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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으로 강해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길마
작품등록일 :
2019.09.10 16:05
최근연재일 :
2019.10.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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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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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제10화

DUMMY

이도는 경령단을 섭취하고 롤백하기를 쉼 없이 반복했다.

지구와 꿈속을 왕래하기를 사백여 차례.

영근이 경령단의 영기를 더는 받아들이지 못할 때였다.


꾸드득.


기이한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영혼으로 느끼는 소리였다.

이도는 척선공의 운용를 중단하고 영근을 관조했다.


꾸드득. 꾸드득.


소리가 들릴 때마다 영근에 가득 찬 영력이 조금씩 압축되기 시작했다.


한 시간쯤 흘렀을까.


꾸드드드득.


이전보다 두 배 정도 긴 기음이 울렸다.


그리고 잠시 후.

영강의 범위가 두 배로 넓어지며 반경 이십 미터 내의 정보가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영혼이 성장하며 정신이 확장되는 고양감에 전신이 부르르 떨렸다.

선도에 입문할 때 느낀 법열만큼은 아니었지만 필설로 형용하기 어려운 쾌감이었다.

마침내 해기기 중경에 오른 것이다.


"나흘 정도 걸렸나?"


사기적인 능력으로 믿지기 않은 성취를 이뤄냈다.

이도는 기쁜 마음에 영근을 살펴봤다.

영력이 압축되자 영근은 다시금 여유를 되찾았다.

축기 가능한 영력의 최대치는 두 배로 늘어난 상태였다.


이도는 몸에 남아 있는 경령단의 영기를 영근으로 인도했다.

하지만 이내 미간을 구기며 모든 영기를 흩어버렸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자신의 영력보다 영기 밀도가 떨어지는 경령단은 수행에 효과가 없었다.


영약 없이 수행을 높이려면 주야장천 공법 운용에 매진하는 길뿐이다.

본래 이도의 자질로 해기기 중경에 오르려면 척선공을 백 년 이상 연마해야 한다.

영력이 쌓일수록 축기가 어려워지니 해기기 완경에 오르려면 최소 이백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해기기 중경의 수명은 대략 이백오십 년.

지금부터 쉬지 않고 공법을 연마해도 죽기 전에 해기기 완경에 오르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도는 공법만 가지고 수행할 생각을 하자 소름이 돋았다.

이건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니 무조건 논외.

수준에 맞는 새로운 영약이 필요했다.


"내게 필요한 건 합령단(欱靈丹)인데."


옥간에는 영단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합령단의 가치는 하급 영석 이백 개.

이도가 활명환을 만들고 받는 보상이 한 달에 하급 영석 한 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합령단을 얻기란 불가능했다.

자리에 앉아 있어 봐야 영단이 굴러들어 올 리 없다.

지금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뭐든 시도해봐야 할 때였다.


이도는 장령술로 영력을 감추고 곧장 거처를 나섰다.

장령술을 간파하려면 한 단계 위의 수행을 지녀야 한다.

연선당을 벗어나지 않는 한 정체가 드러날 걱정은 없었다.


이도는 비공술을 펼쳐 바람처럼 달려갔다.

수행이 상승했지만 육체 강화율은 이전과 같았다.

그러나 비공술의 속도는 전보다 반 배가량 빨라진 상태였다.

초인적인 육체에 비공술이 더해지자 이동 속도는 시속 이백 킬로미터를 넘어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도는 우청청의 거처에 도착했다.


"사저, 이 사제입니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처의 문이 열렸다.


"사제!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우청청은 허리에 손을 올리고 이도를 쏘아봤다.

이도는 계면쩍게 웃었다.


"죄송해요, 사저. 변명 같지만 저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말씀드려도 될까요?"


이도의 미소에 우청청은 화가 사르르 풀리는 기분이었다.

단단히 혼내줄 작정이었지만 쌀강아지 같은 이도를 보자 도저히 화낼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한 달 사이에 더 잘생겨졌네. 이제는 사내 느낌도 나는 거 같고.'


수도사의 육체는 영혼의 수명에 따라 변화한다.

예컨대 백 세 노인이 선도에 입문하면 사오십 대로 회춘하게 된다.

반대로 어린아이가 선도에 오르면 이십 대의 전성기까지 빠르게 성장한다.

지난 한 달 사이 이도는 일 년 이상 성장한 모습이었다.


우청청은 마주 웃어주고 싶은 속내를 숨기고 짐짓 화난 얼굴로 말했다.


"흥. 우선 무슨 이야긴지는 들어볼게. 만약 납득할만한 이유가 아니면 크게 혼날 줄 알아. 그럼 어서 들어와."


거처로 들어간 그들은 탁자에 앉았다.


"그래서 말도 없이 거처를 옮긴 이유가 뭐야? 내가 뭐 섭섭하게 한 거 있어?"

"설마 그럴 리가요. 전 사저가 좋습니다."

