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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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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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9.02 17:10
최근연재일 :
2019.10.1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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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0,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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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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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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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

DUMMY

“우선 한 번 죽어주시죠.”


“....뭐?”



뜬금없이 죽어달라는 녀석의 말에 노려보자 자신의 입가를 툭 친다.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본래 암행어사가 마패의 힘을 완벽히 다루기 위해선 최소 1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 경우엔 전대 암행어사였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그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



“애초에 암행어사의 힘은 당신들 가문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대합니다.”


“암행어사도 아닌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ㅇ-”


“그렇기에 당신은 마패에 담긴 힘과 마주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패에 의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표현하네?”


“바로 그겁니다!”



현재 알고 있는 마패에 힘을 담는 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요괴 스스로가 힘을 양도하는 것.


또 하나는 요괴를 제압하여 빼앗는 것.



“현재 마패에는 두 가지의 힘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도깨비의 힘만이 당신에 부름에 답하는 것일까요?”


“......”


“그렇습니다!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은 직접 마패에 담긴 힘과 만나야 하는 겁니다.”



두 힘의 차이는 양도 받은 것과 억지로 빼앗았다는 것.


추측이지만 아마 힘이 날 인정하지 않기에 내 부름에 답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하나 짐작 가는 것이 있다.



“몽룡, 정녕 할 텐가?”



미호 녀석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내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질문에 답해준다.


“알겠다.”는 말과 함께 쓸씁한 표정을 지은 채 뒤로 물러나는 미호.


그 옆에 있던 이무기는,



“어서 죽어버리거라!”


“......”


“어서 빨리 내 힘을 돌려주란 말이니라!”



목숨 거는 사람에게 저런 악담을 퍼붓다니,


녀석에게 내 주먹을 퍼붓고 싶었지만, 안정을 취하라며 대사가 선수를 쳐서 실패했다.


옆에서 계속 죽음을 재촉하는 이무기는 무시하고 분주히 움직이는 대사를 보았다.



“후, 이것으로 준비는 끝났습니다.”


“.....?”


“그렇습니다. 자, 남기실 말이 있으면 지금 하시도록.”


“.....”



말없이 고개를 젓자 녀석이 내게 다가왔다.



“----!”


“그럼 안녕히 주무십쇼?”



아까 문 데를 또 물어버린 대사!


강렬한 통증과 함께 시야가 흔들린다!


주변의 소란스러운 소리,


모든 소리가 점점 물에 가라앉는 것처럼 잠기기 시작한다.


몸조차 무겁게 느껴지고 결국 세상이 암전된 순간,



“.....”



내가 서 있는 곳은 사국이 아닌,


백두산 천지였다.


손으로 대사에게 물린 곳을 만져보았다.


아무리 만져보아도 상처는 없었다.



“.....역시 여기가”


“그래, 여기가 바로 마패의 안이니라.”


“?!”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천지에 깔린 안개,


그 건너에 검은 인영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다시 만나는 날은 분명 네놈이 죽은 뒤라 여겼는데-”



말을 끊으며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인물!


낯이 익은 광경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천지의 밤하늘과 그 밤하늘을 담은 천지의 호수,


그리고 그 위에 고요히 존재하는 정체 모를 여인.


조마구와 싸우기 전 꾸었던 꿈의 광경과 일치한다.


역시 이곳은 마패의 안이었던가?



“어떻게 이곳에 들어온 것이냐?”


“......”



입을 꾼 다문 날 바라보던 여인이 눈살을 찌푸린다.


이내 얼굴을 들이밀며 노려본다.



“대답하거라,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


“대사 녀석의 독으로 가사 상태에 빠졌다.”


“......그 사국의 애송이 녀석에 독?”



고개를 끄덕이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뒤로 물러서는 여인,


아니, 이 경우엔 생명이라 부리기 힘들 것이다.


그래, 청룡의 잔재라 부르자.


청룡의 잔재는 지금 상황이 어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목숨 걸고 이곳을 들어온 내가 어이없는지 헛웃음만 지었다.


솔직히 반신반의했지만, 죽이려고 했으면 대사 녀석은 꼬리만 휘둘러도 나를 포함해서 요괴 둘도 같이 죽일 수 있었다.


