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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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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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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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전범재판(9)

DUMMY

무림공적


77화


[전범재판(9)]


“안돼...!”


제 아무리 발악해봐도, 이미 터진 폭탄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저 의료반을 저곳에 투입함과 동시에 총 지휘부를 포함, 바깥의 인원을 최소한으로 남기고 남은 인원들을 모두 저곳으로 투입하는 것이 그가 내린 최선의 답이었다.


“려순... 려순...!”


이미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상, 황실이 개입함은 당연지사였다.

이 정도 양의 금제품(禁製品)이 밀수되어 한 곳에서 이렇게 터져버린 대형사고는 이 강호의 역사에서, 아니 중원의 역사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전원! 따라와라! 회의는 가면서 진행한다!”


“예!”

그는 바로 자신의 몸을 저 곳으로 이끌며 정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의 진두지휘 아래,

척! 척!


화아아아!


수많은 병력이 그의 뒤를 따라 이제는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는 본관 건물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이미 저 곳을 향한 모든 방해요소는 제거된 지 오래.

가는 길목에 어지러이 널브러진 잔해들과, 쓰러진 시체들을 보며 총사령관은 옆의 승려에게 물었다.


“진산대사. 대략 얼마 정도의 폭약이 터졌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아미타불... 총 지휘관께서 어떻게 받아 들이실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약 600관(1관=3.75kg) 정도는 되어 보이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육, 육백관이라고 하셨습니까! 허! 이런 말도 안되는...”


보통 황실의 직속 군대가 쓰는 가장 큰 대포인 황자총통을 한 번 발사하는 데에 사용되는 화약이 약 30돈(1돈 =3.75g) 정도이니 육백관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양.


그러니 저 거대한 건물이 한 번에 터져나가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었다.


탁! 탁!


그리고, 달려가던 일행들은 저 멀리에서부터 날아온 무언가를 주워들게 된다.


“이건... 다이나마이투가 아닙니까!”


“저들이 그 많은 화약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어쩐지! 서역의 물건을 밀수했으니...!”


“후우... 저 자를 체포하더라도 아마 꽤나 긴 재판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려.”


“글쎄요, 오히려 빠른 재판이 될 듯 합니다만.”


“예?”


“후우... 과연 세간의 눈이 이걸 가만히 좌시하고만 있겠습니까. 남은 세 곳의 세력과... 황실이 직접적으로 이 재판에 개입하려 들 수도 있겠지요.”


이미 참모진들은 다 각자의 걱정거리를 하나씩은 안고 앞으로의 벌어질 일들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명확히 그 모습을 드러낸 유일한 진실은, 그들의 걱정 어린 말들이 오가는 와중에도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것.

이제 남은 것은, 던져져 구르고 있는 주사위를 자신들이 최대한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여 딱 예상한 그 눈에서 멈추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는 이 당시의 그들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이런 대화를 하며 주변에 신경 쓰지 못하고 걸어간 나머지, 그 밑에서 무슨 움직임이 있었는지도 눈치 채지 못했으니 말이다.


***


한편, 본관 건물.


“끄... 끄아아악!”


“아아악!”


“의무관! 의무관!”


“각 소대장들은 활동 가능 인원 파악해서 바로 나한테 직접 보고해라!”


“2 중대장! 넌 나랑 같이 저 안의 인원들 구조 작전 하러 애들 끌고 가자!”


“그래, 앞장서라...!”


“의무중대장은 뭘 하고 있는거야!”


“환자 나르는 게 안 보이냐 이 썩을 놈아!”


아비규환.

아까의 폭발로 생긴 먼지구름이 내려오며 아직은 뿌연 흙먼지가 주위의 시야 확보를 어렵게 했다.


그나마 무공이 고강한 중대장같은 상급 간부관들은 빨리 정신을 차리고 최대한 사태의 파악과 수습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각지에서 비명을 질러대는 환자들의 소리에 막혀 일이 잘 진척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


“젠장! 이놈의 먼지구름이 이제는 안개처럼 바뀌어서 바람을 만들어도 잠시 뿐이야!”


“다 가라앉게 놔두는 수밖에. 그리고... 저 위에는 다행이 다 가라앉아 올라간다면 전반적인 시야가 확보될 것 같군.”


