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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흙수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미조혁
작품등록일 :
2019.09.10 18:28
최근연재일 :
2019.10.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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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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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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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케이크

DUMMY

반나절에 걸쳐 등고저 일행이 파낸 마석의 양은 100여근에 달하는 것이었다. 그만큼을 파내고도 아쉬움이 남은 등고저는 마아야를 시켜 막장 주변을 샅샅이 탐색하도록 했으나 더 이상의 마력은 탐지되지 않았다.


“광맥은 여기서 끝인 것 같네요. 더 이상 마력이 느껴지지 않아요.”


“좋소. 이쯤에서 철수합시다.”


“후우...”


말이 이쯤에서지, 하루 종일 질리도록 광석을 채굴한 그들이었다. 정재는 비로소 곡괭이질을 멈추고 허리를 펼 수 있었다.


마아야는 수북히 쌓여 푸른 빛을 발하고 있는 마석더미에 감정마법을 사용했다.


“마력성분 함량 80% 이상의 고순도 마석이에요. 최고급품입니다.”


“시세가 어떻게 되오?”


“이정도 등급이면 1근에 1,200 이더 정도요.”


“나쁘지 않군.”


등고저의 표정이 흡족해보였다. 오늘 파낸 양만 해도 어림잡아 120,000 이더에 달하는 것이었다. 정재는 속으로 암산을 해보고는 기겁을 했다.


“히익...!”


마석의 가격은 순도가 높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마력성분의 함량이 90% 이상일 경우에는 귀금속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시중에서 흔히 쓰이는 마석의 평균적인 마력성분 함량이 25~30% 내외임을 감안해보면 오늘 채굴한 마석의 순도는 그 세 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포대에 옮겨 담거라. 마석은 티끌 한 조각도 놓치지 않도록.”


“예... 옙.”


정재는 마석을 조심스럽게 삽으로 퍼서 포대에 담았다. 등고저는 포대를 짊어지기 좋도록 4개로 재분배했다.


“당신은 이 포대를 지고 가시오.”


등고저는 마아야에게 가장 가벼운 포대를 내밀었다.


“영차, 별로 무겁진 않네.”


“에밀리는 이 포대를 지고 가거라.”


에밀리에게는 마아야와 비슷한 무게의 포대가 배정되었다.


“정재는 이것을 지도록 해라.”


가장 부피가 크고 무거운 포대가 정재의 몫이 되었다.


“크흡...!”


포대를 지고 일어서는 정재의 얼굴이 시뻘개졌다. 온종일 곡괭이질을 해서인지 다리가 후들거렸다.


“남자애가 그정도로 힘들어하면 어쩌니?”


마아야가 핀잔을 주었다. 정재는 살짝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럼 누나랑 저랑 바꿀까요?”


“아니.”


그녀는 잽싸게 태도를 바꾸어 딴청을 피웠다.


등고저는 남은 광석과 채굴 장비들을 챙기고 빠뜨린 것이 없는지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가자.”


“수직갱의 마법진까지 옮기면 되나요?”


“오늘은 운반업자에게 광석을 맡기지 않는다.”


“그러면요?”


“분실위험이 있으니 마을까지 직접 져나르도록 하자.”


“운반업자를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 많은 데서 한 줌만 슬쩍해간대도 우리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느냐.”


“그게 바로 믿지 못하시는 것 아닙니까?”


“불필요한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는 없느니라.”


“...”


금액이 금액이니만큼 등고저도 다른 때보다 채굴한 마석의 관리에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 등고저의 말대로 조금 편하자고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었다.


‘노예가 주인이 까라면 까야지 뭐.’


정재는 포대를 짊어지고 낑낑대며 수직갱까지의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갱 밖으로 나오니 서산에 해가 지고 있었다.


“잠시 쉬었다 가자.”


등고저의 말에 정재는 포대와 함께 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온몸이 땀으로 축축했다.


“대장간으로 가실 건가요?”


마아야가 등고저에게 물었다.


“어디에 팔아야 높은 값을 받을 수 있겠소?”


“이정도의 최고급 마석은 매입하려는 곳이 많지요. 대장간이나 잡화점, 무기상, 심지어는 식료품점까지도요.”


“마법상점에서는 마석을 취급하지 않소?”


“물론 마법상점에서도 대환영이에요. 저희 마법상점에 판매하신다면 정밀한 감정을 거쳐 한 푼도 손해보지 않게 해드리겠어요.”


