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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으로 강해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길마
작품등록일 :
2019.09.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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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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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3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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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11화

DUMMY

이도는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으며 조백광에게 물었다.


"사형, 조금 가까이서 봐도 되겠습니까?"


그의 물음에 조백광의 눈빛이 가늘게 떨렸다.

쓰레기처럼 여기던 이도가 건방지게 끼어들자 화가 끓어오른 것이다.

조백광은 여상스러운 말투로 답했다.


"안 될 게 뭔가. 편한 데로 하게."


동시에 이도의 머리로 의념이 전해졌다.


[네놈이 미친 게냐? 합령단에 손끝 하나라도 댔다간 오늘을 네놈의 제삿날로 만들어 주마.]


조백광은 자신이 복용할 합령단에 이도의 손이 닿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불쾌감이 들었다.


조백광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이도의 신색은 평온했다.

당장 목에 칼을 들이밀어도 우스울 따름이었다.


"감사합니다, 사형."


이도는 재빠르게 옥함을 낚아챘다.

그의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그 모습을 본 조백광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안면 근육이 움찔거렸다.

한쪽만 올라간 입꼬리를 보자 뭔가 미묘한 기분이 들며 약이 바싹 올랐다.


[이런 쳐 죽일 놈이! 정녕 죽고 싶어서 환장한 것이냐?]

[거, 사형. 되게 땍땍대시네.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도는 조롱하는 말투로 되물었다.


[뭐?]


조백광은 너무 어이가 없는 나머지 입만 뻥긋거렸다.

판이하게 달라진 이도의 태도에 이놈이 제정신인지 의심이 들었다.


그때 이도가 옥함에 든 합령단을 집으려고 손을 움직였다.


[잠깐! 내 말이 말 같지 않으냐? 설마 네놈을 죽이겠다는 말을 농으로 받아들이고 이리 방자하게 구는 것이냐?]

[에이, 그럴 리가요. 사형 얼굴만 봐도 충분히 그럴 사람으로 보입니다. 어휴, 끔찍해.]

[이익! 이 쥐새끼 같은 놈이!]


계속되는 빈정거림에 조백광은 울분이 끓어 올랐다.

그는 우청청을 의식하며 분노를 삭였다.


[그러면 사매를 믿고 이리 날뛰는 게냐? 사매가 있으면 네놈을 어찌 못할 줄 알고?]

[글쎄요. 그건 사형이 더 잘 알겠죠?]


그들이 대화하는 사이에도 이도의 손은 합령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조백광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육성으로 말했다.


"사제. 그런데 합령단은 품고 있는 기운을 느껴야지, 직접 만져봐야 돌멩이를 만지는 것과 다를 바 없네."

"아. 그런가요?"


이도는 뭔가 알았다는 듯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으응?"


조백광은 자신도 모르게 비음을 흘렸다.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도가 합령단을 집어 든 것이다.


"이야! 정말이네요. 영기가 이렇게 농밀한데 만져보니 일반 환약과 차이가 없습니다?"


이도는 싱글벙글 웃었다.


그 순간 조백광이 크게 움찔했다.

가뜩이나 짜증 나는 차에 이도가 웃는 걸 보자 노기가 치솟았다.


이도는 태연하게 의념을 전했다.


[사형. 똥 마려운 개처럼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합니까? 제가 합령단을 먹기라도 할까 봐 그래요?]


그는 합령단을 취할 의향이 전혀 없었다.

영기를 영력으로 연화하지 않으면 섭취해도 소용없기 때문이다.


이도의 비아냥거림에 조백광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내 반드시 네놈을 죽여주마. 그것도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대한 고통스럽게 말이다.]


조백광은 이제 이도가 무슨 짓을 하든 대범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우청청이 보는 앞에서 더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이도에게 합령단은 독약과 마찬가지.

제 놈도 머리가 있으면 합령단을 복용할 리는 없다.

혹여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머리를 깨부순 후 몸에 있는 영기를 흡수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그렇게 되면 이런 상황을 만든 우청청에게 빚을 지울 기회가 생기게 된다.


이도는 합령단을 이리저리 살폈다.

합령단을 공깃돌 던지듯 가지고 놀던 그는 이내 옥함에 넣어 탁자에 내려놨다.


"구경 잘했습니다, 사형. 그리고 한가지 드릴 말이 있는데요."

"어서 말해보게, 사제"


조백광은 극한의 인내심을 발휘해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남녀 간에 밀담 주고받는 거도 아니고 전의술 좀 작작 펼쳐. 어서 되지도 않는 착한 선배 역할을 하니까 네가 입도 뻥긋 못하고 그렇게 의념만 줄창 보내는 거잖아."


조백광과 우청청은 입을 떡 벌린 채 이도를 바라봤다.

