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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온
작품등록일 :
2019.09.0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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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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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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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ㅡ2

DUMMY

삐이이이 소리와 함께 전쟁이 시작됐다. 효시가 날아감과 동시에 활잡이들이 활을 쏘니, 저 멀리 사백 보 너머의 적들이 활 맞아 우왕좌왕하는 게 보였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쇠붙이는 천조각을 뚫고 몸에 박혀, 빠질 때 살점이 뜯기도록 되어있다. 활대를 잡고 단단히 당겨진 실을 끌어 숨을 잠깐 멈추고, 천천히 뱉으며 오른 입가를 스치는 활시위를 가만히 기다렸다. 손에 힘이 풀리며 날아간 화살은 이내 하늘 사이에 화살비에 가려 내가 무엇을 쏘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화살비 사이로 적들의 화살이 날아오자 자세를 숙이고 나무방패로 몸을 가렸다. 주변에 군병들이 화살에 맞고 뽑지 못해 주저앉으니, 어찌 할 바 모르고 있는 이를 다른 이들이 끌고 방패 사이로 숨겼다. 북소리의 둥둥거림이 귀와 머리를 울려 가슴까지 치달으니, 이내 삐 하는 태평소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멀리 장정이 달려오니, 짐승 가죽에 털이 그대로 달린 옷을 말과 함께 입고 단걸음에 오듯 눈 앞에 와있었다. 창 든 이들이 창대를 잡으니, 이내 오다 아직 창 못 든 이들 사이로 파고들어 금새 긴 도끼로 머리를 부수고 달아났다. 군병들이 쫓다 손활에 맞으니, 이내 그런 이들이 열 스물 되어 창든 이들 주변이 난장판이었다. 방패를 올리고 군병들과 창을 들고 있다가 주변 형세가 험하니 다른 이들도 북소리와 심장 소리와 신음소리에 창 칼을 들고 창 칼 든 이들과 부딪혔다. 먼저 활 맞고 도끼 맞아 쓰러진 이들의 행색이 험하여 더 볼 수 없었다.




창 칼 든 이들의 행색은 가죽이 듬성하여 천옷 사이에 몇 개가 달려있을 뿐이었다. 광대가 튀어나오고 키가 작으니 못 먹은지 팔뚝 또한 해쓱하여 햇빛에 눈동자만 빛났다. 창 들고 달려와 맞춰 창을 찌르니 깊숙해 바로 놓고 군도로 얼굴을 베었다. 쓰러지는 적 뒤로 칼 든 이들이 오니, 얼굴 베인 이를 발로 차 밀어 베고, 옷 헐게 입은 장정이 잡던 창을 집어던지니 피하더라. 달려가 창 잡은 손을 베니 손가락이 잘려 그대로 손을 부여잡고 있었다. 밀어진 장정 이 넘어지며 달려오던 이와 부딪히니, 쓰러지는 몸 위로 달려오던 장정의 얼굴이 보여 칼을 찔러 입이 갈라지었다. 옆에서 창날이 오는 것을 베며 쳐내니 부러진 창대 뒤에 얼굴이 보였다. 탄 듯 새빨간 얼굴에 눈동자가 커 검게 보이니 칼 베며 허리춤에 화살로 허벅다리를 찍고 휘둘린 창대를 몸으로 밀어내고 칼로 배를 찔러 넣었다. 그대로 쓰러트리며 몸이 낮춰지니, 급하게 주변을 둘러보아 다들 창으로 찌르고 칼로 찍으며 있더라. 이내 말 탄 이들이 달려오니, 창 칼만 겨눈 채 휘적이던 이들은 금새 비켜났다.




"호!. 선인인가!. 다밀타!."