“최고가로 매입하겠다는 소리요?”


“최고가라고 자신은 못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될 거예요.”


“그건 무슨 얘기요?”


“어디에 팔려고 하든 감정은 저희 마법상점을 거치게 되기 때문이에요.”


드러누워서 둘의 대화를 듣던 정재에게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정재는 상체를 일으키며 마아야에게 물었다.


“엊그제의 마력석청은 어떻게 된 건가요? 누나가 석청을 갖고계신 걸 보니 마법상점에서 사 간 건가요?”


“아니. 석청은 식료품점의 데이지한테 넘어갔어.”


“누나가 갖고계신 건요?”


“데이지한테 양보한 보답으로 감정료 대신 조금 얻어왔지. 나도 맛이 궁금해서 말이야.”


“그렇구나. 저도 좀 맛보면 안돼요?”


“그럴래? 아까 거의 다 먹었는데.”


마아야는 허리춤에서 석청이 들어있던 주머니를 꺼내 정재에게 내밀었다. 정재가 주머니를 열어보니 벌집은 없고 흘러나온 석청만이 조금 묻어있었다. 정재는 남은 석청을 핥아먹었다.


“찝찔하네...”


“더 먹고 싶으면 가서 또 따오렴.”


“글쎄요. 어떤 퀘스트를 수행할지는 제 권한 밖의 일이라서.”


정재와 마아야의 시선이 등고저를 향했다. 대여한 장비를 업자에게 반납하고 돌아온 등고저는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가자. 일어나거라.”


자리에 앉아있던 정재와 에밀리가 굼뜬 동작으로 일어났다.


“힘드냐?”


“힘듭니다.”


“선택해라. 체력을 보충해주랴, 힘을 키워주랴, 발걸음을 빠르게 해주랴?”


“셋 다 해주십시오.”


“오오라는 동시에 한 개밖에 못 쓰느니라.”


“그럼 돌아가면서 해주십시오.”


“알겠다.”


광산에서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등고저는 자양강장과 기호지세, 전광석화 오오라를 돌아가면서 넣어주었다. 각각의 오오라는 저마다의 장점이 있었지만 무거운 짐을 짊어진 정재는 어떤 오오라의 보조를 받든지 힘들었다.




[마법상점 돌체]




마법상점 돌체에 도착한 일행은 상점 내에 짐을 부렸다.


“어서오시오.”


초록빛깔 로브를 두른 온화한 인상의 중년 남성이 그들을 맞이했다.


“다녀왔습니다 사장님.”


“마아야? 오늘은 쉰다고 하지 않았니?”


“네, 오늘은 놀다 왔어요.”


“으음. 이 분들은?”


“전에 마력초를 캐왔던 분들이에요. 오늘은 같이 다니면서 마석을 채굴해왔답니다.”


“오오...”


“안녕하시오. 당신이 돌체요?”


“그렇소. 당신의 이름은?”


“나는 등고저요. 모험가이자 수도승이오.”


“반갑소. 이 많은 마석을 다 어디서 캐왔소?”


“이 마석들은...”


“...산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발견했어요!”


마아야가 돌체와 등고저의 대화에 갑자기 끼어들었다. 등고저가 마아야를 쳐다보자 마아야는 등고저에게만 보이게 살짝 윙크를 했다.


“마력초라도 캐러 갔었나? 횡재 맞았구려.”


“아 네... 그런 것? 같습니다.”


등고저는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왠지 모르지만 마아야는 채굴에 감정마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돌체에게 숨기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등고저는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일단 마아야에게 장단을 맞춰주기로 했다. 어쩌면 마아야의 고용주인 돌체는 마법상점 몫의 감정비용을 청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매사에 무신경한 등고저였지만 돈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에는 이상하리만치 눈치가 빨랐다.


돌체는 마석이 든 포대를 풀어보고는 등고저에게 말했다.


“식사라도 하고 오시오. 감정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소.”


“저도 갔다 올게요 사장님.”


마아야는 등고저에게 바싹 다가서며 돌체에게 말했다.


“오늘은 휴가잖니. 뭘 하든 네 마음대로 하거라.”


“넵.”


일행은 마법상점 밖으로 나왔다.


“맡겨둬도 괜찮소?”


등고저가 걱정된다는 듯 마아야에게 물었다.


“걱정마세요. 사장님은 원칙주의자라서 물건가지고 거짓말을 하는 일은 없답니다.”


