를 만들 양보다 많은 양. 하지만 그에게 그것들은 다른 의미로 신경 쓰이는 것들이었다.


‘어떤 미친 부자인지는 몰라도, 은을 가지고 탄을 만들었다고?’


순간 그는 그날 아이샤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갑자기 나타나서 구해준 총사에 대해. 그래서 냅다 명예 기사증을 그대로 줘버렸다는 것도.


“어? 크리엔씨 그거 뭔가요? 힉! 그거 은 아니에요?”


크리엔이 들고 있는 것들을 보고 병사들이 하나 둘 몰려들었다. 그는 급하게 그것들을 주머니에 넣었다.


“크리엔씨! 은이라고요?”


“아.... 그냥 내가 가지고 다니는 부적 같은 거야.”


“우와! 역시 크리엔씨야! 부적으로 은을 들고 다니다니!”


“그만들하고 다들 할 일 해야지. 난 이제 진짜! 순찰 보고 하러 갈 거야. 많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말이야. 그럼 안녕!”


크리엔은 사람들이 더 몰려들기 전에 재빨리 앞으로 뛰어나갔다. 것보다 왜 이런 물건이 존재하는 거지?


‘누군가 무기를 밀반입 했다는 건데?’


총은 원래 공국의 무기. 간혹 수집품으로 제국에 흘러들어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건 엄연히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발사되었던 것들임이 틀림없었다. 물론 그 총사가 녀석들을 잡아줬다고는 했지만 말이다.


‘저렇게 총을 쏠 수가 있나? 그런데......’


거기다 그 자리에 찍혀있는 발자국을 보면, 거기는 녀석의 모습이 아닌 아이샤가 있던 위치였다. 신비로운 총사의 솜씨가 엄청났다고 그녀가 말을 하긴 했지만, 중간에 직장 상사와의 면담으로 제대로 듣지는 못했던 그였다. 아니, 정확히 어떻게 4~50발이 넘는 탄을 단시간에 쏟아 부울 수 있다는 것인가.


‘분명........ 그 자리에는 황녀님이 계셨잖아! 그것도 총탄이 지나간 자리에!’


어쩌면 총사 외에도 총을 쏜 인물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 어제의 그녀의 모습은 날카로운 것들에 베인 상처만 있던 모습이어서, 녀석이나 녀석들에게서 총을 맞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렇다는 것은.........


‘흐음? 케일씨 네랑 아는 사이의 누군가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황녀님을 돕지 않았을 텐데?’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마침 에노가 떠올랐었다. 에노 남매가 공국에서 넘어왔었다고 했었으니, 그 쪽에 관해서 잘 알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오! 젠장 매제나 만나야 하나?”


에노나 케일이라면 분명 이 상황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덴커일이 없다면, 이놈의 일거리들이 줄어들지 않으니 케일의 집에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다른 대안들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분명..... 이런 걸 잘 아는 녀석이라면....... 아! 그 녀석이 딱 이겠구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 그는 순찰 시간이 끝나기 전에 그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지금 복귀 해봤자 민원 일에 고통만 받을 것이니 말이다.


“그럼 가자!”


그는 천천히, 지부 건물과 반대 방향으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가 아는 그 사람이라면 이 은 탄환의 정체를 분석 해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분명히 세상의 모든 물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녀석이니 말이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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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03.27 41 0 18쪽
»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03.26 36 0 21쪽
47 #45. 악마의 속삭임 20.03.20 29 0 17쪽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03.19 28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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