달려오던 이가 손활을 쏘아내자 등 지던 나무 방패로 막고 들어 이내 찍어오는 도끼날를 끌고 빗겨치며 방패 아래 칼을 받치고 밀어올려 말의 배를 갈랐다. 이내 말이 쓰러지며 달리던 발이 꼬여 그대로 짐승가죽 옷 입던 이와 뒤엉켜 살이 짖뭉개졌다. 뒤에 있던 이가 들짐승마냥 높게 소리지르니, 주변에 창 칼 든 이들이 오더라. 급히 내달려 군병들 사이에 가니, 방패 든 이들이 창으로 찌를 때 마다 헌 옷 입은 이들의 가죽조각과 천 조각이 뚫려 피흘렸다. 창대를 베어 부러뜨리고 있으니 짐승처럼 소리지르던 이가 말 위에서 여길 보고 있어 활을 잡고 시위를 당겨 쏘아내니, 보고 피하려는지라 말에 맞추었다. 말이 놀라 멈추니, 활시위를 당기는 게 빨라 머리를 맞고 떨어졌다.




쿵쿵거리는 북소리가 시들해질 때 쯤 아래 신음 흘리던 자들이 창에 찔리고 칼에 찍혀 피만 남아 흘렀다. 날이 저물려면 해를 나눠셀 때 두 번 셀 시간이 남았으니, 찬 기운이 땅에 내려앉을 때 쯤 이내 짐승들이 올 것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말하는 군병의 눈이 내려앉으니, 나도 이내 눈을 돌렸다.


몸에 피가 뿌려져 붉은 옷감이 되어 돌아갔을 때 새 옷을 받거나 꿰메 덧입어야 했다. 전선을 따라 전진하니, 십인장이 백인장과 천인장에게 데려다 줘, 말 몇 마디 하고 가던 길을 갔다. 가는 길에 말 탄 이들이 몇 오가 십인장이 조심하랬다 전하길래 알았다 했다.




길 따라 걷다 산길 걷다 하다 샘물을 건너지 않고 따르니, 이내 샘물 따라 강이 나왔다. 강길을 곁에 두고 돌아 가니, 멀리 말 탄 이들이 오가는 게 보였다. 가까이 오지 않으니 아군은 아닐것이고, 근처 움막 옮겨짓고 사는 이들일 것이다. 식량을 나눠 먹으나 굽고 그을려야 오래 가서, 가는 길로 먼저 길 떠나 사냥 해 오는 이들과 말을 나누니 저 멀리 적군이 오고있다더라. 원래 이 즈음 봐야 할 사람들이 있다 전해들었으니, 아마 수세하거나 패퇴하여 물렸을 것이라 생각하는 게 옳았다. 젊은 이들을 몇 추려 말 태워 갈만 한 데를 찾아 보내고, 남아 주위 사람들을 보니 눈 마주치는 이가 없었다. 열 댓명이 이야기를 하다 말다 하니 들을 이야기가 많아 시간을 보내고, 말을 나누다 말다 하니 어느새 짐승 가죽 입은 말 탄 이들이 보이고, 멈추자 이내 저 멀리 행색이 헌 걷는 이들이 보이더라. 밤새 옷에 천 꿰어 덧대고 있자 횃불 든 이들이 사라지니, 오갈 데 없는 신세가 피 흘림보다 낫다 여김은 맞는 일이었다.




졸다 깨어 화살 몇 개 챙겨 등짐 지고 둘둘 말고 남으니 허리춤에 몇 개 꼽았다. 새벽 빛으로 하늘이 물드니 군병들이 깨어 금새 모였다 웅성이니, 말과 먹을 거 말린 것이 없더라. 멀리 헌 옷 입은 이들이 모여있어 그 앞에 말 탄 이들이 소리치니, 짐승같은 목소리가 여기까지 와 귓가에 흩어졌다. 헌 옷이 누렇고 가죽이 누래 검고 노란 머리만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천인장이라 말한 이가 보이지 않아 되는대로 백인장 서넛이 모이니, 이내 창 들고, 칼 든 이들이 모여 열과 행을 이루었다. 이내 군진을 이루니 어떤 이는 있던 밥 몇 조각을 씹고, 어떤 이는 울더라.