"뭐?"


뜬금없는 소리에 우청청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떨리는 눈빛에도 이도는 덤덤히 말을 이었다.


"사저 덕분에 연선재를 편하게 찾아갔잖아요. 그간에 쓸만한 정보도 얻었고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사저를 싫어하겠어요."


우청청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난 또 뭐라고. 사형제끼리 돕는 게 당연하지. 아무튼 이유가 뭔데?"

"이걸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일이 어떻게 된 거냐면..."


이도는 조백광과의 일을 낱낱이 설명했다.

약간의 과장까지 덧붙여서 말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거처를 옮긴 거예요."


우청청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도의 말을 부정했다.


"진짜로 조 사형이 그랬다고? 그걸 나보고 믿으란 말이야? 조 사형이 어떤 분인데, 그럴 리가 없어."

"제가 뭐하러 사저께 거짓말을 하겠어요. 진위는 사저께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미간을 구긴 우청청은 이도를 똑바로 응시했다.


"좋아. 사제에게 피해가 없도록 알아볼게.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이유가 뭐야? 사제 말이 맞다면 다른 사형제들은 조 사형에게 해코지당할까 봐 모두 내게 숨긴 거잖아."

"그렇다고 해도 사저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거 같아서요."


사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합령단을 얻으려면 우청청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짧은 시간 우청청의 신뢰를 얻을 수단으로 이보다 효과적인 일은 떠오르지 않았다.


우청청은 감동했다는 듯이 말했다.


"사제는 정말 착하구나. 그나저나 정말 사제 말이 맞다면 너무 무서운데.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속인 거지?"


우청청은 스스로 우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자신이 그렇게 눈치 없고 멍청했다면 험난한 수도계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친오빠처럼 여겨온 조백광이 그런 이중인격자였다니.

십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세월이 떠오르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뭐, 수법이 나빠서 그렇지. 목적은 사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겠지요. 그렇다고 그런 흉심을 감춘 사형과 가까이 지내라는 뜻은 아니에요. 애착이 집착으로 바뀌는 순간 사저에게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


이도는 조백광의 편을 들어주는 척하며 둘 사이를 더욱 이간질했다.

그런 그의 말에 우청청의 안색이 점점 딱딱하게 굳었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먹혀들었다는 판단이 서자 이도는 다음 계획을 진행했다.


"사저, 일단 제가 거처를 옮긴 이유는 여기까지고.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뭔데? 내가 아는 거라면 대답해 줄게."

"다름이 아니고, 합령단을 구하는데 영석으로 교환하는 거 말고 다른 방법이 있나 해서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우청청이 의아한 듯 물었다.


"사제가 합령단은 왜? 있어 봐야 쓸모도 없을 텐데. 옥간에 영약에 관한 정보가 들어있는데 확인 안 한 거야?"


영약의 영기 밀도가 떨어지면 수행에 효과가 없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밀도가 높은 경우다.

분수에 넘치는 농밀한 영기를 흡수하다가는 영근이 손상되어 수행이 떨어지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합령단은 해기기 초경에게 영약이 아니라 독약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확인했죠."

"그래? 그러면 합령단이 아니라 경령단에 관해 물어야 하는 거 아니야?"

"경령단의 효험은 이미 경험해 봤어요. 단지 경령단만 해도 이토록 놀라운 기운을 품고 있는데 합령단은 어떨지 궁금해서요."


이도의 대답에 우청청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게도 영석으로 교환하는 거 말고 합령단을 구할 방법은 별달리 없어. 사제에게 합령단과 비등한 보물이 있다면 교환이 가능하겠지만 말이야. 그리고 이건 특별한 경우인데, 일영근이나 이영근을 지닌 기재는 문파 차원에서 지원해주기도 해. 그런데 이건 말해봐야 의미 없는 이야기고."

"그래요? 정말 아쉽네요. 어떻게 생겼나 보고라도 싶었는데."


이도가 시무룩한 얼굴을 하자 우청청은 안타까운 마음에 애가 탔다.


"사제가 일 년만 일찍 입문했어도 내가 보여줬을 텐데."

"그럼 다른 사형제 중에 합령단을 가지고 계신 분은 없나요?"

"당연히 있지. 보통 영단을 복용하는 시기는 공법으로 더는 수련이 불가능할 때거든. 그래서 몇몇 사형제들은 합령단을 미리 구해 놓고 섭취는 나중에 하곤 해. 자랑 같지만 나는 자질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되는대로 먹어도 해기기 완경까지는 문제없어. 그래서 작년에 얻은 합령단을 곧장 섭취한 거고."


그 순간 이도는 속으로 만세를 외쳤다.


"아! 그렇군요. 그러면 혹시 다른 사형제분께 부탁해서 합령단을 잠깐이라도 볼 수 있을까요?"

"흠. 안되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사형제 간이라도 영단을 함부로 내보이지는 않아서. 정말 가까운 사이라면 모를까."