투덜거리는 남자의 말에, 묵묵한 목소리로 답한 그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위를 향했다.


“그렇지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중요한건 대체 저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왜 이 다이나마이투들이 한 번에 다 터지지 않고 이리 널브러져 있는지입니다. 우선은... 저 위로 올라갑시다.”


후웅!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세 무인의 신형이 바닥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탁! 탁! 탁!


“후우! 이제야 저 밑의 먼지구덩이에서 탈출이군요!”


툭툭 옷을 털며 세 명의 무인 중 나이가 가장 어려보이는 한 사내가 너스레를 떨었다.


“경거망동하지 말게 4 소대장. 우리는 지휘부에 보고하기 위한 초동대처를 위해 미리 올라온 것뿐이야. 한 번만 더 그리 행동하면, 내가 자네를 걷어차 저 밑으로 떨궈버릴 걸세.”


“아~ 예, 예. 저는 그저 아가리를 꾹 다물고 주변수색이나 하겠습니다요, 중대장님.”


‘애초에 수색할 것도 없이 한 눈에 들어오지만.’


겉으로는 중대장의 핀잔에 투덜거리면서도, 이미 눈은 날카롭게 이 빈 건물의 광장 구석구석을 수색하는 소대장이었다.


“...강시까지 동원되었었나. 정말이지 어지간히 미친 놈 수준이 아니었나보군.”


“그러게 말입니다. 이 분대장은 대체 어떤 싸움을 해 온 건지 참...”


“!!!”


“...! 찾았나! 그의 시체가 남아있던가!”


터져나가 작동을 멈춘 강시를 보며 혀를 차던 중대장과 건물의 상황을 조사하던 외부 참모가 소대장의 말 한마디에 바로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애초에 이들은 전사한 분대장의 육체를 거두려는 목적으로 올라온 것. 올라올 때 까지만 하더라도 직접적인 폭발에 휩쓸렸을 것이라 예상해 흑복의 팔 하나라도 있으면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신형이 남아있다는 말에 일말의 희망이나마 가지는 그들이었다.


“예. 남아는 있습니다. 이걸... 남아 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보이는 바 형체는 남아 있어요...”


적어도 그들이 보는 곳에서만큼은 확실히 분대장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보이지 않는 곳의 몸이 남아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아예 쓰러져있는 거대한 돌기둥에 몸이 완전히 눌려있었으니 말이다.


“...이것 덕분이었군요.”


“...뭐?”


“저쪽의 거대한 대들보와 이 돌기둥이 잘려서 폭발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던 거였어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 분대장이, 바깥의 모두를 살린 거라는 말입니다. 이 화약의 절단면과, 저 두 기둥을 보고도 이해가 가지 않으시나요?”


무림공적


77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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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2부 2화]정사대전. 개문(1) 23.12.14 24 0 13쪽
101 [무림공적 2부] 1화. 선포 23.12.08 14 0 12쪽
100 100화. 무림공적. - 1부 完 21.02.01 90 0 13쪽
99 99화. 폭풍전야 21.01.29 61 0 8쪽
98 98화. 취조 - (2) 21.01.25 92 0 8쪽
97 97화. 취조 21.01.22 70 0 7쪽
96 96화. 정혈전쟁 - 환령관 전투(9) 21.01.18 85 0 7쪽
95 95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8) 21.01.15 63 0 8쪽
94 94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7) 21.01.11 64 0 7쪽
93 93화. 정혈전쟁 - 환령관 전투(6) 21.01.08 76 0 7쪽
92 92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5) +3 21.01.04 70 1 8쪽
91 91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4) 21.01.01 74 0 7쪽
90 90화. 정혈전쟁. 환령관전투(3) 20.12.28 83 0 7쪽
89 89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2) 20.12.25 92 2 7쪽
88 88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1) 20.12.21 114 2 7쪽
87 87화. 정혈전쟁-서장(6) 20.12.18 85 2 8쪽
86 86화. 정혈전쟁-서장(5) 20.12.14 83 1 7쪽
85 85화. 정혈전쟁-서장(4) 20.12.11 87 1 7쪽
84 84화. 정혈전쟁-서장(3) 20.12.04 109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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