백인장 중 키 큰 이가 나서 말하니.


"나는 여서 해 질 때 쯤 방향으로 열 하루 하고 하루 더 가면 있는 크고 푸른 산 아래 작은 땅에서 농사짓던 사람이오. 어릴 적 촌장이 좋게 봐 글월 몇 자 배워 먼저 말하겠소. 옛 날 아비들이 땅 일굴 적 싸움 일어나면 밭 매던 호미로도 때려 죽이던 이야기를 알고있소. 창 들고 칼 벨 줄 아니 당연히 찍혀도 칼로 찍히고 찔러도 창으로 찌르오. 부모 도리를 못 함은 아깝나 자식된 도리로 아들 남겼으니 나는 후회 없소. 후회 있으면 가고 아니면 남아 살 사람만 갑시다."




듣던 중 고개 돌리던 이들 사이에 군병이 나눠 서자 금새 조용해져 머리 위에 까마귀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금새 누군가가 소리지르니 다들 배운 대로 발 구르며 악을 썼다.




저 멀리 말 탄 이들과 소리 지르던 이들 중 하나가 피리를 부니 목소리보다 더 높게 울리는 소리였다. 이내 발 구르며 달려오니 먼지구름이 일었다. 달려오는 이가 많아 금세 퍼져 둘러 싸이니, 창 들고 가만히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그냥 그대로 창 지르고 찔리더라.




군병 중 하나가 얼굴 베자 베인 이가 쓰러져 거기에 칼 내리 찍고 있다 다른 이가 창으로 찔러 맞으니, 창 잡고 칼 잡은 손 휘적이다 다른 이가 내리친 칼에 등 베이더라. 벤 사람 찌르다 맞추면 찍고, 못 맞추면 이내 창 들고 대거리 하다 칼 들고 베고 찍으니 금새 하나 둘 쓰러져 신음만 흘리었다. 산 사람이 계속 살아 베고 찌르고 차고 하다 칼 맞아 잘리고 쓰러져 피만 흘리니, 눈에 사람 가득 차던 게 금방 붉게 피부 탄 이들과 섞여 하나씩 칼로 베고 잘랐다.


휘두르다 손 발 꼬이다 넘어져 밟히던 이들이 금새 눈 시뻘건 이들에게 찍히고, 얼굴에 피가 흘러 소리지르다 창 맞아 쓰러지니, 한 손 보태도 살지 못 살지 모르게 되었다. 말 탄 이들이 저편에서 달려오다 멈춰 서 말 위에서 하나씩 긴 도끼로 찍으니, 군병들이 다리 베려 달려다가 하나씩 머리가 쪼개져 우물쭈물 하다 옆 사람 칼 맞아 죽었다.




가며 옆 사람 칼로 베는 사람 손을 베고 목 찌르고 옆으로 걸음 옮기며 칼 휘두르니 깜짝 놀라 베는 칼 쳐내고 다가가 목 밀어베어 쓰러지는 이 배를 걷어찼다. 손이 닿는대로 머리 베고 안 되면 방패로 칼 막으니 금새 방패가 찍히고 빗겨맞아 나뭇가지가 튀어 금이 가 우직 소리가 들렸다. 앞에 말 탄 이가 웃는 소리가 호탕하니 지친 소리들 사이로 잘 들렸다. 옆 사람을 베면 뒤에서 찌르길래 계속 앞으로 달려가며 베기만 하니, 이내 앞에 장정들이 갈라져 낸 길로 말 탄 이가 마주 달려왔다. 긴 도끼를 휘둘러 종횡으로 베어오니 잘 보다 맞춰 숙이며 방패로 막고 말 다리를 베었다. 말이 넘어지며 뒤 달려오던 이들과 엉키니, 금새 자리가 트이고 저기서 몸 하나 더 높은 말 탄 이들이 오는 게 보였다. 쓰러진 말 쪽에서 장정 하나 달려오니, 말 타던 이 인지 손활을 앞세워 막으려 방패를 드니 방패 조각이 떨어져나갔다. 쳐내듯 화살을 떨구며 이어 손도끼를 칼로 쳐내니 멈칫거려 달려가 칼로 목을 베어들어가며 얼굴을 그엇다. 피에 눈 가려 악 지르며 휘두르는 칼 멀찍이 피하고 무거운 칼 쳐내며 핏물을 떨구고 소매에 닦으니 멀리 달려오는 이만 있고 옆은 가만히 있었다.