이도의 행동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대처하기 더욱더 어려운 법이다.


그들이 벙쪄 있는 사이 이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백광 옆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는 전력을 실어 조백광의 머리통을 냅다 후려쳤다.


빠악!

쾅!


멀뚱히 이도를 쳐다보던 조백광은 탁자에 머리가 처박히며 나뒹굴었다.

그 충격에 두꺼운 나무 탁자가 두 쪽이 나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사제! 이게 무슨 짓이야?"


우청청은 너무 놀라 크게 소리쳤다.

그녀의 외침에도 이도는 아무 말 없이 영력을 끌어올렸다.


그사이 조백광은 부상에서 회복한 상태였다.

일반인이라면 머리가 터져 절명했겠지만, 수도사의 목숨을 앗아가기에는 한참 부족한 공격이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지척에서 느껴지는 영력의 유동에 황급히 몸을 날렸다.


화르륵-


그와 동시에 날개를 펼친 불새가 조백광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바위도 단숨에 녹여버릴 열기였지만, 나무로 만들어진 거처는 그을음 하나 생기지 않았다.

수도사에게 영력의 영향 범위를 조절하는 건 숨 쉬듯 당연한 일이었다.


이도가 화조술을 펼친 후 우청청과 조백광은 놀라 까무러칠 지경이었다.


'해기기 중경!'


무급 술법처럼 적은 영력을 소모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운용하는데 막대한 영력이 필요한 보패나 술법을 사용하면 장령술은 해제된다.


입문 제자는 필히 영근을 검사받는다.

아무리 높은 경지라 해도 영근을 속일 방법은 없다.

팔영근을 지닌 해기기 초경의 수도사가 한 달 만에 해기기 중경에 오르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이도는 애초부터 실력을 숨기고 철산파에 입문했다는 말이 된다.


조백광은 지척으로 날아드는 불새를 보고 기겁하며 소매를 휘둘렀다.

그러자 네척 길이의 붉은 장검 두 자루가 튀어나왔다.

두 자루의 장검은 서로 맞부딪히며 검명을 터트렸다.


창!


검명은 붉은 파장으로 형상화해 불새에게 쇄도했다.


우웅-


붉은 파장이 불새를 에워싸는 순간.

불새는 허공에 갇힌 듯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창! 창!


그사이 장검이 연속해서 검명을 터트리며 파장을 분출했다.

파장이 중첩될수록 불새에 깃든 영력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불새는 바람에 날아가는 촛불처럼 맥없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조백광이 꺼내든 장검은 철산파 제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적철검(赤鐵劍)이라는 법기다.

보패의 특징은 저장해둔 영력을 이용해 신통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장된 영력이 고갈되면 본신 영력을 사용해 계속 다룰 수 있는데, 이때 소모되는 영력도 동급 위력을 내는 술법을 시전할 때의 절반에 불과했다.

수행 경지가 아닌 단계가 차이 나는 경우.

보패와 같은 신외지물을 가진 자가 전투에 단연코 유리했다.


불새가 사라지자 조백광은 우청청의 옆으로 이동했다.

그는 멍하니 있는 우청청에게 일갈했다.


"사매! 싸울 준비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호통에 놀란 우청청이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공간낭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붉은 장검 한 자루가 튀어나와 머리 위에 자리 잡았다.


조백광은 우청청에게 의념을 전했다.


[놈은 불온한 목적을 가지고 숨어든 첩자가 분명해. 놈을 포획하면 커다란 보상을 받을 테니 놓치지 않게 정신 단단히 차려.]


그때였다.

이도가 태연자약하게 말문을 열었다.


"역시 술법으로는 턱도 없네. 어차피 기억 못 하겠지만 실례했습니다, 사저."


그 말을 끝으로 이도는 머리의 혈맥을 터트렸다.


지구로 돌아온 이도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충분한 시간도 이렇다할 정보도 없는 마당에 합령단을 얻을 방법은 단 하나.

바로 타인에게 강탈하는 것뿐이다.


문제는 그의 양심이었다.

아무리 없던 일이 된다지만 죄 없는 이들에게 강도질을 하기에는 스스로가 꺼려졌다.

꿈속 세상은 롤백이라는 기현상을 제외하고 현실과 조금의 차이도 없는 곳이다.

허접한 컴퓨터 그래픽도 아니고 살아 숨 쉬는 사람을 상대로 패악을 저지르기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이도에게는 쉽지 않았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처지라면 모르지만."


극한의 상황이라면 꿈속이 아닌 지구라도 얼마든 독해질 각오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더는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악귀 같은 놈에게는 응당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기분에 따라 타인을 해치는 조백광은 이도의 기준에 몬스터와 다를 바 없었다.