그녀의 말에 이도는 다시 한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우청청은 고민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사실 부탁할만한 사람이 있기는 한데 문제가 좀 있어."

"무슨 문제요?"


이도는 즉시 물었다.


"그게 말이지, 조 사형이 얼마 전에 합령단을 구했거든. 내게 말하기로 이번에 합령단을 섭취하면 해기기 완경의 벽을 넘을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길일을 택해 복용할 거라고 하더라고. 나야 어차피 사제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형을 만나봐야 하지만, 사제는 나랑 있다가 괜히 봉변당할 수도 있잖아."

"그런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합령단을 볼 수 있는데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죠. 그러면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조백광이 지랄을 하든 똥을 싸든 자신에게는 하등 상관없었다.

그러나 우청청이 의심하지 않게 하려면 합리적인 상황 연출이 필요했다.


"제가 사저와 함께 찾아간 이유가 사저가 저를 강압적으로 끌고 간 걸로 하는 거죠. 조 사형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사형을 무시하느냐는 식으로 겁을 줬다고 하면 조 사형도 어느 정도 이해해주지 않을까요? 처음에 사저의 말을 거부하다가 조 사형의 이름을 듣고 따라간 식으로 이야기하면요."


이도의 계획을 들은 우청청은 고민에 빠졌다.

잠시 후 그녀는 마지못해 하는 얼굴로 이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알겠어. 사제가 그렇게까지 원하는데 거절하는 게 사제를 더 힘들게 하겠지. 내 마음 같아서는 안 만났으면 좋겠지만, 사제 말대로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 같기도 하고."


곧이어 우청청과 이도는 조백광의 거처로 향했다.

그들이 조백광의 거처 삼십 미터 내에 들어섰을 때였다.


"사매,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그것도 이 사제까지 대동하고."


영력이 실린 말소리가 옆에서 말하듯 귓가에 들려왔다.


"새벽 산보를 나갔는데 마침 이 사제가 보이지 뭐예요. 시간 없다면서 극구 거절하는 걸 사형이 부른 거라고 어르고 달래서 겨우 데려온 거 있죠. 절대 안 된다더니 사형의 이름이 나오니까 꼼짝 못 하더라구요."


사실 우청청도 조백광을 만나기는 껄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진실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니 조백광을 편견 없이 대하기로 했다.


"하하. 그런 일이 있었군. 적적하던 차에 잘 됐어. 어서들 와."


조백광이 말이 끝나자 거처의 문이 저절로 열렸다.

이도와 우청청은 거처로 몸을 날렸다.


"이리 와서들 앉아."


조백광은 영력을 일으켜 의자를 빼주었다.


"고마워요, 사형."

"감사합니다, 사형."


탁자에 올려진 찻주전자에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사제, 일단 차부터 들게. 사제가 알런지 모르겠네만 옥송엽(玉松葉)으로 우린 나름 귀한 차라네."

"감사합니다, 사형."


조백광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도를 바라봤다.

처음 우청청과 함께 있는 이도를 느끼고 이놈이 고자질했나 싶었다.

그런데 여상스러운 우청청의 행동을 보니 정말 우연히 만난 것이 맞는 듯했다.

그는 이도에게 전의술을 펼쳤다.


[네놈이 그나마 눈치는 있는 거 같구나. 하지만 내가 네놈 따위를 부를 일은 절대 없으니,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땐 내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알겠다.]


그 후로 우청청과 조백광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도는 그들 사이에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차를 홀짝였다.


"그리고 사형. 이제 곧 인선당(認仙堂)에 들어가 외문 수제자(修弟子)가 되실 텐데. 미리 축하드려요."

"하하! 고마워, 사매. 내가 수제자가 되어 여유가 생기면 사매의 수행도 도와줄게."


해기기 완경에 오른 수제자의 임무는 오직 압기기에 오르기 위한 개인 수련뿐이다.

수제자는 아무런 임무를 맡지 않아도 매달 여덟 개의 하급 영석을 지급받는다.

영초와 영수를 돌보는 연선당의 평제자가 매달 여섯 개의 하급 영석을 보상으로 받으니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수련만 하는 건 아니다.

압기기에 오르려면 영근을 성장시키는 특별한 영약이 필요하다.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기에 틈틈이 임무를 맡아 영석을 모았다.


"그럼 저야 고맙죠. 그런데 사형. 실례가 아니면 잠시 합령단을 볼 수 있을까요? 사제가 보면 수행에 대한 목표도 생기고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게 어디 실례라고 할 만한 일인가. 역시 사매는 마음씨가 너무 고와."


조백광은 품속에 손을 넣어 작은 옥함을 꺼냈다.

옥함을 열자 진한 녹광을 띈 합령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실은 합령단이 뿜어낸 약향으로 순식간에 가득찼다.


이도는 합령단을 보며 눈빛을 빛냈다.

동시에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미소가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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