녀석이 이런 귀찮은 방식으로 날 죽일 필요는 없기에 믿기는 했지만,


직접 물어버릴 줄이야....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가 있을 터?”


“......”


“과묵한 것은 마음에 드나,”


“-----!”


“지금은 내 질문에 답을 해야 할 테지?”



천지의 호숫물이 솟으며 몸을 감싸 억압당했다!



“밖의 그 바보 녀석과 내가 같은 것이라 착각하면 위험하니라?”



미소를 머금으며 물로 목을 조르는 청룡의 잔재!



“쳇, 자비를 베푸는 것이니 고마워하거라”


“....?”



인상을 찌푸리며 힘을 걷어드린다.


분명 꿈과 비슷한 것일 텐데 통증이 느껴진다.


잘못하면 죽을지도 모르겠는데?



“이 몸을 더 자극할 것이 아니면 어서 말하거라.”



괴이와 싸울 때마다 이무기가 뿜던 그 기이한 검은 기,


그와 유사한 것을 몸에 두른 청룡의 잔재가 노려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녀석들과 만날 일은 없는 어디에나 있던 헌터 나부랭이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네.



“청룡. 아니, 청룡의 잔재. 당신의 힘이 필요해.”


“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변의 모든 물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침착하게 청룡의 잔재를 바라본다.



“솔직히 말해서 당신도 내가 찾아온 이유를 짐작하지 못하진 않았을 텐데?”


“하! 이거 참 웃기는 놈이로구나?”



비웃음을 가득 담은 채, 청룡의 잔재가 허공에 손을 휘젓자!



“----!”


“기가 차는구나! 사정사정해도 받아줄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그 당당한 태도는 무엇인 게냐?!”



수많은 물의 창이 허공을 가득 채운 채, 창끝에 날 겨냥하고 있었다!


분노한 녀석의 기분을 나타내듯이 호숫물들도 요동치며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시작부터 꼬인 것 같다.




.

.

.

.

.

.




“-----!”


“깨어났는가!”


“칫, 아까운 것이니라.”



두 상반된 반응이 귓가를 어지럽힌다.


속이 울렁거려.....


몸에 대사 녀석의 독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부분부분 잘 움직여지질 않는다.


아직도 남아있는 독을 몰아내기 위해 기를 운용한다.



“그 모습으로 보아 성공하셨군요?”


“......”



급격히 안색이 안 좋아지는 나.


그런 내 모습에 대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묻는다.



“왜 그러시는 겁니까?”


“실패했다.”


“......예?”


“인정받지 못했다.”


“?!”


폭탄 발언에 대사를 포함한 두 요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피히히히히힛!”



그리고 남은 한 녀석은 좋아 죽으려 한다.


얼마나 좋았으면 아예 배를 붙잡고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거보 거라! 이 몸께서 뭐라 하였느냐!”


“......”



좋아 죽으려는 녀석은 무시하고 대사에게 시선을 주었다.


이무기 녀석과는 다르게 심각한 표정으로 인상을 구기는 대사.



“당신이 운용한 기는 분명 물의 기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인정받지 못한 겁니까?”


“.....네가 착각한 것이 하나 있다.”


“.....착각?”


“마패에 담겨있는 것은 네가 생각하던 힘 나부랭이가 아니었어.”


“....설마?!”



흥분한 나머지 내 멱살을 잡아 흔드는 녀석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자, 믿기지 않는지 대사 녀석이 입을 떡 벌린 채로 얼을 탄다.


마패 안에 담긴 것은 청룡의 잔재 같은 것이 아니다.



“권능, 그것도 물을 다스리는 용의 힘. 그것이 마패에 담긴 힘의 정체다.”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군요.”



멱살 잡은 손을 풀며 허탈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는 대사.


그러다 이내 눈을 가늘게 뜨며 날 바라본다.


“그런데 어떻게 살아 돌아오셨습니까?”


“그 발언, 굉장히 불쾌한데.”


“거기에 물의 기를 운용하시는 것도 이상하군요?”


“......”


“뭔가 있군요?”



그래, 녀석에게 인정받는 것은 실패했다.


완벽할 정도로 깔끔하게 거절당했다.


물속에 파묻히는 절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을 경험도 하면서 말이야.



“내게 조건을 걸었어.”


“조건을 말입니까?”