멀리서 달려오던 이가 말과 베여 쓰러져 소리만 내는 이를 보더니 소리치며 말했다.




"다밀타!. 우하밀라!. 곰같은 것들이 호랑이에게 죽었구나!. 마달타다!."




하며 가만 보더니 말에서 내려 천천히 다가오자, 다른 말 탄 장정들도 내려서 달려와 주변을 감쌌다. 가만히 보니 주변을 돌면서 칼을 겨누다 이내 한 명이 칼 휘둘러 베려다 다른 사람이 베려다 하여 가까운 칼 쳐내니 계속 칼이 와 오는 날 따라 칼 밀어 쓸어내고, 칼 오는 길에 등 비껴 맞대며 베는 길 손 가는 대로 앞의 칼을 위로 쳐밀며 숙여 머리 위로 칼 보내고, 숙인대로 몸 돌리며 뒷 사람 손 팔 베고 가슴께에 칼 쭉 넣어 빼 그대로 옆을 보니 내려치는 칼이 보여 급히 방패로 막아 찍히니 방패 결이 끊어져 떨어져나갔다. 머리춤에 있던 팔 밀어내며 칼 질러 배 찌르고 당겨 휘두르는 칼 막으니 두어 사람 남은 거였다. 허리춤에 화살 두어 개 뽑아 쥐며 휘적이고 돌다 칼 크게 휘두르자 내리치다 말다 하는 이가 있어 팔 밀어 화살대를 위에있는 칼에 맞춰 바깥으로 밀고 목에 칼 찌르며 베어 밀어 발돋음 해 차인 걸 그대로 밟고 쓰러트린 대로 굴러 서다 사람 발 보여 그대로 다리 끌어밟고 칼 위로 베며 눈 앞 마주된 얼굴에 화살 찍고 달려들며 목 후려치고 겨드랑이 칼을 밀어 빼며 베니, 한 명 남아 눈 시퍼렇게 다시 칼 내려치고 있어 칼날로 흘리고 얼굴을 베었다. 그러고 보니 창 칼 든 장정들이 한 명씩 칼 휘적이다 눈치보는 게 보여 달려 말 타고 적장이 죽었다 소리지르며 사람을 가로질렀다. 말 타고 가다 앞에 있던 이들이 말발굽에 밟히니 주변 장정들이 금세 밀다 말다 하며 창 칼 놓고 보고만 있다 전장을 다 가로질렀을 때엔 끼리끼리 갈라져 조금씩 멀어지며 싸우던 이들도 하다 말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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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6 19.12.18 20 0 5쪽
31 6ㅡ3 19.12.18 13 0 8쪽
30 15 19.12.14 26 0 7쪽
29 14 19.12.12 19 0 5쪽
28 13 19.12.12 19 0 4쪽
27 7ㅡ7 19.12.02 19 0 8쪽
26 12 19.11.21 20 0 5쪽
25 8ㅡ5 19.11.18 18 0 4쪽
24 6ㅡ2 19.10.29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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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7ㅡ5 19.09.06 20 0 5쪽
» 8ㅡ2 19.09.06 16 0 12쪽
15 9 19.09.06 18 0 7쪽
14 7ㅡ4 19.09.06 25 0 8쪽
13 7ㅡ3 19.09.06 25 0 9쪽
12 8ㅡ1 19.09.06 20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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