게다가 상대가 조백광이라면 롤백 시간을 합령단을 얻은 뒤로 정해도 된다.

다른 자들이라면 롤백을 반복하는 번거로운 일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조백광은 죽든 말든 합령단만 얻으면 그만이다.


이도가 조백광의 뒤통수를 후려갈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수도사의 영강은 날아오는 총알의 회전 하나까지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도가 불꽃 소검에 알고도 당했듯이 인식과 반응은 별개였다


수도사는 크게 술법을 주력으로 하는 술법사와 육체를 단련하는 영체사(靈體士)로 구분된다.

육체 강화 공법을 따로 익히지 않으면 반선에 가깝다는 화령기(化靈期)에 오르지 않는 한 육체는 강화되지 않는다.


술법사인 조백광의 육체 능력은 이도와 차이가 없다.

술법을 펼칠 틈 없이 몰아붙인다면 충분히 놈의 숨통을 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조백광이 그의 공격을 수월하게 막아냈다면 다른 자를 목표로 삼아야 했다.

하나 이미 실험한 바대로 놈은 제대로 반응도 못 하고 무력하게 공격을 허용했다.


이도는 어떻게 조백광을 유인해서 처치할지 계획했다.

대략적인 구상을 마친 그는 꿈속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중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지구에서 사냥하려면 영석은 필히 준비해야겠어.'


지구와 꿈속의 시간은 별개로 돌아가지만 그 둘을 넘나드는 사이에는 찰나의 간극이 존재했다.

하지만 극히 짧은 순간이라도 급박한 전투 중이라면 무시하지 못할 시간이었다.

이전 자이언트 리자드맨만 해도 꿈속에 들어가기 전에는 콧김을 내뿜으며 서 있었다.

그런데 지구로 돌아오자 그를 향해 쇄도 중이었다.


이도는 조백광이 영석도 가지고 있기를 바라며 꿈속으로 들어갔다.

연공실에서 눈을 뜬 그는 일말의 지체 없이 거처를 나섰다.

조백광의 거처에 도착한 그는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사형. 잠시 드릴 말씀이 있는데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잠시 후 거처의 문이 열리며 조백광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제 아닌가. 어서 들어오게."


거처로 들어서자 조백광이 불쾌하다는 듯 이도를 노려봤다.

곧이어 거처 내부가 영기막으로 뒤덮였다.


"내가 분명 경고했을 텐데. 죽여 달라고 찾아온 것이냐?"


조백광의 박대에도 이도는 덤덤히 이야기했다.


"아닙니다, 사형. 제가 온 이유는 우 사저 때문입니다."

"사매? 사매에게까지 찾아갔다고? 내가 네놈에게 우습게 보였던 모양이구나."

"제가 찾아간 게 아니라 사저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한 가지 부탁을 했고요."


부탁이란 소리에 조백광이 이채를 띄었다.


"사매가 그랬다고? 흠. 일단 무슨 일인지 한번 지껄여 봐라."

"어제 사저가 말하길 긴히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잠시 뵙자고 했습니다. 만날 장소는 제게 따로 알려 줬고요."

"사매가? 무슨 일로 보자는 거지?"


조백광의 어조에는 의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꼭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며 제게 부탁했습니다."

"흠. 그렇단 말이지."


조백광은 이해가 안 간다는 고개를 모로 저었다.


"그러면 굳이 멀리 갈 필요 없이 내가 사매의 거처로 가면 되겠군. 네놈과는 더는 볼일이 없으니 이만 꺼져라. 오늘은 사매의 체면을 봐서 넘어가지만, 또다시 이 근처에 알짱거렸다간 그만한 대가를 치를 것이야."


이도는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다급히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사형. 사저가 사형에게 직접 말을 전하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사실 그 당시 사저의 얼굴에 홍조가 어렸던 것이 연심을 전하는 소녀와 같았습니다."

"연심? 흥!"


조백광은 코웃음을 쳤다.


"네놈이 무슨 수작질을 벌이려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매와 알고 지낸 것이 십 년이 넘었다. 설령 사매가 전할 말이 있다고 해도 딱히 친분도 없는 네놈에게 그런 부탁을 했을 리가 없지. 그리고 네 말이 맞다고 쳐도 사매와 나 사이에 그런 실수쯤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그 더러운 입은 그만 놀리고 당장 꺼져라."


조백광의 말에 이도가 미간을 구겼다.

이런 상황을 예측 못 한 건 아니지만 막상 닥치니 짜증이 솟구쳤다.


"아, 나 이새끼. 사람 귀찮게 눈치는 빨라가지고."


돌변한 이도의 태도에 조백광이 황당해하고 있을 때였다.


"또 보자, 쓰레기."


이도는 롤백신공을 시전해 연공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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