“....그래, 조건을.”



아마 지금 짓고 있는 표정, 거울 같은 거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보는 사람 기분도 상하게 할 만한 썩을 표정일 테지.



“삼신 녀석이 이번 일의 주체가 이무기라 한 이유가 따로 있었군.”


“도대체 무슨 조건이길래 그런 표정을 짓는 겁니까?”


“.....안 듣는 것을 추천하지.”


“그렇군요, 저도 그런 표정을 짓는 데 듣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습니다.”



애초에 물을 다스리는 권능은 다루기에는 벅찬 힘이다.


그렇기에 녀석이 그런 조건을 건 것이고,


내게 자신의 힘을 일부분은 활용할 수 있게 해준 것이겠지.



“일단 물의 기는 사용이 가능하시다는 말씀이군요?”


“조금이지만.”



이무기나 아까 보았던 물의 권능처럼 몸 밖으로 표출할 정도는 하기 힘들지만,


도깨비불만큼이나 능숙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거 다행입니다. 그럼 바로 두 번째로 넘어갑시다!”


“.....바로?”


“자, 원래는 당신이 청룡의 잔재에 인정받는 전제하에 만든 훈련이었습니다만,”


“......”



또 말 끊고 할 말 하는 대사.


짜증 나지만, 현재로서 강해지기 위해 녀석의 말을 따라야 하니 입 다물고 있자.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저는 이쪽이 더 마음에 드는군요!”


“.....그래서 뭘하는 건데?”


“제게 수련을 받는 겁니다!”


“허?”


“정확히는 뱀 요괴들이 받는 수련을 말입니다!”



눈을 빛내며 소리치는 대사!


녀석의 눈이 위험할 정도로 반짝인다.


뭔가 야성의 감 같은 것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온다.



“무슨 수련을 어떻게 받는 건데?”


“마패에 담긴 힘이 암만 강해 봐야 그 마패의 주인인 당신이 허약하다면 그건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


“.....”



이젠 너무 당해서 별 감흥도 생기지 않는다.


또 질문 무시하고 할 말 하는 녀석에게 집중한다.



“본래는 청룡의 잔재를 다루는 것과 병행으로 당신의 몸을 단련시키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청룡의 잔재를 얻지 못한 것으로 당신의 몸, 하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쩌자는 건데?”


“묘두사!”



대사 녀석의 외침에 이무기와 미호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던 묘두사가 다가왔다.



“애옹, 무슨 일이냐?”


“고독의 산, 준비 가능합니까?”


“애옹?!”



대사 녀석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몸을 덜덜 떨며 두려움에 떠는 묘두사.


고독의 산이라는 게 뭐길래 저렇게 반응하는 건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묘두사 녀석이 이름만 듣는 것으로 공포에 떨 만한 것이라는 거다.



“애, 애옹, 그걸 왜 묻냐?”


“암행어사를 그곳에서 훈련 시키겠습니다.”


“애옹?!”


“어서 준비해주세요.”


“애옹, 준비하겠냐?”



표정을 굳힌 묘두사, 녀석은 날 스쳐 지나가며 귓가에 속삭였다.



“애옹, 지금 바로 도망칠 수 있냐?”


“허?”



의문을 품고 녀석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녀석은 저 멀리 가버린 상태였다.


그런 나를 대사가 이끌고 어디론가 데리고 가기 시작했다.



“자, 우선 준비가 끝나기 전에 맛보기로 간단한 훈련을 진행합시다!”


“.....?”


“따라오세요!”



대사 녀석에게 질질 끌려오다시피 하여 도착한 곳은 절벽이었다.


절벽 아래에는 세찬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뭔가 불안한데?



“그 불안한 눈빛을 보아하니 눈치채신 모양이군요.”


“진짜?”


“네, 맞습니다.”


“너무 야만적ㅇ-”


“말이 많네요.”


“?!”



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어느새 허공에 떠 있었다.


아마 대사 녀석의 투명한 꼬리로 날 후려친 것 같다.


떨어지기 전, 녀석은 말했다.



“살아남기를 기원 합니다?”


작가의말

연참대전 참가 15일째 입니다.

제가 몸이 안 좋아 약을 먹으면 밤에 올리기 힘들어 시간대가 오전 6~ 7시로 바뀔 것 같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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