“그렇다면 믿겠소.”


“좋아요. 그럼 이제 데이트 해요.”


“약속한 건 저녁식사요.”


“그게 바로 데이트지 뭐예요. 어서 가요.”


마아야는 등고저의 등을 떠밀었다. 등고저는 품에서 약간의 돈을 꺼내 정재에게 건네주었다.


“나는 마아야와 저녁식사를 하고 마법상점에서 볼 일을 마친 뒤 여인숙으로 가마. 너는 에밀리와 함께 이 돈으로 식사를 하고 먼저 들어가거라.”


“알겠습니다.”


등고저가 정재에게 준 돈은 30이더였다. 등고저의 노예가 된 이후 처음 받는 용돈이었다. 비록 많지 않은 돈이지만 둘이서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충분했다.


등고저는 마아야에게 떠밀려 거리로 사라졌다. 정재는 에밀리에게 입모양이 보이도록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에밀리,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에밀리는 잠시 손가락을 턱에 대고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몹시 배가 고파 보였고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잠시 생각하던 에밀리는 정재의 옷소매를 잡아끌었다.


“응?”


정재는 에밀리가 이끄는대로 따라걸었다. 수프리노는 그렇게 크지 않은 중소도시이고 요 며칠간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상가의 위치는 그럭저럭 파악해둔 상태였다. 에밀리가 찾아 들어간 곳은 과자점이었다.


“과자?”


「케이크」


에밀리는 쇼케이스 안에 들어있는 케이크를 가리켰다. 케이크는 카스텔라 위에 생크림을 풍부하게 바르고 딸기를 올린, 정재가 원래 있던 세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였다.


“이건 밥이 아니잖아.”


「밥 아니어도 돼」


케이크 한 조각의 가격은 15 이더였다.


“너 이거 먹으면 밥은 못 먹는데?”


에밀리는 그래도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재는 점원에게 케이크를 주문했다.


“이거 하나 주세요.”


“포장이요?”


“먹고 갈게요.”


“네.”


과자점의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점원이 케이크를 접시에 담아 가져다주었다. 포크는 두 개.


케이크가 놓여지자 에밀리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케이크를 한 조각 떼어 입에 집어넣었다.


“......!”


에밀리의 얼굴이 황홀한 표정이 되었다. 뺨은 붉어지고 눈은 촉촉해진 상태로 초점을 잃었으며 코로는 가쁜 숨을 쉬었다. 입가에는 생크림이 묻었다.


그 모양을 구경하고 있자니 귀엽기도 하거니와 조금 웃겨서 정재는 피식 웃었다. 또 한 입 케이크를 떼어 입에 집어넣던 에밀리는 정재의 시선을 느끼자 정색을 하고 정재를 쳐다보더니 남아있는 포크 하나를 집어 정재에게 내밀었다.


“너 다 먹어.”


「안 먹어?」


“난 밥 먹을 거야.”


에밀리는 ‘싫음 말고’라는 표정으로 혼자 맛있게 케이크를 먹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표정이 변하는 것이 꽤 볼 만했다. 정재는 문득 예전에 구르메 용병단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메리가 과자점에서 단 것을 사 준 적이 있었지.’


용병단에 갓 들어갔을 때 메리가 리처드 마을에서 사줬던 달콤한 사탕, 빵, 그리고 아이스바는 굉장히 맛있었다.


‘용병단이 전투에서 패하지 않았더라면 노예가 될 일도 없지 않았을까?’


노예가 되지 않았더라면 등고저를 만날 일도, 에밀리를 만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재는 용병단 시절이 그리웠다. 이세계에 온 이후로 좀처럼 가지기 힘들었던 소속감이 충만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정재는 턱을 고이고 용병단의 메리나 시뮬렝, 헤럴드, 브루스, 그리고 캐슈넛의 모습을 떠올렸다. 케이크를 거의 다 먹은 에밀리는 골똘히 생각에 잠긴 정재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물었다.


「배고파?」


“어? 으응.”


「나만 먹어서 미안」


“이제부터는 나만 먹을 거야.”


정재는 남은 돈으로 사탕과 달콤한 잼이 들어간 빵, 냉기마법으로 꽁꽁 얼린 아이스바를 주문했다.


「밥 먹는다며?」


에밀리는 의아한 표정이 되어 정재에게 물었다.


“나도 먹고 싶어져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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